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생긴대로
착하게 살지 말라고
어릴 적
엄마가 내게 말씀하셨다
아이스크림 하나
과일조각 하나
아이들 틈에서
잘 챙겨 먹지 못하는 내게
그리 말씀하셨다
집에 있는
이쁜 포크를
가지고 나가
동네 아이들에게
하나씩 다 나누어 주고
친구들이 하자는 대로
따라다니던 내게
착하게 살지 말라
그리 말씀하셨다
커서 착한 것도 병인지
고쳐지지 않는다
나를 비난하고
아프게 했던 그들을
미워하지도 못하고
똑같이 비난하지도
못한다
용서하고 싶지 않고
생각하고 싶지 않는데
착한 것도 병인지라
미워할 수 없다
내가 걱정되서
그리 말씀하셨는데
내가 엄마를 닮아서
이리 착한 걸
알고 있으니
내 마음 편한게
그게 제일이라
마음 생긴대로
살련다 착하게
대원연립주택
논과 밭으로 둘러싼
동네에 이층짜리
연립 두동
화단에
라일락 장미꽃 봉숭아꽃이
피어있고 풀잎 사이로
연두빛 청개구리가 여럿이
놀고 있다
집앞 마당에는
내가 심은 옥수수
쪄서 먹을 수 있을 만큼
자리길 매일 기다린다
뒷배란다에 감을
깍아서 실로 꿰어
널어놓은다
곶감이 되길 기다리는데
지나가던 사람
하나 떼어간다
엄마에게 달려가
입을 삐죽거리며
조잘거린다
엄마는 웃으시며
괜찮다 하신다
연립 두동사이 공터에서
동네 아이들과
뛰어다니며 놀고
흙과 풀로 소꿉놀이 한다
따뜻한 아랫목에
배깔고 누워
동생과 장난치며 놀고
엄마는 뜨개질 하신다
운전하시는 아빠
매일매일 안전운전하시길
우리는 기다린다
엄마 아빠 젊고
우리는 어렸던 그 시절
부모품에서 편한했고
순수했던 그 시간들이
그립다
흙내음 풀내음 나는
그때가 그립다
아침 축제
차가운 아침 공기와
환한 해 맞으러
둑방길로 나간다
떠오른 아침 해는
잔잔하게 일렁이는
바다를 비춘다
따뜻한 햇살 받는
바닷물은 축제날인듯
반짝반짝 이쁘게
폭죽을 쏟아되고 있다
생각지도 못한
너무 이쁜 장면에
내 숨소리마저 줄인다
난 이럴 때 눈을 감곤 한다
내 눈꺼풀 위로 떨어지는
햇살에
감은거 같지 않게 느껴지는
환한 세상
첫사랑이 속삭이듯
듣기 좋은 파도소리와
새소리가 가깝게 들린다
깊게 숨을 몰아쉬고
눈을 떠 보니
내 뛰는 가슴에도
생명력 있는
빛나는 폭죽이
눈부신 햇살 받으며
터지고 있음을 느낀다
이 황홀한
아침 축제를
내 뛰는 심장에 남기고
웃고 있는 나는
이 축제를
내 가슴에 가득
끌어안는다
잘 지내
그가 온다고
그날 연락이 왔다
부리나케 준비하고
약속 장소로 나가보니
빛바랜 옷을 입고
모자를 눌러 쓰고
일에 찌든
피곤한 얼굴로 나타난 그
인파속에서도
행색은 초라해보였지만
내 눈엔 그 사람만 보였고
반가웠다
서로 투툴대며
티격태격하고
서로 장난치며
웃고 떠들고
그는......
무심한 척하지만
챙기고 배려하는 모습에서
여전히 사랑이 묻어났다
거칠어진 얼굴과 손
대충 때운다는 끼니
나는......
곁에서 챙겨주고 싶어졌다
우리는
함께 할 수 없음을
알고
우리는
이별을 예감하고
있었다
볼 수 있을지
볼 수 없을지
몰라서 헤어질 때
잘 지내 라는
말만 서로 했다
또 생각하니
눈물이 핑도네
또 보고파져서
그 날을 생각하니
아프지 말고
잘 챙겨 먹고
일할 때 좀 몸사리고
잘 지내......
이 또한 사랑
뜨거웠던 한 여름날
시작된
뜨거운 네 사랑은
시원한 바람 불어오는
가을되니 그 사랑은
바람타고 날아가
찾아볼 수 없다
내 입술에 내 손에
뜨거운 네 체온이
깊은 자국으로 남아있는데......
영원할 줄 알았던
그 사랑은...내게
강한 햇살처럼 쏟아붓고
가을 오니
꿈처럼 사라졌다
시원한 가을이 찾아왔는데
난 아직
뜨거운 그 여름날에 살고 있다
이름 : 정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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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습작을 거듭하다보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으리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