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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21 11:47

방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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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바닥


시를 쓰려면 마당은 아니더라도

방바닥 정도는 써야지

마루는 이제 진부하잖어


이제 그만 방에 대하여 쓸 때도 되었지

손님을 모셔도 방안에 더 모셨고

내 어머니가 울어도 마루보다는 방안에서 더 우셨지

빗질도 다듬이질도 걸레질도

마루보다는 방바닥에서 더 했지


마루가 낭만적이긴 하지

쪽 갈라진 나무 틈새

오며가며 생각도 많이 끼이지

그래도 우리는 방에서 살잖어

우리가 집에 살 때는

마땅히 방바닥에 들러붙어 살지


시를 써서 계란이라도 삶으려면

마당은 스리슬쩍 넘어가도

방바닥은 드러내야지


날 때도 방바닥에서 나잖어

죽어도 방바닥에 드러누워 죽어야 제맛일게야


저기 마루 아래

마당 여기저기에

사는 것들 죽는 것들

조근조근 쓸 요량 없으면

그저 내 몸뚱이 부비고 있는

방바닥이라도 써야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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