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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01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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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컴컴한 건물에 옥상건물 위이다. 불빛 하나 보이지 않는 깜깜한 건물은 달빛과 어울려서 다소 신비로움이 가미되었다. 달빛의 차가운 쾌락이 건물과 함께 어깨동무 했다. 그리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움직였다. 하지만 누구와도 조화를 하지 못하고 내부에 텅 빈 공간이 남아져 있었다. 수많은 외침이 이제는 메아리가 되어서 작고 조금한 곳에만 갇혀 있었다. 조용하지만 혼란이 크게 일어나는 곳이었다. 건물들은 17층까지 있다. 건물은 총 8라인으로 옛날식으로 두 개씩 배치되어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각자의 건물들은 중앙에 엘리베이터가 있고 양쪽으로 있는 분리형이라서 그다지 특이한 곳은 발견할 수 없는 듯해 보였다. 하지만 307동은 조금 달랐다. 1층에는 1층답게 약간 경사진 복도와 중앙에는 엘리베이터가 친근감 있게 반겨 주고 있었다. 다른 건물과 같아서 평범한 그저 일상적인 생활을 하는 직장인 같아 보였다. 하지만 2층부터 17층까지는 이제 곧 숨이 끊길 흔들림이 있었다. 지금도 이 건물은 여기에 있던 사람을 잊지 못한 채 아직도 이곳이 숨을 쉬고 있다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더 이상은 아니라고 머리는 생각하고 있는 듯했다. 그래서 수많은 추억을 간직한 이곳을 누구에게도 뺏기고 싶지 않아했다. 그것을 가장 먼저 알아차린 것은 옥상이 있다. 아주 깔끔하게 개방되어 있었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가장 개방적인 곳은 가장 폐쇄적인 곳이다. 이곳에 한 사람이 서 있었다. 언제나 오는 사람이다. 건물이 재개발 지역에 속하고 나서부터였다. 하지만 마치 이어폰을 꼽고 음악을 감상하듯 늘 건물을 차분히 감상하였다. 둘 다 서로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것이 필요했고 그렇기 때문에 뭉쳤다고 생각했다. 둘의 공통점은 공(空)이었다. 빈 그릇에 서로의 그릇을 채울 수 있다고 둘은 생각을 했다. 그래서 언제나 불어오는 어둠 속의 찬바람이 예인(銳刃)은 인사라고 생각한다. 이 옥상은 큰 물탱크 하나와 사람들이 버린 담배꽁초가 널브러져 있었다. 붉은 색 벽돌로 된 화단과 거기에 파란 장미들과 조화를 이루고 있어 살포시 내면을 들이 밀고 있는 것 같았다. 블루로즈. 사실 꽃보다는 그 밑에 우리를 고통의 숨결로 사랑스럽게 맞이해 주는 것이 장미의 본질이다. 충격이 클수록 깊을수록 아픔이 지속되고 뼈까지 문드러질수록 기억이라는 녀석은 거기에 순응한다. 그것을 더욱 생생하게 해주는 역할이다. 그것이 오늘날 장미라는 것이 있게 해준 것이다. 만약 꽃만 있었다면 하나의 들꽃 그저 흔히 보는 아니 이름도 없을 그런 꽃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블루로즈는 그 상태만으로 인정을 받았다. 절대로 자연에서는 나올 수 없는 장미색깔이다. 오래된 이야기지만 겨우 2004년이 된 해가 되어서야 보통사람들도 볼 수 있었다. 덕분에 진짜 블루로즈는 비싸다. 지금의 가치로도 흔한 붉은 장미 100송이와 블루로즈 1송이와 동등한 가격이다. 하지만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고 예인(銳刃)은 생각을 했다. 아름다움의 가치로는 만 송이와 맞먹는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하나의 아름다운 조형물로 생각해도 무방하다고 생각이 들 정도였다. 거기 있는 여러 송이의 블루로즈는 하나의 생명체였다. 쓸모없는 어떤 것을 뺀 순수한 존재. 그런 존재를 예인(銳刃)은 만들었고 이곳에서 만드는 이곳은 예인(銳刃)에게는 하나의 예술공간이었다.

“오늘은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흰색인데 약간 핑크빛이 도는 간호사복을 입고 카운터에 앉아서 무의미하게 컴퓨터 모니터를 보면서 예인을 맞이했다. 그리 반갑지 않아 보였다. 맨날 환자가 들락날락 거리는 것도 꼴 보기 싫은 것 같아 보였다. 예인에게 있어서는 해야 할 의무 같은 거지만 저 간호사에게 있어서는 그다지 큰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대기1번과 대기12번은 다 같은 환자이고 그저 자기 앞에서는 돈을 내는 것으로 만 보일 뿐일 것이다. 예인은 예인의 순서가 올 때까지 천천히 순번을 기다렸다. 병원에 늘 있는 잡지예인 신문 같은 보통사람들이 보는 것을 들어서 천천히 보았다. 장 당 17초씩 그렇게 읽으면 대부분 이 병원에서는 내 순서까지 온다는 것을 정확하게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볼 때는 기사에 있는 글을 읽으면서 예인의 머릿속에 넣지 않는다. 난 이세계의 주민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경제, 사회, IT, 종교....... 내가 보았을 때에는 다 같아 보인다. 보통사람들은 왜 이렇게 하지? 라고 무언가 부정확하고 일반적인 상식과 옳지 않다고 여기면서 현실을 개탄을 하고 심지어 우울해 하기도 하지만 이런 것은 단 한가지로 풀이가 된다. 돈. 그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돈이라는 신(神)에 맞추어 모든 것을 한다. 더럽다면 더럽지만 몇 백 년 전에 왕이 있듯 이 역할을 하는 것은 돈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런 것을 남에게 말하게 되면 미쳤다는 소리와 함께 지극한 현실주의라는 소리를 많이 듣지만 말이다.

“박예인(朴銳刃) 환자님 진료실로 들어오세요.”

자기 일에 지극히 열심히 하시는 간호사를 훑어보고는 천천히 진료실로 들어갔다. 어제와 동일하게 진료실에는 라벤더의 향이 진하게 났다. 라벤더의 효과를 잘 활용하는 의사선생님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예인과는 무관하지만 말이다. 탁자 위에는 그것 말고도 다육식물인 작은 선인장이 있었고 창문 옆에는 아이비가 걸려 있었다. 겪은 바로는 항상 제자리에 있는 사물들로 보아서 이 의사는 거의 결벽증에 가까워서 예인과 동일하게 원래 자리에 있지 않으면 미치는 스타일 인 것 같아 보였다. 의사가 먼저 말을 꺼냈다.

“오늘도 오셨네요. 오늘도 어두운 곳이 두려운가요?”

“아뇨. 괜찮습니다. 오늘도 그렇듯 등에 떠밀려서 왔네요. 직업상 어쩔 수 없죠.”

의사는 조금도 의심하지 않은 채 그냥 흘려들으면서 예인과 눈을 두 번 정도 맞추더니 능숙한 솜씨로 타이핑을 하기 시작했다. 아주 능숙한 솜씨로 한 10초도 걸리지 않으면서 처방을 해주었다. 예인의 말은 오늘도 그다지 필요 없어 보였다. 예인이야 편해서 좋지만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렇게 할까봐 조금 두렵기도 했다. 의사는 일어나서 예인(銳刃)과 악수를 청하고 이제는 가야 할 시간이라는 것을 알려 주었다. 뒷문으로 가서 다시 카운터로 가 돈 4300원을 주었다. 처방전에는 어제와 동일한 약이 적혀 있었다. 레시프람정, 키누민정. 예인 또한 이쪽 일을 하기 때문에 모를 수가 없었다. 대부분 여기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받는 약이다. 부쩍 늘어난 자살률 덕에 이 약은 더욱 잘나가는 것 같아 보였다. 예인은 구겨서 처방전을 가방에 넣어 버리고 계단을 내려왔다. 점심시간에 여기는 시내라서 더욱 복잡한 진영을 이루었다. 대부분은 밥을 먹으며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어떻게 할까? 이런 생각이 대부분일 것이고 월급이 적다고 밥을 먹으면서 투정을 하고 직장상사에 대한 것을 코믹하게 바꾸어서 시간을 찜질해 버릴 것이다. 예인 또한 마찬가지로 이런 평범한 사람처럼 약속된 스타벅스로 갔다.

“오늘은 어떤 결과 입니까?”

언제나 예인에게 묻는다. 항상 끝나고 나면 묻는데 다른 물음은 없어 보였다. 심리 상담을 해주는 분이신데 봉사한다는 것에 의미를 두는 것보다 형식적인 것에 하는 것이 보여서 눈에 보여서 이제 그만 하고 싶었다. 예인(銳刃)에게 그다지 도움이 되어 보이지 않았다. 극단적인 방법도 있지만 아직 예인(藝人)의 유효기간이 있기 때문에 쓰고 싶지는 않았다. 예인(藝人)이 예인(隸人)의 마음을 먹게 되면 그 자체로서 의미를 상실하기 때문에 더 이상 쓸모가 없어진다. 그렇게 되면 찢어진 부채와 같은 취급을 받는다. 그리고 대상도 아니라고 예인(銳刃)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벌써 몇 일째 하지 않아서 답답하지만 예인(藝人)가 있기 때문에 참을 수 있었다. 하지만 예인(隸人)이는 조금 아쉬워하는 것 같아 보였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예인(隸人)와 예인(藝人)은 예인(藝人)의 통제력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예인(隸人)와 예인(藝人)는 한순간의 일시적인 이슬과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예인(銳刃)는 판단을 했는지 예인(藝人)에게 시켰다.

“오늘까지 정말 수고 하셨어요. 당신 덕분에 저가 많은 것을 얻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번 정부 주 관리 본부에서 주관하는 심리와 함께하는 이야기 잘 수강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 말씀을 안 하셔도 수강을 완료하셨습니다. 형식적인 것이니깐 그렇게 똑 부러지게 이야기 안하셔도 될 것 같네요.”

형식적인 것을 형식적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니 지겨웠나 보다. 아님 조금 화가 난 것이라고 예인(藝人)은 알고 있었다. 이런 것도 세금 떼여 먹을려고 하는 것이지만 좀 한심해 보이기도 했다. 소위 말하는 좋은 대학 멋진 스펙을 쌓아서 하는 짓이 고작 이런 거라니! 하지만 예인(銳刃)은 조금 수긍해 가고 있었다. 그저 예인(銳刃)은 즐기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이젠 직장으로 가야 된다고 생각이 들었다. 평범한 사람처럼 그렇지 않으면 의심 받는다고 예인(藝人)은 생각했다. 또한 이런 일 때문에 시간을 빼앗기면 예인(銳刃)가 싫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예인(隸人)과 예인(藝人)은 예인(銳刃)이 하는 일을 잘 모른다. 그냥 정부쪽에서 하는 일이라고 예인(銳刃)은 예인(隸人)과 예인(藝人)에게 말을 해 주었다. 가르쳐 주는 시간도 아깝다고 예인(銳刃)은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예인(藝人)가 태어난 것은 2년 전이었고 예인(隸人)이 태어난 것은 1년 전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무런 것도 모른다. 한마디로 갓 태어난 아기 두 명이란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인간의 기준이다. 예인(銳刃)의 기준으로 보았을 때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냥 예인(隸人)과 예인(藝人)은 하나의 스마트폰일 뿐이다. 스마트폰이란 것은 생길 때부터 제 기능을 알고 태어난다. 그 기능을 수행하고 사람을 편리하게 하는 기능이다. 그 기능만 수행하면 된다. 감정이란 개념은 없다. 자기 할 일에 충실한 노예라는 것이다. 예인(銳刃)은 그러기를 원하고 그렇지 않으면 폐기한다. 주(主)가 예인(銳刃)이기 때문이다.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가시기 전에 이거 들고 가세요. 이거 내야 오늘 빠지지 않은 증명서가 되거든요.”

“감사합니다.”

수료증 같아 보였다. 이름과 직책이 쓰여 있었고 오늘 날짜가 아닌 어제로 되어 있었다. 무슨 착오가 있었는지 했다. 늘 상장에 있는 날짜가 오늘이 아니듯 어제 급하게 작성해서 이 수업을 듣는 사람들에게 전해준 것 같았다. 성의가 없는 것이 눈에 조금 보이기 시작하니 별로라고 생각했다. 이젠 가야할 시간이었다. 갑자기 문자가 왔다.

‘그리고 오늘은 지방지체개발사무소에 안 가셔도 됩니다. 대신 재개발 지역에 있는 선경아파트로 가세요.’

‘무슨 일이죠?’

‘307동 옥상에서 시체가 발견되었다고 하네요. 우리 부서도 이쪽 관련이라서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최대한 빨리 오세요.’

‘네’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당연하다. 놀라지 않는 것은. 예인(銳刃)이 예인(隸人)에게 시킨 일이니깐.

“박예인(朴銳刃)씨. 지방지체개발부에서 서기관. 나이에 맞지 않게 직책이 높으시군요. 여기 오실 이유가 없었을 텐데요. 왜 오셨나요?”

“부모님과 저의 고향입니다. 서울은 신물이 나서 말이죠.”

“하하하. 저도 그렇습니다. 서울 중원구에서 했는데 애들은 순한데 싸가지도 없고 정도 안가서 결국 다시 내려왔죠. 근데 이런 큰 사건이 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죠. 재수가 없네요. 아 예인씨한테 이야기 한건 아닙니다. 형식적인 조사니깐 너무 긴장하지 마시고요.”

“저희 부서와 상관이 있는 일입니까?”

“저도 잘 모릅니다. 그저 위에서 시키니 해야겠죠.”

참 직업정신이 투철해서 좋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전 무엇을 해야 할까요?”

“조사서만 쓰시고 나가시면 됩니다. 공무원이 이런 일을 저지를 일은 없고 그저 이곳에 관리 소속과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짓을 저지를 놈이면 공무원은 아니겠죠. 아무튼 사이코같은 놈.”

그 사이코가 여기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없다. 또한 증거도 없다. 너무나도 깔끔했기 때문이다. 항상 일을 할 때면 완전 복장이다. 예인(銳刃)의 사촌이 늘 입는 의사 수술복을 입고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수술복은 의사 병원실의 세탁실에 넣는다. 절대 들킬 수가 없다. 당연히 수술복에서는 피가 묻기 때문이다. 칼과 나머지 도구들은 나의 용구함에다가 자물쇠를 채워서 넣어둔다. 지문은 장갑을 생활화하기 때문에 묻을 수가 없다. 옥상에서는 구경도 하기 힘들 것이다.

“그럼 전 가보겠습니다.”

“들어가십시오. 혹시 모르니 조심하시구요.”

“네. 수고하십시오. 형사님.”

오늘부터는 장소를 옮겨야 겠다고 예인(銳刃)이는 판단했다. 예인(銳刃)이 일 하는 곳이 바로 이런 재개발지역 조사를 하고 보고를 하는 것이다. 누구보다 낙후되고 어둠의 그림자가 드리우는 곳을 잘 안다. 이곳에서 들키면 저곳으로 점프하면 된다. 하지만 당분간은 않된다는 철칙이 있다 최소한 이 일이 기사에 나지 않을 때 그날이 약 일주일 만 지나면 다시 활동을 재개 할 것이다. 오늘은 그러므로 가서 쉬어야 한다. 그래야 의심을 하지 않을 것이고 사건 당일 나의 친구들과 있었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 술을 먹여야 한다. 술이 취한 상태면 오늘이고 내일이고 만난다는 것을 사교성이 밝다는 것을 알릴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우둔하고 착한 친구를 번호에서 찾아서 술 한잔 하자고 하면 된다. 그리고 오늘 하루를 마감하고 며칠은 예인(隸人)을 보이지 않은 채 예인(藝人)으로써 하루하루 살면 된다. 예인(銳刃)은 아주 지루하고 답답하겠지만 그 며칠만 참으면 뇌를 쇼크사 해줄 정도로 짜릿한 놀이를 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예전에 있었던 서울에서처럼 말이다. 그땐 조금 미숙했지만 지금은 완벽에 가깝다. 경험이 예인(銳刃)을 단련 시켰고 환경은 나를 완벽하게 만들었다.

‘술 한잔 할까?’

마침 중소회사에 다니던 재혁이가 문자를 보내 주었다. 이 녀석 예전에는 잘 나가던니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떨어진 놈이다. 삼성 정도 다니면 될 것을 괜히 객기 부리다가 회사하나 말아 먹고는 이제 부산에 내려와서 작은 중소기업에 이사인데 이 회사도 언제 망할지 모르는 것이었다. 그래서인지 자주 한탄을 하며 친구들을 불러 술을 마셨는데 한 번 마시면 취할 때까지 마셔서 완전히 맛이 간 상태로 집에 가곤 했다. 지금 예인(銳刃)의 상황에서는 이보다 좋은 사람이 없었다.

‘그래. 서면 두꺼비집에서 만나자.’

경찰서도 시청 앞이라 그런지 택시가 없었다. 할 수없이 지하철까지 천천히 걸어갔다. 해가 지고 이제 예인(隸人)의 시간이 왔지만 오늘은 아니라고 이미 판단한 예인(銳刃)은 예인(藝人)으로써 오늘 하루를 지내기로 했다. 완벽한 가면 그 자체로써 이미 만족을 보았기 때문이다. 마치 맑은 하늘에 구름이 없는 것처럼 말이다. 지하철은 오늘도 생기 없는 무미건조한 공기로 가득 채웠다. 아직 언론에서는 발표가 안 되었는지 ytm뉴스에서는 아무런 글도 뜨지 않았다. 아마 이정도 일이면 며칠 걸린다고 생각 되었다. 그 평온한 부산에서 망치로 뒤통수를 후려 쳤으니깐. 아마 번개 맞은 기분일 것이다. 하지만 거기 있던 예인(銳刃)이 만들어 놓은 꽃송이들은 모두가 쓰레기를 변신 시켜 놓은 것이다. 삶의 의미 가치가 없는 것들이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흔히 보는 뉴스에 나오는 방화범, 살인범 등 그런 쓰레기를 변신 시켜 준 것이다. 이것이 수면 위에 뜨더라도 아마 죽인 사람을 책망하는 것은 어려울 수있다. 인권이고 나발을 부는 사람들도 있지만 예인(銳刃)은 그런 것을 부정했기 때문이다. 살 가치를 그리고 살 의미를 상실한 놈들에게는 그저 하얀 바탕의 도화지로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예인(銳刃)은 도화지를 예쁘게 꾸미기 시작했다. 거기서 감정을 조금은 느꼈다. 행복. 그리고 손끝의 짜릿한 느낌 마치 푸른 색 달을 주무르는 그런 기분을 느꼈기 때문이다. 물론 감정인지 아닌지는 예인(銳刃)은 잘 모른다. 다만 그 순간이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살아있다는 것을 죽음으로써 알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자르기도 하고 다른 도화지에 붙여 보기도 하였다. 아주 아름다워서 자랑하고 싶었다. 내가 변신 시켰다고 내가 멋진 한 장의 명작을 만들었다고 하지만 누구도 받아 드릴 대상은 없었다. 단 한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예인(銳刃)에게 대상이 되었던 도화지들 꽃이 되기 직전의 그 한순간을 예인(銳刃)은 소중히 여겼다. 유일하게 남에게 예인(銳刃)일 수 있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물론 한 순간이라 아쉽기 했지만 어쩔수 없었다. 그곳에서는 살인 이라는 것은 금지라고 하니 순응을 하는 동시에 이와 같은 이탈을 하는 것이다.

“오래간만이다. 박예인(朴銳刃)맞지?”

옛날에 같은 고등학교를 다녔던 민규가 있었다. 정말 오래간만이라고 생각했다. 옛날에는 정말 찌질하고 못생겨서 아이들에게 놀림의 대상이기도 했다. 옷도 어디서 주서 온 옷을 입고 왔는지 사복을 입든 교복을 입든 둘다 없어 보였다. 그런데다가 재수까지 해서 성공도 못하고 일반적인 남들 다가는 대학을 갔다. 그 이후로 민규 소식을 들은 적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가방은 LG로고가 새겨져 있었고 옆에는 아주 남들이 예쁘다고 생각 할 만큼 생긴 여자도 있었다.

“응. 이야 많이 바뀌어서 못 알아 볼 뻔 했네.”

“못 알아보긴. 요즘 뭐하면서 지내냐?”

“나야 늘 똑같지머. 넌?”

“나도 똑같아. 별거 없지 그냥 회사나 다니고 있지.”

이런 말을 할 때는 나 출세했소. 인정해주라 라고 말하는 것이다. 물론 거기에 맞장구 쳐주어야 한다. 약간의 장난기를 섞어서 말이다. 이게 보통사람들이 하는 것이라고 예인(藝人)은 알고 있었다.

“그냥 회사가 LG? 짜식 건방져 졌다. 대학 가서는 연락도 없더니 어떻게 된거냐?”

“LG야 너도 들어갈 수 있었잖아. 그러니 너 앞에서 자랑은 못하지. 넌 5급 공무원인데. 그래도 대학가서 엄청 열심히 했지. 남들 다 대학 갈 때 못 간데다가 너처럼 좋은 대학도 아니었고 그래서 정말 죽어라고 스펙 쌓고 토익 토플 점수 따고 해외 연수까지 가서 겨우 얻었지.”

정말 열심히 했다는 것이 눈빛에 어려 있었다. 열변을 토하는 와중에 지하철에서는 서면. 서면. 이라고 열심히 마이크로 쫑알대고 있었다.

“담에 술이나 한잔 하자. 여기 내 명함.”

예인(銳刃)은 명함을 건네주고 바로 민규의 명함을 건네받고는 급하게 나갔다. 민규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잠시 접어 두고 열심히 1번 출구를 찾았다. 역시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았다. 저 사람들에게서 피를 뽑으면 얼마나 될까. 서면은 높이 5센티미터 풀장이 되겠지 라는 생각을 잠깐 했다. 너무 어처구니가 없다는 것을 파악하고 빠른 걸음으로 부실해 보이는 계단을 걸어올라 갔다. 올라가도 역시 사람이 많았다. 숨이 막히는 것이 영 몸에 좋지 않다고 예인(銳刃)은 생각했다. 그래도 자주 가던 집이고 여기라면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못하는 골목길이고 식당에도 사람은 많이 없다. 그래서 예인(銳刃)이가 좋아했다. 케케묵은 냄새가 음식 썩은 냄새라는 것만 빼고 말이다.

“빨리 왔네. 오늘은 무슨 일인데?”

물음은 빠를수록 좋다고 생각 했다.

“일단 주문부터 하자. 여기 등심 3인분하고 소주 1병이요.”

늘 먹던거라 그런지 아주머니는 대답조차 하지 않는다. 주문을 하고선 어색한 침묵을 지켰다. 예인(藝人)은 이 상황에서 이런 판단이 옳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역시나 빠르게 나온 찌개 다시와 소주를 내려 놓으셨다. 예인(藝人)은 소주를 빠르게 집어서 재혁에게 따랐다. 그러자 입이 서서히 열였다.

“요즘 힘들어. 회사 망할 것 같아.”

늘 있던 이야기다. 들어 갈 때부터 알고 있었고 주변 사람들 모두 그 정돈 알고 있었다.

“그런 소리 하지마. 말이 씨가 된다. 너 이때 까지 잘 했잖아.”

“이번에는 달라. 밑에 하급부장이 일처리를 잘못해서 이번 계약 다 망쳤어. 이제 가족도 못 볼 것 같아. 어떻게 하지? 죽고 싶다.”

귀에는 듣고 싶은 것만 들린다고 한다. 지금 이 상황이다. 죽고 싶다. 예인(銳刃)은 잠깐 옆에 있던 고기 덩어리처럼 썰어 버릴까라고 생각을 했다. 잠깐의 충동이었지만 참는 것에는 익숙했다. 다 방출하면 벌써 감옥에서 벽을 긋고 있었을 것이다. 잠시 눈을 감고 가면을 꺼내 들었다.

“그런 말하지 마라. 너 죽으면 어떻게 하니? 살면서 바꾸어 가면 되. 오늘 일은 다 털어 버리고 술이나 먹자. 내가 살게.”

“고맙다. 역시 너 밖에 없는 것 같다.”

이 말을 끝으로 진지한 대화는 끝났다. 그냥 가족이야기 요즘 시사이야기를 말하고 있었다. 고기도 이제 거의 다 먹었고 소주도 벌써 두 병째로 재혁이는 초점을 조금 흔들기 시작했다. 이제 일어나서 2차를 가서 양주를 먹이면 오늘 할 일은 끝이라고 생각했다.

“재혁아 가자. 2차는 새로이 가면 되겠다. 아내한텐 연락했어?”

“어. 새로이 말고 이빠이가자. 거기가 좋아. 조용하고.”

예인(銳刃)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옷매를 가다듬고 이빠이로 걸어갔다. 예인(銳刃)은 이름과 위치만 알지 직접 들어 가본적은 없다. 이름이 마음에 안든 것도 있지만 예인(銳刃)이 좋아하는 폐허 같은 분위기였다. 시간이 벌써 11시가 되니 나이트나 주점으로 갔는지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조금은 탁 트인 길을 보면서 예인(銳刃)은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천천히 걷고 싶었지만 재혁이가 조금 빨리 걸어서 속도를 맞춘다고 걷는 것이 꼭 커피를 다 먹고 남은 얼음을 씹는 기분을 느낄 수가 없었다. 이빠이가 보이기 시작했다. 술집에 맞지 않은 하얀 간판이 인상적이었는데 거기에 네온사인까지 있어서 예뻐 보였지만 예인(銳刃)은 흰색을 싫어해서 인상을 약간 찌푸렸다. 상가 자체도 낡아서 형편없어 보였다. 그것은 당연한 이치였다. 서면에 있는 지역 중에서도 상가가 있는 곳은 백화점과 많이 떨어져서 발걸음을 많이 옮기지 않는 곳이었고 재개발지역 중에서도 가장 빨리 공사를 시작 할 곳이기도 했다. 그래서 7층인데도 불구하고 엘리베이터는 없었다. 다행히 예인(銳刃)과 재혁이 가는 이빠이는 3층이 었다. 7층에도 술집이 있었는데 거기는 아무도 가지 않을 것이라고 예인(銳刃)은 생각했다. 계단을 재혁이가 조금 빠른 걸음으로 올라갔다. 술을 많이 깬 것 같다고 예인(銳刃)은 생각했다. 3층에 와서 유리문을 재혁이가 열어서 들어갔다. 들어가니 늘 아는 손님인지 알아서 자리를 정해 주었다. 재혁이가 찬바람을 쐬고 정신을 차린 것 같았다. 다시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재혁이는 자주 오는지 늘 시키던 걸로 라고 달라고 하니 냉장고에서 물건 꺼내듯이 능숙하게 칵테일을 제조하여 주었다. 예인(銳刃)은 늘 먹던 것이 없기 때문에 재혁이와 같은 것으로 달라고 하였다. 술은 그리 세지 않았다. 물론 예인(藝人)이 술이 쎈 경향도 있음도 부정할 수 없었다. 쎄다는 것보다는 감정이나 느낌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취한다는 것도 없는 것이다. 안주도 여기는 생각보다 잘 나온다고 생각했다. 예인(藝人)은 상관이 없었지만 안주가 잘 나와야 먹는 맛이 난다고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혁이는 술을 빠르게 안주 하나 집지 않고 마셨다. 술이 세지도 않는데 계속 마셔주니 멍청하게 보이기도 했지만 예인(銳刃)의 계획이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상한 기분이 조금 들었다. 아무리 취할 때까지 먹더라도 이런 적은 없었다. 그리고 눈빛도 이상하다고 느꼈다. 결심해 찬 마치 중간고사 계획표를 다 세우고 공부를 시작한 학생의 모습의 떠오를 정도였다. 눈치가 빠른 예인(銳刃)이 놓칠 리 없었다. 하지만 예인(銳刃)은 상황을 두기로 했다. 그래야 입을 연다는 것을 예인(藝人)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 야반도주 할 거야.”

예인(銳刃)은 깜작 놀랬다. 그러면서도 조금은 기쁨도 감돌았다. 하지만 그냥 한말일 수도 있다고 예인(藝人)은 생각했다. 그래서 한 번 부정을 하기로 해 보았다. 확실한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무슨 말이야. 헛소리 하지 마.”

갑자기 재혁의 주머니에서 녹색 네모난 대한민국 여권이 나왔다. 거기에는 재혁이 아닌 다른 사람의 이름이었다. 하지만 사진만은 재혁이 확실했다. 재혁은 낮은 목소리지만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이미 끊었어. 너만 알고 있어. 부하직원이 회사 계약을 잘못한 게 아니야. 내가 다 삥땅을 친거지. 회계부를 완벽하게 조작해서 말이야. 아무도 몰라. 내일 모래면 회사는 부도가 날 거야. 어차피 망할 회사일 텐데 머 어때? 이제 이걸로 동남아로 가서 살면 되 왕처럼 말이야.”

예인(藝人)은 생각했다. 예인(藝人)의 유효기간이 끝났다는 것을.

오늘은 참 따스한 밤이라고 느껴졌다. 붉은 장미가 화려하게 떨어지듯 분수처럼 뿜어대고 있었다. 스프링쿨러가 되어버린 동맥에선 고동치고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는 듯했다. 싸한 공기와 맞물려 돌아가는 것이 천사가 춤추는 듯하였다. 흰 와이셔츠 군데 군데 얼룩이 또 하나의 옷을 만들고 있었다. 산지 별로 되진 않아 보이지만 그래도 괜찮다고 여겼다. 작업복을 입어야하는데 오늘은 좀 바빴다. 하지만 이 순간을 놓치고 싶지는 않았던 예인(銳刃)이었을 것이다. 잘라버린 머리를 쓰다듬는 것도 하나의 의식과 같은 것이었는데 이젠 조금 지겹다는 생각도 들었다. 머리를 양손에 가져다 놓고는 눈을 서서히 어루만졌다. 왠지 차가움이 예인(銳刃)의 손끝에 전해지는 것을 느꼈다. 서서히 굴을 파듯 빨려들어 갔다. 따뜻한 액체와 차가운 액체가 예인(銳刃)의 손을 타고 내려갔다. 오늘은 하고 싶지 않았던 예인(銳刃)은 마치 충동적으로 이성을 잃어버린 것이 조금은 싫었다. 예인(藝人)이 이렇게 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 예외적인 상황이었지만 예인(銳刃)은 상관이 없다고 여겼다. 예인(藝人)은 대체하면 된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생각 보다는 이 순간을 즐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사실 오늘 작품은 그 누가 되었든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다. 예인(銳刃)은 말이다. 예인(藝人)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이런 일을 버렸는지는 모르겠다. 감정이 생긴 것일 수도 있다고 예인(銳刃)은 잠깐 생각했다. 아무렴 상관은 없었다. 이제는 없는 존재니깐 말이다. 또한 오늘의 대상인 재혁이 그다지 달갑지 않았다. 예인(銳刃)의 철학은 무가치하다고 느끼는 존재여야 한다. 그게 꼭 처벌의 의미는 아니다. 그저 내가 죽였을 때 죄책감이 들지만 않으면 된다. 그래서 쓰레기들을 고르는 것이다. 그들은 내가 지니고 있어야 할 죄책감을 이미 가지고 나에게로 오기 때문이다. 이제 피가 모두 제자리를 찾아 갔는지 더 이상 아쉬움이 없는 것 같았다. 이제 마지막 의식을 해야 한다고 예인(銳刃)은 생각했다. 하얀 랩으로 싸여 있는 사건조사중이라는 것을 무시한채 뜯어 버렸다. 그리곤 흩어진 아름다운 피의 조각을 손에 한줌 쥐어서 천천히 뿌렸다. 살아있다는 기분을 이 순간에 느낀다. 아픈 곳도 슬퍼 보이는 곳도 없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곳에는 푸른 장미를 더 이상 키울 수 없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어떤 일보다 비극이라고 예인(銳刃)은 생각했다.

참고

예인2 (銳刃) [예ː인] [명사] 날카로운 칼날.

예인3 (隸人) [예ː인] [명사] 같은 말 : 종3(1. 남의 집에서 대대로 천한 일을 하던 사람).

예인4 (藝人) [예ː인] [명사] 여러 가지 기예를 닦아 남에게 보이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 배우, 만담가, 곡마사와 같은 사람을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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