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진 차량
열리지 않는 문
보이지 않는 사람들
벌써 14일째 그대로이다 모든것이 멈춘것 처럼...
세상은 결여되어있다
아니, 세상은 이미...
잠깐, 저건 뭐지? 이쪽으로 다가온다
자.. 잠깐!
"캬아아악!!"
#1 세상은 이미..
대구 용성.
오늘도 실패다, 있는 실력 없는 실력 총동원을 해 크림스파게티를 시도해봤지만
온통 까만 면들뿐...
번져오르는 연기에 괴로워하며 환풍기를 만졌다
손을 휘휘저으며 먹다남은 다시마를 집어 쇼파에 앉아 tv를 켰고
채널은 8번에 맞추어짐과 동시에 문지애 아나운서가 뉴스를 전하고있다,
"캬... 이쁘다..."
괜히 목소리가 듣고싶은건지 볼륨을 올려본다
지갑속에 뻘쭘한 명함한장이 눈에 들어왔고
이름
김민재
나이28
평범한 샐러리맨
그래... 내세울것 없는 내 신세
난 코딱지만한 월급에 코딱지만한 회사에 다니며 코딱지만한 집에 살고있다
이게 내 팔자라고하면 할말이 없지만..
뭔가 필요하다 나에게도 필요한 뭔가가!
필요한 것을 이제야 찾긴 했지만...
바로 '영화'
시간을 보냄과 동시에 오만가지 감성을 자극하는 아주 기특한 놈이다
보지 못한 영화가 없을정도로 난 이녀석들을 사랑한다
극장에도 혼자가곤 하지만...뭐
그중에서도 내가 좋아하는장르는 '좀비'
모든사람들이 징그럽다고 싫어하지만 난 거기서 카타르시스를 느낄지도...
감염자와 생존자의 그 묘한... 뭐랄까.. 긴장감?
비록 가상이지만 현실에서 '좀비'가 나온다면 얼마나 멋있을까..
그런 바보같은 생각도 해본적이 있다
일어나지도, 일어나야 하지도 않겠지만..
말나온 김에 영화나 봐야겠단 생각으로 외투를 챙겨 비디오가게로 향했다
문을 여니 바깥 공기가 내 코로 들어온다
교차로에서는 공사가 진행중에 있고 바로 그옆엔 햄버거가게와 문구점 이있다
우리집 바로 옆에는...
"어머~! 민재씨 안녕하세요?"
이웃인 하경씨이다
"네.. 안녕하세요?"
그녀는 재작년에 이사를와 옆집에서 지금까지 살고있으며 결혼은 한모양,
조금 아쉬운마음은 든다.. 그녀는 내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수있을것만 같았기때문일까..
결혼을 해서 그런것일까... 그녀의 웃는모습이 더욱더 매혹적으로 보인다
"비디오가게 가시나봐요?"
그녀는, 유일한 그녀는, 내취미를 알고있다
"아...네"
난 당연하다는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다고?)
"그럼.."
"그럼.."
대화는 여기까지..
그녀는 살짝 고개를 숙였고
나도 그녀를 따라 고개를 숙였다
오늘은 왠지 멋진 날이 될것 같은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