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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꿈('수상한 그녀'를 보고)

 

좋은 꿈을 꾸었다.

오랜 만에 가슴이 뛰는

 

산들 바람에 조금씩 흔들리는

나뭇잎이 무성한 나무들과

물감으로 도화지를 수놓은 듯

초록으로 물든

들판의 싱그러움이

젊음을 부른다.

 

흘러온 강물을

쳐다볼 시간조차

생활의 분주함을

이기지는 못 했는데.

 

쿵 쿵 쿵 쿵 뛰는 가슴을

벅찬 17세 소녀의

첫사랑 같은 마음으로

느껴보았다.

 

한 가닥 꿈일지언정

살아 숨 쉬는 생동의 순간을

평생 어디에서

느낄 수 있단 말인가?

 

꿈을 꾸었다.

생이 다하도록 잊지 못할

좋은 꿈을 꾸었다.

 

 

 

 

눈 내리는 정원


평온한 정원에 눈이 소복소복

눈이 내리는 소리가

귓가에 아른아른

누군가 정원에 내어 놓은 발자욱

눈 내린 정원을 시기한 듯

눈은 지지 않으려고 펑펑

발자욱은 점점 희미해지고

인간의 자취는 사라지고

자연만 남는다네.

 

눈 내리는 세상은

자연의 세상.

 

 


 

도시에도 한가위

 

몹시 맑은 하늘인데도

하늘을 올려다보니

희뿌연 연기가

온통 공기를 덮는다.

 

눈이 부시도록

햇빛은 밝은데

희뿌연 연기 같은

 

해가 스모그에 옥의 티일까,

아니면

스모그가 해에게 옥의 티일까?

 

한가위는 오곡 풍성한

들과 산에도

그리고

도시 속에도

어김없이 스며든다.

 

고요한 밤

온 세상을 물들이는

보름달 달빛처럼.

 


 

 

몹시 내리는 비가

 

비가 오네요.

몹시도 오네요.

우산을 뚫고 오듯이

우산 아래

옷과 가방과

다른 모든 것들을 적시네요.

 

몸도 마음도

그리고 모든 것들을 씻어 내고

내일이면 눈부시듯

온 세상이 다시

새롭게 태어나기를

기원합니다.

 

비가 오네요.

몹시 내리는 비가

온 세상을 씻어 냅니다.

 

 

 

 

썩은 동아줄

 

썩은 동아줄에

승천하고자

몸을 맡긴다.

 

잠을 깨니

한숨만 나오네.

 

머리를 한 번

흔들어 보고

 

속절없는 마음

행여 들킬세라

두 눈 부릅뜨고

먼 산 바라보니

 

하늘도 까맣게

희뿌연 눈발 날리네.

 

아침 햇살 속에

맑아지려나

시간을 재촉해 본다.

    

이상 5편 올립니다.


성명 : 유지흔

이메일 : tommyji@naver.com

연락처 : 010-8637-6118


감사합니다~~ 


 

  • profile
    korean 2017.02.27 14:32
    잘 썼습니다.
    더욱 분발하셔서 좋은 결실을 맺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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