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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쟁이의 상담

 

 

 

골목에서 모로 누운 담

기어 오르는 담쟁이에 끌려온 하루 해가

벽에서 잠기고 있다.

문 밖으로 쫒겨난 얼룩진 아이

담에 지울 수 없는 낙서를 하고

문 밖에서 주저앉은 술 취한 사람이

누운 담 속 멍들게 발길질을 한다.

오늘도 받은 손 없이 건네받기만 하는

담, 알수 없는 표정이 많다

감추지 못하는 틈새 속 거친 내면,

바로 누울 수 없어 보인다.

 

작은 청진기를 대고 오르는 담쟁이

박동이 없고, 체온이 느껴지지 않는지

청진기를 떼지 않는다.

상태가 심상치 않듯 잎들이 흔들린다

수액줄을 걸며 벽을 어루만져가나,

굳은 살에 수액바늘이 막힌 듯 하다.

좀처럼 안을 보여주지 않는 담

담쟁이의 집념에도 등을 돌리지 않는 담

담 속 박힌 철심 때문인가?

담쟁이가 서두르지 않고 자국들을 덮어간다

바람에 흔들거리는 담쟁이 담을 토닥거린다.

더 이상 틈새에서 신음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아직 쓰러지지 않는 담이 서 있다.



비둘기의 회상

 

 

 

 

비오는 오후 비둘기가 비소리를 들으러

날개 편 다리 품 속으로 온다.

품 속 심장 소리 유난히 쿵쿵 거린다.

머리 위로 지나가는 차들이 기억처럼 쿵쿵 떨어진다.

비오는 날은 비둘기 빛 그늘도

더 짙어져, 비둘기 가슴으로 스며들어 간다.

털지 않는 젖은 날개

다리 품 속에서 나는 것을 잊은 채 젖어 들어간다.

교각 위에서 내려다 본

물웅덩이, 날지 못했던 시절이 떠오른다.

자동차가 떠오른 지난날을 부수지만

기억 조각들이 다시 고인다.

비 지나가도 비에 젖지 않은 하늘

먹구름에 잠긴 하늘이 맑아져 있다.

비 멈춘 다리 위에서 다시 두근거리는 소리가 작아진다.

다리 품에 있었던 새들은

기억이 증발된 하늘로 날아가기 시작한다.

차들도 길 위의 물을 훔쳐낸다.

도로 위 움푹 패인 눈두덩이가 말라가고 있다. 




 

오징어 다리로 작별인사 하기

 

 

 

해풍이 쓸어버릴 낙엽이 없었다

태풍에 방향 잃은 해풍이 마을로 가고 있다.

건어물 가게 노인의 주름살이 찰랑거리고,

노인의 입이 입질을 하기 시작한다

가게 앞은 늘 잔잔해서

해풍은 가게 앞을 서성인다.

흔들리는 오징어 다리,

잃어버린 뱃 속을 해풍이 훑어갈때 하얀 꽃이 피고

마른 눈이 검은 열매처럼 흔들린다.

쓰린 해풍에 흐려지는 노인의 눈빛

사람의 그림자가 그려지지 않는다.

해풍이 지나가는 사람 품을 들락거리지만

가게 앞에서 멈추는 사람이 없었다.

해풍마저 빠져 나간 마른 밤 어촌

오늘도 다리 흔들며 말라간 오징어,

노인마저 의자에 맞춰 오그라들고 있다.

스스로는 살아 움직이지는 못해서

물기를 없애는 오징어

절여진 항구의 불빛이 퍼져간다.


 


풀의 집

 

 

 

깨진 기와가 지붕처럼 잡풀을 덮고 있다

부러진 기둥이 서 있으니 아직 부서지지 않은 집 앞

‘재개발지역’ 팻말 꽂혀 있다.

잡풀들, 넘실거리며 글자를 익혔는지

흔들리는 바람에 들떠 글자를 써댄다.

입술 부은 마음으로 온 사람들

터져 나오는 기름진 양분들에

잡풀들이 거푸집 없이도 부풀어간다.

담을 넘어가면 옆집도 재개발 될 것이라고

잡풀이 웃자라려 한다.

 

사람이라 몰랐었을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어서려는 것이 있는지

사람 없는 밤, 놀란 개의 짖는 소리가 떨린다.

밤이 되어도 잡풀은 방안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반지하에선 어둠에 익숙해져 있었기에

밤에도 꺾이지 않는 잎, 이슬을 힘겹게 들고 있다.

씨안에 씨, 압축되어 빈 공기가 없었던

반지하 속 풀씨들

잡풀은 오그라들었던 만큼 오를 것이다

아마 펴지느라 웃자라고 있는 것이다.

풀이 기둥이 되고, 잎이 기와가 되어가고 있다

풀이 집안 가득 차는 날 풀의 집은 완성되는 것이다

다만 재개발지역이기에 뿌리를 깊게 내리지 않는다.

 


 

병목현상

 

 

 

저녁노을이 하늘을 달구어 갈 때

아침과 저녁 사이 기억의 다리가 붙어가고

타들어간 새들 까만 재되어 밤하늘로 사라진다.

가는 도로에서 뱉어진 빨간 점들 다리에서 엉키어져 간다.

비명소리를 내는 크락숀

같은 색으로 모여, 잠깐이나마 같은 방향으로 가려할 때

스며들지 못하고 엉키어간다.

차 안까지 밀고 들어온 저녁노을

낮의 기억과 화학작용을 일으킨다.

매캐해진 낮의 기억이 병목현상을 일으키며 배기구로 나간다.

웅크린 남자 운전대를 잡고 낮의 기억을 돌리려 한다.

차창을 열고 목을 빼어본다.

다른 차들도 이미 붉게 취해져가고 있었다.

저녁 노을이 더 이상 태울 것이 없을 때

자동차들이 목을 통과한다,

통과하기 위해 스스로를 태웠던 때를 생각하며

땅을 핥고 더듬거리는 자동차

자동차에서 검붉었던 딱지들이 떨어진다.

감았던 전조등이 켜지고, 속도를 올리기 시작한다.

목을 지나가며 하루의 기억이

머리로 가지 않고, 입으로 나가고 있다.



이재영

youngdp@hanmail.net

010-3275-8045

 



 

  • ?
    농촌시인 2017.10.08 10:55
    좋은글입니다
  • profile
    korean 2017.10.31 21:35
    열심히 정진하다보면 틀림없이 좋은 결실을 맺으리라 믿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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