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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머터니티 블루


 임신을 하고 나니 몸의 변화가 점점 나타난다. 우선 잠이 많아지고 쉽게 피곤해진다. 그리고 자궁이 조금씩 커지면서 빈뇨 횟수도 많아지고 변비가 생기게 된다. 또한 가슴도 짓눌릴 때 평소와 다르게 아프다. 첫째 아기 때와 비교하면 조금 무난한 점도 있고 좀 더 예민해지는 부분도 있다. 아기 터울이 크게 나지 않아 “그땐 그랬는데 지금은 이러하네” 하는 비교도 쏠쏠하다. 

그래도 아기가 뱃속에 생기고 나니 하지 말아야 할 목록들이 많이 생기면서 생활패턴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가령 첫째 아기를 업어주거나 들어서 안아주지 못해서 손이나 엉덩이를 자주 씻겨주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그뿐만 아니라 아기 목욕도 시키지도 못하고 무거운 빨래나 쓰레기 버리기도 이제 하지 못하는 것, 신호등이 바뀌어도 뛰지도 못하고 좋아하는 커피도 가끔 디카페인으로 마신다.  날 것 회도 당분간 먹지 못한다는 사실들 앞에서 눈을 질끈 감아버리기도 한다. 


   그런데 기분 감정 변화도 들쑥날쑥 되어버리니 참 난감하다. 주위 사람에게도 짜증과 화를 내버리니 말이다. 이 시기는 호르몬의 균형이 무너져서 눈물도 금방 흐르게 되고 정서가 불안정하게 되기도 한다고 전문가들도 얘기한다. 

예전에 임신소식을 친한 언니에게 알렸더니 아마 감정 기복이 심하게 될 때가 많을 거니까 미리 남편과 가족들에게 그런 점은 알리는 게 좋다고 한 말이 지금까지 계속 생각난다. “머터니티 블루”라고 해서 “산욕기에 산모들에게 나타나는 불안, 우울, 불면 등의 정신 증세”라고 해서 지칭하기도 한다. 이렇게 이론적으로 제시되어 있는 것을 보면 단순한 본인의 단점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시기에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연구들에 의해서 정해진 것이라 본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3대 기본 욕구 식욕, 수면욕, 성욕 등을 입덧과 불규칙한 생활, 그리고 불안정한 몸의 변화로 해소하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는 다행히 입덧이 심하지 않고 밤낮 잦은 수면에 걱정거리 하나 없는데도 불구하고 불쑥 찾아오는 짜증과 화로 인해서 첫째 아기를 보살펴주는 주위 사람들에게도 민폐를 본의 아니게 끼치게 되어서 더 마음이 불편하고 아프다.

그리고 행여 배 속에 아기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까 싶어서 미안하다. 아직 안정기가 아니라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불안정하니 조금은 이해해달라고 말하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된다. 아마 시간이 흐르고 다른 누군가가 임신 시기에 불쑥 화를 내면 이해할 수 있을까 반문되기도 한다.


  어릴 적 약수터에서 배가 부른 임산부가 어린 나에게 부딪힐 뻔했는지 어쨌는지 크게 화낸 것을 엄마께 말씀드렸더니

“임신했으면 마음을 곱게 가지고 써야지 배 속에 아기 어쩌려고 ” 하신 말씀이 잊히질 않았다. 임산부면 무엇이든 배 속에 아기를 위해서 양보하고 참아야 하고 웃어야 하고 마음을 이쁘게 가져야 하는 줄 알았다. 막상 내가 아기를 가지고 출퇴근길 오고 가는 길에 누군가라도 부딪힐 까 봐 늘 조마조마했었다. 행여 부딪히기라도 하면 “왜 그래요?!”하고 언성을 먼저 높이게 되었다.  그런 내 모습 속에서 아마 아기를 보호하려는 진짜 엄마의 본모습이 튀어나온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평소에는 “죄송합니다!”하고 먼저 인사했을 텐데 말이다.


  임산부는 몸도 마음도 약자라는 것을 기억하고 싶다. 그리고 불편한 점은 솔직하게 표현하고 아기를 보호하려는 것 역시 본능이라는 것도 이제는 인정할 것이다. 사람들이 나눠줄 수 있는 조금의 이해와 배려만으로도 많은 것들을 극복하고 있는 예비엄마들에게 힘이 될 것이다. (ps. 예비 아빠들도 가족들이 늘어남에 대해 많은 부담을 가지고 일하시겠지. 같이 파이팅합시다^^)



2.낭독 태교


  코로나 19 때문에 사람들 대부분 집콕, 방콕들을 하고 있다. 마트를 가는 대신 인터넷 장보기, 쇼핑 대신 인터넷 쇼핑, 친구들이나 지인들 만나는 대신 집에서 tv보기, 영화다운로드하여서 보기 등 많은 것들을 실내에서 활동하는 것들을 선택하는 시기이다. 나 또한 임신한 몸으로 하루하루 늘어가는 코로나 환자들을 보며 두려움도 커지고 활동 반경은 더 소극적으로 변했다. 도서관에서 신청한 책이 도착했다고 하는데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고 웬만한 물품들은 신랑 퇴근 시기에 부탁하고 있다. 그렇다고 임신 초기에 러닝머신도 이용하지 못하고 실내 자전거 타기도 힘들겠고 몸만 편한 일상을 지내고 있다.

아 참 19개월 된 아기도 함께 잘 지내고 있다. 곧잘 심심해서 내 방을 쳐들어와 엉망으로 만들기 일쑤긴 하지만 뽀로로 펜과 매직 스케치북으로 시간을 채우고 있다. 뱃속에 있는 아기는 어쩌고 있을까? 입덧도 심하지 않아서 병원 가는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를 생각하며 해줄 수 있는 것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 낭독을 얼마 전부터 시작했다.


  몇몇 사람들과 작은 모임으로 시작했지만 생각해보면 참 좋은 태교라는 생각이 든다. 자신이 좋아하는 시나 책의 일부 내용들을 잔잔한 음악들과 함께 자신의 목소리를 담아서 녹음하고 공유한다. 13명이 함께 하고 있는데 서로의 목소리의 색깔과 속도 그리고 선택한 내용들이 모두 달라서 신선했다. 몇몇은 정말 닮고 싶은 목소리를 가지기도 했고 몇몇은 좋은 내용들을 소개해주어서 솔깃하게 만들어준다. 설거지를 하면서 여러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기도 하고 특히 내 목소리는 스피커로 들어본다. 아기에게 들려주고 싶은 마음도 크지만 다른 사람들에겐 어떻게 들릴까 하는 의구심으로 녹음 전 책을 여러 번 소리 내어 읽어보기도 하고 녹음한 것을 여러 번 들어보기도 한다. 생각보다 시간은 적게 걸린다.

우리 소모임은 나중에 기회가 되면 낭독 봉사를 할 생각도 있고 또 전문가와 연이 닿으면 목소리 지도를 받을 거창한 계획도 가지고 있다.


   직업상 많은 학생들 앞에서 설명할 일이 많지만 부끄러워서 녹음을 해가면서까지 강의를 해본 적은 없다.

 사투리 억양이 때로는 수업내용을 흐리기도 하지만 중요한 내용을 강조하거나 리드미컬하게 글을 읽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여태까지 힘들게 고치려고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쁘고 멋진 외모보다 따뜻하고 맑은 목소리를 가진 사람을 보면 정말 다시 쳐다보게 된다.  근래 종영된 “스토브리그”에서 나온 “박은빈”이라는 배우 역시 키는 작고 화면에 얼굴은 다소 크게 나오지만 또렷한 저음으로 힘 있게 대사를 내뱉는 모습이 매력적이었다.

같은 여자지만 정말 멋있다는 내 말에 남편 또한 무척 동감했다. 외모는 그리 튀지 않지만 당차게 주연을 계속하는 것을 보면 연기력은 물론이고 또박또박 자신의 대사를 독특한 목소리로 표현하는 것만으로 오래갈 것 같은 연기자가 될 것임을 의심치 않는다.


   낭독을 함께 하는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목소리도 타고나는 것도 있지만 연마와 연습으로 다듬어질 것이라고 믿으며 서로를 응원한다. 이번 기회에 내 목소리를 직접 듣고 좀 더 나아지는 발음과 발성 그리고 음색들을 찾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 틈에 우리 아기들은 엄마가 읽어주는 책들을 더 많이 들을 수 있는 것은 덤으로 얻고 말이다. 차분한 낭독에서 구연동화처럼 재밌게 읽어주는 엄마까지 아기들과 보석 같은 시간들을 함께 만들어 갈 것이다.



 
 



 

  • profile
    korean 2020.05.03 17:04
    수고 많으셨습니다.
    더욱 분발하시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늘 건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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