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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어떤 분야에 처음으로 등장함. 주로 문학계에 처음으로 등장하는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해 아마추어 문학가들이 일정 자격 취득을 통해 프로 작가로 데뷔하는 것을 뜻한다. 전세계적으로 한국과 일본에만 존재하는 제도인데, 시 쓰는 능력으로 관리를 선발하던 동아시아 과거 제도의 전통에서 유래한 것으로, 근현대기의 중국에서도 존재하였으나 문화대혁명으로 사라졌다. 물론 서양에서도 과거 주로 문학잡지에 작품을 발표하거나 기성문인에게는 추천 받는 식으로 존재했었지만, 그밖에 출판사에 투고하여 작품을 출간하는 방식도 비일비재했다. 지금은 서양에서도 문학잡지에 작품을 발표하거나 추천받는 방식의 등단이 아예 사라져, 출판사의 선택을 받아 단행본을 출판하면 문인이 되는 방식만 남았다. 한국에서는 등단 약력이 없으면 정식 문인으로 취급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해외에서 그렇게 책을 낸 경우는 숱하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건 조앤 K 롤링이 있다.

등단 과정은 각 신문사에서 매 년 개최하는 신춘문예에 응모하는 방법, 각 문예지 신인상을 수상하거나 지면에 작품을 발표하는 경우, 문학상을 수상하는 방법으로 등단할 수 있다. 유명한 문학가의 추천으로 등단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그 경우는 아주 드물다. 한국에선 출판사에 바로 투고하여 등단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다만, 공모나 대회가 아니라 기성 작가의 추천으로 문예지에 글을 실은 경우, 일정 회수를 추천받아 글을 올리고 나면 "추천 완료"(천료)라는 형식으로 등단함을 인정해 준다. 동일 매체에 실어야 하거나 한 사람에게 추천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며 횟수가 정해진 것도 아니나, 적어도 2~3회 문예지에 글을 실어야 천료 등단된다. 이후는 신춘문예나 공모전 출신과 대우가 같다. (어떤 기성 작가의 추천이었냐에 따라 대우가 달라지긴 한다.)

계속 글을 쓰고 싶은 작가지망생들이 꼭 거쳐야 하는 관문이기도 하다. 등단을 하지 않고 자비로 책을 출판할 수는 있지만, 이런 루트로 해서 작가로서 살아남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물론 자기만족으로 책을 출판한다면야, 꼭 등단을 거치지 않아도 되며, 실제로 자기 만족으로, 등단하지 않고 자비로 책을 내는 시인들이나 소설가들도 많다.[1] 그러나 인맥과 학연, 지연을 중시하는 우리나라 특성상 작가로서 성공하면서 글을 쓰고 싶다면 등단이라는 과정은 반드시 지나야 한다.

굳이 인맥이나 학연, 지연처럼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더라도 등단은 일종의 작가 자격증, 내지는 스펙처럼 여겨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우리나라는 독서 인구가 적은 편인데, 아무래도 출판사들은 최대한 책을 많이 팔기 위해 검증된 작가의 책을 출판할 수밖에 없다. 등단이라는 제도가 없이 아무나 유명 출판사에서 책을 출판할 수 있다면, 그나마 간간히 나오는 베스트셀러가 멸종할 지도 모른다... 그래서 출판사들은 자회사가 후원하는 잡지나 신문에서 실력 있는 작가가 등단하면 팍팍 밀어준다.

중소규모의 문학잡지나 지방 신문으로 등단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아무래도 그렇게만 등단을 하면 대형 출판사의 버프를 받기가 힘들다. 따라서 작가로서 성공하기도 무척 힘든 상황이 된다. 그래서 지방 신문이나 중소규모 문학잡지로 등단한 사람들은 중앙 문예지나 신문 쪽으로 한 번 더 작품을 응모해서 등단하기도 한다. 김영하가 대표적 케이스.[2]

등단을 하면 아무래도 문학 관련 직종으로 밥을 벌어먹을 수 있는 길도 넓어진다. 그래서 등단 이후 출판사나 잡지사, 신문사 같은 직종에 취직을 해서, 일을 하며 계속 문학을 창작하는 작가들도 많다.

신춘문예보단 문예지가 나은데 이는 소설가가 데뷔를 할 경우엔 청탁이라고 의뢰를 받아 연재를 하는 식이 많은데 신춘문예를 주관하는 신문사들은 연재를 할 만한 잡지가 없기 때문이다. 신문에 신인을 바로 연재시키는 경우는 없다. 그 때문에 문예지로 데뷔하면 일단 해당 출판사 작가라는 이미지가 생기고 청탁을 받기도 좋다.

시장경제적 관점으로 보면 독자들은 쏟아져 나오는 소설 무더기에서 가장 가치가 확실한('믿음직한' '네임 밸류가 있는') 작가를 찾는데 등단은 작가에게 이 네임 밸류를 부여해 독자의 선택 편의성을 높이고 역량이 보증된 작가의 활동을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이름만 들어도 아는 작가는 책을 냈다 하면 베스트셀러에 오르지만 무명 작가는 발간조차 주목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수많은 무명 작가들은 등단 시스템의 레테르와 권위 있는 심사위원들이 인정한 작품이라는 명예를 믿고 문학상, 신춘문예, 문예지에 작품을 투고한다. 물론 금수저 물고 태어난 입장이 아닌 이상 제 앞가림도 힘든 사람들이 작가이다보니 상금도 중요하다.

2. 비판[편집]

파벌학벌처럼 문단 권력의 형성이라고 보는 비판과, 문단 권력의 세습이라는 의견이 있다.
1920년부터 신문사 주도 신춘문예로, 1990년부터 출판사 주도 문예지로 이어진 등단 제도는 현직에 있는 작가, 평론가들이 심사를 보고, 결과를 발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결론적으로 현직 작가들이 뽑은 신인 작가들이 후에 다시 심사를 보는 방식. 문학상 역시 같은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명망있는 작가들이 신인 작가한테 문학상을 수여하고, 그렇게 명망을 얻은 신인 작가가 후에 문학상 심사를 보는 셈.

2008년에는 신인작가 주이란이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응모 했던 자신의 소설이 현직 작가 조경란의 소설로 출간되었다고 주장했다.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고 제1회 문학동네작가상에 당선된 적 있는 조경란은 당시 신춘문예 예심 심사위원이었기에 의심받을 정황이 있었을 정도.[3] 2018년 대산대학문학상 소설부문에서는 심사위원의 대학 수강생이 수상을 하여 수상이 취소되었고, 2019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서는 블로그 글을 무단인용한 시가 당선되어 논란이 되었다. 주최측은 이를 표절로 판단하지 않았고, 논란이 일자 심사위원들은 “문학 작품이 아니라 과학적 사실을 인용한 창작품이다. 남의 글을 빌려와서 자기 글로 소화시킨 차운시(次韻詩) 같은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논란이 계속되자 결국 당선을 취소했다.
<21세기문학>[4]은 창간 19년 만에 신인상 제도 폐지를 선언했다.

등단 제도는 현재 한국과 일본에만 존재하는 시스템으로서 한국 문학이 가진 권위주의 및 연고주의의 단편이다. 한국엔 문학상, 문예지, 신춘문예에 실린 작가만을 추상적 개념(등단)으로 문단이 '인정하고 받아들여주는' 괴상한 문화가 있다. 문단이란 표현 자체도 작가들의 업계라는 사전적 개념을 넘어 기성 작가들의 권력 집단을 의미하는 용어로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다. 등단이란 개념은 신세대 문학과 기성 문학을 확실히 떨어뜨려놓아 문학의 세대 화합을 방해하는데 등단과 문단이라는 명찰을 닮으로써 '우리는 너희(신세대 문학)(검증받지 않은 문학)와 다르다'는 인식을 주는 것이다. 국회의원이나 변호사도 권위를 표현하기 위해 금뱃지를 달지만 자유로움과 창조성이 직군의 미덕인 작가들이 굳이 자신의 권위와 명예를 강조할 필요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등단 제도 자체가 부정부패와 비리가 일어나기 쉬운 닫힌 사회가 되어버렸음에도 불구하고 공정한 문학상을 심사할 안전장치가 전무하여 논의되지도 않고 도입되지도 않아 나쁜 의미로 불투명한 수상작 선정이 일상화되었음에도 내부고발에 뛰어들고자 하는 사람이 극소수일 정도로 다수의 묵인하에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3. 옹호[편집]

그런데 여기에는 반론도 존재한다. 황순원의 경우 신춘문예나 신인상 심사시 작품 수준이 훌륭해도 자기 제자라는 걸 알면 뽑지 않았다. 오히려 다른 심사위원이 해당 응모작의 문청이 황순원의 제자이거나 말거나 수준이 월등히 좋으니 뽑자고 말할 정도. 작품 수준이 좋아도 단순히 심사위원과 엮여 있으면 등단을 시키지 않는 게 오히려 불공평한 경우인 것.

게다가 등단이라는 제도가 존재하지 않는 서양의 경우, 작가 지망생이 출판사에 직접 투고하여 책을 내는 방식인데, 이게 등단보다 더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리포터의 J. K. 롤링이 열두 번이나 퇴짜맞은 일화는 그나마 약한 수준이고, 더 심한 경우도 많다. 이것은 편집자의 권한과 입김이 센 서양의 출판 문화에서 비롯된 것이다. 예를 들어 서양에서는 장편소설 한 권을 내더라도 인물의 성격이나 이야기의 결말, 사건의 배치 등 여러 요소에 편집자가 여러가지 의견을 내고, 심지어 작가를 견인하기까지 한다. 그런데 한국의 경우 전통적으로 출판사에서 편집자가 적극인 의견을 내기 힘든 분위기라서 그런 역할이 잘 없는 편이다. 그래서 등단 없이 자비출판을 하는 작가들의 경우, 문학적 완성도는 고사하고 문장력이나 기본적인 문법부터 엉망인 경우도 많다. 바로 이런 질 낮은 수준을 신춘문예나 신인상 등의 등단제도가 걸러주는 거다.

4. 등단 과정이 없는 경우[편집]

위의 내용은 "순수문학"에 한정된 경우로, 대중문학이나 판타지무협라이트노벨웹소설 등으로 대표되는 장르문학은 위와 같은 등단 과정이 없다. 해외의 경우 내용 측면에서의 구분이 있을지언정, 대체로 순수문학이니 장르문학이니 하는 식으로 문학을 나누는 일은 없다. 한국의 경우 등단과 같은 식의 옥석을 가리는 과정이 없고 순수문학의 관점에서 볼 때 내용이나 형식적인 측면에서의 완성도가 결여되어 있다는 이유로 이와 같은 장르문학을 낮춰 보는 경향도 있었지만, 판타지적 요소가 주목받고 있는 최근에 와서는 오히려 순수문학 쪽에서 장르문학의 역동성이나 소재, 내용 등을 차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소설 분야에서는 김훈복거일성석제처럼 공식적인 등단 루트를 거치지 않은 작가들도 여럿 있는 편이다. 물론 김훈은 기자 시절부터 문장력으로 인정받았고, 복거일과 성석제는 시인으로 먼저 등단하여 활동했었다. 2015년 신경숙 표절 사태와 2016년 문화예술계 성추문 사건을 거쳐 문단권력에 대한 비판이 심화되면서, 최근 점차 등단제도를 거치지 않는 소설가들에 대해서도 문단에서 수용하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

의 경우, 소설보다 더 폐쇄적인 편이다. 대부분 신문사에서 주최하는 신춘문예나 문학잡지에서 수여하는 신인문학상을 통해 등단해야 활동이 가능할 정도였다. 오죽하면 대중시인으로 알려진 류시화조차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정식 등단했다는 출신 배경을 갖고 있을 정도. 그러나 최근 들어 독립출판, 대안출판 또는 군소규모의 출판사에서 시집 한 권 분량의 단행본을 내는 것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는 시인들도 늘고 있어, 조금씩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다.

[1] 예를 들어 개인 출판이나, 동인지[2] 김영하는 90년대에 창간된 <리뷰>라는 신생 문예지로 등단했다가 제1회 문학동네작가상을 수상하면서 문학동네와 연을 맺기 시작했다. 그 뒤로 문학과지성사창비 등 다른 출판사에서 낸 책들도 후일 문학동네에서 개정판 계약을 맺으며 지금은 거의 문학동네 전속.[3] 물론 이것은 주이란의 문제제기보다 훨씬 더 전에 조경란이 혀를 소재로 하고 요리와 관련된 내용의 소설을 창작하겠노라고 기획한 출판계약서가 제출됨에 따라 해명되었다.[4] 이수그룹에서 발행하던 문학계간지로, 지금은 경영상의 문제로 폐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