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콘테스트

오늘:
16
어제:
120
전체:
306,137

접속자현황

  • 1위. 후리지어
    65812점
  • 2위. 뻘건눈의토끼
    23333점
  • 3위. 靑雲
    18945점
  • 4위. 백암현상엽
    17074점
  • 5위. 농촌시인
    12042점
  • 6위. 결바람78
    11485점
  • 7위. 마사루
    11385점
  • 8위. 엑셀
    10614점
  • 9위. 키다리
    9494점
  • 10위. 오드리
    8414점
  • 11위. 송옥
    7661점
  • 12위. 은유시인
    7601점
  • 13위. 산들
    7490점
  • 14위. 예각
    3459점
  • 15위. 김류하
    3149점
  • 16위. 돌고래
    2741점
  • 17위. 이쁜이
    2237점
  • 18위. 풋사과
    1908점
  • 19위. 유성
    1740점
  • 20위. 상록수
    1289점
2017.02.01 13:54

오래된 노래

조회 수 24 추천 수 2 댓글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오래된 노래


오랜만에 지하철에 탔다.

따뜻한 햇살과 나른한 오후, 딱 하나 남은 자리까지 완벽한 기분이었다.

핸드폰을 꺼내 자연스레, 마치 그래야 할것 만 같이 예전 자주 듣던 노래를 듣게 됐다.


예전에는 부모님이 정말 많이 싸우셨다.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학생 때까지...

한창 감수성이 예민할 시기였다. 하지만 제대로 된 반항 한 번 해보지 못했다. 내가 짐이 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더 조용해졌고 내 감정에 무심했다.

친구들과의 관계도 좋지 못했다. 중학교에 들어가자 내가 모르는 애들이 너무나도 많았고 시끌벅적한 애들 사이에 나만 남겨진 기분이었다.

그나마 사귄 친구조차 나를 무시하는 발언을 종종 했고, 그것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상당했다.


어느 날은 비가 왔다. 학교에서 늦게 출발을 한 탓에 주변에 아는 애들은 없었고, 우산 또한 없었다. 그래서 비를 맞으며 조용히, 천천히 걸어왔다.

너무 비참했다.

내가 왜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나, 왜 나한텐 이렇게 힘든 일이 많은 걸까, 왜 아빠는 아프고 왜 우리 집은 빚이 늘어나는 걸까. 그래서 왜 나는 부모님의 눈치를 봐야 하는 걸까.

이 와중에 이어폰에서 흘러나온 노래는 너무도 슬펐고, 감미로웠다. 가사가 무슨 뜻인지도 모르면서.

한참 울면서 집에 도착했고 자연스레 잠이 들었다.

그 후 가끔 답답한 기분이 드는 밤에는 밖에 나가서 뛰었다. 시원한 공기를 마시며 노래를 듣고 있으면 집과 학교에서의 불편했던 기분을 잠시 잊을 수 있었다. 그리고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이 모든 상처들에 새 살이 돋은 지금, 그 기억 속 노래를 들으니 기분이 오묘하다.

쓸쓸하고, 따뜻한데 마음이 아린다.

상처받았던 기억, 그래서 아팠던 기억, 그리고 그 와중에 속속 들어있던 좋은 기억들 모두 추억이 됐다.

여전히 시간은 흐른다. 사건 사고는 끊임없이 일어나고, 그래서 상처받고, 그럼에도 시간은 흐른다.

힘든 기억이지만, 오래된 일기장을 보듯 반갑다.

열심히 살자. 열심히 아파하고, 열심히 배우고, 열심히 사랑하고....

어느새 이 또한 한 시절의 추억이 될 테니. 언젠가 모든 상처가 아문 어느 날, 그 시절을 잘 견뎌냈다고, 그런 나에게 고맙다고 생각할 날이 올 테니. 

  • profile
    뻘건눈의토끼 2017.02.01 15:18
    우리들같이 인생의 굴레속에서 소외받은 자들은 그 대가로 엄청난 지혜와 묵언속의 사랑을 받고 살게 되지요... 힘내시기를 토끼가
  • profile
    korean 2017.02.27 20:57
    두 편 이상 올리셔야 합니다.
    잘읽었습니다.
    열심히 정진하다 보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건필하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월간문학 한국인] 창작콘테스트-수필 공모게시판 이용안내 6 file korean 2014.07.16 2769
673 제 36차 수필 부문 공모 - 스스로를 이해하는 법 1 도레미파 2020.07.01 23
672 마음의 빚 1 또별 2017.03.05 24
» 오래된 노래 2 안지현 2017.02.01 24
670 유년의 추억ㅡ2ㅡ 1 빡샘 2017.02.01 24
669 제16회 창작콘테스트 수필 부분-처음에는 누구나 어설퍼 1 Ravlitzen 2017.04.08 24
668 [22회 창작콘테스트 - 수필] 살인마 고슴도치 外 1편 1 살짝글 2018.04.09 24
667 < 나는 왜 사는가? >, <감정에 대한 질문> 1 dnjsjdnjs 2019.01.06 24
666 월간문학 한국인 33차 공모전- 나만의 치료일기 정수엄마 2019.12.21 24
665 제33차 공모전 응모작: 이혼 보고서 2 (행복한 가정을 위하여) 1 적극적방관자 2019.12.19 24
664 제33차 창작콘테스트 수필 공모 - 일상의 순간마다 즐거움이 있다 1 세실 2020.01.11 24
663 지하철, 오늘도 무사히 2 qqro 2020.04.08 24
662 제33회 수필 공모 - 달님 안녕 1 라파엘라 2020.02.08 24
661 35회차 수필 공모 1 민도트 2020.05.07 24
660 쌀가마니 1 암거나 2017.04.07 25
659 겉치레의 모순 1 페퍼민트 2017.04.10 25
658 [월간문학 한국인 제 21차 창작콘테스트] 아버지의 선물 외 1편 1 쁘니모친 2018.01.30 25
657 아니, 그렇지 않아요. 1 나라도그렇게 2018.02.04 25
656 사랑의 시 1 박미기 2018.02.26 25
655 (수필) 토해낸 것과 삼켜낸 것 외 1편 1 해파리 2018.04.10 25
654 [월간문학 한국인 제 21차 창작콘테스트] 소주병 외 1편 1 학생이c 2018.04.03 25
Board Pagination Prev 1 ... 2 3 4 5 6 7 8 9 10 11 ... 40 Next
/ 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