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차 창작콘테스트 단편소설부문 - 핫도그

by 비타민씨 posted Aug 10, 2019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핫도그


푹신푹신한 외투를 벗기니 말랑말랑하고 탱글탱글한 붉은 심장이 모습을 드러낸다. 성난 사자처럼 그가 내 살점과 심장을 물어뜯으니 비정형의 과격한 선들이 날카롭게 남는다. 노란빛의 뼈다귀가 나온다. 심장의 피가 굳어 액체는 나오지 않는다.

그는 봉철두라는 이름을 가진 스물일곱 살의 자취생 남자다. 밥은 안 먹고 매일 가공식품을 먹는데 그중에 나는 거의 그의 주식이다.

내 심장은 프랑크 소시지. 다진 돼지고기의 집합. 자르기만 했어도 사망했을 돼지를 잘게 다졌으니 당연히 그것은 죽은 것. 죽은 것이 어떻게 심장이 되었나. 나는 이질적인 요소가 외부에서 합체되어 만들어진 존재. 나무 막대, 프랑크 소시지, 밀가루 반죽, 튀김가루, 기름, 그 외에 선택사항으로 설탕 혹은 케첩, 머스타드 등의 소스. 그것은 세포가 분열되어 만들어진 것이 아닌 인위적인 조합.

그의 거실 가운데 놓여 있는 거대하게 부푼 나. 거대하지만 속은 비어 있어 가볍고 탄력이 있다. 그는 내 몸통에 앉아 텔레비전을 본다. 다 큰 어른이 푹신한 내 몸통에 엉덩이를 튕기며 논다.

그가 냉동실로 간다. 그곳에 있는 나는 딱딱하다. 그것은 누가바 같기도 하고 비비빅 같기도 하다. 그의 입속으로 직행하는 나.

봉철두는 나를 가득 싣고 바다로 가는 길이다. 차창 밖으로 상점들이 지나간다. 앤틱 가구점에는 바로크 양식의 화려한 의자가 있다. 테두리에는 금색이 칠해져 있고 꽃무늬가 그려져 있으며 곡선형의 매력적인 의자다. 그 의자를 네 개의 내가 받치고 있다. 의자를 떠받치면서 여자 귀족들이 입고 다니는 넓게 부풀린 스커트 속의 바짝 조인 코르셋을 응큼하게 매일 들여다보았었다. 그때를 생각하니 기분이 묘해진다.

멀리 보이는 남한산성에도 내가 있다. 팔작지붕의 전각을 받치고 있는 네 개의 나. 나는 그 옛날 병자호란 때 일어난 삼전도의 굴욕을 떠올려본다. 남한산성에 피신한 인조가 오랑캐라 업신여기던 청나라 황제에게 세 번 절 할 때마다 세 번씩 머리를 땅에 찧도록 하는 굴욕적인 의식을 수행했을 때 나는 전각이 흔들릴 정도로 몸을 떨며 울었다.

바다에 도착한 봉철두는 가장 먼저 봉지에서 나를 꺼내 손에 쥐었다. 한 여인이 깊은 바다에 빠져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게 보였다. 그 광경을 두고 볼 수 없었던 그는 기름으로 완벽하게 코팅된 나를 그녀에게 던졌다. 나는 어리둥절한 채로 그녀가 있는 곳으로 떨어져 바다 위에 둥둥 떴다. 그녀가 허우적거리며 다가와 내 몸통을 잡는데 성공했다. 나는 그녀가 내리누르는 힘을 온힘을 다해 이겨내면서 어두운 심해 속으로 가라앉지 않고 무사히 육지로 나올 수 있게 돕는다. 그녀는 모래 사장 위에 누워 숨을 고른다. 그 옆에 누운 나는 익숙한 거친 감촉을 느낀다. 익숙함에 편안함을 느끼며 때마침 불어오는 바닷바람에 이끌려 황토색 모래 위를 이리저리 뒹군다. 까끌까끌하기로는 설탕보다 모래가 더 센 것 같다.

모래의 맛은 달다. 사랑에 빠진 순간은 모래로 덧입혀진 나를 입안에 넣고 씹는 맛이다. 구사일생한 그녀는 봉철두에게 나를 던져 주어 고맙다고 말했다. 그 덕분에 살았다고 말이다. 나는 아직도 빵빵하다. 물이 조금도 들어오지 못하도록 만들어진 완벽한 코팅력이라니.

그녀는 물에 젖어 축 늘어진 머리카락이 얼굴에 미역처럼 붙어 있다. 봉철두는 그녀에게 배고플 테니 나를 건넨다. 그녀는 간편하게 나를 먹는다.

봉철두와 고연주는 연애를 시작한다. 그들은 대개의 연인들이 그렇듯 영화관에 간다. 나란히 옆에 앉아 영화를 보기 시작한다. 반팔티를 입은 그녀는 팔걸이에 나를 올려놓는다. 그녀가 몸에 있는 나는 희고 부드럽고 폭신하다.

봉철두는 그녀의 팔걸이에 놓여 있는 나를 보고는 흥분한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스크린을 본다. 스크린에는 내가 어른거린다. 그는 자기도 모르게 나를 쓰다듬는다. 그녀가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본다. 그러면서도 싫지 않은 표정이다. 그녀가 봉철두의 손을 잡는다. 그는 그녀의 손보다는 내게 더 관심이 많아 보인다. 그는 하얗게 누워 있는 나를 들어 올려 양손으로 잡고 흡혈귀처럼 깨문다. “아야!” 그녀가 비명을 지른다. 그는 그제야 이건 살아 있는 핫도그라는 걸 깨닫는다.

그녀와 함께 나오면서 봉철두는 새로 생긴 핫도그 매장을 발견한다. 그는 눈을 빛내며 그곳으로 들어간다. 오리지널 핫도그를 주문한다. 그녀는 모짜렐라 치즈가 들어간 통모짜 핫도그를 먹겠단다. 그것도 감자가 토핑된 감자 통모짜 핫도그로 말이다. 나는 감자가 더덕더덕 붙어 있는 감자 통모짜 핫도그와는 친하지 않다. 그것은 너무 장식이 많아 화려해 보이고 잘난 척쟁이같다. 나는 겸손하고 소박한 사람이 좋다. 그는 감자 통모짜 핫도그를 선택한 그녀에게 조금은 실망스러운 마음이 든다. 그녀는 별로 뚱뚱하지도 않은데 통이 크다. 감자 통모짜 핫도그에 이어 먹물 치즈 핫도그와 고구마 통모짜 핫도그, 통가래떡 핫도그, 오리지널 핫도그까지 다섯 개가 들어 있는 핫도그 세트를 주문한다.

그녀가 통가래떡 핫도그를 건넨다. 오리지널 핫도그를 이미 손에 쥐고 있는 봉철두는 어쩔 줄 모른다. 그러나 주는 게 아니라 한 입 먹어보라는 의미다. 그는 멋쩍어하며 흡혈귀처럼 한 입 크게 깨문다. 그녀의 팔뚝이 아니라 통가래떡 핫도그를 말이다. 짭짤하고 담백한 프랑크 소시지 대신 쫄깃하지만 심심한 맛인 하얀 가래떡이 나온다. 흡혈귀는 실망한다.

미술 학원이나 대학에서는 그것을 쭉 짜면 하얀색 물감이 나온다. 오리지널 핫도그는 빨간색 물감이 나오고. 먹물 치즈 핫도그는 처음에는 연노란색의 물감이 콧물처럼 쭉 늘어져 나오다가 중간쯤부터는 빨간색 물감이 나온다. 콧물을 흘리는 핫도그라니. 칠칠치 못하게. 왜 감기가 낫지 않는 것인가. 그건 좋지 못한 징조인데. 병원에 가봐야 한다.

스케치북에 그 빨간 물감으로 장미꽃을 그린다. 단색으로 된 멋진 유화 한 편이 만들어진다. 고깃덩어리가 생동하는 느낌이다. 그림은 “핫도그의 심장을 본 적이 있나요?”라는 제목으로 벽에 액자 형태로 걸린다. 뭔가 으스스하고 그로테스크하다. 봉철두의 여자친구는 그 그림을 질색팔색한다. 그녀는 모짜렐라 치즈를 쭉 짜서 그린 “개나리”라는 제목의 그림을 “핫도그의 심장을 본 적이 있나요?” 옆에 걸어놓는다.

“그림을 잘 그리네? 언제부터 그림을 그렸어?” “난 피포 아트에서 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어.” 여자친구는 봉철두 같은 백수가 아니었다. 피포 아트라면 캐릭터를 만드는 회사의 선두주자였다. 그녀는 알고 보니 대기업에 다니는 재원이었다. 그러니까 그녀가 더 대단해 보인다. 무소속의 프랑크 소시지가 아니라 핫도그 세계의 가장 중요한 심장으로 보인다. 그녀는 자아가 강하다. 그녀는 핫도그가 될 만하다.

나는 먹물 치즈 핫도그와도 별로 친하지 않다. 먹물 치즈 핫도그는 말할 때마다 먹물 냄새를 풍긴다. 자신의 박학다식을 자랑하며 무슨 얘기가 나오든 늘 자기가 결론을 내리려 한다. 치즈처럼 느끼하기도 하다. 그것의 거뭇거뭇한 피부도 경계심을 일으키게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그 녀석의 날카로운 발톱이다. 오랫동안 깍지 않아 길어진 발톱이 휘어져서 하늘로 올라간 형국이다. 먹는 음식에 발톱을 집어넣다니. 그것도 빨간색 피로 뒤덮인 발톱을 말이다. 이런 것을 먹는 사람들을 도대체 교양인이라고 할 수 있나. 왜 굳이 발톱을 밖으로 드러내어 내게 적의를 보이는 것인가. 어떤 이들은 그 비엔나 소시지를 네 등분하여 튀겼을 때 문어 다리 모양이 되게 만든 것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흐느적거리지 않고 뾰족하기 때문에 문어 다리라고 할 수 없다.

그녀는 먹물 치즈 핫도그의 발톱을 가장 먼저 먹는다. 그러는 이유가 뭐냐고 물으니 맛있는 걸 나중에 먹으려는 생각에서란다. 시꺼먼 반죽이 맛있을 리가 없다. 튀김 반죽이라면 뭐니뭐니해도 윤기나는 갈색이어야한다. 시꺼멓게 되는 것은 썩었다는 것이다. 이 핫도그는 썩은 것이다. 아무리 거기에 하얀색 모래를 뿌린다고 한들 시커먼 마음이 가려지지 않는다.

그녀의 입가에 모래가 묻어 지저분하다. 입술이 끈적거린다. 봉철두는 립글로즈를 바른 듯 반짝이는 입술을 보고 흥분한다. 그가 갑자기 그녀의 입술을 덮친다. 그 달콤한 모래로 코팅된 말랑말랑한 핫도그가 수줍어서 얼굴이 붉어진다. 그녀의 말랑말랑한 핫도그는 위아래로 벌어져 심장을 보여준다. 그녀의 핫도그 안에 들어있는 심장은 슬라이스 햄이지 프랑크 소시지가 아니다.

그녀는 두 번째로 고구마 통모짜 핫도그를 먹는다. 그것의 심장도 감자와 마찬가지로 모짜렐라 치즈 스틱이다. 그것은 열을 받으면 감기에 걸려 콧물을 흘린다. 인간이 추워서 감기에 걸리는 것과는 정반대인 것이다. 고구마 토핑. 난 감자 통모짜 핫도그보다는 이쪽과는 조금 친한 편이다. 감자 핫도그가 무뚝뚝한 반면 이 녀석은 좀 살갑게 구는 구석이 있다.

나는 고구마든 감자든 토핑이라는 존재에 슬픔을 느낀다. 예컨대, 길을 걷다가 실수로 핫도그를 떨어뜨리면 겉에 붙은 고구마만 아프고 더러워지는 것이다. 보통은 안 그렇지만 너무 배가 고파서 떨어진 걸 먹고 싶으면 고구마 토핑만 떼어내면 쉽게 먹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그건 통모짜 핫도그로써 완벽하게 재생된다. 고구마는 주인공을 보호하기 위한 갑옷이다. 장식이고 악세서리에 불과하다.

고구마를 주인공으로 대할 수는 없을까. 그것을 막대 모양으로 길게 잘라서 프랑크 소시지나 모짜렐라 치즈 스틱 대신 뼈다귀에 꽂으면 안 되려나. 안 되겠다. 생고구마는 익히는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 그렇다면 미리 익힌 고구마여야할 텐데 익힌 고구마는 뼈다귀에 꽂을 때 으스러지고 말겠지. 게다가 고구마는 콧물이 나오는 시각적 효과가 없으니까 재미가 없을 거고. 뜨거운 고구마는 혀를 데게 할 수도 있다.

“설탕을 뿌려드릴까요?”

봉철두는 오리지널 핫도그를 손으로 굳게 잡고 있다. 갈색 옷에 하얀 속살에 빨간 심장. 나는 점원의 손이 이끄는 대로 하얀 모래밭에 누워 이리 뒹굴 저리 뒹굴 거린다. 흰 모래가 스킨로션을 바른 기름진 몸에 반짝이는 별들처럼 붙어 있다. 모래가 뿌려진 나를 처음 맛본 날은 그녀와 처음 만난 날. 그는 그때를 생각하며 그녀의 핫도그에 하얀색 모래를 뿌리고 강아지처럼 혀로 핥았다. 그녀가 인상을 쓴다. 영화관에서 쓰다듬어 줄 때는 수줍은 표정이더니.

살아 있는 핫도그의 심장 맛이 궁금하다. 봉철두는 그녀의 팔에 있는 튀김 반죽을 도려낸다. 붉은 색 피가 나오는 걸 보니 굳어 있지 않은 심장이다. 하얀 뼈다귀가 나온다. 왜 심장이 나오지 않지. 그녀의 핫도그에는 심장은 없고 곧바로 뼈다귀가 있다.

이상한 핫도그다. 튀김 반죽 밖에는 먹을 것이 없다는 얘기다. 그녀는 핫도그가 아니라 뼈다귀에 꽂힌 어묵바였던가. 아니면 가래떡이었던가.

그녀는 팔에 깁스를 하고 나타난다. 봉철두가 좋아하는 핫도그가 사라져버린 것이다.

“내가 좋아요? 핫도그가 좋아요?”

그녀가 묻는다.

“어묵바보다는 핫도그가 좋아요.”

봉철두가 대답한다. 그녀는 실망한다. 그에게 실망하는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봉철두는 가방 안에 나의 뼈다귀를 모은다. 그녀에게 뗏목을 만들어야 하니 앙상한 뼈다귀는 달라고 말한다. 그냥 시중에 파는 일회용 나무젓가락이어서는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으로도 얼마든지 뗏목을 만들 수 있을 텐데. 뜨거운 열과 무거운 압박을 받아본 적이 없는 나무젓가락과 무겁고 뚱뚱한 핫도그를 감싼 채 200도의 뜨거운 기름 속에 들어가는 고통을 겪어낸 뼈다귀는 그 내공이 다르기 때문이다.

봉철두는 여자친구를 데리고 야구장으로 간다. 그는 나의 속을 파내고 그 안에 질소를 잔뜩 집어넣는다. 그렇게 가볍고 빵빵해진 나를 양손에 들고 흔든다. 알맹이를 모두 파낸 껍데기뿐인 나를 말이다. 두 개의 나를 싸움붙이는 봉철두. 나는 또다른 나와 부딪히며 고통을 받는다. 내 속의 자아가 튀어나와 상대방 쪽으로 들어갈 것 같은 느낌이다. 그만하라고 온몸으로 소리를 친다. 그가 나의 외침을 들었는지 응원방법을 바꿔 나를 양손에 하나씩 들고 공중에서 흔든다. 이번에는 어지럼증을 느낀다. 그렇게 공중에서 흔들거리고 있으니 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부탄의 하늘을 떠돌던 때가 생각난다. 모래바람이 사막을 한 바퀴 휘돌자 속옷만 입은 구릿빛 피부의 바짝 마른 사나이가 공중에서 떨어진 나를 발견하였다. 그것을 먹는 건지 뭐하는 건지 몰랐던 그는 나를 집에 모셔두고 신성한 존재로 취급하였다. 아마도 그때가 내 역사상 가장 행복한 시기였을 것이다.

부탄을 떠나고 나서 나는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는 데 놀랐다. 모두에게 사랑받는 존재는 없으니까 신경쓰지 않으려 한다.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밀가루 반죽에 가공식품인 프랑크 소시지, 거기에 포화지방이 그득한 기름까지 덮어 썼다는 것이 그들이 나를 미워하는 이유이다. 그래, 나는 건강식품은 아니다. 인정한다. 나는 다만 매력을 어필할 뿐이다.

야구장 한켠의 매점에는 소스가 몇 가지나 준비되어 있다. 그녀는 지그재그 모양의 진노란색을 나의 구릿빛 갈색 몸에 그린다.

“여기에 케첩이 아닌 다른 소스를 바른다구?”

봉철두는 못마땅하다.

“그래, 머스타드랑 케첩을 같이 먹으면 더 맛이 있어.”

봉철두는 이해할 수 없다. 핫도그에 유치한 노란색을 왜 발라. 정열적인 빨간색이면 충분하지. 입술과 심장과 케첩의 색은 일관성이 있지만 그 사이에 진노란색은 쌩뚱맞은 것이다. 제발 섞지 말아줘. 정체성이 없는 존재는 믿을 수가 없는 법이야.

“핫도그 같은 인간이 돼야 해. 푹신한 글루텐 솜옷으로 덮여 살더라도 항상 올곧은 심장을 갖고 있어야한다구. 외유내강이란 말이 있잖아.”

그녀는 그걸 아는 사람이 왜 그렇게 우유부단하게 사느냐고 힐난하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본다.

봉철두는 백수가 되기 전에 다녔던 회사의 동료들을 생각한다. 봉철두는 정수기 판매원이었다. 먹물치즈 핫도그는 김부장 같다. 시커먼 인간. 단단하지 않은 심장, 날카로운 발톱. 봉철두를 괴롭히는 존재. 그는 문어처럼 사람에 따라 자신을 바꾼다.

“좀더 빠릿빠릿하게 일 못합니까? 봉철두씨 실적이 우리 부서에서 가장 안 좋아요.”

봉철두는 스트레스가 극에 달한 어느 날, 노점 포장마차에서 나를 처음 만났다. 튀김과 떡볶이, 어묵 그리고 김밥 사이에 놓여 있는 통통한 구릿빛의 나를 말이다. 가격은 천 원. 천 원으로 그는 스트레스를 잊고 다시 정수기를 판매하러 갔었다. 정수기가 이미 있다며 거절하는 사람에게 뭐라고 말을 해야해? 봉철두가 나를 씹으며 혼잣말한다. 그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나를 찾곤 했다.

“나는 이 일이 적성에 안 맞나봐요.”

한 건도 계약하지 못하고 사무실로 들어온 봉철두는 최과장에게 말한다. 최과장은 고구마 통모짜 핫도그 같다. 알고 지내면 상냥한 존재라는 걸 알지만 다소 답답한 면도 있는 것이다.

“적성에 맞는 일을 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어요? 돈 벌어야하니 어쩔 수 없이 하는 거죠. 어쩔 수 없이요.”

봉철두는 시원한 답을 얻지 못한 채 이대리에게로 간다. 이대리는 감자 통모짜 핫도그 같다. 입에 발린 말을 하지 못하지만 한편, 기분의 변함이 없어 든든하기도 한 존재다.

“나보고 어쩌라고요?”

오리지널 핫도그는 특별한 재미는 없지만 그냥 같이 있으면 편안한 존재다. 봉철두는 자신을 오리지널 핫도그라고 생각한다. 통가래떡 핫도그는 깨끗하고 우아한 고연주같다. 가래떡과 핫도그의 만남은 얼핏 어울리지 않는 조합 같다. 동양의 떡과 서양의 빵이 만난 것이 아닌가. 봉철두는 요즘, 실제로도 둘의 조합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걸 깨닫고 있는 중이다. 프랑크 소시지와 가래떡은 생긴 모양과 감촉은 비슷하지만 극단적인 색채 대비를 이루고 있고 그것을 이루는 재료도 고기와 쌀, 육류와 곡류, 동물성과 식물성으로써 극과 극이다.

봉철두와 고연주도 그렇다. 대충의 외양만 같고 모든 게 다르다. 고연주는 부자 부모에 예쁜 얼굴, 좋은 대학을 나왔고 직업도 빵빵하다. 반면 봉철두는 가난한 집에 평범하게 생긴 얼굴, 이름 없는 대학 출신에 현재는 직업도 없는 처지다.

봉철두와 고연주는 노래방에 간 적이 있다. 복도에 들어서니 소음 같은 노랫소리가 닫힌 문 밖으로 새어나오고 있다. 사람들은 저마다 핫도그를 하나씩 들고 노래를 부르고 있다. 그것은 초콜릿을 토핑하여 얼린 핫도그다. 핫도그를 입 가까이 대니 천장이 울릴 만큼 음향이 증폭된다. 그것은 내가 화가 나서 소리를 지르고 있는 것이다. 불쌍한 핫도그는 사람들의 음주가무와 고성방가 그리고 아밀라아제를 견디어 내고 있다. 고연주는 멀뚱히 보고만 있었고 봉철두는 핫도그에 대고 노래를 부르며 나를 씹어먹었다.

인간과 핫도그는 닮은 점이 많다. 특히 추운 겨울, 롱패딩코트를 입은 사람은 핫도그 사촌이다. 침낭 속에 들어가 있는 인간은 핫도그가 된다. 뜨거운 기름에 그 침낭을 넣으면 심장이 응고될 것이다. 기름과 하얀 핫도그가 만나면 빗소리가 난다. 비내리는 날 텐트 속에 있는 기분이겠지. 얼마나 감상적이 되는가.

엄마 집에 가서 집밥을 먹었다. 식탁에 핫도그가 있기에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엄마는 가공식품을 혐오하는 줄 알았는데 말이다. 자세히 보니 그것은 기다란 열무 김치가 누워 있는 것이었다.

중요한 것은 겉으로 쉽게 드러나서는 안 된다. 그것을 보호하는 것이 있어야 고귀한 존재가 된다. 나는 기름에 튀겨져 숨이 끊어진 음식이지만 엄연히 프랑크 소시지를 갖고 있다. 항상 중요한 부분은 다른 무언가로 감싸여져 있다. 인간의 심장이 갈비뼈 속에 감추어져 있고 뇌가 두개골로 감춰져 있듯이 말이다. 자동차 타이어는 무거운 차체를 받치는 휠을 감싸고 보호해준다.

빵과 프랑크 소시지. 겉을 먼저 먹어야 속을 먹을 수 있다. 같이 씹더라도 언제나 먼저 입술에 닿는 건 빵이다. 겉과 속의 드라마틱한 반전. 겉의 맛은 인상적이지 않다. 다만 분위기만 보여줄 뿐이다. 속이 진짜다. 식사라는 건 음식 본연의 맛과 함께 분위기도 함께 먹는 것이다. 속의 맛은 짭짤하면서 담백하면서 단 맛도 있다. 솔직하게 겉으로 자길 다 드러낸 핫바가 덜 매력적인 이유다. 크림빵같이 겉도 부드럽고 내부에 은밀히 숨겨져 있는 앙금도 부드러운 것은 믿음직하지가 못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단단하게 잡혀지는 것이 반드시 있어야 믿음직스럽다. 프랑크 소시지 대신 치즈를 숨기고 있는 핫도그는 가지고 있는 자아가 너무 부실하고 연약해보여 믿음이 안 간다.

탱글탱글한 프랑크 소시지. 그것은 자존심이 센 여자다. 그것을 꽂은 나무 막대를 흔들면 이리저리 튕긴다. 실제로는 겁이 많은 것이다. 그래서 두꺼운 튀김 옷을 입고 있는 것이다. 튀김 옷은 별 맛이 없음에도 충분히 먹을 만한 가치가 있다. 안에는 꾸준히 운동을 하여 매끈한 근육을 가진 탱글탱글한 프랑크 소시지가 있으니 말이다. 그것의 매끈한 몸매는 그냥 굶어서 생기없이 마른 몸과는 엄연히 다르다.

“너는 닭다리를 뜯듯이 핫도그를 뜯냐.”

사람들이 봉철두에게 하는 말이다. 떡볶이에 칼로 가지런하게 썰려서 놓여 있는 것이 핫도그라는 건 말도 안 된다. 저렇게 똑바른 단면을 가진 것은 핫도그가 아니다. 닭다리 뜯듯이 입으로 아무렇게나 뜯어 먹는 것이 핫도그다.

내가 얼마나 매력적인 존재이면 나의 모양을 본따 존재하는 것들이 세상에는 너무나 많다. 그것들은 엄밀히 말하면 내가 아니지만 너그러이 나로 인정할 생각이다.

핫도그는 주식이 아니고 간식일 뿐이라는 데에 이견이 있다. 무엇이든 주식도 되고 간식도 되는 것이다. 항상 주인공일 수는 없으며 조연이 되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신선한 채소 가게에는 초록색 나와 보라색 내가 있다. 그것은 매끈하다. 하얀 속살이 있지만 심장은 없다. 이것은 기름으로 코팅되어 있지 않지만 딱딱하고 두꺼운 껍질로 코팅이 되어 있다. 초록색 핫도그는 반달모양으로 잘라서 된장찌개에도 넣고 애호박전도 부쳐먹을 것이다. 보라색 핫도그는 가지무침도 해먹고 가지전도 부쳐먹을 것이다. 핫도그는 이처럼 주식의 반찬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편의점의 스낵 코너에는 건조기에 말린 나같이 생긴 것들이 질소 봉지 속에 가득한 과자가 있다. 봉지 겉면에는 바나나킥이라고 쓰여 있다.

냉장 식품 코너에는 돌돌 말린 김밥이 누워 있다. 김밥은 핫도그가 될 수 있을 뻔했으나 그러기에는 조금 모자란 점이 있다. 그것은 단단한 뼈대가 없다. 핵심이 너무 여러가지인 것이 오히려 애착이 덜 가게 만든다. 나는 어느 정도는 복잡한 존재를 좋아하지만 결국에는 손에 잡히지 않으면 포기하게 된다. 나는 단순하다. 곤충이 머리, 가슴, 배로 나뉘듯, 핫도그는 튀김 옷, 프랑크 소시지, 나무 막대로 단순하다. 그것들은 다들 어느 정도 폭신하면서 어느 정도는 딱딱하다. 그런 것들은 매력적이다. 어떤 때는 약하면서도 어떤 때는 강한 것이 말이다.

들판에 핀 식물 줄기에 내가 매달려 흔들거리고 있다. 습지에서 자라며 꽃가루받이가 일어날 때 부들부들 떨기 때문에 부들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흑갈색 핫도그다.

호프집에 갔다. 봉철두는 눈물이 났다. 여자친구가 왜 우냐고 물었다. 가게 밖에 외로이 서 있는 대형 핫도그를 발견한 것이다. 그것의 표면에는 “봉주르 호프”라고 쓰인 글자가 쓰여 있다. 문신을 한 나. 광고용 대형 핫도그의 주인은 낮에는 그것을 채우고 있는 탱탱한 바람을 빼버린다. 그 모든 것들이 봉철두의 눈에는 슬펐다.

다행인 것은 핫도그의 탱탱함을 이루는 글루텐은 재생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낮에는 죽은 듯 축 처져 있다가 밤에는 살아나 빵빵하다.

호프집 안으로 들어가니 단단한 내가 테이블마다 몇 개씩 서 있다. 나를 들어 거꾸로 세우니 황색 액체가 콸콸콸 나온다. 거품도 나온다. 분명 어제는 붉은 액체가 들어있었는데. 왜 색이 변한 걸까. 건강이 좋지 않은 걸까.

우리는 서로에게 핫도그를 따라주며 회포를 푼다. 안주로 나온 소시지야채볶음에는 비엔나 소시지가 있다. 그것의 몸에는 칼집이 나 있다. 그건 다행히 핫도그의 심장이 아니다. 비엔나 소시지는 문어일 뿐이다.

프랑크 소시지는 핫도그 안에 들어 있어야 심장이 된다. 밖에 나와 있으면 그냥 다진돼지고기일 뿐이다. 인간들도 그렇다. 어느 자리에 소속되어 있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정체성과 가치가 달라진다. 페르소나라고 하던가. 우리는 단체에 소속되어 그 단체에 어울리도록 얼굴을 바꾼다. 대단한 단체에 소속되어 있으면 나도 대단한 사람이 된다. 그러나 그 사회에서 나오면 하찮은 인간 취급을 받고, 그런 것이 무서워 더럽고 치사해도 사회 속에 속해 있어야 불안감을 느끼지 않는다.

봉철두는 단체에 소속되어 소속감을 느끼고 싶지만 자유를 만끽하며 독립을 하고 싶기도 하다. 그것은 내내 그를 괴롭혀온 화두다. 그는 단단한 나의 몸 속에서 나오는 액체를 꽤나 좋아했었다. 그걸 마시면 기분이 좋아지다가 나중에는 우울해졌지만 우울함은 중독성이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속이 울렁거렸지만 그것이 없으면 잠을 잘 수 없었다. 밤새도록 핸드폰을 붙잡고 수다를 떠는 추태도 많이 부렸다. 그런 걸 아마 핫도그주정이라고 할 것이다. 머릿속이 흐물흐물해진다. 단단한 게 흐물흐물해지니까 모든 게 불안해진다.

잘 때는 거북목이 있어 핫도그를 베야 한다. 봉철두는 나를 목 사이에 끼운 채 잠이 든다. 그러고 있으면 고소한 냄새가 코로 들어온다. 배가 고프다. 경추 베개를 먹고 싶다. 하지만 베개를 먹으면 거북목이 교정되지 않을지 모른다. 거북이는 핫도그를 좋아할까. 그보다는 어묵바를 좋아하겠지?

무거운 머리가 나를 누르니 내가 터져버릴 것 같다. 바다에 빠진 고연주보다 이녀석의 머리가 더 무거운 것 같다. 봉철두는 왜 이렇게 잠을 오래 자는가.

텔레비전에서는 전쟁 영화가 하고 있다. 아픈 기억이 떠오른다. 보고 있기가 괴롭다. 만만한 간식거리에 불과한 내가 전쟁과 무슨 상관일까 싶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전쟁터에서 막대한 역할을 했다.

나는 기관총의 탄띠가 되어 군인의 어깨에 걸려 있었다. 적이 나타나면 옆의 동료들과 작별할 시간도 없이 총탄으로 발사되었다. 나는 많은 사람들의 심장에 박혀 그들의 숨을 끊어놓았다. 자의는 아니었지만 거부하지 못했다. 일부는 불발탄이 되거나 경로를 이탈하여 땅 속에 처박혀 양심을 지키기도 있지만 대부분은 임무를 훌륭하게 수행했다.

대문의 손잡이에도 딱딱한 내가 있다. 사람들은 나를 잡고 대문을 연다. 나를 잡은 사람들이 수백 명은 될 것이다.

그 대문은 고연주의 집이다. 고연주의 부모님은 봉철두를 이상하게 바라본다. 봉철두는 여자친구의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러 간 자리에서 나를 손에 쥐고 있다. 나를 버리지 않는 건 고마운 일이지만 이건 좀 지나친 느낌이다.

고연주의 부모는 봉철두를 위아래로 훑어본다. 뼈다귀만 남은 나는 그녀의 집에 남겨진다. 나는 그녀를 관찰한다. 그녀는 부모에게 이런 얘기를 듣는다.

“저 백수 자식. 애같이 핫도그한테 푹 빠져 있잖아.”

나는 절망했다. 내가 애같다니. 붉은 심장을 갖고 있는 내가 애란 말인가. 스스로에 대해 착각하는 인간들을 보고 비웃은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이럴 땐 자아가 있는 것이 거추장스럽다. 차라리 어묵바나 가래떡이 부러울 지경이다. 자아가 약한 통모짜 핫도그는 괴롭더라도 이렇게까지 괴롭지는 않겠지.

하지만 난 내 주제에 맞게 행동하지 않겠다. 그러면 결국 성장이 멈춘 그저 그런 존재가 되고 마니까. 나는 봉철두와 고연주의 연애를 반대한다. 물론 내가 끼어들 자격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지만 나는 내 주제를 알지 않겠다.

봉철두는 연잎 가루 핫도그에게 잠시 혹한 적이 있다. 냉동실에 있는 내가 갑자기 싸구려로 보였는지 한동안 나를 찾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그는 결국 오리지널인 내게로 다시 돌아왔다. 그후로 그는 자신의 정체성을 깨달았다. 봉철두는 그녀를 더 좋은 핫도그에게로 보내주기로 했다. 프랑크 소시지는 탱글탱글하고, 튀김 옷은 울퉁불퉁하지 않으며 향긋한 향을 풍기는 핫도그에게로 말이다.

“우린 맞지 않는 것 같아요.”

결국, 고연주는 그렇게 말했다. 그녀는 연잎 가루 핫도그에게로 갈 모양이다. 봉철두가 나를 던져 그녀가 날 붙잡을 수 있게 해주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이미 죽은 목숨일 것이다.

“그건 알지만 그렇다고 언제까지 그 설탕밭을 떠올릴 수는 없어요. 당신과 함께하는 미래에는 모짜렐라 치즈가 없어요. 그런 사람과 영원을 약속할 수는 없어요.”

“역시 프랑크 소시지만으로는 어딘가 부족해요.”

봉철두가 말했다. 고연주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뒤돌아섰다.

“참, 한 가지만 더 말할게요. 당신은 좋은 사람이지만, 오리지널 핫도그만 고집하는 태도는 옳지 못해요.”

그녀는 봉철두의 닫혀 있는 사고를 비판하고 열린 사고를 가지라는 조언을 남기며 사라져버렸다.

봉철두는 조언을 듣지 않는 편이지만 통모짜 핫도그와 나를 함께 들고 정수기 판매 회사로 갔다.

“그만두겠습니다.”

사장실의 사장은 기다란 마늘 바게트를 먹고 있다.

“음, 향긋한 마늘 향. 잘 생각했네. 그래, 앞으로 뭘 할 생각이지?”

“열린 사고를 가질 생각입니다.”

“그것도 잘 생각했네. 가보게. 음, 마늘 향.”

“핫도그 장사를 할 생각입니다.”

“알았으니까 가보게. 마늘 향 너무 좋아.”

사장이 바게트를 껴안으며 향기를 맡는 일에만 정신이 팔려 있자 봉철두가 조용히 뒤돌아섰다. 그러다 결연한 태도로 다시 뒤돌아섰다.

“봉철두 핫도그를 만들겁니다. 왜 전, 제가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그 일은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제까지 전 사람은 반드시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어야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안 그래도 되지 않아요? 난 핫도그가 좋아요. 빼빼 마른 뼈다귀에 붉은 심장을 끼우고 하얗고 깨끗한 내의를 입히고 갈색 외투를 덧입힌 다음 하얀 모래밭에 찜질을 시키는 일을 생각하면 너무 설레요. 이 무서운 세상 날 지켜줄 방패가 없다는 생각에 무섭고 떨리지만 도전해야겠어요.”

<봉철두 핫도그>라고 쓰여 있는 간판이 붙은 노란색 푸드 트럭이 도로 변에 서 있다. 봉철두는 나의 백배쯤 되는 크기의 대형 풍선을 트럭 앞에 세워두었다. 내부의 조리대에는 프랑크 소시지와 나무 막대, 밀가루 반죽, 빵가루, 설탕, 케첩, 머스타드 소스, 기름이 놓여 있다. 모짜렐라 치즈와 연잎 가루, 고구마, 감자, 비엔나 소시지, 먹물 반죽, 핫소스도 있다. 이것들은 곧 붉은 심장과 뼈다귀, 갈색 외투, 스카프, 모래, 립스틱, 스킨로션 등으로 변할 것이다. 나는 갈색 외투에 윤기나는 로션을 바르고 손님을 기다린다. 나의 몸통 위로 빨간 립스틱과 진노랑의 섀도우가 지그재그로 발라진다. 봉철두는 봉철두 핫도그 종족의 수장이 된다.

- 끝-


이 름 : 민미숙

이메일 : rollbbang1@hanmail.net

연락처 : 010-2443-1702


Articles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