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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모든 아이들이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고 말 할 때, 아이로 남고 싶다던 소녀가 있었다. 소녀는 또래 아이들처럼 학교에 가기 싫다고 고집피운 적도, 용돈이 적다고 투정 부린 적도 없었다. 소녀도 갖고 싶은 물건, 장난감도 있었고, 먹고 싶은 과자, 아이스크림도 있었다. 하지만 소녀에게는 떼를 쓴다고 얻어지는 일은 없었다. 비싼 참고서 값을 달라 엄마에게 얘기할 때면 미안함에 쭈뼛거리는 소녀였다. 소녀는 항상 자신을 위해 살아가는 엄마에게 미안했다.

 

  소녀의 엄만 집안일을 하며 종종 부업을 했다. 부잣집 둘째 딸이었던 엄만, 가난한 아빠를 만나 아무 것도 없이 결혼하여 소녀와 소녀의 오빠를 낳았다. 가난했지만 엄만 아이들을 위해 열심히 가정을 꾸리고, 행복하게 살기위해 노력했다. 몸이 약한 엄만 항상 약을 먹었고, 낡은 장롱 위엔 몰래 숨겨놓은 서류봉투가 있었다. 그리고 가끔 엄마는 소녀의 오빠에게 엄마가 없는 빈자리를 부탁했다. 외출을 할 때도, 밥을 먹다가도, 텔레비전을 보다가도 엄마는 자신의 빈자릴 걱정 했다. 그럴 때 마다 소녀는 죽으러 가는 사람처럼 이야기하는 엄마가 미웠고, 한편으론 안쓰러웠다. 누구보다 마르고 작은 체구의 엄마는 항상 바쁘고 힘들어 보였다. 소녀의 눈에 어른은 마음대로 먹고, 쓰고, 행동하는 사람이 아니라 항상 책임지고, 인내하고, 생각해야 하는 사람이었다. 소녀는 이런 어른이 되는 것 보다 엄마와 함께 할 수 있는 지금이 더 행복하다는 것을 너무 일찍 알았던 것이다.


 어느 날 소녀가 엄마보다 더 커졌을 때 쯤, 소녀는 엄마의 보호자로서 담당의사와 상담을 하게 되었다. 의사가 보여준 한 장의 사진. 그것은 엄마의 엑스레이 사진이었다.

'어머님이 수술을 하셔야 하는데, 한 쪽 폐가 없어 전신마치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수술하다 나머지 한 쪽 폐가 기능을 못 한다면 호흡곤란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소녀는 처음으로 엄마의 몸을 보았다. 엄마는 몸이 약해 약을 먹었던 것이 아니라 소녀의 엄마로 살기 위해 먹었던 것이다. 소녀는 그때서야 엄마의 걱정을 이해했다. 소녀는 눈물을 참고 수술 동의서에 서명하며 엄마를 지켜주기 위해 '어른'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 후, 어른이 되기 싫었던 소녀는 엄마처럼 결혼도 하고, 가정을 꾸려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 소녀의 엄마는 바로 우리 엄마이다.




도돌이표


 결혼 2년 차 주부인 나는 매일 아침 남편이 출근한 뒤,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간다. 아침 일찍 일어나면 동네가 조용하다 못해 고요하다. 나는 익숙하지 않은 정적을 피해 다시 잠을 청한다. 알람소리가 없어도 항상 똑같은 시간에 눈을 뜬다. 나의 하루는 그 때 부터 시작된다. 남들 에게는 게을러 보이지만 나름의 법칙이 있다. 하루에 딱 8시간만 자고 일어나기 때문이다.

 

 잠을 깨기 위해 우선 간단히 세안을 한다. 그리고 야식을 먹었던 설거지를 하고, 세탁기를 돌린다. 세탁기가 힘차게 돌아가는 동안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청소기로 집 구석구석을 청소하고 늦은 아침을 먹는다. 텔레비전 소리와 함께 먹는 밥은 혼자라도 제법 먹을 만하다. 식사가 끝나면 1시간 30분짜리 세탁 코스가 마무리 된다. 그리고 시계는 오후 2시를 가리킨다. 이제 내 의무가 끝나고 나의 권리가 시작되는 시간이다. 나는 커피 한 잔을 내려 거실 테이블에 앉아 노트북을 켠다. 취업사이트에 접속하여 당장에 할 생각도 없는 일자리를 무언가에 쫓기듯 뒤지기 시작한다. 맞벌이가 아니면 살기 어렵다는 요즘 가끔씩 느끼게 되는 경제적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그렇지만 섣불리 좋아하지도 않는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다년간의 경험을 통해 얻은 깨달음이다.

 

 결혼 전 나는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자신감 있는 당찬 아가씨였다. 약간의 노력만 있다면 내가 원하는 성적, 사람, 돈 등을 쉽게 얻을 수 있었다. 그래서 세상이 그리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사회에 나온 후, 여러 번의 이직과 갑작스러운 결혼으로 지금은 마음을 먹는 것 자체가 어렵고, 힘들고, 두렵기도 하다. 생각이 많아져서 그런 거란 사람들도 있고, 너무 집에만 있어서 그런 거란 사람들도 있다. 넘어진 김에 쉬어가라고, 이번 기회를 통해 난 1년 동안 나에게 내 스스로가 어떤 사람인지 생각할 시간을 주고 싶었다.

 

 난 항상 눈앞에 떨어진 10원 짜리를 줍기 위해 고개를 숙였다. 그 뒤에 100만원이 있는 지도 모르고 매순간을 견디고 해결하며 앞만 보고 살았다. 그래서 난 내 인생의 큰 그림을 그리지 못했다. 너무 사회 관습적인 시기에 맞춰 모든 것을 해결 하려다 보니 시간에 쫓기기만 했지 제대로 완성한 것이 없었다. 그래서 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 해보기로 했다. 집안일에만 집중하며 전업 주부로도 살아보고, 평소 관심 있던 무역과 외국어 공부도 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내가 원하고, 또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했다. 그리고 결국 난 중학교 시절 놓쳤던 내 꿈을 다시 잡기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1년 동안 나 자신에 대한 생각을 하다 얻은 결론은 중학교 시절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마지막 도전이 되길 바라며.







이름 :  이미애

이메일 : ryoaldo@naver.com

핸드폰: 010-6664-8939

Who's 자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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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뒤늦게 꿈을 찾은 예비 작가 입니다.

자신의 얘기를 토대로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제 이야기를 통해 많은 깨달음과 공감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최종목표입니다.


감사합니다.

  • profile
    은유시인 2015.12.20 19:06
    소녀란 글은 비록 짧은 글이지만 아릿한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글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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