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콘테스트

오늘:
21
어제:
38
전체:
286,728

접속자현황

  • 1위. 후리지어
    48150점
  • 2위. 뻘건눈의토끼
    22353점
  • 3위. 靑雲
    18945점
  • 4위. 백암현상엽
    17074점
  • 5위. 농촌시인
    12042점
  • 6위. 결바람78
    11485점
  • 7위. 마사루
    11385점
  • 8위. 엑셀
    10614점
  • 9위. 키다리
    9484점
  • 10위. 오드리
    8414점
  • 11위. 송옥
    7661점
  • 12위. 은유시인
    7561점
  • 13위. 산들
    7490점
  • 14위. 예각
    3459점
  • 15위. 김류하
    3149점
  • 16위. 돌고래
    2741점
  • 17위. 이쁜이
    2237점
  • 18위. 풋사과
    1908점
  • 19위. 유성
    1740점
  • 20위. 상록수
    1289점
조회 수 19 추천 수 1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절벽 위 코트

- 안개 바다 위의 방랑자 -

     

    

코트가 말했다 불편하지 않니 남자의 표정을 코트는 알 수 없었지만 허리로 구부러진 팔, 알 것만 같았다 코트는 보이지 않아도, 남자가 울고 있다 주말 저녁이면 늘 코트를 입고 절벽에 오르는

 

그건 아니지 머리칼이 말했다 바람이 날 좋아해 코트는 머리칼을 볼 수 없지만 펄럭이는 몸의 끝자락을 느끼며 기분 알 것만 같았다 남자는 어때 나도 몰라 여기선 보이지 않아 간지럽혀 보자 휘날렸다, 바람, 머리칼의 목소리

 

구부러진 팔을 받쳐주던 지팡이 으스러질 것 같아 코트는 절벽 위를 오르며 돌 사이사이를 찾아 비집고 들어간 지팡이를 보았다 아프겠더라 머리칼이 말했다 대체 왜 끌고 온 거야 지팡이 말에 코트는 이때가 아니면 쓰이지 않아 라고, 남자가 잠시 몸을 떨었다 우는 거야? 코트가 물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늘 때가 낀 옷을 입던 남자를 코트는 옷걸이를 붙잡을 때 종종 그 옆에 지팡이도 벽에 기대섰다 남자는, 남자 얼굴에 묻은 검은 때는, 어쩌면 이제 때가 아닐 수도

 

일렁이는 안개를 주석 바위가 뚫고 솟아올랐다 하늘과 땅이 구분되지 않자 머리칼은 눈을 감았고 남자는 고개를 들었다 그래도 하늘이라 생각하며, 남자의 얼굴에 때일지 때가 아닐지 모르는 것이 아직도 있나 코트는 궁금했고 지팡이는 지쳤다 그래도 지팡이는, 집에 가고 싶지 않아 벽에만 기대서고 싶지 않아

 

코트는 어느새 서늘해진 남자의 등을 감싸고 머리칼은 여전히 눈을 감고서 바람이 날 좋아해 지팡이는 손에 붙들린 채 남자의 체온을 느꼈다 그리고 남자, 그럼에도 남자는




오늘 달, 거기 없어요

         


요새 누가 그런 거에 관심 있어요? 달이 말했다 침대 위에 무심히 들어오던, 아무런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 관심, 이라는 말은 생각보다 거창하지 않았고 달의 목소리는 나긋나긋했다 침대 너머엔 술의 목소리가 들렸다 조용히 좀 해요, 라고 말했는데 낮에 말하면 더 뭐라 할 거면서, 술이 투덜댔다 그렇지 낮에 들으면 이상한 취급되었지 그러자 달빛이 술을 꿰뚫었다 짤그랑 소리 내며 술이 깨지고 낮에 보이지 않던 얼굴이 떠돌아다녔다 어두워서 괜찮은 줄 안거죠, 말하자 그러니까 지금 무시하는 거라고? 달이 화냈다 얼굴은 울었다 난리치고 토하고 때 되어야 알았다 이건 다 달 때문이었다 너무 어두우면 오히려 울지 못하는 것 얼굴은 이미 알고 있었다 아직도 침대 위에 굴러다니는 달빛을 만지며, 물었다 내일은 없을 건가요 이미 오늘은 있잖아 달빛이 어두워 눈을 감았다 밖에서 또 다른 술의 목소리가 들렸고 여전히 얼굴은 울고 있었다 소리 없이 자고 싶었다






설탕 밖 아이들

     

    

몸이 하얘지게 해주세요, 손바닥을 서로 맞대며 가장 간절한 형태를 쥐었지만, 그저 손가락으로 이루어진 부르튼 무지개였다 신은 하얀 아이만 설탕에 넣고, 달아지기 위해 먹이고 먹여 기도했다 고운 아이가 되어라

 

설탕 밖 아이들은 비슷한 모래알을 쥐고 잡아도 흐르는 것에 입을 벌리며, 모래알을 씻으면 하애지지 않을까 하나 둘 바다 속으로 뛰어들고 살을 문질렀다 꺼칠한 모래알, 설탕 안으로 들어가고 싶어요

 

가라앉는다, 물에 녹은 모래알이 무거워 또 다시 기도할 때 모래알로 만든 무지개가 생기고, 부서지고, 생겼다가, 무너지고, 기도했다 천국으로 가게 해주세요 가장 아래에 있는 흙 또한 설탕으로 이루어져있는 천국

 

진흙이 된 무지개를 건너며, 같은 바다 속 안에서 이곳이 무슨 색인지도 모른 채 모래알이 된 손으로 서로의 팔을 문지르는 아이들





무언극

  

       

무대는 높았고 올라가기 위해선 밧줄이 필요했다 밧줄을 내려주세요 썩은 거 말고요, 당신이 이렇게 말할 때 나는, 나는, 그러니까 그것을 목에 묶었다 발에 묶으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어서

 

생각보다 목은 필요 없어, 당신이 말할 때 손을 뻗었다 끌어 올려달라고 가장 높게 든 사람 먼저 무대 위로 올라갈 수 있었다 소리 없는 연극, 말할 수 없는 연극, 그러니까 목은 필요 없어 먼저 올라간 건 당신이었다

 

입술은 달랐다 당신이 소리 없이 말해도 알아들을 수 있던 건 그 덕이었다 나무로 만든 무대 위, 인과목이 피었다 막이 올라가고 가장 높이 있는 사람이 가장 탐스러운 열매

 

관중석에 앉은 수 십 개의 입, 이를 딱딱대며 박수치고 무대 안으로 올라오려 했다 이미 목이 없어진 당신은 입술만 움직였고, 표정으로, 시선으로, 파리해진 피부로 그것들을 보다 열매가 되었다

 

열매로 변한 당신 앞에서 나는 또다시 손을 든다 이번엔 제 차례예요 그러니까, 그러니까 당신은 목이 없었잖아 밧줄을 내려주세요, 썩은 것도 괜찮아요 올라갈 수만 있다면 나는





망고스틴

     

 

평일 기숙사는 학생들이 가득합니다 얘기하네요 그런 새벽에 망고스틴 3개가 굴러와 술 먹고 계단에서 넘어져 몸이 보래진 아이, 주말 집 갔다 오면 껍데기가 검해지는 아이, 손이 파란 아이는 어째선지 두 손을 떨고

 

묻습니다 제게 어쩌다 껍데기가 까매졌냐고 고개를 숙입니다 술을 많이 마실 만큼 힘들고, 주말마다 억지로 집 가지 않아도, 되니까요 손을 떨 만한 일이 없어 그래도 똑같이 속은 하얗고 여리다 말하지만

 

3개가 깔깔 거리며 이리 뒹굴 저리 뒹굴 유전으로 껍데기 까만 망고스틴을 보며 손이라도 떨어야 할까요 계단에서 넘어진 아이가 사실은 넘어진 게 아니라 밀쳐진 거라 말하고, 검해진 아이가 차라리 밖에서 익은 거면 좋겠다고, 고개가 떨리네요

 

그들보다 더한 걸 말할 수 없어 쳐다봅니다 똑같은 초록 눈동자가 두 손을 떠는 망고스틴 하나 고개 떠는 저를 보며 말합니다 그래 이제 똑같아

 

 




  • profile
    korean 2019.12.31 17:11
    수고 많으셨습니다.
    더욱 분발하시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늘 건필하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월간문학 한국인] 창작콘테스트-시 공모게시판 이용안내 3 file korean 2014.07.16 4475
1713 제 33회 창작콘테스트 시 부분 공모 - 가시(可視) 외 4편 1 장송곡 2019.12.23 58
1712 제 33회 창작콘테스트 시 부분 공모 - 실체 외 1편 1 박상민 2019.12.22 31
1711 제33차 창작콘테스트 공모 1 내꽃너 2019.12.20 32
1710 제 33회 시 공모 1 혜성 2019.12.20 39
1709 33회 창작콘테스트 시 부분 공모 -일기와 시 어느곳- 1 국한 2019.12.19 26
1708 [제 33회 시 창작 콘테스트 참가작] 눈길 외 2편 1 이예니 2019.12.14 51
1707 제33회 창작콘테스트 시 부분 공모- 촛불 외 2편 2 0phelia 2019.12.11 71
1706 ▬▬▬▬▬ <창작콘테스트> 제32차 공모전을 마감하고, 이후 제33차 공모전을 접수합니다 ▬▬▬▬▬ korean 2019.12.11 112
1705 제32회 창작콘테스트 시 부분 공모- 지렁이한테는 세상이 느리게 움직일까 외 4편 1 diddid 2019.12.10 30
1704 질풍노도 외 2편 1 예쓰오 2019.12.10 23
1703 제 32차 창작콘테스트 시 부문 공모 - 물감 외 4편 1 기뮤리 2019.12.10 16
1702 시 공모 1 file 지지배 2019.12.10 15
1701 제32회 창작콘테스트 시 부문 공모- 검은 파도가 점점 차오를 때 외 5편 1 난란 2019.12.10 18
1700 시 부문 응모 1 huit 2019.12.10 11
» 제 32회 창작콘테스트 시 공모 - 절벽 위 코트 외 4편 1 김day 2019.12.10 19
1698 제 32차 창작콘테스트 시 공모 - 낙화 외 4편 1 운비 2019.12.10 22
1697 제 32차 창작콘테스트 시부문 공모 1 .. 2019.12.10 16
1696 제 32차 창작콘테스트 시부문 공모- 겨울 외 2편 1 물만난물고기 2019.12.09 21
1695 제 32차 창작콘테스트 - 시 공모 1 인공잔디 2019.12.09 13
1694 시 공모전 참가 이진광 1 file zudaish 2019.12.09 10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 94 Next
/ 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