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고 싶은 날
글을 쓰고 싶은 날입니다. 지금은 열한 시가 훌쩍 넘은 시간이지만 졸립지 않아요.
오늘 같은 날이면 조용히 앉아 글을 쓰곤 했는데... 사실 오늘 같은 날이 오늘만이었던 건 아닙니다.
그동안 참 많은 오늘 같은 날이 있었지만 난,그냥 흘려보냈어요. 바보같이...분명 그 날들도 이렇게 나와 나 자신만의 오붓한 시간을 갈구했을 텐데 말이죠.
난 예전부터 글을 쓰는 것을 좋아했어요. 글을 쓰면 내 마음대로, 생각하는 대로 다 될 수 있었으니까.
이 세상에 없는 새로운 인물도 탄생하고, 저 멀리 파란 눈을 가진 한 금발의 꼬마아이도 탄생하고..
이 지구에 없는 또다른 공간도 만들 수 있어요. 무엇보다 제일 신기한 건,내가 저 사람이 되고,또 저 사람도 되고,내가 여러 사람이 되는 거였어요.
그렇게 난 이사람 저사람을 탄생시키고, 이 곳,저 곳을 만들고,이 인물,저 인물이 되며 느끼죠. 세상은 참 여러 각도의 시각으로 볼 수 있구나.
저는 평소에 참 눈치가 없는 편이에요. 그게 단점일 때도 많죠. 하지만 글을 쓰는 그 순간만큼은 난 그 누구보다도 눈치 빠른, 이 수준을 넘어서 마치 독심술을 쓰는 것 같이 내 이야기에 등장하는 모든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가 있어요.
참,신기합니다. 현실도 아닌 것이. 가끔 이런 욕심이 들 때도 있어요. 세상이 내 이야기처럼만 흘러가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곧 접습니다. 이런 욕심을. 세상이 내 이야기처럼 흘러가면 애초에 내가 이렇게 나와의 시간을 가질 기회도 없었겠죠. 내가 나를 찾는 건, 어쩌면 각박한 세상 속의 작은 쉼터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네요.
오늘은 글을 쓰고 싶은 날입니다. 이렇게 글을..쓰고 싶은 날이에요.
이름: 이은유
이메일주소:eunyu0423@hanmail.net
H.P 010-2606-9157
그렇지요.
글을 통해서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다 이룰 수가 있지요.
뿐만 아니라 내가 되고 싶은 것도 모두 될 수 있어요.
대통령도 해먹을 수가 있고,
아주 무시무시한 무소불위의 독재자가 되어 사람들을 무지막지하게 다스릴 수도 있지요.
그렇지만,
현실에선 일장춘몽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