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먹먹함을 안고 살아간다
우리 가족은 왜 이러는걸까.
왜 이렇게 되어서야 본인을 돌아보는걸까.
처음은 항상 희망차다. 하지만 다가오는 현실은 다르다.
젊은 부부는 함께 살 집을 구하고, 그 집에서 함께 살며 아이를 갖는다.
남자는 집을 구하고, 아이를 가진 일을 ‘경사’라고 한다.
그때까지는 몰랐을것이다. 그 후 10여년 뒤 가족의 모습은 어떤지, ‘경사’였던 아이와 자신의 관계는 어떤지, 앞으로 어떤 갈등을 겪게 되는지.
그때의 남자는 가족에 대한 사랑과 행복으로 똘똘뭉쳐있다.
‘경사’였던 아이는 자라서 가족에 대한 먹먹함을 안고 살아간다.
이런 아이가 본 가족의 시작은 마냥 안타까울 뿐이다.
마냥 행복해 보이는 가족의 시작을 본 아이의 뇌리에 지난 일들이 스친다.
이내 눈물이 난다. 그리고 또 참는다. 그렇게 아이는 먹먹함을 안고 살아간다.
그러나 아이에게도 살아내야할 현실이 있다. 그 현실은,
온전히 자신만이 살아낼 수 있는 온전한 나만의 삶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엄마 아빠가 할머니댁에 가셔서 오늘 밤은 집에 나 혼자 뿐이다.
평소와 같이 새벽에 핸드폰을 하다가 갑지기 공부에 대한 의욕이 솟아났고,
흥분해 잠이 오지 않던 나는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기 위해 A4용지를 가지러 아빠의 방에 들어간다.
방에 들어간 찰나,
나는 깔끔히 정돈된 방을 보았고, 컴퓨터 옆에 쌓여있는 책들을 보았다.
그 4권의 책들은 모두 심리의 관한 책, ‘나’를 돌아보게 하는 책, ‘나’를 위로하는 책이였다.
그 책들의 제목을 보는 순간, 알 수 없는 감정들이 나를 가득 채웠다.
아빠는 이제야 자신을 돌아보는 중이다.
최소한 그 시도는 하는 것이다.
그런데 왜 하필 ‘이제서야’일까.
다니고 있던 직장을 그만두었고, 자녀와의 관계는 좋지 않고, 아내는 심리상담을 받고 있으니
한 사람의 인생에서 지금이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적절한 타이밍이겠지.
그러나 그동안의 그 긴 시간에는 왜 하지 못했을까. 아니 왜 하지 않은걸까.
가족들이 그렇게 신호를 보냈는데도 불구하고, 이미 가족들은 상처를 받을만큼 받고나서야 하는걸까.
그 후, 나는 어린 시절 가끔 몰래 읽어보고 울기도했던 아빠의 육아일기를 다시 한번 펼쳐보았다.
이지원
010 7105 6448
보다 더 열심히 정진하신다면 좋은 작품을 쓰실 수 있을 겁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