한국인작가

오늘:
32
어제:
35
전체:
304,244

접속자현황

  • 1위. 후리지어
    64832점
  • 2위. 뻘건눈의토끼
    23300점
  • 3위. 靑雲
    18945점
  • 4위. 백암현상엽
    17074점
  • 5위. 농촌시인
    12042점
  • 6위. 결바람78
    11485점
  • 7위. 마사루
    11385점
  • 8위. 엑셀
    10614점
  • 9위. 키다리
    9494점
  • 10위. 오드리
    8414점
  • 11위. 송옥
    7661점
  • 12위. 은유시인
    7601점
  • 13위. 산들
    7490점
  • 14위. 예각
    3459점
  • 15위. 김류하
    3149점
  • 16위. 돌고래
    2741점
  • 17위. 이쁜이
    2237점
  • 18위. 풋사과
    1908점
  • 19위. 유성
    1740점
  • 20위. 상록수
    1289점
조회 수 18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0011.gif







[詩]

 

이천 이년의 끝자락


- 은유시인 -

 

 

 

 

 

오늘 이천 이년 십이월 이십구일 저물어 가는 이 밤에 나는 컴퓨터를 마주보고 앉아 이천 이년의 끝자락을 어찌 마무리해야 할지 실로 망연해 하고 있다 이미 지나간 이천 이년의 일 년간이란 세월이 내 일생 중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만한 것인가를 어림하면서 속절없이 흘려버린 세월을 굳이 탓하려 하지는 않는다

 

이것저것 수많은 글들을 써 오다가 어느 날 깊은 수렁 속에 빠져 들어 갔었으며 반년 여, 기나 긴 시간을 무력함이란 족쇄로 자신의 수족을 굳게 채워 버렸던 암울한 순간들을 떠올린다 이천 이년의 끝자락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나에겐 미련을 둘 것도 아쉬울 것도 없어라

 

슬펐었노라
기뻤었노라
사랑했었노라
증오했었노라
희로애락의 감정은 무디어 질대로 무디어 진 내 가슴속에 더 이상 공명되지 않는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

 

시(詩) 천 편의 의미가 퇴색될 즈음 다시 글쓰기 장정(長程)에 오르고 자신의 거듭 남을 확인하였으며 남은 일생을 오로지 글쓰기에 바칠 것을 자신을 걸고 맹서하기에 이르렀으니 옹이 진 나무야 비록 땔감으로 밖엔 그 용도가 없으나 그 옹이야 말로 새 줄기를 잉태시키기 위한 그루터기, 처연히 뼈 깎는 산고를 겪은 찬란한 예술인 것을 내 어찌 알았으랴

 

이천 이년의 끝자락에 서서 새로 맞을 이천 삼년을 바라본다 이천 삼년은 그 일 년 간 내게 과연 무엇을 보여 줄 것인지 그 이천 삼년의 끝자락에 섰을 때 내게 과연 무슨 의미로 남겠는지…… 지나간 이천 이년을 분연히 떨쳐 내고자 한다 내겐 더할 나위 없었던 오만한 이천 이년을…….

 

 

 

 

2002/12/29/23:12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월간문학 한국인] 한국인작가-시&시조 게시판 이용안내 file korean 2014.07.16 1486
143 [詩] 영하 영점 오도(-0.5℃) file 은유시인 2015.12.14 124
142 [詩] 한민족아 궐기하라 file 은유시인 2015.12.14 141
141 [詩] 가는 세월 file 은유시인 2015.12.14 227
140 [詩] 탈피(脫皮) file 은유시인 2015.12.14 118
139 [詩] 12월을 보내며 file 은유시인 2015.12.14 93
138 [詩] 메리 크리스마스 file 은유시인 2015.12.14 140
137 [詩] 담배 한 모금 커피 한 모금 file 은유시인 2015.12.14 256
136 [詩] 늦기 전에 file 은유시인 2015.12.14 123
» [詩] 이천 이년의 끝자락 file 은유시인 2015.12.14 183
134 [詩] 너 여(汝) 보배 진(珍) file 은유시인 2015.12.14 199
133 [詩] 새해 새 아침 file 은유시인 2015.12.14 142
132 [詩] 욥기 팔 장 칠 절에 file 은유시인 2015.12.15 189
131 [詩] 새해맞이 여행을 준비하며 file 은유시인 2015.12.15 167
130 [詩] 카운트다운 file 은유시인 2015.12.15 99
129 [詩] 생각이 생각을 낳고 file 은유시인 2015.12.15 126
128 [詩] 비 오는 날 창문가에 file 은유시인 2015.12.15 169
127 [詩] 결코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안고 file 은유시인 2015.12.15 308
126 [詩] 어느 시인은 file 은유시인 2015.12.15 212
125 [詩] 물안개 file 은유시인 2015.12.15 121
124 [詩] 토마토 file 은유시인 2015.12.15 87
Board Pagination Prev 1 ... 2 3 4 5 6 7 8 9 10 ... 13 Next
/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