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콘테스트

오늘:
5
어제:
37
전체:
305,501

접속자현황

  • 1위. 후리지어
    65572점
  • 2위. 뻘건눈의토끼
    23333점
  • 3위. 靑雲
    18945점
  • 4위. 백암현상엽
    17074점
  • 5위. 농촌시인
    12042점
  • 6위. 결바람78
    11485점
  • 7위. 마사루
    11385점
  • 8위. 엑셀
    10614점
  • 9위. 키다리
    9494점
  • 10위. 오드리
    8414점
  • 11위. 송옥
    7661점
  • 12위. 은유시인
    7601점
  • 13위. 산들
    7490점
  • 14위. 예각
    3459점
  • 15위. 김류하
    3149점
  • 16위. 돌고래
    2741점
  • 17위. 이쁜이
    2237점
  • 18위. 풋사과
    1908점
  • 19위. 유성
    1740점
  • 20위. 상록수
    1289점
2019.08.09 16:46

조회 수 14 추천 수 1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제목 - 

 

마지막으로 집안 청소를 하다 어렸을 때 썼던 일기를 발견했다.

내가 어른이 되면 자동차는 하늘을 날고 강아지는 똥을 싸지 않고 털도 날리지 않을 거야 그러면 집에서도 키울 수 있겠지? 그리고 내가 어른이 되면 돈 많이 벌어서 달에 집을 짓고 살아야지!’

라는 내용과 함께 쫄쫄이를 입고 한쪽 눈에만 색안경을 쓴 사람이 집에서 강아지와 함께 지구를 바라보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미래의 나에게 쓰는 편지도 함께 있었다.

어떤 힘든 일이 있어도 포기하지 말자! 그리고 타임머신이 있다면 강아지 사진 좀 보내줘

나는 일기에 나오는 미래의 나이가 되었지만 지금은 자동차가 날지도 못하고 타임머신도 없고 달에 사람이 살지도 못한다. 당연히 쫄쫄이를 입고 다니지도 않으며 한쪽 눈에만 색안경을 끼고 다니지도 않는다.

그리고 나는 돈도 잘 벌지 못하였다

하지만 똥을 싸지 않는 강아지와 그 비슷한것들은 있었다

미안해 타임머신은 없어.. 있어도 돈이 없어서 사지 못해 그리고 포기해서 미안해

.

.

.

 아무도 없는 집에 돈 없이 바퀴벌레 마냥 끈질기게 살아 온지 이제 2달쯤 되는가. 더 이상 사는 게 의미가 있을까?

부모님은 나를 버리셨다. 성인이 돼서도 백수인 나를 집안의 수치라 여기신걸까? 어차피 돈만 조금 있다면 인공수정으로 나보다 잘난 아이를 만들 수 있으니까 이렇게 마음 편하게 버리고 가버린 걸까?

부모에게 버려지고 돈도 없는 나는 목을 매달을 줄을 준비한다. 이제 살아갈 의지도 없고 계기도 없다 내가 여기서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아도 어차피 곧 굶어 죽을 것이다.

적당히 굵직하고 탄탄한 밧줄을 발견한다.

이제 천장에 줄을 걸고 이 동아줄에 매달리면 편해질까?’

잠시 줄을 바라보며 옛날 전래동화인 해님달님을 상상하며 의자에 오른다.

이 동아줄이 썩은 동아줄일까?’ 의자에 올라가서 마지막으로 생각해본다 하지만 이미 결심한 일이었다.

의자에 오르고 나서 줄을 천장 쪽으로 향해보지만 줄을 걸 마땅한 곳이 없다

이런 젠장 죽는 것도 힘들구나.’

짜증이 난 나는 의자에서 쿵하고 내려와 줄과 목을 걸기에 좋은 곳을 찾기 시작한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어느 평범한 아파트에 밧줄을 걸어놓고 매달려도 말짱한 구조물이 달려있는 천장이 있을까..?

몇번인가 줄을 부실한 구조물에 걸고 목을 매달았다가 바닦으로 떨어졌다

이쯤되니 목보다 엉덩이가 더 아프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아파트에서 잘만 목매달 더만 역시 다 지어낸 이야기였구나.

천장을 포기하고 아픈 엉덩이를 쓰다듬으며 다른 곳을 찾는다.

 

한참 뒤적이다가 집에는 더 이상 없다고 생각하고 나가려는 순간 문이 눈에 들어왔다

그래 문 뒤쪽 손잡이에 줄을 걸고 줄을 문 앞으로 넘겨 매달리면 좋겠다.’

나는 바로 실행에 옮길 준비를 한다.

문을 열어 문 뒤에 있는 손잡이에 줄을 단단히 고정시키고 매듭이 지어져 있는 쪽을 문 앞쪽으로 넘긴다.

매달리기 전에 손을 보니 손에는 지푸라기가 많이 묻어있었다 마땅한 자리를 찾지 못해 밧줄을 너무 오랫동안 쥐고 있었나보다

그래 죽기 전에 손이라도 깨끗이 하고 가자..’

화장실로 가서 물을 틀고 손을 씻어 내리며 마지막으로 마음을 정리한다.

 

이제 가자..’

나는 의자에 올라서고 줄을 목에 건다.

그리고 심호흡을 한 뒤 발로 의자를 넘어뜨렸다

발판이 없어지자 나는 바닥 쪽으로 떨어졌고 바닥과 발이 부딪히기 전에 공중에 매달려졌다

순식간에 줄이 목을 조여 왔고 얼굴이 뜨거워지고 눈이 터질 것만 같았다.

 

마음은 죽으려고 했으나 몸은 아니었나보다 손은 필사적으로 목에 걸어놓은 줄을 잡아 당겨 숨을 쉴 수 있도록 하고 있었고 발은 하늘을 날려는지 계속해서 허공을 휘저었다

하지만 별 소용은 없었다.

 

그렇게 눈앞이 흐려질 때 쯤 문이 열리고 누군가가 들어와 나에게 손을 뻗는다. 그리고 나는 의식을 잃어버렸다.

일어나 보니 내 머리맡에는 누군가의 무릎이 있었고 나는 그 무릎위에 누워있었다

그녀는 내가 깨어나자 나의 머리를 아무 말 없이 끌어안고 있어준다.

그 여자는 안드로이드였고 부모님께서 나를 버리기 전에 집에다가 사온 것이었다. 2개월 무료 체험 후 구입을 결정이라는 일명 쓸모없는 체험판 안드로이드였다. 그리고 나와 함께 버려졌지..

그 후에도 자살 시도를 몇 차례인가 시도했지만 모두 그 망할 여자가 모두 저지하였고 모두 실패하였다.

언제나 내가 나 스스로에게 위험하면 닫혀있는 문을 열고는 항상 나를 구해줬다.

 

가정용 안드로이드에 자살을 예방하는 프로그램을 넣다니.. 이런 감정도 들어있지 않은 로봇에 정말 사람들이 좋아질 거란 말인가? 웃기는구만

하지만 내 예상과는 반대로 그 감정이 들어가 있지 않은 기계에게 나는 감정이 생겼고 나는 행복해졌다

그녀 덕분에 의욕과 계기를 얻었다. 한번 버려졌던 나는 다시 일어나게 되었다.

더 이상 혼자가 아니었다. 그녀와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 나는 최선을 다했고...

역시 실패했다


노력과 계기가 있다면 할 수 있을 거라고 굳게 믿었던 나는 좌절했다.

역시 나 같은 놈들은 필요 없는 것인가?’

한껏 비극의 주인공이 되어 좌절하며 망상하던 중 집에서 집안일을 하고 있던 안드로이드가 내 옆에 와줬고 위로해줬다. 다른 사람들의 동정의 눈빛과는 달랐다 진심 어린 걱정으로 나를 걱정해주는 그런 따뜻한 눈빛이었다.

돈 없이 살아가지 못하는, 자본주의라는 새로운 신을 섬기는 현대 사회에서 돈이 없는 나지만 나는 괜찮다. 지금처럼 그녀가 내 옆에 있어주니까 나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녀가 나를 위로해 주니까. 나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간당간당하게 나만 먹고 살수만 있도록 살아갔다

 

집에 돌아오면 나만을 기다려 주는 사람?이 새겼어

집에 돌아오면 나만을 위해 웃어주는 사람?이 생겼어

집에 돌아오면 나만을 위해 이야기해주는 사람?이 생겼어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동안 집에 돌아오면 느끼던 차가운 공기와는 사뭇 다르다. 항산 따뜻한 공기가 집안을 가득 채워줬다.

비어있던 나의 마음을 그 기계가 가득 채워줬다 이제 그녀가 기계라는 사실에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나는 그녀를 그녀라고 생각할 정도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믿는다. 아니 이제 그녀가 기계여도 행복하다 기계여도 사랑한다. 기계여도 이해할 수 있다 우리는 서로 사랑한다. 이해한다. 우리는 행복하다

.

.

라는 생각은 2달이 지나고 나의 통장 잔고가 비어있는 것을 알고 백수인 실패한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안드로이드 회사에서 보자 바뀌기 시작했다

 

그날은 평소와 똑같은 날이었다. 역시 실패를 하고 집에 돌아와서 그녀가 나를 맞이해 줬다. 언제나 그랬듯 따뜻한 공기가 가득했다.

오늘은 그녀에게 이름을 지어주기로 한 날이었다 항상 라던가 거기라던가 라는 식으로 이름 없이 부르기만 해서 가족의 이름을 지오주기로 했었고 그녀도 기뻐했다.

마루에 앉아서 이름을 발표하려던 순간이었다.

 

갑자기 그녀가 몸이 경직되어 일어나더니 말을 했다. 아니 소리를 내었다.

“2개월 무료 체험 기간이 모두 끝났습니다. 이후부터는 월마다 돈을 지불하셔야 하지만 귀하께서는 현제 돈이 없는 걸로 인식, 2개월 동안 관찰한 결과 추후에도 돈을 벌지 못할 것으로 판명하여 시스템을 종류하고 24시간 이내에 이 집을 떠납니다.”

 

체험 기간이 지나고 이제 돈을 요구하는 것이었다. 나는 행복했던 생활에 이 사실을 망각하고 있었다. 안드로이드의 값을, 유지비를 낼 수 없는 상황인 나에게 그 회사는 그녀와 나를 때어놓았고 나에게 삶의 의미를 없애버렸다.

그녀가 말을 멈추고 그것은 더 이상 그녀가 아니었다. 나만을 바라봐주던 두 눈은 초점 없이 허공을 바라보았고 나를 안아주던 몸은 더 이상 온기가 남아있지 않고 차갑게 식어있었다 아무 말도 없이 그저 구조물처럼 그 자리에 서있었다

돈이라도 주기를 기다리는 것인가...?’

나는 그럴 리가 없다며 나를 버릴 리가 없다며 그것의 앞에 서성이며 그녀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돌아오지 않았다

 

이름까지 겨우 지어줬는데, 이제 이름을 붙여주려고 했는데. 네가 가지고 싶어 했던 이름을 만들었는데 너는 어디로 갔니..’

그녀의 앞에서 서성이다 깜빡 잠이 들고 일어나니 내 앞에는 2달 전의 내 집이 있었다.

항상 온기가 없이 차가운 공기만으로 가득 차있는 나의 집

 

어쩌면 자유가 찾아왔을지도 모른다.

돈을 강요하며 죽지 못하도록 지랄하던 기계였을지도 모른다.

나는 이 세상이 싫다 이제 떠날 수 있고 떠날 것이다

 

 

얼마 만에 줄 매듭을 짓는 건지

얼마 만에 의자위에 올라서서 까치발을 하는 건지

얼마 만에 목에 줄을 두르는 건지 얼마 전에는 그녀가 내 목에 부드러운 목도리를 감아줬지만 이제는 스스로가 스스로의 목에 거친 밧줄을 감는다.

 

심호흡을 하고 마음을 다 잡는다 그녀가 없는 인생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이미 그녀가 나를 떠난 순간 아니 그 회사가 나와 그녀의 사이를 갈라놓은 순간 나의 숨은 이미 멈춰있었다

두려울 건 없었다.

그 망할 회사 죽어서라도 저주하겠어.'

능력 없는 나는 생각했다

 

발로 의자를 걷어차서 의자를 넘어뜨렸다

나는 공중에 매달렸다 밧줄을 목에 두른 채로

머리로 피가 솟구치는 것 같다

아 저번에도 이런 느낌이었지

아주 조금씩이지만 숨이 들이마셔 진다 몸은 아직 살고 싶은가보다

아 저번에도 이랬었지

이번에는 눈을 감고 과거를 회상해본다 이상하게 시간이 많다


처음으로 떠오른 것은 거지같았던 인생이었다. 공부를 하라 해서 했지만 노력해도 닿지 못하는 저 높은 곳을 바라보기만 하며 보통이라도 가자하며 했던, 죽어라 보통까지 갔지만 넘쳐나는 보통사람들 속에서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모든 일은 값싼 기계가 하고 있었다. 망할 기계들이 내 인생을 망쳤다.

그 다음으로 떠오른 것은 나를 버리고 떠나신 부모님이다.

아직 잘 살고 있으시려나.. 나를 버린 죄책감으로 힘들어 하고 있으시려나.. 뉴스에서 나의 자살 소식을 들으면 울어 주실까? 그럴 리가 없지..’

그 다음은 나를 구원해준 그녀이다 이 시궁창 같은 곳에서 나를 구해준 그녀

돈을 받고 임력 된 행동이란 것은 안다. 그래도 나에게 행복을, 아마도 진짜 행복을 알려준... 기계였구나..

 

한참 망상하돈 도중 의식이 흐려지는 것을 느꼈다.

이제 의식이 흐려지기 시작하고 시간이 빠르게 흘러간다.

 

아 저번에도 이렇게 몸이 말을 안 들었지

.’

'아 저번에도 이렇게 의식이 흐려졌었지'

.’

.. 이제 문이 열려야 하는데

..’


-------------------------

jayong1313@naver.com

  • profile
    korean 2019.09.01 20:22
    수고 많으셨습니다.
    더욱 분발하시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늘 건필하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월간문학 한국인] 창작콘테스트-단편소설 공모게시판 이용안내 16 file korean 2014.07.16 3325
645 제 31차 창작콘테스트 단편소설 부문 - 마블 1 아름드리 2019.10.10 67
644 단편소설 부문 _ 바다의 발 1 김day 2019.10.10 33
643 제31차 창작콘테스트 단편소설 부문 - 우체국에서 1 비타민씨 2019.10.09 28
642 제 31차 창작콘테스트 단편소설 부문 - 왕궁의 불꽃놀이 1 file 신필령 2019.10.08 57
641 자유로운 영혼 2탄 ^_^ 토끼가... 4 뻘건눈의토끼 2019.09.27 67
640 제 31차 창작콘테스트 단편소설 부문 - 가만프라자 1 다이무리 2019.09.24 38
639 제 31차 창작콘테스트 단편소설 부문 - 가족의 한 때 1 아지모란 2019.09.09 191
638 제 31차 창작콘테스트 단편소설부분 - 복실이 1 파랑거북이 2019.09.08 84
637 제 31차 창작콘테스트 단편소설부분 [뭉개뭉개 구름] 1 이예니 2019.08.29 39
636 ▬▬▬▬▬ <창작콘테스트> 제30차 공모전을 마감하고, 이후 제31차 공모전을 접수합니다 ▬▬▬▬▬ korean 2019.08.11 48
635 제30차 창작콘테스트 단편소설부문 - 핫도그 2 비타민씨 2019.08.10 103
» 1 자룡 2019.08.09 14
633 제30차 창작콘테스트 단편소설부문 - 금의야행 1 다이무리 2019.08.07 20
632 제30차 창작콘테스트 단편소설부문 - 프리즘 1 한시반 2019.07.27 49
631 30회 창작콘테스트 단편소설공모-측간각시 1 susia1223 2019.07.14 44
630 '수인번호 1004' 1 file 꿈을가진코끼리 2019.07.14 47
629 제30차 창작콘테스트 단편소설부문- 맹인과 침입자 1 비타민씨 2019.07.09 50
628 제 30차 창작콘테스트 단편소설 부문 - 오늘, 아내는 나를 잃었다. 1 추녀 2019.07.09 33
627 제 30차 창작콘테스트 단편소설 부문 - 자기위로 1 렠킵 2019.06.18 32
626 제 30차 창작콘테스트 단편소설 부문 - 신호 1 dlwldms032 2019.06.11 32
Board Pagination Prev 1 ... 2 3 4 5 6 7 8 9 10 ... 37 Next
/ 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