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밤에 초대할게. 조명이란 오직 모닥불과 달빛뿐이고 비처럼 쏟아지는 별들, 유성우에는 우산이 따로 필요 없어. 네 옷자락과 단춧구멍 사이로 불어대는 봄바람들은 가을 낙엽보다 바스락거리지. 모래알만큼이나 무수한 별들 사이, 그래 저기 저 별 사이 우리 이름을 그려보자. 우리 저 밤하늘을 이불삼아 모래 위에 누워보자. 그리고 고요한 밤에 잠겨보자. 엎드려 글을 적어보자. 널 생각하며 적은 문장에는 알 수 없는 향기가 번져. 나는 그 향기에 이끌리고 새벽이 아스라이 찾아올 때까지 문장을 적어. 이윽고 널 닮은 하나의 향수 같은 글이 완성 돼. 외출하기 전 뿌리는 향수처럼 잠들기 전 침대 위에서 읽어보는 이 글은 여태 네가 내 곁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줘. 고마워. 너로 가득해진 밤이야.
좋아, 남들이 평범한 땅이라면 이제부터 우리는 특별한 섬이야. 그 누구도 우리에게 함부로 다가올 수 없고 또한 우리는 함부로 멀어질 수도 없어. 물론 이 초대도 너는 거절할 수 없어. 너와 나의 다섯 번째 계절에 영원히 고립되고 싶어. 바닷물이 욕조에 담긴 수돗물처럼 작아져도 좋아. 너와 내가 여전히 섬일 수만 있다면 말이지. 우리에게 서로 무인도가 되자. 서로가 서로의 습관으로 가득한 무인도가 되자.
만조가 다가온다. 바닷물에 잠겨보자. 눈물의 맛으로 가득한 바다에 잠겨 슬픔의 깊이를 가늠해보자. 우리 발 닿지 않는 저 깊은 바다 속에는 분명 별들이 있을 거야. 바다 속도 역시 밤만큼이나 어두우니까 분명 별이 있을 거야. 그 별을 찾아 그날 밤 하늘에 적었던 우리 이름 사이에 향수 한 번 뿌리자. 우리는 이렇게 바다 속에도, 하늘 위에도 적혔구나. 지울 수 없겠구나. 지우기 위해선 숨 막히는 바다를 지나 공기 없는 우주에 가야겠구나.
나는 그래서 널 지우지 못했나 보다. 잉크 같은 널.
글 잘 읽었습니다.
열심히 습작을 거듭하시면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