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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27 18:36

Broken t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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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ken toy

 

팔을 올린다. 다리를 올린다. 다시 내리고 반대쪽 팔다리가 올라간다. 고개를 들고 오른쪽으로 돌렸다가 다시 왼쪽으로 돌린다. 점점 템포가 빨라진다. 팔 다리가 이리저리 곡예를 하듯 화려하게 움직인다. 세련되고 사람들의 눈을 현혹시킬 정도로 매력적이다.

점점 분위기는 고조되고 사람들의 시선은 뜨거워진다. 나의 이리저리 몸짓이 계속될수록 자리에서 일어나는 사람도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박자에 맞추어 손벽을 치는 사람도 하나 둘 생겨난다.

음악이 하이라이트에 왔을 때 화려한 조명들이 반짝거리며 나를 비춘다. 그 순간 사람들은 환호하고 어쩔 줄 몰라 하며 자리에서들 박차 일어난다. 나는 한 손을 높이 들고 음악의 끝을 알리는 몸짓을 한다.

한쪽팔을 올린 체로 다이아몬드 스텝을 밟고 허리는 계속해서 빙글빙글 돌린다. 다른쪽 팔은 내 몸을 훑으며 아래서 위로 올라간다. 곧 음악이 멈추고 나는 올렸던 팔의 손에 검지손가락을 하늘을 향해 핀다.

짠!


음악이 멈추고 조명이 어두워진다. 사람들은 모두 일어나 박수갈채를 보내고 동전을 던진다. 내 밑에 수많은 꽃과 동전들이 던져져 오는 것을 보고 있었다.

조명이 완전히 꺼지고 나는 뒤로 돌아 무대 뒤로 자리를 옮긴다. 자리를 옮긴다기보다 내 팔과 온몸에 메달린 낙시줄에 의해 무대위로 끌어 올려진다. 그리고 나를 메달고 있는 줄들의 끝을 잡고 있는 손의 주인공은 관중들에게 인사를 하고 밑에 놓인 동전들을 수거한다. 그리고 나와 그 돈을 수거한 남자는 평소 지내는 차로 자리를 옮긴다. 그 남자는 돈을 세며 조금 상기된 얼굴로 기뻐한다.

“경훈아 오늘 또 돈 많이 벌었구나. 내일도 열심히 하자고.”

나에게도 인사를 건낸다.


나는 내 아버지가 지휘하는데로 멋진 춤을 추는 춤꾼이다. 내가 어떤 동작을 하고 어떤 장단에 춤을 출지 아버지가 다 결정해 주신다. 그리고 멋진 작품을 하며 살고 있다. 태어자마자 아버지의 초롱초롱 눈빛을 보았다. 세상을 다 가진듯한 그의 눈빛은 정말 멋지게 빛났다. 그리고 나는 아버지가 이끄는데로 많은 모습을 했었다. 그리고 지금 이게 나의 삶이다.


그날 밤 잠이 오지 않았다. 창문을 통해 하늘을 보았다. 수많은 별들. 내가 낙시줄들에 이끌려 몸을 움직일때 위에서 비추는 빛들보다 더 환하고 따스했다. 너무나 맑았다. 더군다나 그 가운데에 있는 달은 그동안 받아온 많은 동전들보다 몇배는 더 화려하고 값져 보였다.

나는 그것들을 가지고 싶어졌다. 바닥에 굴러오는 동전도 위에서 비추어오는 스포트라이트도 아닌 별과 달을 가지고 싶어졌다. 나는 안간힘을 다하여 내 몸을 여기저기 감고있는 낙시줄들을 끊어냈다.

뚝 뚝 뚝.

하나하나 끊어낼때마다 몸은 시원해졌다. 나를 감고있던 답답한 것들이 사라지는 박사하탕을 먹는 듯한 개운함을 느꼈다.

모든 낚시줄을 끊어내고 일어서려 했다. 다리에 힘을 주었다. 손으로 땅을 집었다.

합!

기합을 주며 힘을 주었다.

다리에도. 손에도.

하지만 내 몸은 일어나지 않았다. 내 몸은 평소 한 남자가 낙시줄로 끌어 올릴 때처럼 힘차게 일어날 수 없었다. 나는 계속해서 안간힘을 쓰다 지쳐 잠이 들고 말았다.


다음날 나를 본 아버지는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낚시줄이 다 끊어져있군, 이래선 움직일 수 없겠어.”

허탈함.

“그럼 다시 낚시줄을 사와서 달아야겠다.”

그러며 아버지는 나갔다.


난 다시 창문으로 하늘을 보았다.

하늘에는 더 이상 내가 밤에 갖고 싶어 했던 별과 달은 존재하지 않았다. 다만 너무나 뜨겁고 무서운 거대한 불덩어리만이 존재했다. 무서웠다. 피하고 싶었다. 창문에서 멀어지려 했지만, 내 손과 다리는 움직이지 않았다.

다시 보고 싶었다. 별과 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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