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왜 글을 씁니까
- 은유시인 -
나에게 아직까지
그리 묻는 사람이 없었네요
혹시 당신께
그리 묻는 사람은 있었나요?
물론 나에게
그리 묻는 사람이 있을 거라면
부끄럽지만 아직까진 그를 위해
적당한 대답을 준비하지 못했답니다
혹시 당신에게
그리 묻는 사람이 있을 거라면
당신은 그를 위해
어떤 대답을 들려줄 수 있습니까?
어느 날 문득 내 가슴속 깊은 곳에서 뜻 모를 격한 감정들이
내 의지와는 달리 나를 충동이고 말 알들을 쏟아내게 하였을 때
그것이 부끄러움인지 그것이 우둔함인지
내 스스로 분별력을 잃고 갈 바 몰라 헤매기 일쑤였답니다
당신의 혜안을 통해 세상을 다시 볼 수 있다면
당신의 기름진 텃밭에 뿌리 내릴 수만 있다면
정녕
이다지도 두렵지는 않을 겁니다.
2001/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