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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23 21:34

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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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난 아무것도 쓰여지지 않은 종이 앞에 앉았다. 아무것도 쓰여져 있지 않은 종이를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진다. 아무것도 쓰여져 있지 않아서 마음 껏 그 종이 위에서 뛰고 놀 수 있으니 이 보다 좋은 곳은 없을것이다. 나는 상처를 받거나 위로받고 싶을 때, 사람을 찾지 않고 종이 앞에 앉는다. 사람을 찾아가면 위로 받고 싶은데 오히려 상처를 더 받고 오는 날이 너무나 많아서 생긴 버릇이다.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2년 전, 친한 친구로 부터 버림을 받고 슬프고 사는게 너무 힘들어서 부모님께 찾아가서 위로를 받으려고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부모님께서는 위로는 못 해주실 망정 오히려 나를 꾸짖으셨다. 내 마음을 이해해주지 못해주시고, 오히려 혼을 내시니 사는 것이 무섭고 두려워서 죽을 생각 까지 했었다. 근데, 그때 이 빈 종이가 나를 살렸다. 사촌 오빠가 건넨 빈 종이 앞에서 아무 생각 없이 나의 마음들을 적어보니 위로가 되었고, 큰 위안이 되었다. 빈 종이에 내 이야기를 적으면 사람들처럼 나의 잘못을 지적하지 않고, 아무 말 없이 내 편이 되어주는 빈 종이의 매력에 빠져서 죽지 않고살아가고 있다. 주위 사람들은 미친듯이 빈 종이에 무언가를 써내려가는 모습을 보고 신기해 하거나, 비웃는 사람들이 많다. 상관 없다. 내 인생을 써내려 가며 행복을 느끼며 때론, 위로도 받겠다는데 주위의 시선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짧다면 짧고,길다면 긴 인생 어디 가서 당당하게 말하기 힘들거나, 자신의 옆에 자신의 편이 아무도 없다고 느낄 때 멀리서 찾으려 하지말고, 집에 있는빈 종이를 꺼내 놓아 보는 것이 어떨지.... 처음에는 사람도 아니고 말도 못하는 그냥 종이 쪼가리 한장이 자신의 인생을 무슨 수로 바꾸어 놓을지 믿음직 스럽지는 않지만, 그 종이에 자신이 믿는 신이 내려오셨다고 생각하고 그 신에게 고민을 말하듯 편한 마음으로 써내려 가다 보면 인생의 놀라운 변화가 생겨날 것이다. 상처받기는 쉽지만, 누군가에게 진정으로 위로나 위안을 받기 어려운 세상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살아가야지 않겠는가? 아무 말 없이 언제 어디서나 우리가 찾아가 고민과 생각을 적을 수 있도록 기꺼이 자신의 하얀 몸까지 내어 놓는 종이의 희생 덕분에 지금의 나도 믿을 사람 없는 세상에서 종이라는 친구에게 의존해서 살아가고 있고,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친구들이 아무것도 쓰여져있지 않은 빈 종이로 부터 힘든 세상에 조금이나마 위로와 위안을 받으며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월간 문학 한국인 10회) 배정은 qowjddms0508@naver.com 입니다. 첫번째글은 힘들고 지친 삶 (1)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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