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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똥별을 바라 본 소년들


812, 수능까지 약 세 달 정도가 남은 시점이었다. 나는 그 날 뉴스에서 페르세우스 유성우에 관한 소식을 접했다. 12년 만에 최대 규모의 별똥별을 오늘 밤 관측 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단톡방엔 이미 그 소식을 접한 친구들이 만날 시간을 정하느라 분주했다. 당시 우린 수능을 코앞에 둔 수험생 신분이었지만 동시에 철없는 소년 신분이기도 했다. 저녁이 되자 친구들은 하나 둘씩 모습을 드러냈다. 아직 별똥별을 보기엔 조금 이른 시각, 우리는 무심코 강변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삼심 분 정도 걷자, 중간 중간 사람이 늘어 어느덧 열 명도 넘는 인원이 모여 있었다. 그 중에는 동생을 데리고 나온 친구, 자기 여자 친구를 부른 놈도 있었다. 뉴스는 관측하기 좋은 시간을 밤10시에서 12시사이로 보도했고, 우리는 그 시간에 맞춰 인근 충렬탑으로 향했다. 앞서 가던 친구와 나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다짜고짜 아스팔트 바닥 위에 누웠다. 그리고선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봤다. 그곳엔 시골 토박이에게 조차 낯선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구름 하나 없이 맑게 갠 하늘, 흡사 누군가가 그 위에 반짝이 가루를 쏟아놓은 모습이었다. 곧이어 친구들이 거반 뒤따라오고, 우리 둘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시침은 10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떠 있는 별도 충분히 예뻤지만 슬슬 별똥별을 보고 싶어진 참이었다. 우리는 조금 축축해도 모두가 앉을 수 있을 만한 길가에 자리를 잡았다. 다들 옹기종기 모여 밤하늘을 바라봤다. 시야의 가장자리를 나무가 둘러쌓아 마치 망원경으로 내다보는 듯 했다. 15분이 지났을 무렵, 첫 별똥별이 우리의 눈앞을 스쳐지나갔다. 순식간이여서 감탄사조차 내뱉을 수 없었다. 낮부터 준비해온 소원은 더더욱 그랬다. 친구 중에는 봤어? 봤어?”거리며 들뜬 친구, 딴 짓하다 놓치고 억울해하는 친구도 있었다. 한 세 번 정도 별똥별을 구경하고 우리는 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갔다. 이번엔 모두가 차가운 땅바닥에 등을 맞대고 누웠다. 그러자 나무사이를 휘젓는 바람소리가 우리의 귀를 자극했다. 별똥별은 우리가 감성에 젖어들 무렵에도 계속해서 떨어져 내렸다. 우리는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말없이 각자의 소원을 빌기 시작했다. 긴 침묵 속에서도 모두의 입은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다. 나는 첫 번째로는 가족과 지인의 건강, 두 번째로는 대학 입시를 빌었다. 마지막으론 짝사랑 상대를 떠올렸지만 부끄러움에 이내 관뒀다. 1시 가량이 되었을 때 우리는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언덕을 내려오는 길, 내내 가볍기만 했던 마음이 점차 제 무게를 찾아갔다.



피자 빵


내가 7살 무렵에 있었던 일이다. 우리 동네 인근에는 작은 슈퍼 한 채가 있었다. 그곳 빵 진열대엔 주로 소보로 빵이나 단팥빵이 진열돼 있었다. 어느 날 나는 두부 심부름을 위해 그 슈퍼를 찾았다. 늘 그래왔듯 주인 할머니께선 검은 비닐봉지에 두부 한 모를 담아주셨다. 다른 손엔 천 원짜리 한 장을 꼭 쥐고 계산대로 갔다. 할머니께서 잔돈을 거슬러주시는 사이, 내 눈은 무심코 빵 진열대로 향했다. 그곳엔 못 보던 빵이 보였다. 나는 곧바로 할머니께 물었다. “할머니, 저거 머예요?” 할머니께서 답했다. “으응, 피자 빵이여, 피자 빵.” 나는 잔돈을 받고 배꼽인사를 드렸다. 그런 뒤 슈퍼를 나와 곧장 집으로 뛰어갔다. 엄마는 부엌에서 식사준비를 하고 계셨다. 나는 도마 옆에 두부를 내려놓고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 여기 거스름돈.” “! 엄마, 엄마 슈퍼에 갔는데 피자 빵이 있었는데......” 말을 마치기도 전, 엄마는 이내 웃으시며 천 원을 주셨다. 나는 신난 마음에 다시 슈퍼로 향했다. 근처 아파트를 지날 쯤 이었다. 어디서 내 몸집만한 개가 달려오더니 앞을 막아섰다. 내가 왼쪽으로 움직이면 녀석도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움직이면 녀석도 오른쪽으로 움직였다. 한창 피자 빵을 사먹을 생각에 신나있던 것도 잠시, 나는 끝내 울음을 터트렸다. 녀석은 내가 무서워하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내 팔을 핥아대기 시작했다. 울음이 그치질 않았다. 그 때 저 멀리서 아주머니 한분이 빗자루를 들고 달려오셨다. “이 눔의 새끼, 이 눔 새끼아주머니는 빗자루를 휘두르는 시늉을 하셨다. 겁을 먹은 개가 후다닥 도망쳤다. 아주머니는 울음을 그친 나에게 상황설명을 들으시고, 같이 슈퍼 앞까지 가주셨다. 나는 그 날 눈물에 젖은 피자 빵을 먹게 됐다. 물론 그 맛은 더할 나위 없이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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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orean 2017.04.30 19:15
    수필 잘 읽었습니다.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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