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새해맞이 여행을 준비하며
- 은유시인 -
오늘,
이천 이년 십이월 삼십일일
새해맞이 여행을 떠날 준비를 한다
두툼한 옷가지와
디지털카메라에 노트북
벌써 가방만 여섯 개
오늘 밤 열두시
새해 첫날 영시 영분에
나는 어디에서 누구와 함께 할 것인가?
경부고속도로로 차를 몰아 추풍령에 이르면
새해 첫 떠오르는 태양을 볼 수 있으려나?
천안으로 해서 온양에 이르면
이 땅에 가장 오래되었다는 온양온천에서
오십도 씨 페하 구쩜 영의 알칼리성 단순천에 몸을 담그고
삽교천에 다다르면
머나먼 추억 여행이 시작되겠지
상하리 그 길이 잊혀지지 않았다면
급히 갈 것 없다 해도
새해 첫날 뉘엿해질 무렵이면 당도하려니
새해가 밝아 오는
이 첫날밤을
이 밤을 꼬박 지새우리라.
2002/12/31/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