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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09 20:25

(공모전) 저녁 외 4편

조회 수 18 추천 수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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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내가 선 땅은 고개를 돌려
태초의 빛깔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자욱히 오는 태초의 순수는 공포를
몰고왔고 사람들은 모방된 신생을 흩뿌렸다
태초는 처음과 같았지만
누구도 그 순수함을 좋아하지 않았다
신생은 선으로 숭배되었고
태초는 악마로 치부되었다
불순은 은총이 되었고
순수는 죄악이 되었다
지금 이를 알아챈 나 역시
신생과 불순을 찬미했다

하지만 가끔 오는 각성의 순간에
나는 이 교착점을 찬미한다
영원하진 않지만 가장 아름다운 이 교착점을


고향

고향은 나도 모르느 새에 나를 받아들였다
항상 따뜻했던 고향은 내게 젖을 주고 잠을 재웠다
그러다 문뜩 고향의 옛모습이 궁금해물었다
어쩌다가 나를 받아들였나
이웃의 손을 잡았더니 너를 받아야할 거 같아 그랬다
역겹도록 순수했던 나는 그말을 그대로 들었다
내가 반찬을 가리지 않게 되고 고향보다 몸이 커지자
나는 그제서야 고향이 내가 했던 말을 찾을 수 있었다
내가 짓밟아버린 고향의 도싯길을 찾을 수 있었다
내가 버려놓은 고향의 원래 내음도 찾을 수 있었다
내가 태워버린 고향의 밭을 찾을 수 있었다
그 날, 내가 고향에 들어온 그 날, 고향은 나를 제외한 모든 것을 잃었다
아니 내가 고향이 잃어버린 모든 것이 되어야 했다
나는 거울을 보며 말했다
죄송합니다.....사랑합니다.....


승천

죽어가는 나는 거울을 보기 부끄러워 토악질을 했다
거울과 나 사이에 퍼진 토사물은 꿈틀거리며
가장 동경했던 괴물이 되어 내 앞에 섰다 
이내 괴물은 내 머리를 깨물어 부쉈고
그 조각들을 씹었다
터져나가는 뇌수를 흘리며
나는 참을 수 없는 쾌락을 느낀다
괴물의 이빨 사이사이에 끼어가는
목줄이 내 내장과 함께 씹힐 수록 느껴지는
새로운 통증의 환락.
나는 눈 조차도 깜빡일 수 없는 달콤함을 느낀다

나는 살아있다,나는 살아있다



여행자의 고해

5년 전부터인가 집에서 거센 바람이
불어대기 시작했습니다
바람을 마주할 때마다 가지고 있는 나침반에
녹이 끼었습니다
바람이 왜 부는지 알고 있었지만
멈추게 할 방법을 모릅니다
그래서 저는 바람을 피하고자 망가진 나침반을 들고
자주 여행을 했습니다 
하지만 나침반이 망가졌기에 여행의 종착역은
항상 같았습니다
바람에게서 완전히 떠날 수도 있지만, 그러자니 나침반을
잃어버릴까 두렵습니다
오늘 이 고해가 끝나면 저는 다시 바람을
마주하러갑니다 

주여! 부디 제 나침반의 녹이라도 닦아주시기 바랍니다!

지병

봄의 따스한 바람, 난 그 당연한 바람에 집착했다
봄의 찬란한 햇살, 난 그 박애적인 온기에 열광했다
봄의 은은한 아지랑이, 난 그 순수한 허공의 암호를 풀었다
봄이 올 때마다 나는 봄에 집착하고, 봄에 열광하고, 봄을 풀어냈으며
그 낙관과 그 환상과 그 순수함에 부끄러워했다
봄이 부르는 이 지병은 망강의 지병, 반복의 지병, 실명의 지병
부디 내 어리숙이 성숙한 면역을 가질 수 있기를
부디 이 지병을 피할 수 있게 되기를 
  • profile
    korean 2019.02.28 22:53
    열심히 쓰셨습니다.
    보다 더 열심히 정진하신다면 좋은 작품을 쓰실 수 있을 겁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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