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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사의 작은 새

 

 무대 중앙으로 연미복을 차려입은 마술사가 등장한다. 그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익숙하게 테이블의 큰 모자를 들어 그 속을 관객에게 보여준다. 비어있다. 아니 솔직하게 말하면 모자안이 어두워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할 뿐이다. 굳이 세밀하게 관찰하여 마술의 재미를 반감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모자 위에 보자기를 덮고 마술사는 그들 특유의 웃기지도 않는 과장된 행위를 몇번 시연한 후 보자기를 벗기고 모자 속에서 무언가를 꺼낸다. 하얀 작은 새이다. 새는 조명에 놀라고 관객의 환호에 경기가 들었는지 잠시 마술사의 손 위에서 머뭇거리다 극장 어디론가 날아가 버린다.

  마술사가 창조주는 결코 아니기에 새는 분명 어두운 모자 속 어딘엔가 있었을 것이다. 최소한의 공간 속에서 구겨진 채 숨겨져 있었음이 자명하다. 언제부터일까? 어제 저녁,아니면 공연이 있기 얼마 전.  새는 그렇게 구겨져 있었을 것이다. 익숙한 공포 속에서 새는 무작정 기다렸을 것이다. 주인님의 은혜로운 손을.

 새장 속의 새는 비록 제한적이지만 새장 내의 자유는 누릴 수 있다. 그만의 최소한의 공간은 확보하는 것이다. 그러나  모자 속의 새는 어떠한 선택도 있을 수 없다. 그저 구겨진 채 기다는 것 밖에는. 그러한 인고의 시간 속에서 새는 이미 자신의 본성을 잃어 버리고 말았다. 날자 날자 다시한번 날자가 아니라 자신을 구속했던 마술사의 손만을 기다릴 뿐이다. 조명때문이 머뭇거린 것이 아니라 나는 방법을 잠시 잊은 지도 모른다.

 푸른 창공이 자신의 진정한 공간이라는 것을 모르는   새는 공연이 끝난 후  마술사의 호출과 먹이의 유혹에 이끌려 다시 모자로 돌아온다. 어쩌면 돌아올 수 밖에 없을지도 모르지만. 예전의 공포와 구겨짐을 잊은 채 새는 다시 마술사에 몸을 맡기고 내일도 모자 속에서 힘들게 나올 것이다. 늘 그러하듯이. 감히 왜 저렇게 구차하게 사느냐고 물을 수 없다. 새는 그렇게 길들여 졌기에 익숙함에 생존을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처럼.

 나는 무엇에 익숙해져 있을까. 평범함 속에 진리가 있다는 추상적 경구를 위안 삼으며  얼마나 많은 것에 익숙해져 있을까.  모난 돌은 정 맞는다는 어른신의 말씀에 충실하고자 구속은 질서라고 믿으며 오히려 자발적으로 익숙함에 젖어 버린 시간들이었다. 익숙함을 외면하는 것은 개성이 아니라 일탈이라고 비난하며 청춘을 보냈고 어느새 익숙함을 선전하는 기성세대가 되어 버렸다.  이제는 구속의 익숙함이 결코 진리가 아니라는 것을 아는 나이가 되었지만 나 역시 내일 새처럼 모자로 돌아 올 것이다. 두렵기 때문이다. 새와 다른 것은 나는 나의 푸른 창공을 알지만  두려워서 날지 않는다. 또다른 곳에서 먹이를 찾을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길 잃은  고독

 

 횡단 보도  신호를  기다리는 학생, 지하철을 기다리는 직장인, 진료 순서를 기다리는 중년부인, 동네 구멍가게 아저씨  모두가 한결같은 모습이다. 무언가에 몰두하고 있다. 스마트 폰이다. 영어공부를 하는지, 음악을 듣는지, 친구와 카톡을 하는지 모두들 누군가와 ,무언가와 연결되어 있다.

 컴퓨터, 스마트 폰을 하지 않을 때는 타인과 대화를 하고, 일상 업무에 몰입하고, 집에와서는 티비를 보며 결국은 잠에 든다. 도저히 혼자 생각하는 모습을 찾을 수 없다. 고독할 여유가 없다. 사회 역시 고독의 진입을 원천 봉쇄한다. 정치 경제의 불안함으로 나른한 고독을  차단해 버린다. 화합,단결,세계화는 지상의 가치이고 고독한 성찰은 사치이고 정보화 사회의 적이라고 치부해 버린다.  이런 사회적 환경에서 고독한 실존은 찾아 볼 수가 없다. 고독은 이미 대한민국에서 설 자리를 잃어 버렸다.

  굳이 인간이 되기위한 웅녀의 고독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생각할 최소한의 고독은 시공을 초원하여 인간이기에 가져야 할 의무이고 특권이다.  현대인은 그 어떤 것과 연결되어야 안정감을 느끼고 소외의 두려움에서 벗어 날 수  있다는 착각을 신앙처럼 갖고 있다. 고독하다는 것은 사회성이 결여된 것이고 무능한 삶의 일부라고 단정한다. 고독한 산보자는 이미 실업자와 동일시 되고 있다. 고독한 성찰 속에서 위안과 반성 진보가 나온다는 진리는 철학자의 항변으로 들릴 뿐이다. 고독만이 고독한 21세기 대한민국이다.

 길 잃은 고독은 우리 곁을 서성이지만 우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오히려 벗어나려고만 한다. 고독이 고독해진 것이다. 지금은 우리가 고독을 외면하고 있지만 진정 고독이 우리와 이별 할때 우리에게 성숙한 삶을 기대 할 수 없다. 고독이 야합,혼돈,광란에 묻혀 버릴 때 우리는 이미 각자의 진정성은 사라지고 창조의 에너지는 소멸되고 만다.

 고독 속에서 타인과 의 끈끈한 관계가 형성되고  그 관계는 지속될 수 있는 것이다. 깊은 고독 속에서 창조의 실마리가 발견 된다는 것은 역사가 말해주고 있다. 고독한 성찰 없이 이루어진 창조는 없다.  고독해지기 만큼 돈도 들지도 않고 쉬운 것은 없다. 고독은 연습도 필요없다. 그냥 고독하면된다.  억지라도 고독할 시간표를 만들어 보자. 그리하여 고독에게 길을 내어주자 나를 위해.

 

 

변종찬

bjckan@hanmail.net

01038719233

  • profile
    뻘건눈의토끼 2016.02.18 17:16
    매우 철학적이시네요... ^^ 저도 매일 이 컴퓨터에 앉아서 고독의 차 한잔을 마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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