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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9 00:25

작은 음악회

조회 수 13 추천 수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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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음악회

 

최정화

 

  어두운 객석에 앉아서 무대 위의 빛나는 모습을 바라본다. 무대 조명 불빛 아래에 서서 노래하기까지 많은 연습을 했을 것이다. ‘작은 음악회라는 말처럼 정말 1시간 정도 하는 공연이지만 그녀들의 노력과 땀이 어찌 빛나지 않을까. 그녀들은 주부, 아내, 엄마, 여자로써 바쁜 삶을 살아가는 와중에 짬짬이 자신을 찾기 위해 모였다. 내가 책을 읽고 가끔은 글을 쓰면서 자신을 찾아가듯이 노래를 하고 무대에 서면서 자신을 찾아가는 것이다.


  노래 속에 숨겨진 이야기는 책 속에 숨겨진 그것과 똑같이 사람을 감동시킨다. 사람의 생생한 목소리가 전달하는 감정은 말로 설명하기 힘든 감동을 일으킨다. 사람의 노랫소리를 직접 보고 듣는 것과 용량을 줄이기 위해 다 잘라버린 MP3음악파일을 듣는 것은 비교가 불가능하다. 어찌 음악이라고 다 같은 음악일까. 아무리 문명의 이기가 발전을 했어도 기계음은 기계음일 뿐 사람의 목소리를 다 담아낼 수는 없다. 더군다나 용량을 대폭 축소시킨 MP3파일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합창단의 노랫소리를 들으며 한참을 눈시울을 적셨다. 아무런 사건도 사고도 없이 평화롭기만 한 하루였건만 노래가 전하는 감동이 가슴에 사무쳤던 모양이다. 소매 끝으로 눈물을 닦아내면서도 연신 미소를 머금었다. ‘써니의 주제곡에 맞춰 손가락으로 하늘을 찌르고 처녀가 되어 장미꽃을 나눠주고 마지막 곡에서는 어느 누구든지 우리 합창단에 들어오세요라면서 노래 불렀는데 그 익살스런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가 아닌 우리를 배우면서도 진정한 를 찾아가는 모습이 반짝반짝 빛나서 도저히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저만한 보석이 세상에 존재할 것 같지 않다. 더군다나 아름다운 소리가 옵션으로 달린 보석이다. 너무나도 탐이 났다. 아니 나눌수록 더 빛나는 보석인데 더 많은 사람들과 같이 즐기고 싶었다. 하지만 보석이 존재한다는 것조차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을 것 같다.


  사실 대구동구합창단은 다른 합창단보다 실력이 뛰어나지도 화려한 외양을 갖추지도 않았다. 그녀들은 우리 동네의 주부들, 수수하고 푸근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아무리 평소와 다르게 화려하고 반짝이는 의상을 입었다고 해도 가깝고 친근한 옆집 언니의 모습에서 벗어나지는 못한다. 그렇지만 아름답지 않은가. 자신의 인생에 노래라는 색감을 덧입힌 그녀들의 모습이 말이다. 가끔은 실수하는 모습도 보이고 가끔은 멋쩍어하기도 하는 그 수줍음이 너무 아름다웠다.


  대구동구합창단은 1992년에 창단되어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고 한다. 생각보다 오랫동안 이어져 온 합창단이었다. 인지도도 당연히 높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의 정기 공연을 보기 위해 모인 사람은 생각보다 적었다. 손에 꼽을 정도의 인원이어서 짐작컨대 그네들의 가족이 아니었을까 생각되었다. 안타까웠다. 왜 좀 더 많은 사람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홍보를 하지 않은 것일까. 난 홍보대사도 아니고 그저 한 명의 관객에 불과한데도 이런 공연이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잘 모른다는 것이 너무 안타까웠다.


  보통의 타 공연은 8세 이상이 되어야만 공연장에 입장이 가능하다. 너무 어린 아이들이 공연에 방해요소가 될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맙게도 아양아트센터의 문화가 있는 날 공연은 전 가족 무료 초대라서 꼬꼬마마저도 데리고 가도 괜찮다. 우리 집 막내는 6살인데 생각보다 잘 앉아서 공연을 바라본다. 사람들이 박수를 치면 자신도 박수를 치고 조금 지루하면 노래에 맞춰 손 유희도 하고 잠이 오면 조용히 기대어 잠이 든다. 처음부터 아이들이 공연을 잘 봤던 것은 아니다. 한번 두 번 공연이 반복될수록 아이들 스스로 공연의 예절을 배워가는 것을 느꼈다. 또 기계음으로 음악을 즐기는 것과 생생한 목소리로 즐기는 것은 큰 차이가 있음을 알아갔다. 좋은 노래를 들으면 엄지를 척 올리기도 하고 아는 노래가 나오면 따라 부르기도 한다. 정말 좋은 곡을 만나면 노래 제목을 적어놨다가 집에 와서 찾아보기도 한다.


  마지막 수요일 문화의 날이 되면 아양아트센터의 공연장 문을 두드린다. 공연의 완성도를 따지자면 비싸게 가격을 치룬 공연들에 비할 수 없겠지만 나이에 상관없이 무료로 가족이 함께 즐기기에는 이만한 작은 음악회가 없을 것 같다. 사람의 목소리와 악기의 진짜 소리를 듣고 문화를 즐기는 밤, 안타깝게도 그네들의 가족 축제로 전락하는 밤, 다양한 홍보로 작은 음악회가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보석이 되길 기대한다.


성명 : 최정화

이메일주소 : joung951@hanmail.net

연락처 : 010-7756-1708

  • profile
    korean 2017.01.01 22:59
    잘 읽었습니다.
    좋은 결실이 맺어지게끔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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