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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깎이 대학생



꿈도 목표도 없었던 18.

 

막무가내로 자퇴서를 던지고선 학교를 박차고 나왔다.

'우울증'이라는 '마음의 병'을 앓던 나는 염세적인 사고에 사로잡혀

하루하루 나 자신을 괴롭혔다.

아무것도 먹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꼭 닫힌 방문처럼 마음의 문도 닫아버렸다.

 

주변의 진심 어린 충고와 위로 또한 들리지 않았다.

날 좀 가만히 내버려두라며 나를 걱정하는 주변인들을 내치며

혼자서 외로운 나날들을 보냈다.

시간이 약이라고 했던가?

세월에 이기는 장사 없다더니 조금씩 마음의 병이 회복되어갔다.

검정고시를 독학으로 3번 만에 합격한 후 가족들의 축하를 받았다.

 

하지만 나는 기쁘지 않았다.

고졸의 학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은 한정되었고

초라한 이력서를 볼 때마다 자격지심에 견딜 수가 없었다.

친구들은 다들 대학교를 졸업하고 나보다 먼저 앞서갔다.

'사람의 속도는 같을 수 없다', '속도보다 방향이다'라는 생각으로

이 대학, 저 대학을 알아보고 수능도 보았다.

 

나에겐 '하고 싶은 게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성공 인의 책을 읽고 강의를 들으면서

내가 무얼 원하지는 지, 관심사는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어느 날 문득, 무엇을 하고 싶은지 번뜩이는 영감이 스쳐 지나갔다.

13년 지기 친구도 나에게 학교에 꼭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학교는 학력뿐만이 아니라 선후배 관계에서의 소통도 배우고

재밌는 일들이 많다며 졸업을 한 지금도 그리움에 사뭇 치여서

꿈에 나온다고 말해주었다.

 

그렇게 26살에 대학교 첫 입학식을 치렀다.

설레고 기대감이 들었다.

예상외로 나보다 더 만학도인 학생들이 많았다.

축제 때에는 자녀와 함께 참석하는 애 엄마가 있었고

사회생활을 하다가 학교를 들어오는 사람들도 있었다.

괜한 겁을 먹고 쓸데없는 걱정을 한 것 같아서 부끄러웠다.

무거운 책가방을 메고선 시험을 치르는 만학도 학우들을 보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갖게 되었다.

 

이제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스무 살 새내기들과 즐거운 대학생활을 보냈다.

벚꽃이 우수수 떨어지는 날에도 햇볕이 따스한 날에도

책상 앞에 망부석처럼 앉아서 꿋꿋하게 공부하는 어린 친구들이 대견스러웠다.

학교를 다시 다닐 수 있어서 행복했다.

학력도 중요하지만 배움에 대한 열정을 깨닫게 해주었다.

부모님께 용돈을 받으며 편하게 학교를 다니는 어린 친구들이 부럽기도 했고

코가 삐뚤어지게 음주·가무를 즐기며 밤새도록 팔팔 끓는 청춘이 부러웠다.

하지만 나는 나이가 있으므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금주를 하며 1년 반을 앞만보며 보냈다.

학교를 마치면 곧장 집 혹은 도서관에 가 있었고

주말에는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용돈 벌이를 하였다.

시험 기간에는 아르바이트를 마친 후 밤에 학교에 가서 공부하였다.

우리 학과 학우들은 학구열이 놀라울 정도로 뛰어났다.

과제를 내어주면 도서관에 있는 전공 서적이 이미 대출되어있었고

서로 눈에 뻔히 보이는 경쟁을 하고 있었다.

'보이지 않는 벽'이었지만 서로를 의식하고 있다는 게 다 보였다.

 

장난기 어른 동생들과 웃고 떠들며

6년이라는 나이 차를 극복하고 잘 보낼 수 있어서 다행이다.

먼저 다가와 준 동생들에게 고맙고

부모님 못지않은 구박과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신 교수님들이 그리워질 것 같다.

반 학기를 남겨둔 지금도 여전히 새내기 적 풋풋한 순간들이 그립다.

늦은 입학에 대한 두려움에 머뭇거리는 청년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배움과 나이는 무관 하다고…….


 



동갑내기 남자친구



남자친구는 옹고집이 황소 뿔보다 세다.

별것 아닌 거로 티격태격 일주일을 다투고 호불호가 확실한 성격이다.

나도 자존심이 세고 한 고집하지만, 남자친구의 기를 꺾을 수가 없다.

애초에 내가 먼저 좋아서 쫓아다녔기 때문에

모난 점이 보여도 이해하고 넘기며 때론 참고 참다가 모진 말을 내뱉기도 한다.

 

어린 나이에 억척스럽게 고생하며 살아온

남자친구의 가정환경을 들어보면 예사롭지 않다.

아버지의 손에 길들어져서 어머니에 대한 정이 없다.

어쩌면 어머니의 손길이 필요한 여린 사내아이일지도 모른다.

가끔 내가 요리를 해주면 또 해달라고 애교를 부린다.

 

아버지의 이혼, 그리고 재혼실패라는 상처를 감싸 안으며 살고 있다.

중학생 때에 계모의 손에서 벗어나 가출을 하였다.

홀로 학업과 돈벌이를 병행하며 지내온 불행한 과거.

남자친구가 안쓰럽고 그 친구를 힘들게 하는 주변사람들이 밉다.

그럼에도 자신을 버리지않고 끝까지 키워주신 아버지가 존경스럽다고 한다.

 

나에게 한번씩 " 버리지 마라" 라는 말을 하곤 했었다.

부모님 두 분이 늘 함께 있어 준 나는 남자친구의 가정환경을 듣고선 당황스러웠다.

상황을 이해하기 전에는 색안경을 끼고선 바라보았다.

애주가인 그의 아버지로 인해 우리사이에도 영향을 미쳤다.

만난 지 1년 차, 내 생일을 잊고있었던 남자친구와 다투었다.

나와 같이 있어도 아버지일이라면 부리나케 달려가는 효심에 머리가 지끈지끈하였다.

그의 가정환경을 생각하면 내 가슴 마저 아려왔다.

    

그 친구와 헤어지고 소개팅을 받아보았다.

그 친구만큼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는 편안한 사람이 없었다.

'남자'는 끊어낼 수 있지만 '친구'는 끊어 낼 수 없었다.

다시 재회하면서 나도 손떨려서 못사는 명품지갑을 선물로 주었다.

그 속에 나와 우리의 사진도 함께 넣어서

다시는 헤어지지 말자고 사랑한다고 고백하였다.


그런 나에게 도리어 화를 내며 봇물 터지듯 울분을 쏟아 내었다.

꿈꾸었던 재회와는 달리 화가 나 있던 남자친구의 얼굴을 보며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다.

실망스러웠지만 이 순간만 꾹 참으면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을 잃지 않았다.

한 달의 시간이 지나서 점점 얽매였던 감정이 풀어졌다.

우리는 다시 예전처럼 장난을 치며 친구 같은 연인이 되었다.

그의 아픈 가정환경은 변함이 없지만 삐뚤어지지 않고

웃으면서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남자친구가 여전히 좋다.

설령 그 친구가 나를 배신한다고 해도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남자친구를 사랑하게 되었다.




이름 : 김 서정

연락처 : 010 4492 1510

이메일 : sj7z@naver.com



  • profile
    korean 2018.08.31 23:06
    좋은 작품입니다.
    열심히 쓰시면 좋은 결과도 얻으실 수 있습니다.
    건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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