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마당

오늘:
3
어제:
120
전체:
306,124

접속자현황

  • 1위. 후리지어
    65812점
  • 2위. 뻘건눈의토끼
    23333점
  • 3위. 靑雲
    18945점
  • 4위. 백암현상엽
    17074점
  • 5위. 농촌시인
    12042점
  • 6위. 결바람78
    11485점
  • 7위. 마사루
    11385점
  • 8위. 엑셀
    10614점
  • 9위. 키다리
    9494점
  • 10위. 오드리
    8414점
  • 11위. 송옥
    7661점
  • 12위. 은유시인
    7601점
  • 13위. 산들
    7490점
  • 14위. 예각
    3459점
  • 15위. 김류하
    3149점
  • 16위. 돌고래
    2741점
  • 17위. 이쁜이
    2237점
  • 18위. 풋사과
    1908점
  • 19위. 유성
    1740점
  • 20위. 상록수
    1289점
2016.06.09 22:14

<반지>

조회 수 6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처음에는 잃어버리고, 다음에는 팔아버렸다.
고결할거라 믿었던 감정 또한 바닥으로 추락했다.
-
설날에 받은 세뱃돈과 조금씩 모아 온 용돈으로 반지를 맞추었다.
비록 순수의 빛이 아닌 흉내를 내는 반지였지만, 그녀를 향한 마음만은 누구보다 진실 됐다.
언행을 통한 고백이 아닌, 증표를 활용한 첫 사랑의 고백이었다.
덕분에 우리의 사랑이 더욱 굳건해지고 사실시 되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게 애지중지하게 여기던 증표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소홀하게 관리를 하게 되었고, 결국에는 어디에다 빼놓았는지 알지도 못한 채 잃어버리게 되었다.
이 부주의에 가득 찬 행동이 전부는 아니었겠지만, 이별을 향한 하나의 계기임은 확실했다.
나는 그렇게 이별을 맞이했다.
바보같이 어디에서 놓쳤는지도 모른 채, 잃어버리고 말았다.
-
저 멀리 있는 연인을 만나러 날아가며, 가지고 있던 목돈을 탈탈 털어 반지를 맞추었다.
물질적인 것이 내 감정을 죄다 말해줄 수 있다고는 생각 안했지만, 상당수 말해 줄 수 있다고 믿은 것은 분명하다.
학생 신분에 무리를 해가면서도 증표를 맞춘 것은, 순전히 그녀가 한없이 기뻐하며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러나 이 영원할 것 같던 감정의 교류도 단절이 났고, 나는 그 증표를 차마 어찌하지 못하고 내버려두었다.
하지만 그 존재 자체가 기억하기 싫은 이별을 자꾸 상기시켜주었으므로, 견디지 못한 나는 그 증표를 팔아버렸다.
감정에 가치를 매기는 것 자체가 어리석다 생각하지만, 열 조각 중 하나의 조각도 반환 받지 못한 사랑의 증표가 굉장히 야속하게만 느껴졌다.
마치 내 감정처럼.
그대에 대한 감정은 남아있지도 않으면서, 그 때에 대한 추억이 훼손당한 것 같아, 한참을 슬퍼하며 눈물을 흘렸다.
나는 그렇게 두 번째 사랑을 견디다 못해 팔아버렸다.
-
후로도 새로운 만남을 가져봤지만, 손가락에 끼워 사랑을 다짐하는 증표가 이제는 부담스럽게 다가온다.
혹시나 이 감정의 교류를 물체를 통해 표현하려하였기에, 나도 모른 채 그런 방법에 크게 기대고 있던 것은 아닐까하며 말이다.
손가락은 여전히 허전하다.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Who's 유성

profile

결과보다는 과정을.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월간문학 한국인] 창작마당에 수필을 올리실 때 주의사항 file korean 2014.07.16 745
40 나에게 찾아온 기적 3 에스더 2017.05.17 148
39 <'ㅏ' 다르고 'ㅓ' 다르다> 4 유성 2016.05.31 150
38 친구 집이 내 집, 내 집이 친구 집 1 카리스마리 2016.04.10 151
37 미모사 잎이 활짝 피어나는 순간 2 유로지브이 2019.11.29 153
36 《 여차순 할머니 》 1 심원 2019.01.15 155
35 체스의 법칙 적을 대적하는 법칙... 뻘건눈의토끼 2021.01.01 159
34 <3만원> 2 유성 2016.06.29 165
33 슬픈 베르테르의 젊음 1 성열 2018.02.27 165
32 식물과 태아들... 뻘건눈의토끼 2015.11.05 166
31 상황이 사람을 만든다? 원둥이 2016.03.02 167
30 아무도 찾지 않는 것들에 대하여 귀뚜라미는귀뚤 2016.02.15 169
29 미 역 국 의 가 치 김생강 2019.03.08 175
28 나에게 더이상의 대한민국은 필요없다! -_- 3 뻘건눈의토끼 2019.05.03 187
27 겨울은 끝이아닌 시작이다 1 에스더 2017.05.11 188
26 고대 로마와 그리스 시대 뻘건눈의토끼 2015.12.28 193
25 한국사회와 웃긴이야기들 뻘건눈의토끼 2015.12.25 200
24 meat one's death 원둥이 2016.03.01 202
23 효를 가르쳐준 엄마의 슬리퍼 1 카리스마리 2016.04.10 203
22 막네아들의 희망 1 망망대해 2015.04.20 208
21 조조의 마음 뻘건눈의토끼 2015.12.26 219
Board Pagination Prev 1 ... 2 3 4 5 ... 6 Next
/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