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로맨스

by nunkos posted Dec 07,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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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로맨스

 

 비가 온종일 하염없이 내린다.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걸까?

 쉬지도 않고 계속해서 내린다. 창밖을 바라보며 빗소리를 듣는 것은 좋지만 난 비가 오는 것이 정말 싫다. 비가 오면 마음이 괜히 우울해 지고 기분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비가 오는 게 싫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모카커피를 마시며 우울함을 달래고 있다. 그때 종소리가 나면서 문이 열리고 어떤 남자가 들어온다. 짧게 자른 단정한 머리는 비에 젖어 촉촉하고 회사원인지 정장차림에 깔끔한 모습이다. 나는 나도 모르게 눈이 그를 향했다. 그도 커피를 주문하면서 나를 쳐다보고 있는 것 같다. 아마도 우산을 안 갖고 나온 모양이다. 그는 주문한 커피를 들고는 나와 대각선 방향에 앉아 비치된 신문을 보고 커피를 마신다. 커피를 마시는 그의 모습은 점잖고 괜히 남자다워 보인다.

 나는 혼자서 오래 앉아 있는 성격이 못되기 때문에 그만 일어나 집으로 향했다. 비가 아직 그치지 않아 걷기가 너무 불편하다. 차들이 쌩쌩 달릴 때 마다 꼭 파도가 치듯이 물이 차오른다. 아 진짜 너무 싫다--; 속으론 나는 울고 싶다. 하지만 비도 오는데

여자 혼자 울면서 길을 걸으면 그것 또한 우울한 일이기에 꾹 참고 집까지 걸어간다. 드디어 집에 도착, 아 정말 비가 빨리 그쳤으면 좋겠다. 아니 다시는 비 같은 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계절이 가을인데 나는 정말 비도 안 오고 계절이 가을만 있는 나라에서 살고 싶다. 나중에 내가 결혼을 한다면 남편도 나처럼 가을을 좋아하는 남자였음 좋겠다. 그래서 가을만 있는 나라에 가서 같이 평생 행복하게 살고 싶다. 이건 나의 작은 소망이다. 언제쯤이면 나의 이런 소망이 이루어질까? 아 비도오고 맥주나 한잔 하고 자야겠다. 집에 와봐야 아무도 없다. 난 혼자 원룸에서 자취 생활을 하고 있으니까.

 나에게 소망이 하나 더 있는데 그건 빨리 이 원룸에서의 생활을 청산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나는 하루도 쉬지 않고 열심히 일하고 있다. 내겐 하루하루가 버텨 내기에 바쁜 힘든 일상일 뿐이다. 혼자 살다 보니 가끔씩 나도 모르게 심한 우울증이 찾아오기도 하는데 그럴 때마다 자살을 생각하기도 한다. 그래서 한강을 가기도 정말 많이 갔다. 한강을 가면 시원하고 좋아서 가기도 하지만 가끔은 정말 자살을 생각하고 갈 때도 많다. 사람들이 자살을 많이 한다는 생명의 다리도 몇 번 올라간 적 있고 하지만 한강물에 빠져서 죽기는 싫다. 오히려 그 곳에 올라가면 자살을 방지 하기위해 사람들 사진과 노래문구들이 적혀 있는데 나는 그걸 보고 힘을 내어 보기도 한다. 그래, 언젠가는 내가 죽으려 하지 않아도 사람은 죽게 되어있는데 구태여 다리에서 뛰어내려 저 더럽고 차가운 물에 빠져 죽을 필요는 없지. 그렇게 죽은 모습을 나의 가족이 본다면 그리고 내 친구들이 본다면 마음이 많이 아플 것이니까. 이런 생각으로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곤 한다. 그렇다고 내 힘듦이 고통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가족과 같이 한집에서 살 때는 혼자 있고 싶을 때도 많았고 정말 멋지게 혼자 살아 보고 싶었다. 그런데 막상 진짜로 혼자가 되어보니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 록 내가 이 세상에 정말로 혼자인 것 같고 또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까지 겹쳐져서 고통이 너무나도 커져만 갔다. 간신히 마음을 잡고 이겨내어 다시 살아 보아도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어느새 또 우울증에 빠져 힘든 시간이 찾아오고야 말았다. 그런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살고 싶다는 생각 보다 내가 살아선 무얼 하나? 이제 하고 싶은 것도 없고 할 힘도 남아 있지 않은데 이 세상에 내가 기댈 사람도 없고 너무 힘들기만 한데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내 머리를 내 마음을 다 사로잡아 버린다. 이런 생활을 반복 하면서 살아온 지가 벌써 10년째이다. 이제 정말 이 생활을 그만 하고 싶다. 어른들이 하시는 말씀에 헌 짚신도 짝이 있다는데 내 짝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걸까? 있기는 정말 있는 걸까? 이제는 희망이 점점 멀어져 간다. 사실 난 어렸을 때부터 독신주의긴 했다. 화려한 싱글을 꿈꾸는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아이였던 것이다. 혼자 오래 살아 보니 내 옆에 사람이 진짜로 필요하다는 것도 알았고 이 세상은 절대로 혼자서는 살아갈 수가 없다는 것도 깨달았다. 사람은 남을 돕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남에게 도움을 받기도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그동안 모든지 내게 주어진 일은 혼자서 다 해결하려고 하였고 남의 도움은 부담스러워 받지 않았었다. 그렇지만 남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은 너무나 커서 어디를 가도 내일 외에 남의 일까지 하느라 제대로 쉬지도 못하는 그런 성격이었다. 그런데 이젠 나도 그렇게 사는 게 너무 지친다. 너무 힘들고 이제는 내 옆에도 누군가 있었으면 좋겠고 나도 누군가한테 기대고 싶다. 내가 그에게 큰 힘이 되어주고 그는 나를 지켜주는 그런 사람이 내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더 큰 바람이 있다면 나와 그를 닮은 예쁜 아가도 한명 있었으면 좋겠다. 어떻게 보면 남들한테는 너무나 당연하고 평범한 바람인데 나한테는 왜 이렇게 멀고도 힘든 얘기가 된 걸까? 내가 어릴 때부터 독신주의를 외치긴 했었지만 한편으로는 결혼하면 현모양처가 되어 행복한 삶을 살 것을 꿈꾸기도 하였다. 어떤 가치관을 갖고 어떻게 살지도 다 생각해 뒀었는데 과연 언제쯤 내 꿈은 이루어 질 수 있을까? 하루하루가 너무나 고통스럽고 힘들다. 대체 언제쯤 이 생활이 끝날까? 난 어릴 때 꿈이 참 많았다. 그만큼 소질도 많았고 다 할 수 있을 만큼 의지도 강했었는데 지금의 내 모습은 내가 상상하던 내 모습이 아니다. 이런 생각이 들면 들수록 나를 살고 싶지 않게 만든다. 더 이상 살아야 할 이유가 없으니까. 내 삶은 이미 망친 것만 같으니까. 그래도 지금도 이렇게 살아 있는 것 보면 아직은 내가 희망을 다 버리진 않았나보다. 하긴 지금 죽기엔 내 모습이 내가 봐도 아직 너무나 젊다. 한편으로는 내가 불쌍하기도 하고 어리고 예쁠 때 그걸 다 누려 보지도 못하고 오직 꿈과 일에만 열중하며 살았으니까.

 내 좌우명이 ‘후회하는 삶을 살지 말자’였는데 지금 돌이켜 보니 그동안 그렇게 힘들게 살아온 게 너무나 후회되고 다시 돌이킬 수만 있다면 되돌리고 싶다. 더도 말고 딱 20살로만 돌아 갈 수 있다면 모든지 다시 시작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니 난 꼭 할 수 있다. 지금 나이 때문에 못하는 것도 너무나 많고 취직할 때도 나이 때문에 안되는 게 너무나 많다. 나이 먹음으로 해서 못하는 것은 이 것 외에도 많다. 우리나라는 왜 이렇게 나이를 먼저 따지는지 취직할 때도 그렇고 어디를 가도 제일 먼저 묻는 건 내 이름이 아니라 나이를 먼저 묻는다. 나이는 숫자 일뿐이고 나에 대해서 아무 것도 나타내어 주지 못한다. 나이 보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가 더 중요한 것 아닌가? 나이를 들면서 서로 직장 생활 때문에 나중에는 결혼을 해서 아이 때문에 친구들도 자주 만나지 못 하고 여러 행사는 많아져 돈이 나가는 데는 많아지고 월급은 별로 오르지도 않고 생활이 악순환이 되풀이 되어간다. 아 지긋지긋해. 지겨워. 힘들어. 죽을 것 같아. 나에게 남아 있는 것은 이 것 뿐이다. 어떻게 하면 이 낭떠러지 끝에서 벗어 날 수 있을까? 다시 돌아와도 다시 또 제자리인 이 세상. 정말 이렇게 살다가 죽어야 한다면 차라리 지금 그래도 젊고 아름다울 때 아름다운 모습으로 죽는 게 낫다. 내가 어릴 적 이미 내 삶을 그려 놓았었는데. 그래서 그 꿈 중에는 내 죽음에 관한 것도 있는데 그 것은 난 죽을 때 정말 아름다운 모습으로 깨끗하게 내 주변도 다 정리하고 내 죽을 때를 미리 알고서 겸허히 내 죽음을 받아 들여 깔끔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내 집에서 편히 누워 잠들고 싶다. 그러니까 내가 내 꿈들을 다 이룰 수 없다면 마지막이라도 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해주셨으면 좋겠다. 하나님께 난 그렇게 기도 드렸다. 그리고 꼭 그렇게 될 것이다.

 비록 지금까지의 삶은 내가 그린 대로 되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내가 선택한 것이고 이미 지나온 시간을 어쩔 수는 없으니 앞으로는 내가 흔들리지 않고 남은 내 꿈을 꼭 이룰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꼭 도와주시리라 믿는다. 그래서 내가 아직 희망을 갖고 살아 있는 것 같다. 하나님을 믿기에. 그리고 나 자신을 너무나 사랑하기에. 나는 내가 정말 잘 됐으면 좋겠다.

 그래서 내가 그렇게 원하는 남을 도울 능력도 생겼으면 좋겠다. 그리고 내가 잘 돼야 남을 진짜로 도울 수 있다는 것도 깊이 깨달았다. 마음만 가지고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은 것이다. 나는 내 게 남은 꿈들을 꼭 다 이루고 마지막 모습도 내가 꿈꾸어 온대로 꼭 이루어 낼 것이다. 그래, 내게 아직 희망은 남아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한강을 가도 바람만 쐬고 다시 내 자리로 돌아올 수 있던 것이다. 사실 얼마 전 엄마유골도 한강에 뿌려 드렸다. 돌아가신 건 더 오래전이지만 그동안 이런 저런 사정으로 이제야 엄마 유골을 뿌려 드릴 수가 있었다. 그게 한강인 게 어떻게 보면 더 잘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더 자주 와서 볼 수 있으니까. 그리고 아마 그래서 내가 그동안 그렇게 한강을 자주 왔었나 보다. 한강을 오면 마음이 편해지고 잡념들이 사라져서 좋다. 서울이 정말 좋은 점은 바다는 없지만 그래도 한강이라는 큰 강이 있다는 점이다. 물론 엄마가 한강에 계시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꼭 엄마가 날 지켜 주시고 있는 것 같아서 좋다. 그래서 혼자 있어도 무섭지 않고 그런 것 같다. 지금까지도 아무 일 없었던 것 보면.

 아침이 밝아온다. 햇살이 눈부셔서 눈을 제대로 뜨기가 어렵다. 어제 늦게야 잠든 것 같은데. 피곤하다. 조금 더 자고 싶지만 출근을 해야 한다. 매일 아침 6시면 일어나 나는 출근 준비를 하고 회사에 출근을 해야만 한다. 아 진짜 아침 출근 시간만이라도 자유로운 회사는 없을까? 차라리 저녁에 더 늦게 끝나게 되더라도 말이다. 아니 틀에 박히게 시간에 맞추어서만 일하지 말고 진짜 능력제로 일하면 안 되나? 똑같은 시간에 똑같이 자리에 앉아 있다고 능률이 똑같이 오르는 건 아니잖아? 난 솔직히 일처리가 남들보다 빨라서 내 할일 다 끝내놓고서도 퇴근시간을 지키기 위해 자리에 그냥 앉아 있어야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가 지루해서 남의 일까지 도와줘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진짜 능력제로 일하면 좋을 텐데. 시간제가 아니라. 우리나라는 왜 근무시간이 정해져 있는 것 일까? 그렇지만 않으면 아침에 자고 싶은 잠 조금 더 자고 러시아워에 걸려 교통체증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않아도 되고 스트레스 받지 않으니까 건강도 안 헤치니 좋고 그리고 난 아마 남들보다 늦게 출근해도 일은 남들보다 더 일찍 끝낼 것이다. 그러니까 내말은 시간은 자기가 필요한 만큼만 일하고 시간에 메이지 말자는 거다. 그럼 퇴근 후에도 자신이 원하는 일을 또 할 수 있으니까 여러모로 좋지 않은가? 게다가 상사보다 먼저 일이 끝나서 먼저 퇴근하려고해도 눈치를 봐야 되고 이건 진짜 정신력 낭비 시간 낭비이다. 퇴근 후에도 자기계발뿐 아니라 사람이 하고 싶고 또 할 수 있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데 이걸 다 포기하고 살아가야 한단 말인가? 그러니까 현대사회에 여러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사람이 물질적인만족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만족을 느껴야 사는데 정신적으로 만족할 수 있는 사람이 이 세상에 얼마나 있을까? 그렇기에 정신적 스트레스로 각종질병 등 여러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어찌됐든 난 오늘도 만원 버스 속에서 간신히 숨을 쉬며 회사에 도착했다.

 회사에 도착해서 처음 하는 일은 매일 똑같다. 물론 보는 사람도 매일 똑같고. 난 또 내 할 일에만 집중한다. 원래 내가 해야 할 일이라 생각되면 오직 그 것에만 집중하는 성격이다. 일에 몰두하고 있다 보면 어느새 점심시간이다. 아마 직장인들이 하루 중 가장 기다리는 시간 중에 하나는 점심시간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당연히 퇴근시간 일 것이다. 오늘도 제시간 안에 점심을 먹기 위해 간단히 먹고 사무실로 들어왔다. 우리는 항상 시간에 메이고 쫓기고 사는 것 같다.

 자리에 앉아 업무를 시작하려고 하는데 웬일로 이사님이 들어오셨다. 물론 평상시는 잘 방문 하시지 않는다. 그런데 오늘은 웬일이시지? 이사님이 누군가를 인사 시키신다. 오늘부터 같이 일하게 될 사람이라고 한다. 결원은 없었는데 아마 신규를 뽑은 것 같다. 그렇게 인사를 마치고 다시 자기 자리로 일하기 위해 흩어졌다. 그런데 잠깐만 저 새로운 사람 어디서 본 듯한데? 어! 커피! 며칠 전 비오는 날 커피전문점에서 봤던 그 남자다! 그 남자가 여기에서 근무를 한다? 오 마이 갓!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까? 나에게는 잘 일어나지 않는 일인데. 암튼 내게는 너무 신기한 일이다. 그를 관심 있게 보게 될 것만 같다. 아무래도 흔한 일은 아니니까. 헐! 이런 이사람 신입이면 내가 바로 위선임인데! 그 얘기는 곧 내가 저 사람에게 업무를 가르쳐 줘야 한다는 뜻?! 이런! 아니나 다를까 팀장님이 나를 부르신다. 그리고 그에게 나를 인사 시키신다. 앞으로 업무를 잘 가르쳐 줄 사람이라고 나에게는 신입을 잘 교육 시키라고 하신다. 내게도 이런 일이 생기는구나. 난 일단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는 앞으로 저 사람을 어떻게 뭐부터 가르쳐야 할지 생각중이다. 갑자기 머리가 아파온다. 난 내 할 일에만 집중하는 게 좋은데 챙겨야 할 것이 생기니 머리가 복잡해 온다. 퇴근시간이 오늘따라 더 기다려진다. 퇴근시간 땡 하면 바로 뛰어 나가야겠다.  하지만 그것도 그럴 수 없게 생겼다. 신입 들어왔다고 환영회를 해주신단다. 아 이런! 오늘 회식은 예상하지 못했었던 건데. 환영회라는데 빠질 수도 없고. 일찍 집에 가서 쉬긴 틀렸다.  엇! 근데 이게 무슨 날 벼락이람. 내가 그의 사수라는 이유로 앞으로 친해지라며 그와 나를 나란히 옆에 앉혀 주시는 팀장님, 아 진짜 밉다--; 난 긴장하면 먹는 것 다 체하는 체질인데. 음식이 입에 참 잘도 들어가겠구나. 그가 먼저 잘 부탁한다며 맥주 한잔을 내게 따라준다. 나도 어쩔 수 없이 잘 부탁한다며 그에게 맥주를 따라 주었다. 술이 오늘 왠지 쓰다. 빨리 이 자리가 끝나고 집에 가고만 싶다. 드디어 일차 회식자리가 끝나고 이차는 원하는 사람만 가게 되었다. 난 당연히 이차는 빠지고 집으로 향하였다. 집으로 가는 길 내내 그가 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그의 옆에 계속 앉아 있어서 그런지 그의 향기가 계속 나는 것만 같다. 아니 진짜 난다! 그때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 나를 부른다. 바로 그다. 이게 무슨 일이지? 그의 집도 이 방향이라고 한다. 아하! 그래서 며칠 전 우리 동네 커피전문점에서 보게 된 거였구나. 이거 우연이 너무 겹치면 인연이라던데. 음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여하튼 집에 가는 길이 살짝 심심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는데 잘 됐다 싶다. 게다가 얘기를 나눠 보니 이 사람 마음도 따뜻하고 착한사람 같아 보인다. 은근히 재미도 있고. 앞으로 퇴근길이 심심하지 않을 것 같아 좋다. 내 생각일 뿐인지는 몰라도.

 집에 돌아왔는데 이상하게 내일이 기다려진다. 다른 날 같으면 내일이 제발 오지 않기를 기도하고 잠들 것인데. 설마 그 사람 때문은 아니겠지? 이상하게 나에게 호감이 있는 눈치다. 이것 또한 나 혼자 생각인건가? 아 일찍 자야겠다. 내일 얼굴이 안 부으려면. 난 아침엔 거의 얼굴이 붓는다. 그래서 하루 종일 나와 같이 있는 사람들은 나를 보면 웃는다. 왜냐면 아침과 밤이 얼굴이 완전히 틀리기 때문이다. 아침엔 부어서 거의 내 얼굴이 아닐 정도다. 나는 왜 대체 그렇게 얼굴이 부어 대는지; 예전에 사귀었던 남자는 이런 내가 귀엽다고 했었다. 이런; 나 에겐 이게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데. 좀 안 붓는 방법 좀 없나? 누가 알면 쫌 알려줘요~; 헉! 어느 새 아침이다. 언제나 똑같지만 아침엔 항상 정신이 없다. 긴장감과 두려움에 가슴은 요동을 치고 회사에 늦을까봐 행동은 빠르지만 더디고; 난 준비를 마치고 방문을 뛰어 나간다. 막 뛰고 있는데 누군가 뒤에서 따라 오는 소리가 들린다. 나도 모르게 뒤를 돌아보았다. 이것도 다른 때 같으면 여유가 없기에 그냥 무시 할 텐데 오늘은 이상하게 뒤를 보게 되었다. 그가 뛰어오고 있다. 나를 향해서 아니 회사를 향해서 이지만. 그와 같이 출근까지 하게 되다니. 아! 이렇게 되면 그가 나의 부은 얼굴을 그대로 다 보게 되는데. 이런; 그가 나를 보고 웃는 것만 같다. 아 진짜! 어쨌든 지금은 지각을 안 하는 게 중요하니까 일단 뛰자. 점심시간까지 계속 아침일이 거슬린다. 그 바람에 오늘 무얼 먹을지 정하지도 못했다. 오늘은 그냥 사람들이 가자는 데로 가야겠다. 그게 또 편하기도 하고. 나의 직장생활 수칙중 하나는 튀지 않는 거다. 그냥 물 흐르듯 흘러가는 것. 뭐 직장 생활뿐 아니라 원래 평상시에도 별로 튀는 건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친구들 만나서도 웬만하면 친구들이 하고 싶은 것하고 먹고 싶은 걸로 먹는다. 그래도 친구들은 만나면 항상 반갑고 편하고 좋으니까 괜찮다. 그런데 직장은 좀 다르다. 워낙 불편하고 가끔은 먹는 것도 내가 못 먹는 걸 먹으러 갈 때도 많으니까; 그러고 보니 친구들은 내가 못 먹는 게 뭔지를 잘 아니까 애초에 내가 못 먹는 곳으로 가지는 않는다. 그러니까 친구는 아무리 만나도 편안한가 보다. 그러고 보니 친구들 못 만난 지도 한 달이 넘어 가는 구나. 보고 싶다 친구들.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걸 아는지 오늘은 운 좋게도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러 가게 되었다. 나는 기분 좋게 사람들 뒤를 따라 나선다. 근데 먼저 나간 줄 알았던 그가 내 뒤를 쫓는다. 그리곤 다가와서 말을 건다. 내게 너무 친근하게 구는 태도가 내가 자신의 사수여서 인건지 아님 내게 정말 관심이라도 있는 건지 약간 의심스럽다. 그렇지만 그리 기분 나쁜 접근은 아니기에 나도 자연스레 그에게 대꾸를 해준다. 구지 분위기를 깰 필요가 없으니까. 아까도 말했지만 난 튀거나 분위기를 내가 바꾸는 건 별로 좋아 하지 않으므로. 누가 그랬더라?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언제 부터인가 내가 그 말을 엄청 잘 따르고 있는 것 같다. 어릴 때 같으면 불의를 보면 절대 참지 못하고 바꾸려 했을 것이고 분위기가 안 좋으면 내가 업 시키려 했을 텐데. 시간이 갈수록 내 성격이 변하는 것 같다. 그런데 남들은 이런 나보고 성격 좋다고 순하다고 하지만. 내 기분엔 왠지 더 안 좋아지는 것 같다? 내가 나 답지 안아지는 것 참 적응하기 힘든 것 같다. 환경에 적응해가는 것인가? 이렇게 살아 온지도 어언 십년도 넘는 것 같다; 이제 정말 나의 진짜 모습도 찾고 싶은 데 대체 여유가 나질 않는구나. 친구들 말대로 내가 변화를 가지려면 결혼 밖에 방법이 없는 건가? 하긴 얼마 전 일부러 회사를 관두고 나를 위한 시간을 가지려 해본 적 있었다. 근데 무슨 불안감에 결국 아무 것도 제대로 시도하지 못하고 다시 출근하는 길을 택했다. 왠지 지금은 뭔지 모를 불안감이 나에게 있다.매달 월세를 내야 하니까 당연히 돈도 계속 필요하고 일단 돈이 없으면 너무나 불안하다. 이게 가장 큰 이유이고 나머지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다. 지인들 말로는 내가 외로워서 라고 한다. 과연 그런 것일까? 그렇담 정말 정답은 결혼인가 말인가? 난 최근 들어서는 거의 이 같은 고민을 한다. 매일 반복되는 생활 매일 같은 시각 출근을 하고 퇴근을 하고. 주말엔 일을 쉬긴 하지만 이것도 작년까지는 주말에도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집에 있는 것도 싫고 혼자서 할 수 있는 것도 별로 없고 해서 차라리 돈이나 벌자 하는 마음으로 했던 것이다. 그렇게 거의 십년 동안 살아왔다. 그러다 보니 어느 새 나이만 먹었고 지금 내게 남은 거라고는 나도 모르게 먹어 버린 나이뿐. 아무것도 없다. 그나마 다행인 건 외모는 어려 보인다는 것이다. 그거라도 없었음 난 벌써 자살하고 이 세상에 없을지도 모른다. 그저 하나님께 감사 할뿐이다. 그도 그럴 것이 난 솔직히 외모관리를 따로 하는 게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게으른 건지 아님 관심이 없었던 건지; 하지만 이제부턴 나도 좀 신경을 써야겠다. 지금까지는 하나님께서 잘 지켜 주셨지만 이제는 나도 노력을 해야지. 그래야 하나님께서도 날 계속 지켜주시지 않을까? 아무튼 열심히 살아야겠다. 정신도 바짝 차리고. 이번 주말은 나를 위한 시간을 한번 가져볼까? 무엇을 하면 좋을까?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는데. 주말엔 밖에 나가봐야 커플들이거나 가족 나들이 나온 사람들로 부쩍 거릴 뿐. 그동안 사실 이런 이유 때문에 자주 밖에 나오질 못했다. 그래서 대신 일 하는 것을 택하기도 했던 것이고. 아 고민된다ㅜ 어라? 내가 고민하는 게 보였나? 그가 내게 이번 주말에 무얼 할 건지 물어본다. 난 딱히 정한 게 없기에 얼버무린다. 그가 자기와 같이 영화 보는 게 어떠냐고 제의 한다. 자기도 딱히 할 게 없다며 영화 같이 봐달라고. 나는 나도 할 게 없어서 인지 나도 모르게 얼버무리다 승낙 해버렸고 우리는 이번 주말에 영화를 같이 보기로 했다. 일단 승낙은 했는데 갑자기 머릿속이 복잡해 온다. 그날 뭘 입지부터 시작해서 이 남자가 나를 진짜 좋아하나? 하는 생각까지. 마음이 괜히 바쁘다. 내게 이런 일이 생기다니. 우리는 주말에 둘이 같이 영화를 봤고 영화를 본 후 커피 한잔을 하기 위하여 커피전문점에 들렀다. 커피전문점에 오니 처음 그를 보았던 날이 생각난다. 그게 지금 이렇게 인연이 될 줄이야. 그도 그때 보았던 나를 기억할까? 그가 나를 따뜻한 눈빛으로 쳐다본다. 나는 부끄러워서 그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 볼 수가 없다. 괜히 커피만 바라보고 있을 뿐. 그가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 우리 사귀어보지 않겠냐고. 으응? 내가 지금 잘 못 들은 건가? 나는 나도 모르게 네? 하고 반문 하게 되었다. 처음 봤을 때부터 내가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우리 진지하게 사귀어 보자며. 아! 이럴 때 난 뭐라고 답해야 하지? 그동안 없었던 일도 아닌데 그의 진지한 태도에 나는 무어라 말해야 할지 갑자기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도대체 내 어디가 마음에 든 건지 궁금하기도 하다.

 그가 내 대답을 간절히 기다리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다. 나는 잠시만 시간을 달라고 하여 마음을 진정 시켰다. 그리고 다시 진지하게 그에게 물어보았다. 나를 좋아하는 게 진심이냐고. 그는 확신에 찬 눈빛으로 내게 그렇다고 말해준다. 그리고 앞으로 정말 잘해주겠다는 말도 함께. 나는 그의 말이 진심으로 느껴지고 그의 말이 믿어지기에 승낙을 해버렸다. 우린 오늘부터 1일인 것이다. 아 신이시여! 저에게 이런 선물을 주시다니 정말로 감사합니다. 우리는 이날 이후로 회사에서 쉬는 시간이나 퇴근시간, 그리고 쉬는 날이면 만나 연애하기에 바빴다. 같이 있으면 있을수록 둘이 서로 닮은 점도 많고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를 많이 사랑하고 있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그렇게 지내온 지도 어느 덧 일 년 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우리는 그동안 믿음과 사랑을 많이 쌓아왔고 드디어 결혼을 하게 되었다. 신혼여행은 발리로 가게 되었다. 꼭 와보고 싶었던 곳 이었다.

 그가 내 이마에 입을 맞춘다. 하얀 커튼 사이로 살며시 바람이 불어온다. 그가 웃으며 나의 얼굴을 지긋이 내려다보고 있다. 나는 부끄러워 얼굴을 다시 이불 속으로 감추며 행복하게 웃고 있다. 우리는 어제 행복한 신혼 첫날밤을 보냈다. 빨간 와인 한잔과 너무나 달콤한 그의 속삭임을 들으며 우리는 행복한 지금과 미래를 꿈꾸었다.

 그와 나는 회사에서 만났다. 우리는 처음 본 순간부터 서로에게 호감이 있었다. 그는 성실하고 착하고 지혜로워 보였으며 그 역시 나를 참하고 착하고 아름답게 보았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에게 호감이 있는 상태에서 같이 일을 하며 더욱더 가까워져 갔으며 서로의 매력에 빠져 들었다. 우리의 사랑은 점점 더 깊고 커져 갔으며 점점 주위의 질투와 따뜻한 시선 속에 우리의 사랑도 점점 더 커져 갔다. 사람들이 우리의 결혼을 당연하게 여기듯 우리는 당연하게 결혼을 하고 행복한 신혼여행 중이다. 우리는 간단하게 모닝커피를 한잔하고 밖으로 산책을 나왔다.파란바다와 따뜻한 모래사장이 우리를 더욱 행복하게 만든다. 그는 내어깨를 감싸 안고 걷다가 문득 내게 키스를 한다. 시원한 바닷바람과 그의 따뜻함이 나를 행복하게 만든다. 내가 어떻게 이런따뜻한 남자를 만났을까? 나는 지금 이렇게 나에게 행복을 주는 이 남자가 너무나 고맙다. 우리의 사랑을 이어주신 하나님께도 감사드린다. 아! 이 행복을 어떻게 하면 영원히 이어 갈 수 있을까? 나는 잠시 고민을 해본다. 그러나 우선 이 순간을 즐기고 누리자.우리가 계속 사랑을 하는 한 이 행복은 영원할 것 이므로. 구태여 걱정할 필요는 없다. 난 영원히 나를 안고 있는 이 남자를 사랑 할 자신이 있다. 물론 이 남자 또한 나를 영원히 사랑할 것이다. 우리는 서로에게 또 하나님께 그렇게 맹세했고 꼭 그 맹세를 지킬 것이다.

 바다 빛깔이 무척이나 파랗다. 그는 내게 키스 후 내 귓가에 속삭인다. 사랑한다고. 이제 우리에겐 기쁨과 행복만이 가득할 거라고. 자신이 그렇게 꼭 만들어 주겠다고. 난 그 말이 너무나 믿음이가고 고마워서 그에게 키스해 주었다. 이번엔 긴 키스가 되었다. 우리는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며 신혼여행을 즐기고 집으로 돌아왔다.

 

 와! 여기가 이제 우리의 집인가!나는 너무 좋고 행복해서 눈물이 날려고 한다. 그동안 작은 원룸에서 혼자 자취생활을 했었기 때문인 것 같다. 집이 그립고 사람이 그리웠었다. 특히 따뜻함이 그리웠다. 어쩌면 그에게 쉽게 사랑에 빠진 이유도 그의 따뜻한 마음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에게 그런 따뜻함이 없었다면 우리의 사랑은 아직 시작조차 못 했을지 모른다.그렇게 그의 따뜻함에 이끌려 나는 그를 사랑하게 되었고 그의 아내가 되어 그와 남은 평생을 함께 살 게 된 것이다. 그리 크진 않지만 창밖으로는 한강이 보이고 따뜻하고 아기자기한 이렇게 예쁜 곳이 우리의 첫 집이 되다니 나는 지금 너무 기쁘고 행복하다. 내가 꿈꾸어왔던 곳과 많이 비슷하다. 결혼을 해서 산다면 꼭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살고 싶었다.

 자! 이제 행복한 결혼 생활을 시작해볼까! 근데 뭐부터 시작해야지? 우선 집부터 예쁘고 아기자기하게 꾸며보고 싶다. 결혼하면 내가 꼭 해보고 싶은 것 중 하나였어. 내가 손으로 직접 만든 예쁜 커튼을 창문에 달고 식탁보도 만들어 식탁에 깔고 우리가 잠자는 방은 화이트 톤으로 깨끗하고 예쁘게 꾸밀 것이다. 잠도 아주 잘 오도록 편안하게. 그리고 거실은 편안하면서도 모던한 느낌으로 부엌은 밝고 식욕이 잘 생길 수 있도록. 그렇게 집을 하나하나 꾸며 가며 우리의 삶의 추억도 하나하나 만들어 가야지. 연애하는 동안은 사실 둘 다 직장인이기 때문에 시간상 연애다운 연애를 하지 못했다. 멀리 여행도 못 가보고 많은 추억을 만들지 못했다. 그래서 우리는 결혼 생활도 연애하는 것처럼 그렇게 살 것이다. 둘이 여행도 많이 가고 추억도 많이 만들면서. 우리의 로맨스는 결혼 후부터가 진짜 시작이니까.

 오늘도 그는 야근인가 보다. 결혼하고 직급도 같이 올라가 일이 더 바빠졌다. 내 몫까지 일하게 된 것 같아 괜히 미안해진다. 집에 들어오면 무얼 해줄까? 얼굴에 팩도 해주고 싶은데. 우선 푹 쉴 수 있도록 해줘야겠다. 하루 종일 사무실에서 시달렸을 게 뻔하니까. 들어오면 따뜻한 물에 편히 쉬게 해준 다음 나의 멋진 서비스를 해줘야지.

 그가 오는 소리가 들린다. 드디어 그의 모습이 보인다. 근데 그의 한손에는 꽃다발과 다른 한손에는 와인이 들여져 있다. 오늘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었던 걸까? 나는 기대가 부풀어 오른다. 그에게 좋은 일이 생긴 거라면 좋겠다. 그에게 생긴 좋은 일이라면 뭐든지 나는 좋으니까. 그가 들어왔다. 그는 환한 웃음을 머금고 나를 안아준다. 그에게 정말 좋은 일이 있었나보다. 그 것만으로도 나는 너무나 행복하다. 난 무슨 일인지 하는 눈으로 그를 바라본다. 그도 나를 웃으며 바라본다. 그의 입에서 처음 들려온 한마디는 사랑해 이다. 나는 더 궁금해졌다. 대체 무슨 좋은 일인지. 그러나 그는 웃고만 있을 뿐 더 이상 무슨 말이 없다. 그저 너무 내가 좋고 나와 와인을 마시며 사랑을 나누고 싶을 뿐이라고 한다. 그와의 행복한 시간이 나도 너무나 행복하고 좋다. 향초를 테이블 가운데 키고 와인을 따라 마시며 그와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 너무나 행복하고 좋았다. 이렇게 같이 이야기를 나누고 사랑할 대상이 지금 내 눈 앞에 있다는 것이 너무나 감사하고 너무나 행복했다. 이 순간이 영원히 계속되기를 마음속으로 바래본다. 언제까지나 그와 이렇게 행복하기를. 우리에게 밝고 행복한 미래만 가득하기를. 하나님께 기도 드렸다.

 어느 덧 시간이 흘러 결혼 한지도 일 년이 되었다. 요즘 우리가 바라는 것은 예쁜 아이를 갖는 것이다. 우리의 행복한 시간이 더욱 더 행복해지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도 우리의 바람을 들으셨는지 병원에 가보니 3개월째라고 한다. 나와 그는 너무나 기쁘고 감사하고 행복했다. 이제 건강관리를 잘해서 예쁘고 건강한 아이를 낳는 일만 남았다. 우리는 기대가 크다. 우리를 닮은 예쁘고 착한 아이가 태어날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올랐다. 아이가 태어나면 어떻게 기르고 교육을 시킬지 머리가 복잡해 온다. 우리의 교육관은 비슷해서 아이를 낳으면 정말 착하고 바르게 잘 키울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건강하게 밝게 자라도록 해줄 것이다. 배에 통증이 느껴져 온다. 아무래도 우리의 아가가 세상에 나오려나 보다. 응급차를 부르고 난 침대에 실려 병원으로 향했다. 그래도 비교적 수월하게 출산을 하게 되었다. 드디어 우리의 2세가 세상 밖으로 나왔다. 어쩜 이리도 작고 예쁘고 사랑스러운지. 나와 그는 아가의 이마에 살짝 입맞춤을 해주었다. 부디 밝고 건강하게 자라다오. 우리의 2세여. 그의 얼굴에는 행복감과 벅찬 감동이 어우러져 얼굴이 환하고 벌겋게 달아올랐다.그는 나에게도 입맞춤을 해준다. 그리고 고맙다고 사랑한다는 말도 해준다. 나는 행복하다. 이제 세상에 내편이 남편 뿐 아니라 한명이 더 생긴 것이니까. 내가 사랑하고 아껴줄 사람이 하나 더 생긴 것이니까.  그리고 나의 건강은 남편의 정성스런 보살핌과 옆에서 건강하게 자라주는 아이 덕분에 빠르게 회복 되어 갔다.

이제는 아이를 낳기 전과 거의 다를 바 없을 정도로 건강하다. 우리는 이번 휴가를 아가와 함께 제주도를 여행할 생각이다. 내가 태어나서 아직 제주도를 가본 적이 없기도 하고 아가에게도 우리나라의 좋은 곳을 보여주기 위해서이다. 벌써부터 마음이 설레어 온다. 푸른 바다를 생각하니 더 없이 아름다운 상상이 떠오른다. 게다가 아이가 태어나고 처음 하는 여행이고 우리 셋이 처음 함께하는 여행이므로 더욱 더 기대가 크다. 우리에게 앞으로 행복만이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글쓴이: 김 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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