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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의 10가지 조건<두번째>
- 시인 박남희




2. 관점과 표현이 새로워야 한다- 다르게 보기와 낯설게 하기

좋은 시는 시인이 대상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고 그것을 얼마나 신선하고 새로운 언어로 표현하는가에 따라서 결정된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이미 너무나도 낯익은 것들에 길들여져 있어서 낯익은 것들을 새롭게 바라보지 못하고 기계적이고 관습적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 시인은 이처럼 관습적이고 기계적인 것들을 일깨워서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 재창조해내는 자이다. 시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 중의 하나인 상상력이나 창의력은 대상을 다른 사람과 다르게 바라보고 이것을 자신의 표현법으로 낯설고 새롭게 표현해 내는데서 생겨난다.

이처럼 시를 새로운 관점에서 새로운 표현법으로 창작하기 위해서는 우선 고정관념을 없애야 한다. 우리 주변에는 무수한 사람과 사물들이 존재하는데, 이들은 하나같이 고정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시인은 이러한 주체나 대상이 지니고 있는 고정관념을 없애고 자유로운 상상력이나 사유(생각)를 통해서 그것들을 새롭게 바라보고 재해석해서 새롭게 표현을 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 시문학사를 더듬어 볼 때, 실험시나 해체시가 반복적이고 주기적으로 등장하게 되는 것도 시적 ‘새로움’에 대한 시인의 열망이 반영된 결과인 것이다.

우리가 고정관념의 틀에서 빠져나오려면 우리의 정신과 생각을 자유롭게 풀어주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분열된 몽고의 부족을 결집하여 중국과 유럽을 정복한 징기스칸이 만약에 유목민의 후예가 아니었다면 아마도 그런 큰 역사는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유목을 뜻하는 노마드(nomad/nomade)는 들뢰즈가 그의 저서 『차이와 반복』(1968)에서 노마드의 세계를 '시각이 돌아다니는 세계'로 묘사하면서 현대 철학의 한 개념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러한 유목의 개념은 현대에 이르러서 어떤 특정한 가치와 삶의 방식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끊임없이 자기를 부정하고 새로운 자아를 찾아가는 창조적인 행위를 일컫는 말로 정착되면서 새로운 문화적 트랜드로 떠오르게 된다. 이러한 노마드적인 정신은 시를 쓸 때도 필요하다. 좋은 시를 쓰려면 기존에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을 부수고 자아와 사물의 고정적인 이미지를 지워버리고 그 위에 새로운 상상력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 새로운 상상력은 자유로운 정신에서 나오고, 이것이야말로 새롭고 좋은 시의 원천이 된다



둥근 발작
- 조말선


사과 묘목을 심기 전에
굵은 철사 줄과 말뚝으로 분위기를 장악하십시오
흰 사과 꽃이 흩날리는 자유와
억압의 이중구조 안에서 신경증적인 열매가 맺힐 것입니다
곁가지가 뻗으면 반드시 철사 줄에 동여매세요
자기성향이 굳어지기 전에 굴종을 주입하세요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성장억제입니다
원예가의 눈높이 이상은 금물입니다
나를 닮도록 강요하세요
나무에서 인간으로 퇴화시키세요
안된다, 안된다, 안된다 부정하세요
단단한 돌처럼 사과가 주렁주렁 열릴 것입니다
하지마, 하지마, 하지마 억누르세요
뺨이 벌겋게 달아오를 것입니다
극심한 감정교차는 빛깔을 결정합니다
폭염에는 모차르트를
우기에는 쇼스타코비치를 권합니다
한 가지 감상이 깊어지지 않도록 경계하세요
나른한 태양, 출중한 달빛, 잎을 들까부는 미풍
양질의 폭식은 품질을 저하시키는 원인입니다
위로 뻗을 때마다 쾅쾅 말뚝을 박으세요
열매가 풍성할수록 꽁꽁 철사 줄에 동여매세요
자유와 억압의 이중구조 안에서 둥근 발작을 유도하세요



거리에서
- 이원


내 몸의 사방에 플러그가
빠져나와 있다
탯줄같은 그 플러그들을 매단 채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온다
비린 공기가
플러그 끝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곳곳에서 사람들이
몸 밖에 플러그를 덜렁거리며 걸어간다
세계와의 불화가 에너지인 사람들
사이로 공기를 덧입은 돌들이
둥둥 떠다닌다





※ 질 들뢰즈(Gilles Deleuze, 1925년1월18일~1995년11월4일)는 20세기 후반 프랑스의 철학자, 사회학자, 작가이다. 1960년대 초부터 죽을 때까지, 들뢰즈는 철학, 문학, 영화, 예술 분야에서 영향력 있는 저작들을 썼다. 가장 인기를 누린 책들은 펠릭스 가타리(Félix Guattari)와 함께 쓴 《자본주의와 정신분열: 안티-오이디푸스》(L'Anti-Œdipe - Capitalisme et schizophrénie, 1972년)와 《천의 고원》(Mille Plateaux - Capitalisme et schizophrénie 2, 1980년)이다. 1968년에 《차이와 반복Différence et répétition》을 썼으며, 1969년에는 《감각의 논리》(Logique du sens)를 썼다. 미셸 푸코는 "아마도 어느날 이 세기는 들뢰즈의 시대라고 불릴 것이다"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들뢰즈는 이에 대해 "우리를 좋아하는 사람은 웃게 만들고 그 외의 다른 사람들은 격노하게 만들려는 의도를 지닌 농담"이라고 말했다. 파리 8대학의 교수를 맡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