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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8 23:08

나의 모순

조회 수 152 추천 수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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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우리 집이 싫었다. 우리 집은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이렇게 식구로 구성되어 있다.  아버지는 항상 독선적인 말투와 억양으로 나를 억압했다. 그럴 때마다 어머니는 그런 아버지 뒤에서 나를 넌지시 바라보셨다. 어머니는 분명 나를 사랑하시는 분이시다. 점에 있어서 나는 의심도 없다. 하지만 그런 어머니 조차도 아버지의 호령에는 나를 외면하시곤 했다. 다시 말해서 집이라는 공간에는 내 편이 존재하지 않았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집이라는 공간은 아버지의 소유물이었다. 아버지께서는 사회에서 덕망 높은 기업인이셨다. 자신의 성공이라는 글자 위에 어머니도 나도 여백을 채워야 의무가 있었다. 특히 아버지께서는 나의 존재를 아버지의 소유물로서 여기 셨다. 나는 아버지가 이상적인 성공이라는 퍼즐 판에 아버지의 또 다른 조각으로써 아버지 손에 들려 있었다. 하지만 나는 아버지의 퍼즐 판 위에 놓이기에는 너무나도 모난 퍼즐이었다.

 

“이성진!

아버지의 거친 목소리가 방 안으로 들려왔다.

 

“……………………”

나는 대답 없이 조용히 문을 열고 나왔다. 아버지가 이렇게 내 이름을 성까지 집어넣어서 부를 경우는 나는 일단 조용해진다. 조용히 흐르는 긴장감이 거실 전체를 덮고 있었다. 아버지는 들어오신 지 얼마 되지 않으신 것 같았다.

어머니는 아버지의 눈치를 보면서 양복 마의를 아버지에게 받아 들고 슬금슬금 피하셨다. 

“어제 너희 과 교수가 네 성적 이야기 하더라!....    3.4?

아버지는 소파에 앉으시면서 말씀을 시작하셨다. 그리고 성적을 말하시는 순간 아버지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나를 바라보셨다. 나는 한 해를 재수하고 대학에 막 들어간 일 학년이다. 물론 좋은 대학은 아니다. 내가 한 해를 재수까지 해서 들어간 대학은 지방에 있는 국립대였다. 아버지는 나를 사대문 안의 대학에 보내시기 위해서 재수를 시키시었다. 하지만 원래부터 머리가 나쁜 나는 아버지가 기대하시는 성적을 받지 못했다. 대신 아버지는 나를 아버지 덕을 본 교수와 아버지의 힘을 받아서 교수가 된 교수들이 진을 치고 있는 대학으로 보내셨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버지의 영향력이 설마 우리 과 교수님까지 포함되어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미친 새끼가 받을 점수가 없어서 돈 줘서 대학 주니 성적을 3점 대를 받아와!

아버지는 격정을 내시면서 소파 옆 탁자에 올려져 있던 두루마리 휴지를 던지셨다. 아슬아슬하게 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 휴지는 나의 시선 밖으로 사라졌다. 나는 시선을 아버지 무릎으로 고정한 체 돌부처가 되어 있었다. 휴지가 바닥에 떨어져 작은 소리를 낸 직후 아버지는 나를 다시 한 번 한심하다는 듯 바라보시면 대화를 이어가셨다.

“지방에 있는 꼴통 대학 갔으면 공부라고 열심히 해서 교수들 눈에 들라니까!3.4 이 미친 새끼는 다른 애들 알바할 시간에 공부라고 용돈 줘가면서 공부 시켰더니 씨팔 뭐 3.4 개새끼가 정신이 있나!

나는 조용히 입을 다물고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10분 길면 20분 조금만 참고 방에 들어가서 만화나 보자…….

 

아버지의 잔소리는 편집 버튼을 눌렀고 나의 시간은 삭제되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난 내 방에서 인터넷 웹툰을 보고 있었다. 신기한 것은 이제는 너무 많이 혼나서 잔소리를 들어도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단지 버릇처럼 눈물이 눈가를 적실 뿐이다. 분명히 아무런 감정이 존재하지 않는데 눈물이 흐른다. 버릇이란 참 무섭다.

 

내 손은 마우스 위에서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는다. 분명 눈물이 볼을 적시고 있기 때문에 닦아야 함에도 내 손은

'눈물을 닦을 시간에 마우스나 한 번 더 클릭해 '라면서 마우스에서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는다. 딸깍 소리는 계속해서 방안을 적셔 갔다. 

 

아버지의 말은 옳다. 그렇기에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아버지의 말에는 어떠한 모순도 존재하지 않는다. 분명히 나는 그 것을 알고 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결국, 시대가 변한다고 해도 우리는 사회 속에서 서로 교류하면서 살아갈 것이다. 그렇다면 그 사회는 어떻게 형성 되는 것인가? 인간은 사회 속에서 존재한다. 하지만 사회는 인간이 만드는 것이다. 아니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소수 인간이 만드는 것이다. 그래, 소수의 인간이 사회를 만들고 다수의 인간이 그 사회 속에서 살아간다. 그렇다면 아버지는 어디에 속하는 분일까? 내 기준에는 아버지는 사회를 만드는 위치에 계신 분이다. 소수에 속하는 분이다. 년을 같이 살면서 나는 아버지를 보았다. 아버지의 영향력은 정치 경제 사회 전반을 걸쳐서 일정 수준 이상 발휘되고 있다. 머리가 커가면서 아버지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자연스럽게 배웠다. 반대로 사회가 얼마나 별거 아닌 이유로 변하는지도 배웠다. 사회를 바꾸는 것은 소수의 사람이다. 그들은 별거 아닌 이유로 세상을 바꾸려 한다. 아니 그들에게 별거인 이유일 것이다. 그들은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 타당한 이유를 만들고 우리는 그 이유에 순응한다. 대중은 사회를 바꾸기 위해서 집회를 열고 소리를 높이지만 결국 선도하는 자는 소수의 지배층이다. 사회를 이끄는 지배층은 또 다른 지배층을 공격하기 위해서 또는 자신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서 군중심리를 자극하고 대중은 옹호한다. 대중이 말하는 타당한 이유는 누군가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만들어 놓은 수작에 불과하다. 하지만 대중은 알면서도 목소리를 높인다. 왜냐하면 자신에게 이득이라 계산하기 때문이다. 대중은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움직이고 지배층은 그것을 알고 대중을 움직일 명분을 만든다. 결국, 세상은 대중에 의해서 바뀌고 대중은 대중으로 남는다.

그리고 난 운 좋게 소수의 자식이다. 하지만 난 다수의 사회적 부품에 지나지 않는다. 아버지가 원하는 사람이 될 가능성은 솔직히 존재하지 않는다. 20년의 정도의 세월을 살아오면서 나는 남들이 모르는 더러운 세계를 아버지 등 뒤를 너머로 보았다. 어릴 때 본 그 세계는 너무나도 잔혹했다. 아버지는 앞에서 가벼운 웃음을 팔면서 믿음을 이야기하고 뒤에서는 웃음을 삼키며 배신을 걱정한다. 아버지의 세상에는 뒷면이 그려져 있었다. 믿은 언제나 조용했고 배신은 언제나 전화 너머로 들려 온다. 돈은 너무나도 싶게 나타나서 사라지고 없다가도 소나기처럼 쏟아진다. 정확히 이것에 원리를 알 수는 없다.

 

어릴 적 아버지 회사 사정이 힘들어진 적이 있었다.

"아버지 회사 사정이 많이 안 좋아"

누군가가 나에게 말했다.

 

그 다음 달 아버지 카드 요금으로 1000만 원이 나왔고 아버지는 요금을 지급했다. 아버지 회사 사정이 힘든 것은 뉴스에서도 계속해서 전달해 주기 때문에 나도 분명 인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버지 카드 요금은 일반 사람들이 한 달 만에 쓸 수 있는 금액이 아니었다. 물론 아버지 회사는 보란 듯이 살아났다.

 

분명한 것은 인간은 생각보다 추악했고 돈은 생각보다 단순했다. 인간 위에 돈이 있을 자리는 없었고 돈은 그저 돈 이상의 의미를 품지 못했다. 돈은 돌부처처럼 조용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켰고 바뀌는 것은 사람이었다.

"00회사 주식 조용히 매입해 그리고 저번에 말한 그 사업 나도 참가하겠어"

서재에서 아버지의 말소리가 들려 온다.

"뭐 벌써 투자자가 그렇게 몰렸어"

항상 돈은 그 자리를 지킨다. 모이는 것은 사람이다.

 

마우스에서 손이 떨어졌다. 더 이상 볼 웹툰이 없다. 나는 모니터에서 시간을 확인했다. 생각보다 울음은 금방 멈췄다. 우는 시간은 매번 단축되어 간다. 조용한 방 안에는 나를 중심으로 비싼 스마트 용품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나는 책장을 채워진 서적들을 향해 시선을 옮겼다. 거이 책이나 다름 없는 책들의 이름을 하나씩 무의적으로 읽어갈 때쯤

 

"이성진"

 

아버지가 또다시 나를 불렀다. 얼굴에는 다시 긴장감이 덮어졌다. 나는 모니터를 끊고 조용히 나갔다. 앞에는 아버지가 등을 돌린 있으셨다. 내가 나오는 것을 확인하신 아버지는 이리 오라시면서 나를 아버지 서재로 끌고 갔다.. 나는 아버지를 따라 아버지 서재로 들어갔다.

 

"100만 원이다. 방학 동안 다닐 학원 알아봐! 그리고 골프레슨 열심히 나가고 테니스 레슨 끊어 놓았다"

 

아버지는 비싸지만 정말 디자인 이상한 서재 의자에 앉으시면서 말을 건네셨다.

 

"그럼 언제 쉬어요?"

나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쉬긴 뭘 쉬어 1학기 푹 쉬었으니 한 달간 내내 공부나 해 레슨 빼먹지 말고"

아버지는 약간 미안한 표정을 들어내시면서 카드를 내미셨다.

 

""

나는 조용히 대답했다.

 

현재 나는 일어나자마자 영어 학원을 가서 하루에 10시간을 공부하고 테니스레슨과 골프레슨을 6시간 동안 받는다. 집에 돌아오면 숙제 마무리와 자기 바쁘다. 

  • profile
    korean 2014.10.19 13:48
    나의 모순?
    모든 사람들은 단점과 모순을 지니고 있지요.
    단지 그걸 깨닫거나 인정하려 하질 않을 따름 아닐까요?
    좋은 결과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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