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문학 제 22회 단편소설 공모-바다는 차가워요.

by 미무스 posted Feb 2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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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차가워요

 

2014416, 저는 바다에 가라앉았어요.

 저는 소중한 씨앗들과 아름다운 꽃들을 가지고 제주도에 가고 있었어요. 그런데, 제가 도착한 곳은 차가웠어요. 왜죠? 저는 분명 신나는 제주도에서 여행을 생각하며 왔는데, 둘러보니 바다 속 인 것 같아요. 바다는 너무 추운 것 같아요. 제 소중한 씨앗과 꽃을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런데 왜 가라앉아버렸을 까요... 오 이런 제 소중한 씨앗과 꽃들이 아파해요. 저는 지켜주고 싶었는데, 무사히 제주도에 데려가 주고 싶었는데 왜 이렇게 된 걸까요. 제 씨앗들과 꽃들이 웃음을 잃었어요. 대신 고통을 얻었어요. 너무 슬퍼요. 씨앗들은 아직 꽃을 피우지 못했고, 아름다운 꽃들은 아직 세상에게 아름다움을 보여주지 못했어요. 제가 그 시간들을 뺏은 걸까요? 아아, 고통스러워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모두들 살아 줬으면 좋겠어요.

바다는 왜 이렇게 차가운 걸까요?

마지막 까지 소중한 가족의 품을 그리워 하고 고통스러워 하는 친구를 바라봐야 하고 친구들의 따뜻함을 그리워 하는 이런 우리 씨앗들과 꽃들에게 무심한 바다는 왜 미소를 앗아가고 생명을 앗아갈까요? 제 씨앗과 꽃들은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는데 왜 이런일을 겪어야 할까요? 제가 차라리 더 튼튼했으면, 제가 조금이라도 조심했더라면 씨앗들과 꽃들의 미소와 행복과 생명을 지켜 줄 수 있었을까요? 씨앗들과 꽃들의 고통스러운 모습이 잊혀지지 않아요.

왜 어서 구하러 와 주지 않을까요? 분명히 바다에 가라앉기 전에 씨앗들과 꽃들을 구할 수 있었어요. 근데 왜 구해주지 않은걸까요? 저는 어른들은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씨앗에서 자라 큰 나무와 꽃이 되어가는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장미의 아름다움을 지켜주는 가시처럼, 어른들은 아이들의 아름다움과 그 미소를 지켜 주는 줄 알았어요. 제가 틀렸나봐요. 이 세상에 그런 사람은 정말 적다는 걸 깨달았어요. 씨앗들을 지켜주는 꽃들은 정말 영웅이었어요. 육지에 있었던, 우리를 잊으려 하고, 미소를 앗아가고, 그저 자신만 잘 살기만을 바라는 더러운 해충들에게 무관심의 결과와 무책임의 비극을 알려주어야 해요. 해충들이 저지를 짓은 절대 용서 되지 않을거에요. 꽃도 피우지 못한 씨앗들의 슬픔을 어떻게 해충들이 이해 할 수 있을까요. 저런 해충들에게서 어떻게 진심의 사과가 나올 수 있을까요? 기다리고 있는 가족과 친구와 동료가 있는 아름다운 꽃들은 어떻고요?

 

사람들이 오래, 오래 기억해 줬으면 좋겠어요. 무책임과 무관심과 회피와 느린 대응 모든 것을 기억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다시는 아무도 차가운 바닷속에 가라앉거나, 뜨거운 불 속에서 마지막을 맞거나, 무거운 돌들에게 깔리지 않도록 해 줄 수 있는 장미의 가시처럼, 아름다운 것들을 지켜 주고, 씨앗들을 더 아름답게 꽃필 수 있게 도와주는 어른들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자라나는 씨앗들도 이 사건을 통해 올바르게 자라, 진정한 어른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제 이름은 세월호고, 소중한 씨앗들은 단원고 학생이며, 아름다운 꽃들은 저를 찾아준 승객분들 이에요. 저희를 잊지마세요. 과거를 끊임없이 돌아보고, 과거의 잘못에서 교훈을 얻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주세요. 무능한 정부, 늦은 대응을 한 해경, 무책임한 선원들. 이 해충들을 쫓아내고 씨앗과 꽃들을 돕는 곤충들로 바꿔주세요. 과거의 잘못을 또 다시 되풀이 하지 말고, 아름다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하늘에 있을 분들에게 변화를 보여주세요.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따뜻한 위로 한마디를 해주세요.

마지막으로, 잊지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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