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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1

 

어릴 때 난 내 생일이 싫었다. 12월의 끝자락.

친해진 친구들과 익숙한 교실과 이별하는 것. 그리고 새로운 설렘을 느끼는 게 싫었다.

난 한 번도 내 생일날 제대로 된 즐거움 행복을 느낀 적이 없다. 얼굴에 칠하는 화장보다 더욱 두덮게 나의 자신을 꽁꽁 숨긴 채 그렇게 웃었다. 속마음은 두렵고 외롭고 괴로웠다. 아무도 모를 것이다. 아니 아무도 몰랐으면 한다.

나는 1231일이 싫다. 마음은 아직 아이 같고 놀이터에서 뛰어놀고 싶고 그립고 모두가 순수했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근데 못된 어른들이 달력이란 걸 만들었다. 시간, 날짜라는 개념을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과거, 현제, 미래라는 걸 정해버렸다. 그러니 나이가 생긴 것이다.

난 밀려나고 있다. 내 힘으로 아무리 막아도 과거는 항상 내 곁을 떠나가며 미래가 나를 잡아당긴다. ‘멈춰!! 제발 멈춰!!“라고 마음속 공터에서 크게 소리쳐도 아무도 내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 어느 날은 과거를 쫓아가보았다. 하지만 붙잡지 못하였다. 결국 나는 아무도 없는 곳으로 도망쳤다. 지쳐도 달렸다. 무조건 앞만 보고 달려나갔다. ”현진아 자기가 간절히 원하는 게 있으면 뒤도 보지 말고 앞만 보고 달려봐. 그러면 원하는 걸 이룰 거야.“ ’거짓말!! 그건 다 거짓말이잖아!!‘ 분명한 거짓말이었다.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아무리 도망쳐도 결국 벽이란 것을.. 검고 높고 두드려도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 벽. 결국 난 또 지고 말았다

나이를 또 먹었다. 난 결국 어른이 되었다. 사회에 나가보니 사회에는 아이가 아무도 없었다. 분명 다들 아이였는데.. 모두들 그 시절은 담배꽁초처럼 타다 버려지고 밟혀있다. 가끔 지나가다 보면 어린이들이 보인다. 하지만 결국 그들도 어른이 되고 만다.

1231일이다. 아이는 너무나 외롭다. 또 아이 혼자 차가운 생일을 맞았다. 주위는 어른들로 가득 찼고 아이는 또 거짓말을 한다. “감사합니다.” 아이의 생일은 깊고 고요한 다른 날 밤과는 다르다. 모두 아이의 생일이 끝나는 걸 함께 외친다. 기억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다. 난 아이로 남고 싶다. 모두들 새로운 장으로 떠나고 나 홀로 남아 이 장을 지키고 싶다. 아이는 결국 귀와 눈을 닫는다. 다시 그 여름밤의 꿈을 꾼다. 새근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손가락을 꼼지락 걸려본다. 그 사이에 바람이 머문다. “넌 나를 버리지 않는구나. 고마워 내 곁에 있어줘서그러면서 웃는다. 아주 환히 웃는다.

바람아 꿈꾸게 해줘서 고마워

「모두들 어른이 된다. 당연하다는 듯이 그걸 받아들인다. 과거의 순수하고 즐겁게 뛰놀던 그 시절.. 과거, 현제, 미래를 생각하며 보내지 않던 그날을 까맣게 잃어버리고 규제 가득한 어른이라는 딱지를 아무렇지 않게 달고 살아간다. 왜 모두들 어른 되는 것을 당연히 여기는 걸까?

난 지금도 느낀다. 결국 나마저도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 거 같다. 난 더 이상 미래로만 달려가는 삶을 살고 싶지 않다. 그 따뜻했던 엄마 품속에 들어가 소곤거리며 바람을 느끼던 그 여름밤으로 돌아가고 싶다. 아이의 맘을 잊지 않도록.」

 

역주행

 

아이는 매년 교과서를 모은다. 그 시절 잠시 끄적이던 종이 쪼가리도 수업시간에 그렸던 낙서도 수업시간 선생님 몰래 나눴던 담소가 가득 차 있는 교과서를 버릴 수 없다. 엄마는 항상 버리라고 한다. 집도 좁은데 자리 차지한다고 말이다. 그때마다 말한다. “내가 시집갈 때 다 가지고 갈 거니깐 버리지 마!” 엄마에겐 절대 추억 때문에 교과서를 모운 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 내 마음속을 들키는 게 창피하고 비추이는 게 싫다. 차 다리 계속 잔소리를 듣는 게 낮다. 나중에 가져간다는 핑계로 교과서와의 이별을 연장시킨다.

초등학교 1학년, 아이는 학기가 끝날 때마다 들고 오기 시작했다. 자기 몸보다 크고 무거운 종이 뭉치들을 들고 왔다. 학년이 끝나고 나이를 먹는 걸 싫어하는 아이는 자기의 방식대로 추억을 기억하고 모으고 있었다. 선생님과 친구들이 키가 안 큰다.“, ”척추 휜다.“라고 말해도 추억을 가득 담은 가방을 20분이 넘는 하굣길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과목에 차별이란 것도 없었다. 예체능, 이과, 문과처럼 과목을 분별하지도 않았다. 과목의 순위도 정하지 않았다. 아이의 손길을 탄 종이 한 장도 파일 사이에 끼어 소중히 들고 왔다. 결국 12년 동안 교과서가 모이게 되었다. 엄마의 잔소리를 매년 계절이 바뀔 때마다 들어도 꿋꿋이 지켜냈다. 거긴 내 추억이 가득 담겨있으니까.

가끔 어린 시절이 그립고 보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차디찬 베란다에 날 기다리고 있는 교과서들을 만나러 간다. 추억을 펼쳐보면 놀랄 때가 많다. 내가 이런 생각을 했다니 하고 깜짝 놀란다. 그럴 때마다 즐거웠다. 옛 생각들을 간직할 수 있고 지금도 느낄 수 있어서 행복했다. 어쩌면 가면 갈수록 차별, 분별, 순위를 두는 세상에 지쳐 그리운 과거로 도망친 거다. 그때 아이는 마음속으로 웃는 법, 우는 법을 배웠다. 잠시라도 웃고 울수 있기에 베란다 바닥이 차가운 지도 모르고 꺼내 보았나 보다.

바빴다. 추억이란 건 다 필요 없다는 듯이 살았다. 남들보다 빛나는 미래를 쟁취하기 위해 살았다. 세상을 앞만 보며 가는 것이라고 배웠으며 주위를 보는 법은 까맣게 잊어버렸다. 아니, 모르는척했다. 그 누구보다 앞서는 미래를 실현시키기 위해. 그러다 세게 부딪쳤다. 아주 세게 부딪쳐서 남들보다 240분 전으로 나자빠졌다. 열심히 달려갔던 그 거리가 헛수고가 되었다. 울고 말았다. 그때 아이는 얼굴로 우는 법을 배웠다. 이제는 마음으로 울지 못하니까. 아이는 자신의 상태를 생각할 겨를도 없이 다시 출발했다. 그러다 다리가 아파 걷지 못하였다. 허탈했다. 지금 아이에게 남은 거라곤 척추 측만증과 자라목, 발과 손의 굿은 살, 마음의 멍이었다. 그래서 돌아봤다. 그리고 반대로 미친 듯이 뛰어갔다. 역주행이었다. 처음으로 해보는 역주행이 아주 짜릿했다. 얼마 가지 못하고 경찰이 아이를 잡아 세웠다. “이쪽으로 가면 안 돼요."라며 나무랐다. 망설였다. 하지만 계속 역주행 했다. 주위에서 미쳤다며 왜 힘든 길을 되돌아가냐며 수군댄다. 아이는 웃는다. 그때 아이는 얼굴로 웃는 법을 배웠다. 떨리고 두려웠지만 멈추진 않는다. 결국 베란다로 돌아왔다. 그때의 따뜻했던 베란다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곳엔 바람에 실려온 바램뿐이다. 이제 베란다는 존재하지 않는다. 사라졌다. 결국 엄마의 손에 버려졌다. 한순간에 12년의 추억이 버려졌다. 나의 허락도 물음도 없이 버려졌다. 내 추억이 걸 구체는 존재인가 보다. 밖에선 아이의 마음이 동화되듯 눈이 펑펑 내린다.

아니, 다 내 잘못이다. 내가 버린 거다. 나란 존재를 잊어버린 채 바꾼 채 살려고 했다. 그래서 벌받은 거다. 절대로 돌아가지 못하도록. 결국 교과서를 숨결을 느낄 수 없다. 내 값비싼 추억이 갈리고 갈려 종이가 되어있을지 찢기고 찢겨 쓰레기가 됐을지 모른다. 다시 만난다면 내가 찍던 점 하나도 놓치지 않을 거다.

{ 교과서야!!

오늘도 네가 그립고 생각나. 돌아갈 수가 없어서 더 그런가 봐. 이미 너무 멀리 떨어져 있겠지? 가고 싶어도 갈 수도 없어.

주위 사람들이 날 이상하게 봐. 나중에 뭐 먹고 살 거냐면서 그렇게 살아서 뭐 하냐면서 날 말리고 욕해. 나 그래도 남들이 뭐라고 하던 끝까지 역주행해 볼래. }

남보다 잘 살기 위해 사는 현재는 언제까지 그런 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진짜 휴식이란 존재하는 것인가? 온통 남과 경쟁하며 앞만 보고 달려가며 행여 돌아가는 사람이 보이면 뒤처진 사람 취급을 하는 현재다. 폐지 줍는 할머니를 도와줘도 착한척한다며 비난하는 현재인 것이다. 그래서 나는 역주행 한다.」

  • profile
    korean 2016.02.28 23:48
    잔잔한 감동이 묻어나는 좋은 수필입니다.
    열심히 정진하시면 좋은 결실을 반드시 걷을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늘 건필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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