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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성이 없는 종말이야기




시선이 보인다. 하지만 주위에는 아무것도 없다. 나를 빨아드릴 것 같은 어둠도 나를 덮어버릴 것 같은 빛도 없다. 그 어떤 것도 없다. 하지만 시선이 보인다. 부탁이니 나를 보지 마…….

 

오늘도 같은 꿈이다. 나를 미쳐버리게 하려는 악마가 몸을 감싸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미칠 수 없다. 최소한의 실마리라도 줘야 된다. 이렇게 내가 미쳐버리면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이 지구 그 자체가 멸망할 때 까지 반복될 거다.

 

인류는 멸망했다. 과정은 알지만 원인은 불명이다. 공식적인 첫 과정은 인간의 손에 조그마한 물갈퀴가 생겼을 때일 것이다. 내가 이렇게 애매하게 말하는 것은 이 첫 과정 후 약 13시간 뒤에 인류가 멸망해서 정보가 너무나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모두들 무언가에 홀린 듯이 어딘가를 향해서 걸어간다. 아무 일도 아닌 것 같이 마치 가벼운 산책을 하는 듯이 모두들 걸어가고 있다. 너무나 평화롭고 일상적인 모습이기 때문에 자칫하면 그들의 신체변화를 알 수 없을 정도다. 그들의 손과 발에는 개구리와 같이 물갈퀴가 달려있고 그들의 몸에는 비늘이 물고기와 같이 빼곡히 붙어있다. 하지만 인간이 아니라는 생각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그들은 인간답다.

 

나는 편의점을 향해 터벅터벅 걷기 시작했다. 한걸음. 한걸음. 걸을 때마다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든다. 죽으면 이 고통에서 해방된다는 생각이 물밀 듯이 들어온다. 하지만 아직 죽을 수는 없다. 하지만 앞에 있는 강은 내 자살충동에 불을 집힌다. 조그마한 강이지만 그 강, 물을 봄으로써 거의 남아있지 않은 땀구멍에서 쉴 새 없이 땀이 솟아져 나온다. 물을 볼 때마다 끈임 없이 보인다. ‘…….

나의 몸이 저절로 어디론가 향해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저항을 할 수는 있었다. 몸을 움직이는 것에만 집중하면 간신히 내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었다. 하지만 겨우 실험삼아 조금 움직였는데도 너무나 정신적으로 지쳐서 일단은 상황을 파악할 겸 이 사태에 순응하기로 했다. 일단 나는 눈동자를 굴려서 내 몸에 변화를 살펴봤다. 내 몸은 다른 사람들과 같이 물갈퀴가 나고 비늘이 붙어있었다. 하지만 물갈퀴도 다른 사람보다 작고 비늘도 듬성듬성 박혀있었다.

나는 곧 표지판을 통해서 내 몸이 바닷가를 향해서 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물갈퀴와 비늘 거기에 바닷가. 나는 불안했지만 어차피 집중하면 몸을 움직일 수는 있었으니까. 이 몸짓에 순응하기로 했다. 내가 가는 바닷가는 어느 한 무책임한 나라가 방사성 폐기물을 묻어 놓은 장소이다. 그리고 그 장소는 내가 어릴 때 많이 놀던 장소였다. 어쨌든 이 사실은 1주일 전쯤에 알려진 사실이어서 아직은 처리하지 못한 채 바닷가에 묻혀있다. 그래서 방사성 폐기물이 묻혀있는 바닷가 주변에는 철조망을 만들어서 사람들이 못 들어가게 해 놨다.

5시간쯤을 조종당하며 걸으니 눈으로 바닷가가 보이는 곳까지 도착했다. 의외로 몸에는 피로가 없었다. 오히려 피로 대신 상쾌함이 있었다. 바다를 보면 볼수록 첫사랑은 만난 것처럼 심장이 두근거렸고 몇 십 년 만에 고향에 가듯이 왠지 모르게 정다운 느낌이 들기도 했다. 10분정도 더 걸으니 모래사장이 보였다. 의외로 모래사장에는 파라솔들이 많았다.. 이곳에 사람만 있었으면 평범한 성수기의 바닷가를 연상시키는 것은 당연했을 것이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사람이 없었다. 사람이. 이때 나의 머리에서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건 나의 혼자 중얼거리는 습관에 의해서 공기의 진동을 일으켰다.

너무나 타이밍이 잘 맞는데. 방사성 폐기물이 있다고 뉴스에서 나온 지 1주일 만에 내 주위에 사람들이 모두 어인(圉人)처럼 변하고 바닷가로 홀리듯이 걸어갔어. 혹시! 이건 방사성 폐기물에 의한 부작용이 아닐까? 발견된 지 1주일이 됐다고 해서 1주일 전에 방사성 폐기물이 묻힌 거는 아니잖아. 이곳에 몰래 묻으려고 할 정도면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일거야. 그 정도면 유전자 조작을 일으킬 만 하지. 우리들이 모르는 사이에 우리들이 피폭돼서, 우리들의 유전자가 처음 우리가 태어난 바다로 갈려고 할 수 있지. 바다를 보면 느끼는 이 기분은 그래서 그럴 걸 거야.”

이렇게 생각 아니 말하는 동안 나의 몸이 모래사장 부근에 도착했다. 가까이에 도착하니 모래사장에는 멀리서는 안 보였던 별의별 물건들이 보였다. 모래사장에는 경찰차부터 시작해서 동상, RC헬기, 젓가락이 꽂혀있는 컵라면 등 여러 가지 물품들이 널브러져있다. 상태가 좋은 게 잠시 단체로 화장실이라도 간 거 같이 보인다. 모래사장 부근에 도착했는데도 아직 나의 몸은 쉴 생각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심장의 두근거림이 증가했다.

도착지는 아마 바다가 확실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바다를 봤을 때 이런 느낌이 날 리도 없고 몸에 비늘이 나고 물갈퀴가 생길 리가 없으니까

나는 혹시 모를 사태를 위해서 내 몸을 고정할 것을 찾아보았다.

동상? 안 돼 그건 너무 커다래. 경찰차? 그걸 로는 나를 고정할 수 없어. 공기주입기? 그래 바로 그거야!”

나는 모래사장 입구부분에서 땅에 고정돼있는 공기주입기를 찾아냈다. 그 모습은 장애물뛰기 선수들이 뛰어넘는 장애물에 좀 살을 찌우고 철로 만든 다음에 땅에 고정시킨 모습이었다. 나는 정신을 집중해서 방향을 꺾어서 공기주입기가 있는 곳으로 갔다. 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내 명령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몸에 거분권들을 강제로 무시하며 간신히 공기주입기에 도착했다. 그리고 공기주입기에 도착하자마자 공기주입기 밑 부분에 오른팔을 걸었다. 그리고 공기주입기에 달려있는 꼬불꼬불한 나선형으로 만들어진 고무들로 내 오른팔을 단단히 묶었다. 그리고 바로 들어갈지 상황을 볼지 생각을 하려는데 나의 왼손이 나의 오른팔에 묶여있는 고무들을 풀고 있었다. 나는 정신을 집중해서 그 행위를 멈췄다.

명령을 수동적으로 수행하는 게 아니라 능동적으로 수행하는 건가? 겨우 이정도 고정으로는 절대 못 버틴다는 거네. 나의 손으로 풀 수 있는 게 아니라 기계적으로 고정시키는 게 필요해. 수갑 같은 거. 맞아! 이 근처에 경찰차가 있었잖아. 뒤져보면 수갑정도는 있을 수도 있겠지.”

나는 이렇게 생각하고 경찰차 까지 가려고 했다. 하지만 몸속의 세포들이 폭동을 일으켰다. 심장이 평소에 3배 정도로 뛰는 것 같고 근육들이 몸속에서 달아날 것처럼 늘어졌다. 너무나 힘들어서 더 이상 움직이는 것은 무리였다. 버티는 것도 간신히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평소에는 기어서도 갈만한 거리가 지금은 온몸을 사용해도 못갈 것 같다. 잠깐 집중력이 늘어진 사이에 세상이 뿌옇게 보이면서 내 몸이 저절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는 간신히 정신을 가다듬고 다리의 움직임에만 집중해서 바다로 가는 방향을 대각선 방향으로 바꿨다.

아주 조금이라도 시간을 벌어야지

다행이도 대각선이든 일직선이든 가기만 하면 되는지 고맙게도 내 몸은 저항을 하지 않았다.

나는 조금씩 방향을 틀어서 대각선을 더욱 길게 만들었다. 조금 정신이 가다듬어지자 주위를 살펴보았다. 그러다가 나의 반대편에 4륜바이크 대여점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거리는 멀지 않았다. 공기주입기에서 갔다면 딱 내가 온 만큼만 갔으면 됐었다.

정말 재수도 없네. 무슨 수로 반대쪽 까지 가라고…….”

조금씩 대각선을 길게 하는 것도 이제 한계다. 이제 거의 직진에 가까워졌다. 거기다가 약 30초 정도 뒤면 나는 바다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내 정신의 피로는 거의 회복되지 않았다. 몸은 상쾌한데 정신은 나가기 일보직전이다.

위기의 상황에서 인간은 몇 배의 힘을 발휘한다는데 지금 나는 몇 배는커녕 1.5배의 효율도 못 내고 있잖아. 내가 위기상황이라고 인식을 못한걸까? 내 몸이 이렇게 끌려가는게 오히려 안전하다고 인식하기 때문일까…….”

나의 몸이 바다에 들어갔다. 바다에 들어갔는데 차가움이나 불편함은 없었다. 오히려 내가 원래 살던 집에 온 느낌이었다. 정말 편안했다. 잠시 동안 무의식적으로 왜 내가 저항하려고 했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뭐야 괜히 걱정했나보네. 오히려 훨씬 편하잖아.”

나는 물에 잠시 얼굴을 넣었다. 물속인데도 호흡에 방해되는 건 하나도 없었다. 오히려 평상시보다 더 편했다. 피로가 쫙 풀리는 느낌. 나는 오히려 더 편안하기도 한 이 생활을 일단 즐겨보기로 했다. 하지만 내 눈앞에 거대한 물체가 보였다. ‘이었다. 거대한 이었다. 시체의……

 

나는 강을 건너지 못하고 다른 길을 찾아보았다. 다행이도 옆에 다리가 있어서 다리를 이용해서 반대편으로 넘어갔다. 걸어가면서 최대한 밑은 보지 않도록 했다. 더 이상 그 기억을 떠올리기 싫다. 하지만 기억이라는 건 떠올리기 싫다고 떠올려지지 않는 편리한 물건이 아니다. 하지만 앞에 발견된 편의점은 이 지옥 같은 기억을 잠시 동안 날려줬다.

편의점에 들어갔다. 아직 전기는 연결되는지 가게 안은 시원했다. 가게안의 시원한 바람은 나의 뜨거운 화상을 잠시나마 식혀줬다. 이제 전기는 오래 버티면 내일 짧으면 오늘 끝날 것이다. 하지만 전기가 오래 버티든 말든 큰 상관없다.

나에게 남은 시간도 똑같으니까.”

그리고 나는 이 시원한 온도에 익숙해지고 말았다. 익숙함은 결국 나에게 그 기억을 다시 떠올리게 했다.

나의 정신적 피로는 어딘가로 숨었는지 보이지 않았다. 폭동을 일으키던 몸이 쥐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아마, 나의 의지가 피로를 누른 거겠지.”

나는 바다에서 나올 때 4륜바이크가 있는 쪽으로 나왔다. 그리고 순식간에 달려가서 바이크를 탔다. 바이크가 빠르다고 생각해서 무의식적으로 갔지만 나한테는 바이크에 시동을 걸 방법이 없었다. 시간을 사용해서 이 근방을 수색한다면 찾을 수도 있지만 그런 것 보다 지금은 이 해변에서 1mm라도 더 멀리 떨어지고 싶었다. 나는 4륜바이크를 포기했다. 그리고 바로 경찰차로 갔다. 경찰차의 문은 잠겨있지 않았다. 키도 그대로였다. 그리고 수갑도 내 눈에 보기 쉽게 누가 놓은 듯이 의자위에 바로 있었다. 수갑은 열려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열쇠는 없었다. 나는 수갑에 한 쪽을 내 오른팔에 걸었다.

어차피 결국에는 내 손을 고정하는데 쓸 거니까 빨리해서 나쁠 거 없지. 오히려 그냥 들고 다니다가 잃어버리면 그게 더 성가시니까. 어쨌든 면허를 따지 않은 건 진짜 후회되네.”

나는 그리고 또다시 정신없이 달리기 시작했다. 목표는 저 해변에서 최대한 떨어지는 것이다. 신기하게도 바닷가 근처에서 몸의 명령을 조금 거부했을 뿐인데 기절할 듯한 피로를 느꼈는데 지금은 달리면 달릴수록 오히려 정신이 회복되었다.

내성이 생긴 걸까?”

하지만 이건 착각이었다. 아드레날린 분비로 인해서 피로를 못 느꼈을 뿐이었다. 그 증거로 지금 내 눈앞은 안개라도 낀 듯이 거의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간신히 을 생각해가며 두려움으로 움직이고 있을 뿐이다.

이거 쇼크사 할 수도 있겠는데? 아니면 뇌가 타버릴 거야……. 진짜 며칠은 뛴 것 같은데 아직 모래사장에서 300m도 못 벗어났어.”

두려움에 의한 동력도 이제 한계였다. 나는 어디에서든지 맘 편하게 쉬고 싶었다. 나는 근처에 있는 모텔에 들어갔다. 그 다음에 아무 곳이나 단단히 고정돼있고 수갑을 걸어도 안 빠질만한 물건을 찾았다. 물건이라고 부르기는 애매하지만 결국 고정할 것을 찾기는 찾았다. 계단에 있는 난간이다.

오랜만에 잔 것도 아닌데 정말 오랜만에 잠을 잔 것 같았다. 솔직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지금은 수갑을 이용해서 버티고 있지만 이 수갑은 일회용으로밖에 쓸 수밖에 없다. 거기다가 이렇게 계속 여기 있을 수도 없다. 나는 일단 내가 움직일 수 있는 범위에서 움직였다. 분명히 없었던 것 같은데 나의 바로 위층계단에 노트북이 떨어져있었다. 하지만 수갑을 풀지 않으면 절대로 손이 닿지 않는 높이였다.

노트북이 있다면 분명 이 더러운 상황에 대해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거야. 여기서 혹시 인터넷이 안 된다고 해도 어디선가는 반드시 되겠지.”

나는 계단 밑으로 점프를 해서 수갑이 끊기게 만들려고 했다. 막 일어서는 순간 두려움이 음습했다. 먹이를 노리던 싸늘한 죽음의 사신이 기회를 잡고 온 느낌이었다. 하지만 나는 두려움에 지지 않고 점프를 했다. 수갑이 끊어졌다. 덤으로 내 머리도 찢어졌다. 머리에서 피가 흘렀다.

미래예지라도 생겼나? 확실한건 두려움에 져서 조금이라도 버벅 거렸으면 지금 내 눈에 빛이 없어지겠지.”

머리를 다친 탓인지 내 몸에 대한 간섭은 없었다. 그래서 나는 간단히 계단을 올라가서 노트북을 가져왔다. 그 다음 잠시 동안일지 모르지만 몸에 대한 간섭이 없는 틈을 노려서 이 모텔을 살펴봤다. 모텔의 안은 허름했다. 방문은 단 하나만 열려있는데 아마 이 방에 주인이 노트북 주인일 것이다. 방에는 별게 없었다. 허름한 배낭가방 하나와 코드에 꽂혀있는 휴대용 와이파이가 다였다. 일단 나는 배낭가방을 뒤졌다. 배낭가방에는 옷밖에 없었다. 노트북을 켰다. 노트북에 전원은 많지 않았지만 내가 몇 번 검색을 할 정도는 됐다.

젠장. 왜 이렇게 인터넷이 안 잡혀……. 잡혔다.”

나는 일단 네이버에 들어가서 종말이라고 검색을 했다. 여러 가지 글들이 있었다. 거기서 나는 내가 필요한 글을 읽었다.

 

종말에 대한 여러 가지 의견

사람들이 어인(魚人)처럼 변하며 모두들 홀린 듯이 바닷가를 향해서 간다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저도 그러하고요. 이런 상황이 일어나는 동안에도 여러 학계에서 주장이 나왔는데. 과학에서는

이것은 환경오염에 의한 잘못된 진화입니다. 숫자가 적다면 시간을 걸려서 고칠 수 있지만 아마 이 현상은 전 세계 인구가 동시다발적으로 격고 있을 겁니다. 이 현상을 바꾸는 경우의 수에서 가장 가능성 있는 것은 방사능 피폭밖에 없습니다. 유전자부터 조작해야 됩니다……. 인류는 이제 끝났습니다.”

라고 주장했습니다. 종교, 그중에서 기독교에서는

약속에 날이 왔습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성경에 나온 대로 우리들은 구원받을 겁니다. 여러분 기도합시다.”

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일이 일어나자마자 만들어진 종교, 지구교에서는

이 모든 것은 태초의 고향으로 돌아오라는 지구의 부름입니다. 지구는 자상한 어머니인데 자신이 아무리 아파도 자신의 자식을 죽인다는 생각은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대로 환경이 오염되면 어머니는 버티지 못하고 결국에는 폭발하게 될 겁니다. 그렇게 된다면 그 누구도 살 수 없습니다. 그러니 어머니께서는 사전에 우리들을 구하려고 바다로 보내시는 겁니다. 저희는 사춘기의 땡깡부리는 아이들이 아닙니다. 그러니 어머니의 말씀을 따르도록 합시다.”

어차피 이 일은 오늘로 끝이니 제 개인적인 주관을 많이 넣도록 하겠습니다. 솔직히 이 세 의견 다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병신같다고 생각되죠. 오히려 이런 상황 때는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이야기가 나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고대의 인류들이 멸망할 때 바다에 들어가면 살 수 있었는데 땅에 있어서 모두 전멸했다던가 해서 똑같은 일이 일어났을 때 급격한 변화를 이뤄서 이런 위험을 피하는 시스템이 발동했다던가 하는 게 옳습니다. 아직 수많은 생각이 있지만 저의 지상생활은 이제 끝난 거 같네요. 혹시 이 글을 보시는 사람이 있으시다면 무의미한 발버둥을 하지 마세요. 그냥 흐름에 따라가세요.

 

나는 화를 내기보다는 그냥 댓글을 달았다. 지랄하지 말라고. 못 읽는다는 것은 알지만 그렇다고 해서 분노로 인해서 노트북을 던진다거나 하면 안 된다. 나는 다른 글들을 확인했다. 제일 오래된 글이 내가 처음 물갈퀴가 났을 때의 13시간 뒤에 글이었다. 나는 노트북에 시스템을 종료했다. 대기모드를 한다면 훨씬 빠르게 작동할 수 있지만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솔직히 이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지구상으로 보면 한두 명 더 살아 있을 수도 있지만 자동차도 운전도 못하는 내가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 찾아……. 그리고 역시 이 일은 내 주위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었구나.”

나는 허름한 침대에 앉은 다음 시계를 보았다. 9시였다. 계단에서 잠을 자서 그런지 그런 일을 겪고도 졸리지 않았다.

졸렸어도 분명히 못 잤겠지만…….”

뒤에서 한기(寒氣)가 느껴졌다. 누군가가 나를 보는 것 같았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주먹을 날림과 동시에 뒤를 돌아봤다. 내 주먹은 허공을 내질렀다. 하지만 물체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이 내 눈앞에 있다. 갑자기 공기가 나를 구속했는지 내 몸이 움직여지지 않았다. 그리고 의 모습들이 세부적으로 내 눈앞에 빨려 들어갔다. 눈을 감으려고 노력했지만 감아지지 않았다. 나는 고스란히 억울하게 눈을 뜨며 물에서 퉁퉁 불은 시체들을 뇌에 각인(刻印)시켰다.

 

뭐였지 그건? 꿈인가.”

나는 거친 숨을 쉬면서 깨어났다. 내 상태는 수갑은 끊었지만 아직 노트북은 가져가지 않은 상태였다.

시간을 거스른 건가? 어째서 거스른 거지? 아니면 평행세계로 이동한건가? 일단 노트북에 변화가 있는지 확인해보자.”

나는 노트북을 챙긴 다음에 다시 열린 방을 찾았다. 열린 방에는 똑같이 배낭가방과 휴대용 와이파이가 코드에 꽂혀있었다. 노트북을 킨 다음 다시 네이버에서 검색을 해보았다. 전에 봤던 글과 똑같은 글이 있었다. 거기다가 그 글에는……. 내가 쓴 댓글이 있었다.

…….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시간을 되돌아간 것도 그렇다고 평행세계에 간 것도 아니잖아.”

갑자기 또 뒤에서 한기(寒氣)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나는 저번에 경험을 살려서 뒤돌아보지 않았다. 한기(寒氣)가 더욱 가까이 다가왔다. 하지만 나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갑자기 머리가 뒤러 젖혀졌다. 그리고 또다시 이 나에게 각인(刻印)되기 시작했다.

 

또다시 수갑은 풀려있고 노트북은 가지기 전 상태로 돌아왔다.

이제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 또다시 나는 돌아왔다. 지치고 무무서워서 입을 벌릴 수가 없다. 입을 열면 한기(寒氣)가 내 입을 통해서 몸에 전해질 것 같다. 모든 경우를 다 해봤다. 하지만 모두 허사였다. 가만히 있어도 방을 불태워도 노트북을 버려도 인터넷에 안 들어가도 다른 방에 들어가도 건물 밖으로 나가도 자살을 해도 눈을 빼도 소소용없었다. 내가 생각하는 모든 경우를 다했다. 하지만 어떻게 할 수 없었다. 내가 나의 몸에 의지를 거부를 해서 그그런 건가? 도대체 어째서 이런 지랄이 펼쳐지는 건데!

나는 노트북을 챙겼다. 어차피 결과가 똑같다면 분풀이를 해주기 위해서였다. 나는 노트북을 던져서 박살냈다. 그리고 파편들을 유리창에다 던졌다. 가까이에서 던졌는지 유리 파편이 나한테 날아왔다. 나는 상관하지 않고 플로어로 가서 라이터를 챙겼다. 그 다음 맨 위층에 있는 방부터 불을 질렀다. 1층까지 다 불을 지르니 열기 때문에 전신에 모두 화상을 입은 것 같았다. 그래도 한기(寒氣)보다는 태워버릴 듯한 뜨거움이 더 났다. 내가 이렇게 생각하지마자 뒤에서 한기(寒氣)가 느껴졌다. 나는 90%의 절망과 10%의 희망을 가진 채 건물을 뛰쳐나갔다. 나는 죽을힘을 다해서 달렸다. 내가 죽을힘을 다해서 달려서 속도를 올리자 한기가 아주 조금이지만 옅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죽을힘을 다해서 달렸지만 속도는 계속 떨어졌다. 그리고 결국에는 잡혀서 이 나에게 또다시 각인(刻印)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성과가 있었다. 한기(寒氣)는 일정한 스피드가 있다는 것이다.

 

또다시 수갑은 풀어지고 노트북은 가지기전 상태로 돌아왔다. 나는 이번에는 바로 현관으로 내려가서 모래사장으로 뛰어갔다. ‘이 각인(刻印)될 때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하지만 이 아이디어는 이번 한번으로는 거의 100% 실패할 것이 확실하다. 하지만 이 실패가 결국에는 나의 생존으로 바뀔 것이다.

나는 죽을힘을 다해서 모래사장으로 뛰어갔다. 지금계획에서 내가 이때 말고 또 뛸 일은 없다. 그 다음 4륜바이크의 열쇠를 찾는걸 시작했다. 내 계획은 이렇다. 내가 죽을힘을 다해서 뛰었을 때 조금이라도 한기(寒氣)가 옅어진걸 보면 4륜바이크를 타면 도망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한기(寒氣)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도망치지 않고 모래사장을 돌아다니면서 열쇠를 찾았다. 운 좋게도 열쇠를 쉽게 찾았다. 열쇠는 어이없게도 좌석 밑에 떨어져 있었다. 내가 열쇠를 줍는 순간 한기(寒氣)가 나를 덮쳤다.

 

또다시 전에 상태로 돌아왔다. 나는 바로 모래사장으로 뛰었다. 이번에는 열쇠의 장소도 아니까 빠르기는 하지만 죽을힘을 다할 정도의 속도는 내지 않았다. 모래사장에 도착해서 4륜바이크에 시동을 거니까 한기가 느껴졌다. 나는 기쁜마음에 외쳤다.

하하하! 늦었다고.”

나는 바로 앞으로 직진했다. 하지만 나는 앞에 절벽이 가로막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나는 급히 방향을 반대로 바꿨지만 나의 뒤에는……. 그것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에는 나는 죽을힘을 다해서 모래사장으로 뛰어갔다. 바이크의 방향을 반대로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모래사장에 도착하자마자 바이크의 시동을 걸어서 바이크의 방향부터 바꿨다. 방향을 바꿨을때부터 한기(寒氣)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나는 바로 출발했다. 출발한다음 대각선으로 서서히 모래사장을 벗어나게 했다. 도로라고 하기에는 좀 그런 포장도로에 도착하자 속도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앞에는 철조망으로 막혀있었다.

젠장. 방사성폐기물 때문에 여기는 막혀있었지.”

나는 속도를 더 올려서 철조망에 부딪혀 보았다. 결과는 실패였다. 나는 서둘러서 철조망을 넘어갔다. 한기(寒氣)가 바로 뒤에서 느껴졌다. 철조망을 넘어가기 거의 직전에 내 뒷머리가 잡혔다. 나는 머리를 땅에 박는다는 생각으로 머리를 땅을 향해서 날렸다. 내 머리는 내가 의도한대로 땅을 박았다. 상처가 난데가 터져서 엄청 아팠다. 하지만 나는 바로 뒤도 보지 않고 달리기 시작했다. 숲에 들어갔다. 숲에 들어가니 한기(寒氣)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한기가 거의 느껴지지 않자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이 아예 사라져 있었다. 하지만 나는 기뻐할 수 없었다. 나는 나무뿌리에 걸려서 굴러가면서 [고준위 방사선폐기물]을 뒤집어썼다. 전신피폭이다…….

깜빡 잠이든 것 같다. 편의점이 시원했기 때문일까? 며칠 전만해도 한기(寒氣)가 그렇게 싫었는데……. 나는 아마 6000mSv의 전신피폭으로 오늘내일하는 게 확실하다. 거기다가 피폭에 의한 전신의 화상에다가 꿈을 꿀 때마다 나타나는 원인불명의 시선들. 하지만 내가 아직까지 살아서 이렇게 돌아다니는 것은 이 말도 안 되는 미친 상황에 대해서 흔적을 남기고 싶기 때문이다. 남길 거라 해도 원인에 대한 가설과 을 피하는 방법 밖에 없지만……. 하지만 미래까지 내가 기록을 남길만한 방법이 없다. 기록을 남긴다면 최소한 천년은 기준으로 생각해야 된다. 이제 거의 움직이지도 못하는 시한부인 내가 생각한 방법은 유리병에다가 글을 써서 바다에 내가 죽을 때까지 던지는 것이다. 원래는 플라스틱 병으로 하려고 했지만 플라스틱 병이 환경에 자연스럽게 분해 되는 성질로 만들어져 있어서 유리병으로 바꿨다. 그리고 지금 이 편의점에 온 것은 종이와 병을 구하기 위해서다. 아마 나는 이번을 마지막으로 죽을 것이다.

 

 

 

누군가가 회사로 들어와서 강하게 내뱉었다.

야 게임 다 만들었어?”

네 일단은 스토리 첫 번째는 다 만들었어요. 버그 때문에 고치기 힘들었어요.

! 그러냐 그러면 밥이나 먹으러 가자. 고생했는데 오늘은 내가 쏜다.”

선배 감사합니다. 그런데 프로그램 하나만 수정할게요

그냥 갔다와서 하지. 왜 지금해?”

대사 하나만 추가하는 거에요 가게안에 물건은 사라졌지만 CCTV에는 아무것도 찍히지 않았다.’ 다 됐어요 가죠.”

뭐 여운인가 줄려고? 어쨌든 빨리 가자.”

그리고 선배 질문이 하나 있는데요.”

먼데?”

선배는 비늘관리 안하세요?”

최근에 워낙 바빠서 그렇지. 원래는 매일 관리해! 헛소리하지 말고 빨리 밥이나 먹으러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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