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가는 꽃 그림자(단편 시나리오)

by 그림자세탁연구소 posted Mar 2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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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가는 꽃 그림자 1.

 

 

 

1분여간의 암흑 상태가 끝나면, 텔레비전 화면조정 화면

 

s#1. 아이의 집 방안

 

화면 조정 화면이 줄어들면서 방 전체의 전경을 비춘다. 방은 어둡다. 어두운 가운데서도 칙칙한 느낌을 주는 방안. 할머니 텔레비전을 끈다. 아이 한 편에서 스위치를 껐다 켰다 하고 있다.  

 

할머니- 야야 그만해라 아무래도 촉 나갔나 부다.(주머니에서 1000원짜리 꺼내어주며)

        어여 가게 가서 30촉짜리 하나 사온라

 

아이 일어나 나가고......  (시간경과)

 

이장- (전구를 새로 달고 있다.) 야야 스위치 켜봐라.

 

아이 대기하고 있다가 스위치를 켜면 어둡게 지만 불이 켜진다. 불이 켜진 방안으로 스케치북, 크레파스 등 그림도구가 보이고 그 옆으로 액자에 담겨진 젊은 여인의 사진 보인다.

 

이장- 아이구 다 됐구만요. 뭐 다른 거 손볼 건 없구요?

할머니- 음 없네. 그거면 됐구만 수고 혔어.

이장- 수고는 무슨 수고요 이 깟거 가지고......

할머니- 그리도 이장 아니였으면 우리 손자 놈 숙제도 못혀갈 뻔 했잖여. 어두워서

이장그나저나 이 놈이 빨리 커서 지가 전구도 달고 집안에 고장 난 것도 있으면 좀 고         치고 해야하는디(아이를 쓰다듬는다.)

 

아이 멋쩍은 얼굴을 하고 있으면

 

이장- 그럼 저 이만 가 볼께요. 다른 일이 좀 있어서... 언제든지 어려운거 있으면 부르세         . 제가 바쁘믄 딴 사람을 보내서라도 이집 일은 신경 쓸테니까요.

할머니- 그려 말만이라도 고맙구먼 그려(손짓하며) 가봐. 어여

이장- (아이를 다시 쓰다듬으며) 공부 열심히 해라. 아저씨 간다.

 

아이 여전히 멋쩍어 한다. 이장이 나가면 따라 나가는 아이 이장이 가는 뒤쪽에서 자그마한 목소리로 인사를 하면 이장 알아들었다는 듯 손을 들어 대꾸한다. (시간경과)

 

아이 방바닥에 엎드려 그림을 그리고 있다. 액자에 여인을 그리고 있는 중 아이 한순간 사진 속 여인을 보면......

 

S#2. 곰두리 식당()

 

식당 안은 손님들로 바글바글 하다. 여기저기 이런저런 소리들로 시끄럽다. 사진 속 여인이 바쁘게 음식을 써빙 하고 있다.(한 테이블에 음식을 놓고 돌아서는

 

손님1-아줌마여기 음식 왜 이렇게 안 나와요?

혜정-예 금방 나옵니다. 금방 갖다 드릴게요.

손님1-저 좀 바쁘니까. 빨리 좀 가져다주세요.

혜정-예 곧 갖다 드릴게요.(주방을 향해) 8번 테이블 음식 빨리 좀 해주세요.

     (대답하고 돌아서자 다른 테이블에서 또 부르는...)  

 

손님2-여기요.

혜정-(부르는 쪽으로 달려가며)

손님2-여기 물 좀 갖다 주시고요. 김치찌개로 4인분 주세요.(일행들끼리 왁자지껄 무언가         얘기중인...)

혜정-예 금방 갖다 드리겠습니다. (주문받고 나오던 길에 주인아줌마랑 마주치는)

식당주인- ~~엄마 거 써빙 안하고 뭘 해. 주문 밀려 있구만...(다른 곳에 소리친다.) 빨리            빨리들 하자구!(아는 손님 자리에 앉아 얘기 시작하는...)

혜정- (인사하며) (서둘러 주방 앞 음식 받으러가는... )

주방아줌마- (음식 건네며) 이거 저기 8번테이블

혜정-(받으며) (테이블을 향해 출발한다.)

    

8번 테이블에 음식 가져다 놓고 식사가 끝난 테이블을 치우는 혜정, 그릇을 쟁반에 담아

돌아서는데 이제 막 식당을 나가려는 손님과 부딪힌다. 손님의 옷에 음식찌꺼기가 튀고

손님 표정이 일그러지는......

 

s#3. 아이의 집 (부엌)

 

사진을 떨어뜨리는 아이, 액자가 깨진다. 방안에 있던 할머니 놀라서 부엌으로 나오고...

 

할머니-(아이의 등을 치며) 아이구! 이놈아 뭐 할려고 이걸 들고나와 응

아이 -(아무 말 못하고 고개 숙인 채 있다.)

할머니- (깨진 유리 조각들을 주우며) 뭐혀 들어가 있지 않고 어여 들어가

아이- (방안으로 들어가려다 유리에 깔린 엄마 사진을 들어 올린다.)

할머니-(말리며) 야야 다친다. 다쳐

아이-(사진을 꺼내 방안에 들어간다.)

할머니-(유리를 치우며 한숨) 에고 불쌍한 놈(눈시울 젖어 있다.)

 

s#4. 동 방안

 

방 한쪽 구석에 앉아 있는 아이 아까 유리 사이에서 꺼낸 사진을 슬그머니 바라본다. 사진 한 편이 유리에 긁혀있다. 자꾸만 그 부분을 만져보는 아이, 이때 밥상 들고 들어오는 할머니 사진을 만지고 있는 아이를 한동안 물끄러미 보다가

 

할머니- 어여 밥 먹자!

아이- (못 듣고 계속해 사진을 보면)

할머니-(사진을 뺏으며) 사진 그만 보고 밥 먹어

 

아이 사진을 뺏기고 물끄러미 방 한켠을 주시하면 아이의 시아에 아까 그린 색칠되지 않은 엄마의 초상화가 들어온다.

 

s#5. 등교 길

 

아이들 삼삼오오 짝을 지어 등교하고 있는 가운데 아이만 혼자다. 저마다 손에는 신발주머니, 스케치북등 준비물들이 들려있다.

 

S#6. 00 초등학교 2학년 2반 교실

 

여느 초등학교 교실, 정면에 칠판과 후면에 우리들 솜씨라는 게시판 사이로 아이들의 책걸상과 사물함 위치해 있다. 아이들 떠드는 소리 가득한 교실에 아이의 자리만 비어있다. 이때 뒷문이 열리고 들어서는 아이 천천히 조용히 자리에 가 앉는다.(중간쯤) 아이 혼자서 생각에 잠기면...

 

s#7. 곰두리 식당

 

셔터 반쯤열린 식당 안 혜정이 대걸레를 들고 청소중이다. 바닥을 닦고, 손 걸레로 테이블을 닦고, 의자를 닦는 등 식당 이곳저곳을 꼼꼼히 청소하는 혜정 식당 청소를 마치고 밖에

나와 하늘을 보는데 하늘이 우중충하다. 이때 저 쪽에서 식당에 야채를 대는 김씨 트럭이 오고 있다. 반쯤 열린 셔터를 마저 열고 김씨를 맞을 준비하는 혜정 어느새 트럭이 식당 앞에 도착하고 김씨 차안에서 내리면

 

혜정-(김씨 향해 고개 숙이며) 안녕하세요. 오늘 일찍 오셨네요.

김씨-예 안녕하세요. 그나저나 비가 올 것 같아서 오늘 공치는 거 아닌지 모르겠네요.

혜정-그러게요. 구름이 심상치가 않네요.

    

혜정 채소를 들고 식당 안으로 들어가면 김씨도 채소를 들고 따라 들어간다.

 

S#8. 하교 길

 

학교 정문에서 보면 집으로 가는 아이들의 뒷모습이 활기차다. 그런 아이들의 맨 뒤에 아이가 앞모습을 보인 채 뒤로 걷고 있다. 아이의 걸음엔 힘이 없다.

먼지가 쌓여 뿌연 시골의 아스팔트에 점점이 생기기 시작한다.(비가 온다.) 빗줄기 점점 굵어지고 뛰어가는 아이들, 처마 밑 등 숨을 곳을 찾아 들어가는 아이들... 그렇게 모두가 분주하게 움직이는데 아이의 걸음은 여전히 느리다. 아이 무심히 정면을 보고 있다.

 

S#9. 학교 미술시간(회상)

 

선생님 교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숙제 검사를 하고 있다. 아이들 저마다 자신들이 그려온 초상화를 펼쳐 놓고 몇몇의 아이들 숙제를 해오지 않아 매를 맞는다. 아이의 그림을 보는 선생님

 

선생님-(표정 일그러지며) 손바닥 대

아이- 전 숙제 해왔는데요.

선생님- 아 글쎄 학교에 와서 하는 건 아무 소용 없다니까. 아까 진욱이 맞는거 못봤어.

아이-(자그마하게) 아닌데

선생님- 아니. 이것이 인제 거짓말까지... 선생님은 거짓말하는 애들 가장 싫어하는 거 알아          몰라?

아이-(대답을 못하고 망설인다.)

선생님- 아냐구 모르냐구?

아이- ... ...

선생님- (단호히) 손바닥 대

아이- ... ...

선생님- 어서!

 

선생님의 일그러진 표정

 

S#10.하교 길

 

비에 젖은 아이의 표정이 어둡다. 여전히 느린 뒷걸음의 아이 슬퍼지는 표정 (시간 경과)

 

비가 그치고 아이들 하나도 보이지 않는 빈 길

아이혼자 여전히 뒷걸음질 하고 있다. 느리게 느리게 뭔가 미련이 있는 듯 느리게

하늘 한켠에 무지개 걸리어 있다. 무지개 뒤편에 엄마의 웃음소리... 아이 마음이 급해져 엉거주춤 무지개 쪽을 향해 방향을 틀어 뛰기 시작한다. 세 걸음쯤 뛰어가다가 아이가 넘어진다. 아이 발 곁으로 꽤 큼직한 돌부리 하나 박혀있다.

 

 

                                                         <첫번째 이야기 끝>




바다로 가는 꽃 그림자 2

 

 

 

 

 

1분 동안의 암흑이 끝나면 빗소리 크게 들리면서 화면이 시작된다.

 

S#1. 아이의 집 마루(정오)

 

억수같이 오는 소나기 비가 오는 마당을 아이 마루에 앉아 보고 있다. 아이의 뒤편으로 태엽식 벽시계는 멈춘지 오래인 듯 먼지가 뿌옇다. 열린 방 문 사이로 얼핏 보자기 덮인 밥상이 보인다. 아이 멍한 표정으로 마당만 보고 있다.

 

s#2. 곰두리 식당

 

식당에 손님이 밀려들어오기 시작한다. 주문받고 음식 나르느라 분주한 종업원들

아이의 엄마도 한쪽에서 이제 막 식사를 마치고 간 테이블을 치우고 있다.

엄마가 치우는 테이블 바로 옆 테이블에서 식사중인 남자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남자 -어이!

혜정 - (뒤돌아보며)

남자 -손님이 부르면 얼른 달려와야지. 그게 뭐야

혜정 -(남자에게로 한 발짝 다가선다.) 무슨 일이시죠.

남자 -(만원짜리 하나 꺼내며) 음 담배가 다 떨어졌네. 가서 디스 하나 사와

 

주인의 눈치를 살피는 엄마, 주인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다녀오라는 표시를 한다.

혜정 돈을 받아 식당을 나서고......

 

S#3. 시장(판자로 위를 막은 길거리 가판대)

비가 온다. 우의를 입은 아이의 할머니가 그리 많지 않은 양의 나물을 앞에 놓고 힘없이 앉아있다. 가끔씩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나물을 사라고 말 걸어 보지만 사람들 반응이 거의 없다. 할머니의 슬픈 눈빛

 

S#4. 마을 어귀

 

비가 오고 있는 마을, 마을 어귀의 나이 많은 느티나무, 한 가득 빗물을 머금고 있어 처량하다. 경로당에 모인 동네 어른들 대여섯이 장기나 바둑을 두며 소일한다.

(‘장이여하는 소리가 들리고 무르자는 소리가 들린다.)

 

S#5.아이의 집(마루)

 

아이의 집에 내리는 비는 같은 동네 어귀에 내렸던 비보다 더 세게 느껴진다.

아이의 집에 내리는 비는 경로당에서 느끼는 비보다 더 쓸쓸하게 느껴진다.

아이, S#1의 상황과 별다를 게 없이 있다.

 

S#6. 슈퍼 앞 골목(곰두리 식당)

 

담배를 사서 슈퍼를 나오는 혜정 식당으로 돌아가려 걸음을 서두른다. 이때 뒤에서 쫓아오는 수상한 남자 혜정 눈치를 못 챈다. 남자 혜정의 지척까지 다가와 주위를 살피더니(주위엔 아무도 없다.) 혜정의 입을 막는다. 소리를 지르려 발버둥치나 그럴 수 없는 혜정 신음 소리만이 나온다. 혜정을 끌고가 골목 한편에 주차해 있는 승용차에 태우는 남자

차안에 타자 혜정의 옆자리에 한 남자가 앉아 있다. 아까 식당에서 담배 심부름을 보낸 남자다. 놀라는 혜정

 

S#7. 곰두리 식당

 

식당주인 야릇한 웃음을 흘리며 뭉칫돈을 주머니에 넣고 있는......

식당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듯 여전히 부산하다.

 

S#8.차 안

 

차안 여기저기 흩어진 유흥업소 전단지, 남자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건다.

 

혜정-(겁에 질린 표정) 지금 어디로 가는 거죠.

남자1.(식당)-(야릇한 미소) 네가 좀 쓸만하게 생겨서 우리가 어디다 좀 팔아먹을라고...

혜정-(놀라 차문을 열려 하며) 내려주세요. 내려주세요. ?

남자2.(운전)- (백밀러로 엄마를 보며)! 쟤 귀엽게 생겼는데 팔아치우기 전에 우리가 먼저               어떻게 해보자.

남자1.- 그럴까?(곰곰히 생각 중 그러다 웃으면)

혜정 놀라는 표정

 

s#9.남자들의 숙소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외지에 위치한 좁다란 컨테이너 남자들 문을 열고 혜정을 방안으로 밀어 넣는다. 방안으로 들어서면 널부러져 있는 옷가지에 여기저기 뒹구는 술병들

 

남자1 - (남자2를 보며) 너 먼저 해라 남 찝찝해서 좀 씻어야겠다.

남자2 - 그래? 그러지 뭐 그럼 (웃으며 혜정을 향해 가선)

 

남자2. 혜정을 강제로 눕히곤 옷을 벗기기 시작한다. (남자1 방에서 나가고) 저항하면 할

수록 점점 드러나는 혜정의 육체 혜정의 저항이 처절하다. 혜정의 뺨을 때리는 남자2

혜정, 빨개진 볼에 눈물이 흐른다. 드러난 혜정의 가슴에 얼굴을 갖다대는 남자2 혜정의 가슴을 혀로 애무한다. 울먹임이 커져가는 혜정 

 

 

S#10. 아이의 집 마루

 

S#1. S#5와 같은 상황

비가 내려 마당에 생기는 파문들에 엄마의 얼굴이 보인다.

엄마와의 추억들...

 

파문 속에 (플래시 백)

 

S#11. 동 방 안

 

다섯 살의 아이 자고 있는 아이 곁에 엄마가 불러주는 자장가 소리

잘 자라 우리 아가 앞 뜰과 뒷동산에 새들도 아가 양도 다들 자는데

달님은 영창으로....포근히 잠든 아가의 표정과 행복해 보이는 엄마의

잔잔한 미소

 

s#12. 텃 밭

 

김을 매고 있는 엄마와 할머니 엄마 땀을 닦으려 고개 들면 멀찍이 한켠에서 메뚜기를

잡는 아이, 엄마의 웃음 그러다 아이 넘어지고 아이를 향해 달려 나가는 엄마

 

S#13. 아이의 집 마루

 

아이의 깨진 무릎에 피가 나고 아이의 무릎을 호호 불어가며 연고를 발라주는 엄마의 모습

(같은 장소 현재)

 

아이 전날 돌부리에 걸려 다친 무릎이 시큰거려 표정을 찡그린다.

마당 파문에 자꾸만 어른거리는 엄마의 모습 엄마와의 추억들...

내리는 빗방울이 자꾸만 깨트리는......

옷을 벗는 아이, 벗은 옷으로 파문을 덮는 아이, 덮으면 사라지고 덮으면 사라지는

추억들,

 

엄마 모습

 

S#14. 컨테이너(남자들의 숙소)

 

상대는 어느새 바뀌어 있다. 이젠 지칠 대로 지쳐서 기진하기 직전인 혜정

남자는 혼자서 열을 올린다.

혜정의 지친 표정, 흐릿이 들리는 신음소리

s#15. 아이의 집 마당

 

파문을 덮느라 모든 옷을 다 벗은 아이 마당에 누워 뒹군다.

엄마를 모조리 품에 안으려는 듯이...

울먹이는 아이의 슬픈 표정위로 빗물이 내린다.

아이는 구른다. 마당 위를 구석구석 맨몸으로......

 

S#16. 컨테이너

 

남자에 이끌려 혜정이 방바닥을 구른다. 혜정의 슬픈 신음소리

 

S#17. 시장 가판대

 

아이의 할머니 팔리지 않는 나물거리에 들어찬 물을 짜내고 있다. 할머니의 한숨

비가 와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gms지 않다.

 

S#.18.아이의 집 마당

 

여전히 구르고 있는 아이, 아이에게서 나오는 엄마라는 말소리가 빗소리에 잠긴다.

 

 

                                                      <두번째 이야기 끝>

 



바다로 가는 꽃 그림자 3

 

 

 

 

1분 동안의 암흑이 끝나면 아이의 기침소리

 

S#1. 아이의 집 방 안

 

화면이 밝아 오면서 방안을 비추면 방안엔 아파 신음하는 아이 그 옆으로 감기약 (시럽) 병이 놓여있고 할머니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아이를 보고 있다.

 

할머니- 그러게 비오는 날 흙장난을 왜 혀 그러니 감기 안 걸리고 배겨

아이 신음소리 심해지면

 

할머니-(아이 이마를 만지며) 열이 더 높아지네. 가만있어. 약 한 숟갈 더 먹어보자

 

누워있는 아이의 머리를 힘겹게 들며 약을 떠먹이는 할머니

 

할머니-(약을 넣어주며) 어여 어여

 

약 받아먹으며 사래가 걸린 아이 기침을 더 심하게 한다.

                                                       (시간경과)

 

밖은 어두워 있다. 밖에 사람의 인기척이 어리고 이내 문이 열린다.

이웃집에 사는 할머니의 친구

 

할머니-(보며) 응 왔는가?

할머니 친구- ~~이 아프다고 해서 내 여 집에 있는 꿀 좀 가져왔어.

             이게 기침에 좋다고 그러드만...

할머니- (받으며) 고맙네 이리 좀 앉어.

할머니 친구- (아이의 이마를 짚으며) 그려 이 녀석은 얼마나 아픈가?

             아이구! 열이 높구만

 

아이 식은땀을 흘리며 자고 있다.

 

할머니 친구-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볼수록에 지 에미 얼굴이 나오는 것 같여

할머니-(씁쓸한 웃음) 그나저나 얘는 어디 가서 밥은 먹고 있는지.

할머니 친구- 나이 젊은디 무슨 걱정이여. 다 자기 살길은 찾는기여

할머니-갸가 어디 기댈 대나 있는 애간 세상천지 지 혼잔디...

 

아이의 신음소리

 

할머니-(아이를 돌보며) 그려 그려

할머니 친구- 병원에 가봐야 되는거 아닌지 몰라

할머니-날 새드락 안 나으믄 병원에 가야지.

 

S#2. 골목길 ()

 

맨발로 뛰어오는 혜정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다. 필사적으로 골목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는 혜정 혜정의 뒤를 쫓는 무리(2~3) 순간 혜정의 눈에 보이는 경찰서 혜정이 경찰서에 막 들어서려는 순간, 뒤에서 혜정을 낚아채는 남자 혜정의 입을 막으며 쫓아오던 동료들에게 손을 들어 답한다. 혜정 있는 힘껏 소리 지르지만 경찰서에선 한가롭기 만한 경찰 하나가 졸고 있다.

 

남자 -(으슥한 골목 안으로 혜정을 몰아넣으며) 네가 뛰어봤자 벼룩이지 어딜 도망 칠려구        (혜정을 향해 손짓) 이게!

 

혜정 겁먹은 표정으로 굳어있고...

 

남자 - 내가 너 그럴 줄 알고 경찰서 앞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알어!

 

그제 사 도착하는 남자의 동료들 혜정을 향해 뭐라 뭐라 말들을 하고...

혜정, 먼데 하늘만 쳐다본다. 하늘의 별이 밝다가 혜정의 눈물로 흐려진다.

 

S#3. 마을 어귀

 

해가 뜨고 있는 마을 어귀

새벽을 맞이하는 동네 사람들 모습, 동네 풍경

S#4.등교 길

 

학교에 등교하는 많은 아이들 틈에 섞여 아이도 등교하고 있다. 가방을 맨 어깨가 축 쳐져

가방이 흘러내린다. 힘이 없는 아이의 걸음

 

S#5.교실 (음악시간)

 

교실 한편의 풍금을 선생님이 연주하고 있다. 선생님이 선창으로 노래하면 아이들이 따라서 부른다. 무엇이 무엇이 똑 같을까 젓가락 두 짝이 똑같아요.  

 

S#6. 허름한 여인숙

 

갇혀있는 혜정 고개 숙여 울고 있다.

S#7. 강가

 

바람이 불어 키 높은 풀들이 흔들리고 있다. 물결에 내려앉은 햇살이 밝고 아름답다.

 

(플래시백)

혜정과 시어머니 울고 있는 가운데 동네 이장을 비롯한 여럿의 남자들 뼛가루를 강가에

뿌리고 있다. 혜정의 등 뒤로 어린 아이 울고 있다.

 

S#8. 하교 길

 

뒤로 걸어가는 아이 아이의 걸음이 느리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주위에 아이들 하나 둘 사라지고 결국 아이만 남는...... 아이 이제 막 동네 어귀에 접어든다. 아이의 옆으로 동네 아주머니들(두 명) 지나가고 아이를 보며 뭐라 뭐라 말하는... 아이의 걸음에 힘이 없다.

아이와 아낙들이 겹쳐 지나치며 아낙들의 말이 아이에게 들린다.

 

아낙1- 그치 보면 볼수록 지 엄마하고 똑같다니까.

아낙2- 아니, 똑같은 정도가 아니라니까. 봐봐 아주 똑 빼닮았잖여.

 

아이를 훑어보며 지나가는 아낙들

땅을 보며 걷는 아이 뭔가 생각이 난 듯 걸음의 방향을 바꾸어 집으로 뛰기 시작한다.

집으로 가는 아이의 머릿속에 이런 생각들이 스친다.

 

S#9. (플래시 백)

 

(S#1.에서) 할머니 친구-(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볼 수록에 지 에미 얼굴이 나오는 것 같여 (그 장면)

 

S#10. 교실 (음악시간)

 

풍금연주를 마치고(노래가 끝나고) 선생님이 풍금에서 일어나며

 

선생님- 여러분 오늘 무엇이 무엇이 똑같을까 라는 노래 배웠죠?

아이들-(한꺼번에)

선생님- 그럼 우리가 알고 있는 똑같은 것들 얘기해 볼까요?

        ! 손들고 발표해 보세요.

 

아이들 하나씩 손들고 발표한다.

어떤 아이는 연필 두개어떤 아이는 볼펜 두개어떤 아니는 샤프 심그런 식이다.

 

선생님- 좀 더 발표해 볼까요. (어떤 아이를 보며) 음 거기

 

다시 아이들이 발표하기 시작한다.

거울속의 나와 실제의 나’ ‘열쇠 구멍과 열쇠라는 아까 보다 조금은 창의적인 대답들이 나온다. 그리고 한동안 말이 없는 아이들

 

선생님- 그럼 그것 밖에 없을까요? 선생님 생각에는 더 있을 것 같은데... 

       

한 아이가 손을 들고

 

선생님- 그래 민혁이가 발표해 볼까.(민혁인 반에서 일등 아이다.)

 

민혁-나와 내 그림자요.

 

계속되는 아이들의 발표

 

S#11.아이의 집 마당 

집에 도착한 아이 숨이 차다. 무언가를 하기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아이

부엌에 들어가 세제(하이타이)를 꺼내온다. 마당 한쪽에 수도에 기다란 호수를

연결하는 아이 수돗물을 틀고 마당 한 쪽에 서서 호수를 잡는다.

세제를 쥐어 자신의 그림자에 뿌리는 아이

연이어 그림자 전체에 물을 뿌린다.

몇 번인가 반복되는 행동을 되풀이 하는 아이

어느새 발목까지 물에 젖어있다.

그림자에 손을 대려 다가가는 아이

그러나 멀어지는 그림자

미련스레 반복되는 행동

그러다 울어버리는 아이 (시간경과)

눈물에 흐려진 마당에 꽃처럼 피어나는 비누방울

엄마의 얼굴이 웃고 있다.

따라 웃는 아이

계속해 그림자에 세제를 뿌리는 아이

계속해 물을 뿌리는 아이

생각이 난 듯 남은 세제를 뒤집어쓰는 아이

자신의 몸에 물을 뿌리는 아이

 

s#12. 단란주점

 

손님 앞에서 웃고 있는 나가요아가씨들 게 중에 섞여있는 혜정

그의 웃음이 이젠 자연스럽다.

 

 

s#13.아이의 집 마당 

 

여전히 같은 행동중인 아이

자신의 몸에 세제며 물을 뿌려대는......

젖은 눈으로 그림자를 응시하는 아이

그러다 생각난 듯 우는 아이 (시간경과)

다시 마당 그림자에 물을 뿌려대는 아이

비어있는 세제 통

마당 가득 들어찬 물

고집스레 그림자에 물을 뿌리는 아이

그러다 다시 자기의 몸에 물을 뿌리는 아이

생각 난 듯 옷을 벗는 아이

 

s#14.단란주점

 

술집에 휘황한 조명아래

여전히 웃고 있는 혜정

혜정의 귓속에 대고 뭐라고 속삭이는 남자(손님)

웃으며 고개 끄덕이는......

 

s#15. 아이의 집 마당

 

때수건으로 자신의 알몸을 미는 아이

살갗이 빨개지도록 미는 아이

계속해 미는 아이

아이의 표정이 일그러지고

마당 가득 찬 수돗물

한가운데 빨갛게 퍼져가는 아이의 피

 

 

                                  <3번째 이야기 끝>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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