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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11 21:56

갈대가 부럽다 외 4편

조회 수 26 추천 수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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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가 부럽다. (意志)

 

나는

갈대가 부럽다

 

갈대는 작은 바람에도

이리 쓸리고 저리 쓸리지만

 

갈대의 뿌리는 어떤 바람에도

언제나 제자리를 지키고 있으니깐

 

나는

그런 갈대가 부럽다


존재 (存在)

                                                                 

나는 나무에 정상에 올라가서

푸른 잎이 되고 싶었어.

 

근데 나랑 같은

애들은 끝없이 많았어.

 

결국

일렁이는 가을바람에 난 떨어졌고

바닥에 어느 잎더미로 굴러갔어.

 

근데 밑에서 보니깐 알겠더라.

나무에 붙어있는 애들이나 떨어진 애들이나

모두 갈색 잎이 되어 버렸다는 걸.


   

실종 (失踪)

                                                               

하늘에 하나 아기 별

밝은 빛을 발산하니

 

별 밑에 강물에는

밝은 태양 드리우네.

 

하늘에 하나 있는 별

밝은 빛을 잃어가니

 

강물 빛이 어두운지

별빛이 어두운지 모르겠네.

 

하늘에 있는 별

너무 어두워

 

강물에 떨어졌나.

하늘에게 잡아먹혔나.

 

정녕 모르겠네.

 

정녕 모르겠네.

 

그렇게 사라졌네.

 

성장 (成長)

 

물렁한 나무에

가지를 자르고

규격에 맞추어

제작하니

 

물렁한 나무는

딱딱한 목재가 되었네.

 

우리 아이들의

개성을 자르고

규격에 맞추어

교육하니

 

우리의 아이들은

딱딱한 인재가 되었네.


등굣길. (自由)

                                                                       

차 한 대

차 두 대

차 세 대

 

교문 앞에서

어른들이 운전하고 있는 차들이

아이들은 태우고 등교하고 있다.

그 안에서 아이들은

급한 밥을 해결하고

못 다한 잠을 자고 밀린 숙제를 하겠지.

 

그리고 지금 나는

혼자 걸어서

등교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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