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몽(夢)-5
- 은유시인 -
꿈인가 생시인가
방문 밖에는
휘영청 달이 눈부시게 밝고
방안은 희뿌옇이 사물의 윤곽만 잡힌다
문득 무서운 생각 들어
고개를 살며시 위쪽으로 돌린다
아!
쟁반 같은 달이
나를 내려다보고 있다
그것은 달이 아니다
한 아름만큼이나 크고 둥근 얼굴만 있는
얼굴귀신이다
온몸이 얼어붙어
꼼짝할 수가 없고
마른 침은
목젖을 끄륵이며 오르내리는데
둥근 얼굴은
여전히 나를 쏘아보고 있다
둥근 얼굴은
내 어깨를 툭툭 치며
나를 재촉한다
둥근 얼굴은
쪼그리고 앉아 둥근 얼굴 가까이 들이대며
나를 재촉한다
- 가자꾸나
- 싫어요
- 가자니까
- 싫다니까요.
2002/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