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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개 워리

                                                     - 옛날 개

                                                                                                                                                              박동현/원고지34

    나는 보름달이 뜨면 하늘을 처다 보고 짓는 워리입니다. 이집 개입니다. 족보도 없고 무지렁이 똥개입니다. 이집에는 부엌대문 옆 처마위에 진흙으로 테두리를 만든 개밥 구유가 있습니다. 이 댁 할머니는 그 흙 움푹한 곳에 끓인 쌀뜨물이나 보리밥 쉰 것을 부어 줄때도 있고, 생으로 설거지물 찌꺼기를 부어주면 저는 진흙이 녹아들어 찌꺼기와 같이 먹으며 진흙에 비빈 개죽을 먹습니다. 그것도 모자라면 진흙을 빨아먹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배가 고파 가끔은 쥐구멍 앞에서 기다리다 그놈이 밖으로 나오면 잽싸게 앞발로 처서 타격을 가하고 팍 물어서 꼼짝 못하게 하고 반쯤 죽여서 뒤뜰이나 마루 밑으로 들어가 피 묻은 남의 살을 먹습니다.

 

    그것을 먹을 때 나를 건드리면 난 참지 못합니다. 내가 아주 좋아하는 이집 손자라도 가까이 오면 눈을 날카롭게 뜨고으르릉거리며 목덜미의 털을 고추 세우고 물것처럼 공격 자세를 취하고 뽀족한 양쪽 송곳 이를 보이면 뒤로 물러섭니다. 그러면 할머니가 와서

워리야 ! 워리~ ”

길게 짧게 부르면 저는 알아챕니다. ‘개도 개밥 주는 사람은 물지 않는다.’ 는 속담 정도의 상식과 예의는 알고 있답니다. 이집손자는 저에게는 참 고맙답니다. 이집사람들은 모두다 통시(화장실)에 가서 볼일을 보는데 이아이만 마당에다 똥을 누거든요. 얼른 가서 한 덩어리를 낼름 물고, 뜨뜻한 것을 팍팍 씹으면 씹을 것도 없이 그냥 술술 넘어가요. 배고플 때는 간식치고는 참 맛있고 량도 적당해요.

 

    나의 할매는 매리였어요. 난리 통에 들어왔던 양코들이 개를 보고 매리매리 하기에 할매 개가 매리가 됐고, 엄마개도 똑같이 암컷이어서 매리가 됐다 네요. 물론 할배 개는 누군지도 모르지만 독구였을 꺼예요. 수캐는 모두 독구라고 했으니까요. 수캐는 앉기만 해도 좆이 까진다고 하는 말을 아시지요. 수캐는 앉으나 서나 되게 밝히지요. 나도 옆집매리 윗동네 매리하고 흘레를 많이 했지요. 지난번에 하고 있는데 아()들이 뜨거운 물을 냅다 부어서 갑자기 확 떨어지다 좆이 훅 빠져나와 까져서 들어가지 않았어요. 그 후 가끔 후유증으로 하고나면 들어가지 않는 경우가 있어요. 앉으나 서나 까져 있지요. 좆이 말라 따갑고 좆 나게 쓰려요. 그러면 이집 할배가 좆에다 물을 끼얹고 좃 껍데기를 당겨서 덮어주면 한동안은 껍데기 속에 있다가 한번 시기(쎄게, 격열히) 하면 훌떡 벗어져 눈치를 보며 좆을 내놓고 처마에 앉아 있으면 할배가 속으로는미친 개새끼하고는 겉으로는 부드럽게 워리 워리하며 달래요. 나도 못이기는 척 까진 좆을 맞기면 물을 끼얹고 좆 껍데기를 당겨 넣어 줍니다.

 

    이집 할배는 안 그런데 이집아들은 객지에서 돈 좀 벌었는지 첩을 두고 있데요. 집에 올 때는 작은 마누라를 데리고 와요. 본마누라는 객지에서 식당하고 잡화상을 하는데 점방 보느라 본가에도 못 온답니다. 지난여름에 와서 우리엄마 매리를 큰 거랑 옆 쑤골로 끌고 갔고요. 목덜미 타래기를 나무가 양쪽으로 가지가 갈라진 곳에다 걸고 타래기를 잡고 당겼어요. 대룽대룽 매달렸어요.

 

    숨이 막혀 죽는다고 개소리를 냈지요. 그러면서 숨이 막혀 오줌을 줄줄 싸고, 생똥이 푸지직 나왔지요. 그래도 발버둥을 치고 개소리를 크게, 크게 무척 크게 질러댔어요. 개같이 낑낑거리며... 그 때 할배의 조카가 와서 지게 작대기로 개머리를 개 패듯 여러 차례 가격을 했고, 그래서 우리엄마 매리는 저 세상으로 갔고 육체는 남았답니다. 아마 다음 생에는 개 팔자는 안 되었으면 해요. 죽을 때 낑낑대는 것을 보니 개 팔자가 그렇게 좋지는 않은 것 같아요.

나 워리, 나 똥개는 그 때가 생생히 기억에 남아 있어요.”

 

    멀지 감치서 봤지요. 할배의 조카는 호적이 늣어 학교를 남보다 3년 늣게 들어갔고 중학교 다닐 때 한해선배가 뭐라고 했나 봐요. 그래서 그를 죽통이 되도록 패 줬는데 그 다음 부터는 학교를 안가서 중도 패 이가 됐다 네요. 그 놈이 청년이 됐는데 개를 잡는 거야 개를 패죽이고 다음에는 쪼매한 칼로 입을 벌리고 가죽을 벗기는 기라. 코끝을 넘어가고 아래턱이 노출되고 귀가 걸려 안 벗겨지니까

귀 뿌리를 확 자르고 아래턱에 구멍을 내고 단단한 밧줄로 걸고 나무에 고정한 후 목줄을 풀고 위에서부터 아래로 가죽을 벗겨 내려간다. 발목이 걸린다. 발목 가죽을 싹뚝 자르고, 그냥 내리 당깁니다. 찌직 찌직하며 가죽은 쉽게 벗어져 내려간다. 꼬리에 걸렸다. 꼬리를 쌍둥 잘랐다. 발목의 가죽을 돌아가며 자르고 가죽을 벗겻다. 가죽이 포대처럼 되었다.

 

     발가벗겨진 엄마 매리를 땅바닥에 가마니를 깔고 내린 다음 배를 가르는 거예요. 간 빼내고 폐 빼내고, 심장도 꺼내고. 콩팥 두개도 꺼낸 후 목 줄때를 잡아 쥐고 잘랐고 줄때를 들어 올리자 창자가 따라 올라 왔어요. 똥구멍에서 몸과 붙어 있는 창자를 거침없이 냉큼 잘랐어요. 내장은 나무 방티에 담고 거랑가로 가고 도끼를 가져와 대가리 자르고 ,목 토시 자르고 앞다리 뒷다리 갈비양쪽으로 갈라 각을 떳 어요. 그리고 집으로 먼저 가지고 갔고. 방티에 담은 내장은 간과 폐를 대충 씻어 담고 콩팥은 반으로 갈라 속을 털어내고 담았어요.

위장은 갈라서 똥 빼고 창자는 꼬챙이를 넣어 뒤집어 준 뒤 거랑 물에 넣고 행구고, 방티에 넣고 소금을 뿌리고 매우, 매우 치대며 속의 똥을 씻어 내고 간추려 새끼로 묶었다.

 

    가마솥에 물이 설설 끓고 있었어요. 소두벙을 열고 내장 묶은 새끼줄을 들어 올려 솥에다 앉혔어요. 펄펄 끓었어요. 장작이 고래에서 이글이글 타고 있어요. 구수한 냄새가 났어요. 기름 냄새 살 익는 냄새가 이집식구들과 친척들을 다 불러 모았어요. 뒤늣어 온 아제는 개 껍데기를 갈라서 흙벽에다 붙이고 목 부분과 앞다리 두 개 뒷다리 부분에 대나무 못을 박아 흙벽에 고정을 했어요. 이집손자 녀석은 우리 엄마 매리의 가죽에 손을 대고 쓰다듬고 있어요. 부드럽고 좋은 가 봐요. 이집 할배는 개 가죽으로 만든 개잘량을 겨울이면 방바닥에 깔고 자곤 해요. 울엄마 매리도 할배의 개잘량이 되거나 고물 장수가 오면 가죽으로 팔려 갈수도 있을 것 같아요.

개잘량이 되려면 또 고통을 당해야 해요. 마른 가죽을 다디미에 올려놓고 두드려 패요 그러면 기름덩어리가 바스러지고 뻣뻣하던 개가죽이 부드러워 져요 그러면 추울 때 무릎 덮게도 하고 개털모자도 만들고 개털 귀막이도 해서 쓰고 해요.

 

    내장 삶은 물에 굵은 소금을 넣고 누런 기름이 둥둥 뜨는 것을 한 대접씩 받고 내장을 잘게 썰어 넣고, 대파를 숭숭 썰어 넣고 막걸리를 한 순배 돌리고 두 순배 돌아가면 시끄러워 져요. 마당에는 모깃불도 피우고, 멍석위에 둘러 앉아 저그 집에 갈 줄도 몰라요. 이집아들이 객지에 나가서 돈을 많이 벌고 성공을 했고 작은 마누라 까지 델고 왔는데 한턱 얻어먹어야 되지 않겠어요. 개 삶은 국물을 다른 솥에다 옮겨 담고 토란 고사리 무 넣고 개장국을 끓여요.

 

     살을 발라낸 개뼉다구를 먹으라고 던져 줘요. 냄새가 좋아요. 먹으면 그냥두면 어때요. 개가개뼉다구를 먹는다고 손가락질해요 나도 하도 굶어서 기름내 나는개뼉다구가 좋아요 내 배속에는 내 엄마 매리가 있어요. 갈비뼈를 자근자근 씹어 먹었거든요. 마침 보름달이 떠오르네요. 나를 보고 어미개뼉다구를 먹은 놈이라고 욕을 해요 그래서 나는 보름달이 뜨고 구름이 지나가며 만드는 우리 엄마 매리의 슬픈 영상을 보고 슬퍼서 꺼이꺼이 우는 거예요. 목소리가 아주 슬프게 들리도록 야밤에 우는 늑대의 야성이 살아나는 소리를 내고 창자가 끊어 지개 운답니다.

 

     이집 장손손자는 나와 친해요 녀석은 나와 같이 놀러 가기를 좋아하고 나도 녀석을 따라가 놀기를 좋아해요. 녀석은 나만 보면 기대고 치대고 해도 나는 좋아요 나 같은 똥개에게 맛있는 똥도 정랑(화장실)에 가지 않고 마당에다 싸니 얼른 식기 전에 먹을 수 있고요. 우리집 할배도 내가 녀석과 같이 놀러가는 것을 좋아해요. 왜냐 구요? 녀석보다 큰 녀석이라 던 가, 녀석에게 무력을 행사 할 것으로 추정되는 일이일어나면 나는 목덜미의 털을 곤두세우고 으르렁 거리지요 앞으로 갔다 뒤로 물러섰다 하며 산돼지 잡을 때 쓰던 폼을 한번 두 번 하면 제아무리 간이 큰 놈도 꼬리를 감추고 줄행랑을 치지요.

언제인가 기억이 안 나는데 그놈은 예비동작으로 위협을 했는데도 겁을 먹지 않고 까부는 겁니다. 그래서 달구지를 콱 물어 버렸지요 안 놔 줄라 그랬는데 이집손자가

놔라 놔!”

하면서 소리소리 질러 놔 줬어요.

그 때 문제가 생겼어요. 개가 사람 잡는다 크면서 개잡으라고 난리가 난겁니다. 잘못하면 개뼉다구가 되던지 개장국이 될 뻔 했지요.


    그 아() 부모가 보는데 할매가 부지깽이로 나를 막 두드려 패는 겁니다. 맞으며 깨갱 깨갱 하며 꼬리를 감추고 몸을 비틀고 눈치를 보며 가련한 모습으로 아주 죽어가는 모습을 보였지요. 가위를 가지고 와서 내 털을 짤라 갔어요. 그걸 태운 꺼먼 재를 아이 상처에 바르면 낫는 데요 그래서 낑낑거려 가며 꼬리를 흔들며 털을 잘라 가도록 해드렸지요. 그 다음 나를 닦달 하는 일이 없었던 걸 보면 괜찮았나 봅니다.


     나는 목도리는 있었지만 목 끈이 없는 자유스러운 영혼을 가진 상태로 오전에 매리를 만나고 꺼먼 독구와 싸움도 하고 아랫마을 매리와 헐래를 좀 하려고 하면 뒷마을 독구가 방해를 해요. 같이 놀 때는 매리의 의견을 존중하여 똥구멍아래 있는 거기에 코를 대고 끙끙거리기도 하고 한번 빨아 주기도 하지요 몸이 열리는 보름달이 뜨고 검은 구름이 지나가는 날 하늘을 향해 우리 조상인 늑대의 야성을 찾아 울부짖는 그날은 죽기 아니면 살기로 먼저 붙어야 되는 데 워리인 나를 재끼고 지가 꺼먼 독구.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깝쳐요. 깝쳐 봐야 뭐 지나 내나 잡종 똥개새끼인데 뭐? 니 한번하고 내한번하고 그래하자.

 

    나 워리는 할배의 장손이 어디를 가며 부르면 재끄닥 꼬리를 흔들며 따라 나선다. 웃베미 사는 누렁이 독구만났다. 가도 싸움을 좀 한다 하는데 기죽을 워리가 아니라 목털을 세우고 송곳 이를 들어내고 위협을 하며 서로의 기를 탐지하고 있는데

쉭 쉭 물어

하며 엉덩이를 치는 거라요. 이제는 할 수 있나 하고 벌떡 일어나 덮치니 그놈도 같이 일어나 서로 물고 짓 띁었다. 떨어질 듯 옆으로 둘 다 넘어지며 모를 심어 놓은 모판위에서 원·투를 하며 격돌했어요. 붙었다 떨어지고 먼저 떨어진 놈의 목을 뒤에 떨어지는 놈의 목을 물고 빠져 나가면 다시 붙고 온 논바닥을 휘저으며 대판 싸움을 벌였어요.

나도 많이 물렸고 죽을 뻔 했어요. 초죽음이 되어 진흙을 덮어 쓰고 나 왔는데 구경꾼들 만 소리를 지르고 난리가 났어요.

부르르 떨며 털에 묻은 논흙을 털어 냈다. 몇 번이나 그리고 기죽어서는 안 될 것 같아 꼬리를 고추 세워 감고 , 한 번 더 부르르 떨며 털에 묻은 진흙과 물기를 털어내고 상처 난 부위 찢어진 곳을 혀로 핥으며 집으로 슬금슬금 빠져 나갔어요.

할배가 화가 나셔서 지게 작대기를 들고 나타났어요. 이놈워리어디 있나 워리! 워리! 하고 부르셔요.. 안 갈수 없어 꼬리를 흔들고 갔더니 지게 작대기가 날라 옵니다. 뒷다리 여분 데기를 맞고 깨갱 깨갱하며 들고튀었어요.

개 살려라 다리야 날 살려라 하문서 도망을 갔어요. 이젠 집에 들어가기가 겁납니다. 할배가 무서워요. 마루 밑에서 듣는데

저눔 개새끼 잡아먹든 동 팔아 쁘야 되겠다. 현아 저거 팔자, 어이

안돼요. 안 된다. 크 이요.”

손자가 징징 울어요.

아가 그래 좋다 카이 우째 파니껴 한번만 봐 주시더

할매의 만류로 할배는 끓는 속을 잠재우고 오리네 논에 모 뽑아진 것을 복구해 줄 일이 큰일로 다가왔어요.

예이 망할 놈

짧은 곰방대에 봉초를 가득 채우고 대꼬바리에 불을 당깁니다.

뻑 뻑 피다 혼미하고 신경질만 나는지 놋재떨이에 꼬바리를 두드리며 재를 빼고 담배를 다시 눌러 재우는 것 같아요.

재떨이 두드리는 소리를 봐서 할배가 아주 많이 화가 나신게 짐작이 갑니다.


    이집 장손손자가 높은 비알이에 심부름 갔던 날, 나는 개장사에게 끌려갔어요. 내가 심각하게 거칠게 반항을 하자 목도리에 지개 작대기를 고정하고 개 줄을 막대기에 고정하여 내가 그에게 덤빌 수 없도록 하고 나를 끌고 갔어요. 개장국이 되려고 고개를 숙이고 가는데 장손손자가 오고 있어요.

워리워리

하고 눈물을 질금 질금 흘리며 가고 있었고,

나도 개장사가 끄는 대로 따라 갈 수밖에 없어요. 그 다음은 우리 엄마 매리를 생각하면 됩니다.

뭔가 숙명이라는 것이 느껴지지 않는 가요 ?



                   알면안무서워

                                                                                        박동현/ 원고지/7

    밤은 사람에게나 동물에게나 두려움을 준다, 나뭇잎 소리를 듣고도 무서워한다. 그 원인은 우리주변에 있는 것과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한 무지에 있다. 낮에는 인식되지 않던 공포의 씨앗이 밤이 되면 언제나 싹을 틔운다. 작은 소리에도 모든 신경을 집중시켜 온갖 상상을 하게 되고,그 상상은 점점 커가고, 마침내 공포 속으로 몰아넣게 된다.(장자크 루소의 에밀의 소년기 153P에서 인용)


    어린 시절 전기도 없고 호롱불이 고작이던 고향 울타리 위 박꽃이 필 때면, 달빛아래 하얀 모습을 보고 하늘위의 달을 보고 즐거워했던 시절이 있었고, 캄캄한 밤에 할아버지 등에 업혀 묵 먹으로 갔던 기억. 어둑어둑 해지는 저녁부터 캄캄해지는 야밤까지 동네 어린이들이 뛰어놀며 숨박꼭질 하던 일. 어둠속에 도랑창, 어두운 담벼락 밑에 숨어 있으면서도 조금도 겁내지 않았던 어린 시절이 있었다.

겨울이면 모여 앉아 가위, 바위, 보로 술래를 정해 무~(구덩이)에서 무 가져오기, 밭 한복판에 자리 잡은 무움은 무덤처럼 생겨서 우리를 공포로 몰기도 했지만, 알고 있기에 재바르게 가서 무~움의 마개를 뽑고 무 몇 개를 가져오기도 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과외 수업한다고 저녁 9시까지. 그 날은 비가 부슬 부슬 뿌리고, 안개가 자욱하여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였다. 석천을 지나는 데 당집 소나무에 걸려 있던 죽은 장 닭 생각과 석천골의 음산함,생기마 앞을 지날 때는 정말 무서웠고 멀리서 뻐꾸기 울을 소리까지 들렸다. 오금이 떨리는 귀가 길이었다.공포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지금도 선하게 기억이 있다.어둠에는 잘 알고 있으면 무서움이 없거나 즐길 수 있지만 잘 알지 못하면 공포에 휩싸인다. 공포에 휩싸이면 어떤 일도 원만히 처리 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나는 다행스럽게 시골에서 자라 어둠에 익숙하고 어둠을 즐길 줄도 아는데 이것을 생각하며 우리 손자아이를 생각해 봤다. 녀석은 어둠을 모른다. 어둠에 익숙하려면 말로 해서는 안 되고, 경험을 하게 해야 하는데 도시에서의 어둠 체험은 정말 기회가 없는 것 같다.어떻게 경험을 하게 해야 할지 많이 생각해 봐야 하겠다. 루소는 어린이는 시골에서 키우고, 키울 때 밤에 놀이를 많이 시키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매일 보는 것에 작용하는 것은 상상력이 아니라 기억력이다. 어두운 곳으로 자꾸 데려가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하면 습관이 이론보다 낫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라고 했다.


    루소의 에밀을 읽으며 한 구절 한 구절이 공감이 가고, 무척 좋은 책이 구나 생각을 했고, 어둠에 대한 부분이 있어 내 추억과 손자교육방안을 생각하며 느낌을 적어 봤습니다. 끝.


메일 dhpark9161@nate.com

전화 010- 8981 -9168

박동현(66세 남)





 

  


  • profile
    korean 2018.02.28 17:40
    좋은 작품입니다.
    열심히 정진하다보면 틀림없이 좋은 결실을 맺으리라 믿어집니다.
    건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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