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어디 가볼까?”
“그러죠, 두목.”
이곳은 한 저택.
소문대로 엄청 으리으리한 곳이다.
나는 검은색 가면을 두목을 은발이 어깨까지 내려오는 머리를 묶고 내 키의 두 배만한 담장을 점프해 뛰어넘는다. 나도 그 뒤를 따라서 담장을 뛰어넘는다.
“얼마나 걸려요?”
“조금이면 되니까 망이나 보고 있어라.”
“네네.”
대답을 건성으로 한 채로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됐어, 가자.”
“두, 두목.”
“왜? 히익.”
내가 바라본 곳에는 5~6살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있었다.
흑발에 검은 눈을 가진 여자아이는 우리를 호기심에 가득 찬 눈으로 바라보았다.
“오빠! 언니! 여기서 뭐해?”
“어…그, 그러니까 야 어떻게 좀 해봐!”
“어떻게 해요! 아직 할 줄 아는 마법이라고는 몇 개 없다고요!”
우리가 도둑질을 시작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정확히는 두목은 계속 해왔지만 나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런데 처음부터 이런 해프닝이 발생할 줄이야.
“어, 우리는 이번에 새로 고용된 경비야.”
“어 맞아 맞아.”
내가 변명거리를 만들자 두목이 적극적으로 맞장구를 친다.
“우와! 그렇구나.”
“자 이제 빨리 들어가렴.”
“응! 일 열심히 해.”
여자아이는 뛰어가면서 우리에게 손을 흔들어준다.
“그나마 잘 넘긴 것 같네.”
“다행이에요.”
두목은 안도한 듯이 한숨을 쉬더니 아까 작업을 한 곳에가 줄을 잇는다.
“자, 진짜 준비 끝.”
“불 붙여요?”
작업을 끝낸 장소에서 줄을 가지고 조금 떨어진 후에 줄에 불을 붙인다. 불은 기세 좋게 줄을 타고 가며 작업을 끝낸 장소에 도착한다.
펑!!!
방금 두목이 작업을 한 것은 바로 폭탄설치. 이곳에 경비병들에 시선을 잠깐 끌기 위해서이다.
“자, 빨리 빨리 움직이자.”
우리는 방금 폭탄을 터뜨린 곳 반대쪽으로 간 후 미리 준비해 노은 후크를 2층에 걸고 밧줄을 타고 올라갔다.
두목은 다 올라가자마자 방을 뒤져보았고 나는 올라가서 「감지」스킬을 이용하여 집을 수색한다.
“아직까지는 비싼 게 안 보이는 데요.”
“그래? 그럼 빨리 찾으러 가자.”
빈방에 유일하게 있던 서랍을 뒤지던 두목이 문 쪽으로 오고는 조용히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 조용히 뛰기 시작했다. 나도 두목을 따라서 조용히 뛴다.
“두목. 여기 꽤 비싸 보이는 물건이 있는 것 같아요.”
“이 방?”
한참 뛰던 도중 내가 한 방을 지목하자 두목이 익숙한 솜씨로 문을 땄다.
끼익.
“오오. 비싸 보이는 물건 발견.”
조용히 그 방에 들어가 방을 뒤지던 도중 두목이 목걸이를 유심히 쳐다본다.
“그런데, 여기는 뭐하는 방이기에 이런 장식품들을 뒀을까요?”
방만 보면 누군가가 살고 있는 것 같지만 체온도 안 느껴지고 먼지가 꽤나 쌓였다.
“됐어, 이정도면 대충 다 챙겼으니까 나가자.”
“다른 곳은 안 뒤져봐요?”
두목이 장식품들을 작은 주머니에 담으면서 창문으로 다가가 후크를 건다.
“폭탄이 터졌으니까 집안을 샅샅이 뒤지고 있을 거야. 그러니까 욕심 부리지 말고 빨리 나가야 돼.”
“쳇.”
아쉬움이 남은 채 창문 밖에 경비병이 없다는 것을 확인 하고 밧줄을 타고 아래로 내려간다.
“저기 있다!” “잡아라!”
젠장. 경비병들이잖아!
“일 났네.”
밧줄에서 바로 뛰어내린 우리는 밧줄을 회수할 틈도 없이 담장 쪽으로 뛰어간다.
“거기 서라!”
너 같으면 설 것 갔냐!
나는 뛰어가던 도중에 뒤를 돌아 「바인드」스킬을 사용하여 경비병들을 묶고 다시 담장으로 뛰어간 후 담장을 뛰어 넘었다.
“후, 큰일 날 뻔했네.”
“하 이제야 시작한 도둑질인데 처음부터 왜 이러냐...”
내가 한숨을 쉬며 말하자 두목은 원래 그런 거라며 나를 다독여 준다.
“어때? 도둑질 할 수 있겠어?”
“글쎄요.”
계속 이렇게 힘든 직업이면서 자칫하다가는 감옥신세 지는 건 질색이다.
“자, 첫 도둑질 기념이야.”
두목이 나한테 준 것은 아까 훔친 목걸이.
왜 하필이면 여성용 장식품을...
“됐어요. 두목이 파세요.”
“안 팔 건데?”
“왜요? 그러라고 훔친 거 아니에요?”
너무 당연한 듯이 말하는 두목이 황당한 내가 두목에게 따지듯이 말한다.
“그냥. 기념으로.”
그러자 두목은 익살스러운 웃음을 지으면서 나에게 대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