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콘테스트

오늘:
20
어제:
55
전체:
244,597

접속자현황

  • 1위. 후리지어
    20174점
  • 2위. 靑雲
    18945점
  • 3위. 백암현상엽
    17074점
  • 4위. 뻘건눈의토끼
    16224점
  • 5위. 농촌시인
    11971점
  • 6위. 결바람78
    11485점
  • 7위. 키다리
    9310점
  • 8위. 오드리
    8414점
  • 9위. 마사루
    8306점
  • 10위. 송옥
    7620점
  • 11위. 은유시인
    7521점
  • 12위. 산들
    7490점
  • 13위. 백합향
    5126점
  • 14위. 예각
    3459점
  • 15위. 김류하
    3149점
  • 16위. 이쁜이
    2237점
  • 17위. 돌고래
    1856점
  • 18위. 풋사과
    1848점
  • 19위. 유성
    1740점
  • 20위. 상록수
    1289점
조회 수 57 추천 수 1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진심(盡心)

1

인간의 두뇌로 증거를 찾아서 과학적으로 분석해서 법에 맞춰서 결론을 내는 것이 나의 업이다. 과학수사에는 주관적(主觀的)인 생각은 통용되지 않고 수많은 오차를 남기게 되어 있었다. 이 업에는 오로지 객관화(客觀化)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다민은 아윤과 점심식사를 하고 항상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일에 대한 이야기만 했다. 그들은 힘든 업무에 대해서 애써 웃으며 이야기를 나눈다.

학생들이 학교 게시판에 선생님 욕 적고 그랬나봐. 선생님들이 화나서 필적감정 해달라고.”

아윤은 과일 주스를 길게 빨아드리고 말했다. 업무 얘기만 하면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마음이 독해야 하는 일을 해야 하는데도 마치 어린 아이처럼 순수한 눈빛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필적감정해보니까, 별거 아닌 애들이더라고.”

다민은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살짝 입을 대었다가 땠다. 그들은 얼마 전 경찰공무원 시험에 삼수해서 겨우 합격했다.

세상에서 제일 기뻤지. 근데 이렇게 순수한 우리를 아주 독하게 만들어 주었잖아.”

가끔 씩 부패한 시체를 보면서 구토를 하고 겉은 철없고 순진한 어린아이지만 속은 아주 강하게 단련된 외유내강(外柔內剛)으로 만들어주었던 과학수사.

다민이 경찰이 되고 나서 느낀 점은 인간의 혼자만의 생각으로는 세상을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이었다. 중요한 것은 초점이 맞춰진 객관화였다. 공시를 준비할 때 첫 공무원 수학 모의고사에서 20점이 나오고 자신의 생각을 바꾼 것은 객관화라는 멘탈이었다.

2

아윤과 다민은 고등학교 때부터 주일마다 주기적으로 가는 속마음 밝히는 교회에 다녔다.

이다민은 너무 물렀어.”

아윤이 기도하면서 말했다. 그러자, 다민은 방언(方言)기도에 심취해 있다가 실눈 뜨고 아윤을 바라보았다.

기도나 하시지? 이아윤?”

그렇게 얘기하자 아윤은 이내 다민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매번 경찰공무원시험에서 떨어지고 다민과 아윤은 여기서 울며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삶으로 전락한 것에 대해서 기도하고 이를 악물었다.

포기 절대 안 할 거야. 왜냐면 뭐든지 끝까지 하면 무조건 이룰 수 있으니까.”

- 끝까지 두드리거라, 그러면 반드시 열릴 것이다. 그리고 아윤 앞에 당당히 서거라. 만약 포기하면 나는 너에게 실망할 것이다.

항상 문득 떠오르는 목소리를 믿으면 그 말을 꼭 실천에 옮기게 되어 있었다. 아윤은 왠지 다민과 함께라면 그 어떤 것이라도 이룰 수 있을 것 같았다.

합격하면 행복하고 다 잘 될 것이다.’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빛과 차단된 독서실에서의 삶이 더 행복했으리라. 라고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했다.

, 과학수사과에서 인기 많더라.”

오늘 빼빼로데이인데 내 사물함 터져나갔어.”

다민은 그녀를 보고 방황했던 세월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고등학교 때 너 때문에 방황했을 때 왜 교회에 간지 알아? 이아윤, 아마 넌 절대 모를 거야.”

그때 이다민은 이아윤을 좋아해서 미친 듯, 한 상사병에 빠져 있었다. 지독한 소심함 때문에 아윤에게 섣불리 다가갈 수 없었다. 그리고 이다민은 문득 기도를 했다. ‘하나님보다 더 높은 이아윤을 사랑합니다. 저는 그녀를 좋아할 자격 충분한 거 당신도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저를 구원해주세요.’라고 말했다.

그때 다민의 귓가에 그냥 아윤이 좋으냐? 얼마나 좋으냐?’라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그때부터 방황의 변곡점을 찍게 되었다.

그는 1111일 빼빼로데이에서 그녀에게 마음을 전했다. 그녀는 기다렸다는 듯이 그걸 받았다.

그때만큼 순수 해질 수 있다면…….”

다민은 앞머리를 뒤로 넘기면서 말했다. 이젠 회개(悔改)한다 해도 차마 그때의 모습을 받아드리기 어려울 것이다.’ 고 생각했다. 시간이란, 마치 나뭇잎이 붉게 익어가는 것과 같이 앞으로 흘러가면서 삶은 모든 것을 퇴색되게 만들었다.

, 그래도 널 짝사랑할 때처럼 힘들 진 않다.”

세상이란 그랬다. 고정불변(固定不變)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다. 모든 것은 조금씩 변해가고 있었다. 그 속에서 끝이 보이지 않는 정()을 찾아 먼 길로 가는 과정이 개개인의 삶이었다.

다민은 잠깐 화장실 간다고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카페 밖을 나선 다민은 냅다 편의점으로 뛰어가서 빼빼로 한 개를 샀다. “아윤이 깜짝 놀라겠지?” 하며 잔뜩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다민은 편의점에서 나오고 담배에 불을 붙였다. 카페 아르바이트생에게 아윤이 나가면 어떤 멋진 남자가 주고 갔다고 전해주라.”고 말하고 먼저 근무에 복귀했다.

마치 고등학교 때 포장 박스가 구겨져 찌그러진 빼빼로 한 통을 전해주었을 때처럼 말이다. 마음이 어디 한 곳이 찔려왔다. 그때 딸랑 700원짜리 빼빼로 한통을 건네주고서 고작 그거 하나로 그녀의 호감을 살 수가 있었다. 그러나 그녀에게 더 많은 것을 해주고 싶었지만, “받아주지 않으면 어쩌지?”,“정말 좋아했는데.”,“.왠지 안 될 것 같아.” 또는 이 생각을 해보았다. “사적으로 우리 문자해요.” 좀 더 욕심내고 싶었으나, 그때 그가 그녀에게 해줄 수 있는 건 . 이거…….”라는 말과 자신의 클러치 백에서 눌러서 부서져버린 빼빼로였다.

이아윤은 친구가 없는 이다민에게 단지 친구가 돼주기 위해서 자신에게 마음을 주면 어떻게 하지? 그건 빼빼로를 주고 나서도 마찬가지였다. 지금 자신의 눈앞에 펼쳐진 현실이 마치 반장으로서 학생을 챙기는 그녀의 어장관리였다면, 그런 냉정한 생각도 해보았다. 정말 그녀와 빼빼로를 주고 나서도 말을 트지 못하고 사적인 대화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 나약한 용기는 그녀에게 그걸 줄 때 아무 말도 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결국 빼빼로 한 통이 가져다 준 건 당신의 호감도가 10점 상승하였습니다,’였다.

아윤은 잘 웃지 않았다. 항상, 차가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런 그녀를 웃게 하기 보다는 울게 하고 싶었다. 그때 절대로 그녀는 그의 마음에 답소를 하지 않았다.

 

3

현장에 출동하고 다민은 아윤과 먹었던 커피를 그대로 밖으로 배출하였다. 죽을 것 같이 괴로운 악취가 풍겼다.

다민은 국가에서 인정한 순간기억능력자였다. 7살 때 기억력 국제 대회에서도 수상을 한 경력이 있었다. 매번 잔인한 현장을 보고 잊을 수가 없었다. 다민은 그저 경찰이란 타이틀을 얻기 위해서 철없이 여기, 범죄수사과로 왔다.

다민은 자신이 혼자 짊어야 하는 시련이라고 생각했다. 다민은 매일 같이 술을 먹고 잠에 들었다.

다민은 문득 눈을 감아봤다. 그의 환상 속에서 시체가 보였다. 그리고 아윤의 모습이 보였다. 아윤은 해맑게 웃고 있었고, 2010년 고3때가 생각났다. 아윤과 처음으로 갔던 울산. 20살에 대학을 가지 않고 아윤과 함께 치렀던 공인중개사 시험, 경찰 시험에 처음으로 도전했던 24.그 끝에서 온 몸에 악취가 풍기는 시체가 보였다. 정신을 차렸을 땐 자신은 구토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를 악물고 다시 시체 앞에 다가섰다.

  

아윤은 자신에게 필적감정 자료를 넘기는 동료들 중에 다민이 제일 힘들어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왜냐면, 항상 필적감정 자료를 넘기는 다민의 표정은 매우 밝았기 때문이다.

그래. 다민은 무적일거야.’

아윤은 왠지 다른 사람에 대해선 알아도 자신의 사람에 대해선 무능했다. 어쩌면 그의 내면에 숨겨진 엄청난 상처에 다가가기 어려워서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보았다. 아윤은 본능적으로 다민의 품에 안겼다. 그의 품에서는 듬직한 담배 냄새가 났다. 그의 품에 안기자 연민의 감정이 들기 시작 했다. 문득, 아윤은 다민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었다.

이봐, 당신 정말 무적이야?’라고…….

 

이아윤에 대해서 일주일 내로 보고하도록.”

정말 누군가의 계시를 내리듯, 다민은 범죄수사과이지만 아윤에 대해서는 매일 같이 봐도 알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 다민은 아윤의 모든 행동에 관해서 의미가 부여 되었다.

인터넷에 그녀의 행동에 관하여 찾아도 보고 동료 태민에게 연애상담도 해보고, 그래도 다민은 아윤에 대해 차마 깨달지 못하고 있었다.

!”

다민은 습관적으로 !’이 아니라, “라고 말하고 있었다.

진심이라는 것은 반드시 통하게 되어 있는 세상이라고…… 주관화를 배척하던 다민에게 있어서 처음으로 객관화된 사고방식에 자신의 주관적인 생각이 달았다. 수많은 망상 속에서 해답을 찾아내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 동안 객관적인 생각으로 훈련되어 왔지만, 세상에는 답이 한 가지가 아니라 여러 가지 일 때도 있었다.

아윤의 냉정함은 이다민을 더 지치게 만들었다. 항상 웃는 그의 얼굴에 침 뱉기도 많이 했었다.

다민과 아윤은 항상 같은 고3이고 같은 반이면서도 서로 존댓말을 하곤 했다.

고백 이후, 둘은 서로에게 다가갈 수 없었고 거리감을 두었다.

그렇게 정확히 62번째 사겨본 남자친구인데도 불구하고 이다민과의 사랑에 대해 역시 그녀도 무능했다.

고등학교 때, 그를 진심으로 대하지 않았다. 그런 그는 바보같이 해맑게 웃으며 아윤을 좋아했었다. 그는 진심으로 자신을 대했고, 결국 그 진심을 알게 되었을 때는 오히려 그에게 더 냉정하게 대했다고백을 거절당했던 다민은 언제 또 나타날지 모르는 냉정함에 대한 공포감에 빠져 있었다.

아윤은 항상 섬세함을 추구했다. 인기가 많았던 아윤은 항상 특별한 사랑을 갈구했다.

이다민은 마치 어린애 같았어. 하지만 속은 아주 독한 아이였지.”

고백 이후, 아윤은 그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었다. 가끔 곁눈질로 보다가 시선이 닿으면 얼른 고개를 돌렸다.

매몰차게 거절한 아윤은 그에게 단 한 번의 시선도 허락하지 않았다. 다민은 내 눈을 봐요, 내 눈을 봐요, 봐주오~”라고 노랫말처럼 말하며 원했지만 끝까지 아윤은 다민의 눈을 절대 바라보지 않았다. 계속해서 외면이 이어졌다. 모든 것에서 차이가 선명한 이다민과 이아윤이었다. 마치 자석이 떨어지는 원리처럼, 같은 극이라서 서로를 더 밀어내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누군가의 말이 들리기 시작했다.

아윤에게 다가갈 자격을 갖추 거라.’

그리고 다민은 좀 더 세상에 대해 노력하고 자신의 하자를 하나씩 줄여 나갔다. 그 모든 것을 아윤이 지켜볼 것만 같았다. 그래서 더 믿음에 귀를 기울였다. 부모님 말씀도 안 듣는 자신이 그 음성을 실천에 옮길 수가 있었다. 어느 순간 아윤과 아이컨택을 하고 시작했고, 그녀가 점점 호감을 보이자 다민은 데이트 신청을 했다.

4

밖으로 나와서 주머니에 손을 넣고 담배를 피고 있었다.

거만 하지 말거라.’

몇 년이 지나도 똑같이 이어지는 음성에 다민은 그 목소리를 듣자 습관적으로 주머니에서 손을 뺐다.

마치 그녀가 내준 숙제에 연애초기 때로 돌아간 것만 같았다. 다시 그때의 지독한 아픔과 설렘이 잔잔히 밀려오기 시작했다. 아윤의 생각과 행동, 말과 같이 모든 것이 입체적이었다. 그리고 그 단순한 것을 다른 사람은 다 아는데 다민만 해석하지 못하고 있었다. 최대한 과학적으로 최대한 논리적으로 추리 해봐도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결국 정체 모를 목소리는 절대 아윤에게 지지 말거라.라고 말하고 있었다. 때 마침 태민도 나와서 담배를 입에 물었다.

.왜 스스로에 대해서나 자신의 연애에 대해서 쉽사리 자각하지 못하는 걸까?”

태민은 그 질문에 대답하기, 앞서 먼저 그에게 몇 가지 질문을 했다.

네가 한 여자를 책임질 능력이 있다고 생각해?”

나는 여자를 책임질 능력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해.”

이내 해맑게 웃으면서 갓난아이를 대하듯 이다민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이미 그의 대답에 해답이 나왔기 때문이다.

사랑도 범인 흔적 찾는 것처럼 그런 추리로 하는가?”

아니. 사랑은 마음으로 해. 추리처럼 머리 굴려서 하는 건 절대 아냐.”

마음이라.”

이를테면, 배려, 매너. 어떠한 경우에서든지 남자는 여자를 반드시 지킬 수 있는 듬직함.”

태민의 말에 어떤 느낌인지 알다가도 조금 헷갈렸다. 태민도 그걸 눈치 챘는지 좀 더 세부적으로 말했다.

네가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했던 행동, 여자는 모두 다 기억할 거야.”

그래도 태민은 다민이면 아윤을 행복하게 해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다민 같은 남자를 사랑하는 아윤이라는 여자는 참 복 받았다고 생각했다.

 

5

늦은 밤 컴퓨터 앞에 앉은 다민은 창밖의 교회 십자가를 보고 항상 같은 유형으로 기도를 했다.

“ 하나님, 감히 하나님의 소중한 자녀를 사랑하는 저를 구원해주세요.”

의로운 사람이 되어라.’

세상에서 가장 예쁜 천사를 사랑한 죄 값은 반드시 죽고 나서 하늘에서 치를 것이다, 라고 자꾸만 불길한 생각이 앞섰다. 그리고 다민은 이내 마음을 굳혔다.

죄와 피가 흘리기까지 싸우도록 하 거라.’

어찌됐건 내가 그녀를 행복하게 해줌으로써 그 죄를 줄여나가자.’라고.

 

아윤을 만나고, 아윤과 지내오는 동안 그녀에 대해서도 타인에게 말하지 않았고 행동 또한 조신하게 했다. 진심은 통한다고 하던가, 그녀의 시야에 있는 곳에서의 행동이든 그게 아닌 곳의 행동이든, 그녀가 모두 지켜보는 것 같았다. 그리고 부끄러운 짓을 할 때면 다민은 피눈물 흘리면서 창밖의 십자가에 대고 기도를 했다. 통제하기 어려운 자신의 몸과 마음을 억지로 제어해가며 다민은 그녀를 위해 그렇게 살아왔다.

다민아, 다민아, 올바른 진심은 반드시 통하게 되어 있단다.’

마치 강제적으로 이끌리는 언어로 인해 다민은 여기까지 온 것이었다.

아윤은 자동차를 파킹하고 서()로 들어가려 하고 있었다. 다민은 남자답게 그녀의 앞에 섰다. 다민은 담배를 물고 이 오글거리는 레포트를 어떻게 전해 주지?’라고 망설였다.

머뭇거리는 다민에게 아윤이 다가왔다.

뭐야. 그거?”

다민은 숨을 고르고 자신이 쓴 레포트를 그대로 읊었다. A4용지 7장 분량 한자, 한자 읊기 시작했다. 그리고 레포트의 마지막 한 줄을 말했다.

올바른 진심은 반드시 통하게 되어있다.”

그녀의 얼은 미소가 점점 녹는 것처럼 인상을 찡그리더니, 눈시울을 붉혔다. 그런 모습을 이다민은 한참을 우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이아윤은 이다민을 만날 때가 아니면 꾸미지를 않았다. 그건 이 세상에서 이다민 아니면 안 본다는 뜻이었다. 화장을 하지 않는 직장에서도 그녀는 항상 많은 인기를 누렸다. 태민이 항상 뺏긴다.’라는 소리를 하루에도 수번 했었고 실제로도 이아윤과 같은 부서인 태민은 아윤에게 접근 하는 많은 남자들을 봐왔다는 소문을 들었다. 거의 대부분이 다민보다 능력이 더 좋은 남자들이었다.

 

6

 

아윤의 단순함은 다민이 웃으면서 필적감정을 요청할 때마다 그냥 괜찮지…… 그래 괜찮을 거야.’라고 생각하면서 자신을 위로했다. 하지만, 그가 쓴 레포트를 읊어나갈 때마다 이아윤은 그가 살아온 것, 자신을 사랑한 것, 또한 그에게 닥친 시련들, 그의 웃는 얼굴에 침을 뱉었던 자신의 모습. 그의 내면에 감춰진 엄청난 상처들이 가슴에 와 닿았다.

그리고 아윤은 두 손을 입을 막으면서 말했다.

정말, 이다민이라는 남자는 자신의 내면에 들어오기에는 충분한 능력이 되었다.

아윤은 그렇게 화장실로 가서 울음을 토해냈다. 여태껏 그녀는 그가 순간기억능력자 임을 몰랐던 것이었다. 이다민은 여자화장실에 들어가서라도 이아윤을 위로해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경우에서든지 여자가 울고 있으면 반드시 눈물을 그치게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 남자의 마음이라는 것을 이아윤을 알까?

그러니까, 레포트 내용 한자, 한자 다 외웠네?”

……..”

다민은 말의 초점을 흐렸다. 아윤은 억지로 울음을 그치고 차가운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레포트 내용을 마치 형법같이 나한테 지켜 알았지?”

아윤이 진심을 받아드리고 다민의 귓가에 음성이 다시 들리기 시작했다.

다민아, 다민아. 가장 소중한 건 사랑이다. 그 사랑 변치 말거라.’

                                   

단편소설: 진심(盡心)

   

김동호

010-4818-2917 

 

  • profile
    korean 2020.05.03 17:09
    수고 많으셨습니다.
    더욱 분발하시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늘 건필하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월간문학 한국인] 창작콘테스트-단편소설 공모게시판 이용안내 16 file korean 2014.07.16 3173
709 제 35차 <창작 콘테스트> 단편소설 공모 - 시간이 멈춘 바다 밤바맨 2020.05.28 3
708 제35차 <창작 콘테스트> 단편소설 공모 - 이유의 이유 유지 2020.05.14 12
707 제35차 <창작 콘테스트> 단편소설 공모-캥거루 회사 파란마루 2020.05.08 11
706 제 35차<창작 콘테스트> 단편소설 공모- 바다를 먹는 소년 세이 2020.05.02 30
705 제35차 <창작콘테스트> 단편소설 공모 - 아코디언의 달(月) 1 산중호걸 2020.04.29 22
704 제35차 <창작콘테스트> 단편소설 공모 - 마약만두 몽치 2020.04.12 42
703 ▬▬▬▬▬ <창작콘테스트> 제34차 공모전을 마감하고, 이후 제35차 공모전을 접수합니다 ▬▬▬▬▬ korean 2020.04.11 49
702 제 34차 창작콘테스트 응모작 단편소설 -<2인용 자전거> 1 이은영 2020.04.10 19
701 피넛 갤러리 - 제34차 창작 콘테스트 1 끔찍한나달 2020.04.10 15
700 제34차 창작콘테스트 단편소설 공모-반고흐, 셰익스피어를 만나다 서우 2020.04.10 20
699 34차 창작 콘테스트 단편소설 응모 - 개르스 부호 1 불탄바나나 2020.04.07 26
698 제 34차 단편소설 공모- "色盲_색맹" 1 은빈 2020.04.02 17
697 제 34차 창작콘테스트 단편소설 공모 - 회색꽃 1 musguerison 2020.03.31 14
696 제34차 창작콘테스트 단편소설 공모 – 모르는 사람 1 다이무리 2020.03.25 27
695 바다로 가는 꽃 그림자(단편 시나리오) 1 그림자세탁연구소 2020.03.23 29
» 제34차 창작콘테스트 단편소설 공모 – 진심(盡心) 1 alal12 2020.03.09 57
693 제34차 창작콘테스트 단편소설 공모 – 골짜기 밭 1 사운 2020.03.03 79
692 제34차 창작콘테스트 단편소설 공모 - 우리의 여름은 1 릴리 2020.03.03 58
691 심해 1 하인리히 2020.02.24 46
690 ▬▬▬▬▬ <창작콘테스트> 제33차 공모전을 마감하고, 이후 제34차 공모전을 접수합니다 ▬▬▬▬▬ korean 2020.02.11 63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6 Next
/ 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