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회전목마에는 원심력이 있다
- 은유시인 -
시계방향 거슬러 줄기차게 내달리는 회전목마처럼
빙글빙글 도는 물체는
쉬 거부할 수 없는 원심력이 있다
골리앗 향한
다윗의 옹골찬 돌팔매질에도
팽이채 맞고 핑글핑글 잘도 돌아가는 팽이에게도
제 꼬리 물려고 정신없이 맴도는 멍청한 강아지한테도
매일 한 번씩 어김없이 자전하는 지구라는 행성도
그대, 심장 한복판에는 쉬 멈출 수 없는
원심력이 있다
회전판 위를 뽀얗게 구르며 영겁을 향해 치닫는 목마들아
원심력 굴레로부터 쉬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이겠기에 그 질주 차라리 애닯구나
아득한 곳으로부터 들려오는 천군만마 말발굽소리가
가슴을 난타하는 응원의 채찍이라면
형형색색 꽃단장한 아이들의
하늘 치솟는 높은 옥타브 웃음소리는
그대, 맥박을 요동치게 하는 심장의 박동이리라
억만년 그 긴 세월 줄곧 이어오며 내 꿈자리를
뜨겁게 달궈온 회전목마는
오늘도 멈출 줄 모르는 회전판 위를
달리고 달리고 달리고
달린다
돌고 돌고 돌고
돈다.
20141025/16: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