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어서 행복하고, 꿈이어서 무서우며, 꿈이어서 슬픈 이야기
꿈의 이야기
프롤로그
나의 ‘꿈의 이야기’는 매우 어렸을 적부터 시작된다.
내가 5~6살부터 꿈을 꾼 기억들이 나기 시작했다. 그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꿈은 내가 눈을 감고 있는데 검은 잔상들이 위에서 나에게 손짓을 하는 꿈이었다.
악몽에서 탈출하고자 바로 눈이 떠졌으나 꿈이 깨지 않았는지 보이는 것이 꿈이 아닌지 내 눈에선 그 손짓들이 눈에서 사라지질 않았다.
어렸을 적 나는 그 잔상들과 손짓을 없애려 소리를 지르고 울어댔지만 오히려 그 손짓들은 나에게 더 다가올 뿐 사라지지 않았다.
어머니는 매우 놀라셔서 나를 업으시고 진정시키며 거실을 빙글빙글 도셨지만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그 잔상들은 사라졌다.
꿈이지만 꿈같지 않은, 꿈같지 않지만 꿈같은 이야기
지금부터 제가 살면서 꾼 꿈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를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2편만.
헬스장 손녀
어느덧 대학교 방학이 시작되었다. 대학생들은 아르바이트나 자격증 공부, 스터디모임 등 각자의 방식대로 미래를 준비하러 학교가 쉬어도 자신들은 바쁘게 뛰어다녔다. 이러한 학생들을 보자 ‘나도 뭔가 해야 될 것 같은데...?’라고 생각이 들 무렵, 갑자기 다이어트를 하자는 결심이 들었다. 나는 학교 주변에 가장 싼 헬스장을 둘러보다가 가장 허름하지만 가격이 가장 싼 헬스장을 끊었다.
헬스장에는 헬스장 주인인 할아버지와 여섯 살쯤 되어 보이는 손녀딸이 있었다. 아이는 처음 보는 나에게 “이 기구는 이렇게 사용해야 돼요.”, “처음인데 잘 뛰네요!” 등등 내 옆에서 여러 이야기를 해주며 말을 붙여줬다. 나는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아이가 하는 말을 다 대답해주며 운동을 계속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아이가 사라졌다. ‘저녁을 먹으러 갔겠지.’란 생각을 하며 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갔다. 오랜만에 하는 운동이라 허리, 허벅지, 팔, 등 등 안 아픈 곳이 없었다.
시간이 흘러 어느덧 새벽녘 잠이 들 시간이 들었다. 나는 ‘헬스장의 꼬마손녀가 왜 갑자기 사라졌을까?’란 생각을 하다가 스르르 꿈을 꾸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꿈속은 폐허들로 가득 찬 주택가 안에 내가 서있었다. 주위를 살펴봐도 사람의 흔적은 없으며 슬슬 햇빛이 지고 어둠이 찾아오고 있었다. 마치 공포영화에 나올법한 곳에 있으니 뭔가 튀어나올 것 같은 무서운 생각이 들며 온몸을 떨리게 했다. 그런데 갑자기 뒤에 오싹한 기분이 들어 뒤를 돌아보는 순간 헬스장에서 봤던 꼬마손녀가 부서진 콘크리트 사이로 나오며 “오빠, 나랑 놀자.”라고 말을 건넸다. 나는 ‘아침에 그 손녀구나’라고 생각이 들었지만 바로 생각이 바뀌었다. 이런 사람이 아무도 없는 곳에 아이가 있을 수가 없다고 단정지어버렸다. 나는 아이에게 “미안하지만 우선 여기서 나가야될 것 같아.”라고 말을 하고 뒤를 돌았는데 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 이유는 폐허들 구석진 곳에 깨져서 사람의 몸통만큼만 남아있던 거울이 있었는데 그 거울에 사람의 얼굴이 아닌 다른 검은 형태에 눈이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 눈빛이 느껴지는 순간 내 몸은 가위가 드는 기분이 들어 바로 꿈에서 깼다. 마음속으로 두려움을 가라앉히고 자연스럽게 잠꼬대를 하는 척 몸을 틀어 가위에서 벗어났다. 이 꿈을 꾸고 난 후도 항상 그 헬스장을 가지만 그 손녀딸은 더 이상 보이질 않는다. 나는 오늘도 그 헬스장에서 ‘유치원을 다니느라 못 오는 거겠지...’라고 생각하며 기대와 두려움 속에서 운동을 한다.
엄마를 보낸다면?
우리에게는 모두 우리를 낳아준 부모님이 계신다. 사이가 좋던지 나쁘던지 나를 낳아준 분이기에, 내가 낳은 자식이기에 사이가 나빠도 금세 좋아지고 사이가 좋아도 잠깐 나빠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당신은 잘 지내고 계시던 부모님이 갑자기 돌아가신다고 하면 기분이 어떻겠는가? 아무래도 정신적으로 많은 충격을 받을뿐더러 밀려오는 슬픔을 감당하기 힘들 것이다.
한가로운 주말 오늘도 수능 준비하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공부를 하고 있었다. 집에서 하는 공부인지 마음이 놓이면서 자연스럽게 컴퓨터를 키고 ‘잠깐만 쉬어야지’하며 중요한 시간을 즐겁게 보낸다. 잠깐만 쉰다는 것이 어느새 1시간이 되버린 것을 보고 컴퓨터를 끄고 부랴부랴 표시해둔 문제의 지문을 읽기 시작한다.
문제를 풀다가도 컴퓨터로 이곳저곳 웹 서핑을 하며 돌아다니다가 수능이 얼마 안 남았다는 것을 알고 다시 문제를 풀려고 지문에 집중을 하며 ‘빨리 수능이 끝났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렇게 컴퓨터와 공부간의 밀고 당기기가 끝나고 잠이 들 시간이 왔다. 오늘도 다음날 공부할 과목들과 얼마 남지 않은 수능을 생각하다가 나도 모르는 사이 잠이 들었다.
내가 눈을 떴을 때 나는 어머니와 우리 마을 주변을 걷고 있었다.
버스정류장 근처에서부터 공부에 대한 대화를 하며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잠시나마 어머니한테 응석을 부리며 풀어갔다.
그렇게 나의 응석을 잘 받아주시던 어머니가 갑자기 쓰러지셨다.
언제나 따뜻했던 어머니의 눈빛이 점점 흐려져 갔다.
언제나 따뜻했던 어머니의 목소리가 점차 떨리고 차가워졌다.
언제나 따뜻했던 어머니의 손이 점점 차가워졌다.
어머니는 갑작스러운 상황에서도 나를 걱정하며 굳게 잘 살아야 된다고 아버지와 형에게 미안하다고 전해달라고 하며 서서히 말씀을 이어나가지 못하셨다.
나는 울면서 주변에 도와줄 사람을 찾아봤지만 시골이여서인지 아니면 하늘이 무심한지 나와 어머니 주변에는 그 누구도 없었다.
그렇게 어머니를 부여안고 울고 있다가 잠에서 깨어났다.
잠에서 깼을 때 이미 나의 볼에는 눈물이 흐르고 귀에 닿아있었다.
꿈이라는 안도감에 마음을 진정시킨 다음 눈물을 닦고 내가 울었다는 흔적을 감춘 다음 거실로 가서 어머니를 찾았다.
거실로 갔을 때 어머니는 역시 따뜻한 눈빛으로 나를 보셨으며
따뜻한 목소리로 나를 불러 주셨다. 그리고 따뜻한 손으로 나를 잡아주시며 배고플 텐데 밥을 먹어야 된다고 상을 차리러 부엌으로 가셨다. 나는 바로 어머니에게 가서 안아드리고 내가 꾼 게 꿈이라서 정말 다행이라고 어머니가 살아 계시다는 것이 정말 소중한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몰려오는 눈물을 겨우 삼키며 당황스러워하시는 어머니의 질문에 능청스럽게 대답하였다.
글쓴이: 이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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