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 스테이션에서 고독하다
일곱번째 날 우리는 만난다
고슴도치처럼 간격을 두고 달리다가
칠일째 그 스테이션에서 만나
차를 마시고 날씨 얘기를 하고
지나가다 들은 남얘기도 하다가
웃다가
애닳게 사랑을 나눈다
정하지 않았지만 정해진 시간이 되어
가벼운 입맞춤을 던져놓은 채
간다
그립지 않았던 것처럼
그립지 않을 것처럼
기약하지 않은 일곱번째 스테이션에서
또...... 볼수 있을까
그러나,
어느날,
"너는 나라는 열차에서 내려 홀로 걷게 될 것 이다"
도둑
들키지 않게 살금살금 그것을 훔쳤다
시선.
느낄듯 느끼지 못하게 그것을 흘렸다
유혹.
냉큼 받아들이지 못해 잠시 망설이는 너를 두고
도둑같이
단숨에 앗아왔다
그 입술.
그 숨소리.
그리고 너만의 텐더니스.
시큼한듯 달콤한듯 혼미하게 하더라
그날 밤 너는
이미 취해버렸어 나를.
너,
스톡홀름 콤플렉스
어떤 도둑도 돌려놓지 않는다
훔쳐온 것은.
거리의 악사
생제르맹 역사의 오줌비린내를 감미로운 향수로 만들었던
어느 이국 거지의 바이올린 연주가
십이월 이른 추위에 허덕이다 뛰어든 여기,
이호선 지하철 안에서 문득 생각났다
그때 동전이라도 좀 던져줄 걸 그랬나
그때,
당연했던 거리의 음악을 공짜로 들은 데 진 빚이
아련한 아쉬움으로
오백원 어치
죄책감을 남긴다
가슴으로
티나지 않게
울려고 했습니다
내가 울어도 그 소리가 들리지 않게
조용히 쿨하게 미소 던지고
흔들리지 않는 어깨로 씩씩하게
뒤돌아서려 했습니다
하지만
보란듯이, 울컥
지리지리하게
짜지도 쓰지도 않은 눈물로 꺼이꺼이
울어대며 칭얼거렸습니다
오히려 그대가 더 담담하게
저의 어깨를 두드리며 위로했습니다
저는 그게 더 야속해서
문을 닫고
울지않겠노라 다짐했던 것의
수백배 깊이로
슬퍼하며 울었습니다
그리고 나의 가슴은
이제 다시는
누구의 것도 될 수 없게
얼음지옥처럼
퍼렇게 투명하게
얼어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