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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사람

 

 멍하니 TV를 보던 어느 날, 한 여가수가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나와 이런 말을 했다. ‘저는 착하게 살고 싶어요. 그래서 훗날 누군가 제게 착하게 살아도 될까요?’하고 물으면,내가 착하게 살아봤는데, 그렇게 살아도 되더라, 살만하더라.’이렇게 답해주고 싶어요. 그래서 저는 꼭 이렇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이 될 거예요.‘이 말을 듣는 순간 이 사람은 마음이 참 예쁜 사람이구나 싶었다. 그러다 문득 궁금해졌다. ’착한 사람이라는 게 무엇인지. 어떻게 사는 것이 착하게 사는 것이지? 남의 것을 빼앗지 않고, 성실하게 영악하지 않게 사는 것? 그런데 요즈음 시대는 그렇게 사는 사람들을 바보 같다고 말한다. 어린 학생들을 가르치는 학교에서조차도 무한경쟁시대임을 강조하지 않는가. 나만해도 그렇다. 학창시절을 보내면서 가장 많이들은 말은 누군가를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야 내가 한 단계 더 높은 대학에 가고 한 단계 더 높은 기업에 취직하니까. 누군가는 내게 네가 아직 어려서 그렇다 할지는 몰라도 나는 그것이 너무 싫었다. 대학에 가기 위해 공부를 하다가도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한없이 우울해지곤 했다. 누군가를 밟고 올라가야만 내가 행복해질 수 있다고 가르치는 학교가, 사회가, 그리고 이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안타까웠다.


 내가 즐겨보던 만화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나왔다. 왜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진짜 어른이 되는 방법을 가르쳐주지 않는 거냐고, 다른 사람을 착취하지 않고 성공하는 방법, 자신이 누구인지 제대로 들여다보는 방법, 혼자 잘 살기보단 다 같이 잘사는 방법,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는 방법, 그리고 행복해지는 방법 같은 것들. 만화 속의 남학생은 이러한 것들을 왜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지 선생님에게 하소연한다. 그런데 결국 돌아오는 선생님의 대답은 쓸 데 없는 이야길 한다고, 너는 아직 너무 어리다는 식의 대답이었다. 이 장면을 보며 학생에게 감정이입이 되어 많이 울었다. 그리고 그런 학생의 질문에 성의 없이 답하는 선생님을 보고 나는 저런 어른이 되지 말아야지라고 다짐했던 것 같다. 만화를 본지 2년도 더 되었는데, 지금도 나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나는 좋은 어른이, 착한 어른이 되고 싶다.


  3 수험생활을 하던 중, 네 명의 초등학생이 가을 운동회에서 달리기를 하던 중 1등을 경쟁하는 대신 연골무형성증을 앓는 친구의 손을 잡고 일렬로 결승선을 넘어 모두가 1등을 하였다는 기사를 접했다. 1등만 기억하는 세상이라고 배워온 내게, 그 아이들은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나는 경쟁이 싫다고 외치면서도 정작 아무런 행동은 취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나보다 훨씬 어린 아이들은 생각을 바꾸어 모두가 1등인 세상을 만들고 있었다. 아이들을 보며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내가 내린 결론. 여태까지는 나 하나가 무얼 바꿀 수 있겠냐는 생각으로 말로만 교육 현실을, 이 사회를 탓했지만 이제는 그런 생각을 버리고 나부터 시작해야겠구나. 저 예쁜 아이들이 훗날 어른이 되어 세상에 발을 내딛을 때, 그 때 조금이나마 더 살기 좋은 세상이 되어 있도록 나는 나의 자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행동을 취해야겠구나. 그래서 나는 글을 쓴다. 누구는 나의 글을 보고 아직 어려서 이런 생각을 한다 할지 몰라도, 이런 나의 어린 글에 공감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테니까.


 결국 나는 좋은 사람, 좋은 어른이 될 거다. 어린아이였을 적의 순수함을, 그 시절의 때 묻지 않음을 기억하는. 남의 것을 빼앗지 않고, 혼자 앞서가는 것 보다는 함께 발맞춰가는 것의 즐거움을 아는, 나부터 시작하는 작은 변화를 아는 그런 착한 사람. 그리하여 나도 TV속의 여가수가 말한 것처럼 훗날 누군가 나에게 착하게 살아도 될까요?‘하고 물으면 내가 그렇게 살아봤는데, 괜찮더라. 충분히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더라.‘이렇게 답해줄 수 있도록.

 


 


  

어린 이별

 

 초등학교 6학년 때의 일이다. 나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학원에서 열심히 수학공부를 하고 있었다. 막 여덟 번째 문제를 풀던 중, 선생님께서 급하게 문을 열고 나를 불러내셨다.

 

 “ 얼른 집에 가봐야겠다.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대. ”

 

 외할머니는 암이셨다. 나는 그전부터 그 사실을 알고 있었고, 곧 돌아가실 것이라는 것도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었다. 나는 느릿하게 가방을 챙겨 집으로 향했다.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주위 사람의 죽음을 처음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참 태연했다. 집에 가서 부랴부랴 엄마, 아빠 그리고 오빠와 함께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처음 가보는 장례식장이었다. 그 때 나는 13살의 어린 나이였다. 엄마와 이모들이, 사촌들이 우는 모습, 아빠가 애써 울음을 참는 모습 모두, 처음이었다. 나는 처음 느껴보는 묵직한 장례식장의 분위기가 꽤나 낯설었다. 그래서 괜히 철없게 굴었다. 한 번도 우는 걸 본 적 없던 사람들이 우는 것이 낯설어서, 처음 느껴보는 분위기가 너무 부담스러워서 나는 어린 사촌동생들과 함께 아무것도 모르는 척 외할머니의 죽음을 외면했다. 나는 아무것도 몰라요. 나는 아직 어려요. 그렇게 집으로 돌아와 평소와 다름없는 생활을 했다. 밥을 먹고, 학교에 가고, 학원에 가고, 친구들과 어울려 놀고…. 그 때까지 나는 내가 슬프지 않다 생각했다. 생각보다 내가 참 담담하구나. 혹은 외할머니와 친하지 않아서 그런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외할머니와의 추억이 거의 없다. 일 년에 고작 두 번 정도 명절에 보는 것이 전부였다. 그리 멀리 사시는 것은 아니었지만, 어른들은 다들 바쁘니까 명절에나 시간을 내어 보았다. 그래서 나는 아, 내가 외할머니와 크게 가까이 지내지 않아서 슬픈 마음이 들지 않구나 싶었다.


 그렇게 2주쯤 지난 후, 엄마가 흰 봉투를 건넸다. 열어 보니 10만원이 들어있었다. 이게 무어냐고 물으니 외할머니가 마지막으로 주는 용돈이라고 했다. 외할머니는 많이 아프셔서 정신이 오락가락 하셨다. 근데 정신이 돌아온 어느 날, 손자들 주겠다고 베갯속에 돈을 넣어놓으신 것이다. 외할머니가 주시는 마지막 용돈. 엄마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갑자기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계속해서 오락가락하다가 겨우 정신을 차렸을 때, 자신이 죽음에 가까웠음을 알고 마지막으로 하신일이 손자들 용돈을 챙겨놓는 일이라니….  그 때 나는 깨달았다. 나는 슬프지 않았던 것이 아니구나. 그냥 처음 겪어보는 이별이라 실감이 나지 않았던 것뿐이구나. 그렇게 나는 살면서 첫 이별을 맞이했다. 누군가의 죽음. 지금도 외할머니를 생각하면 장례식장에서 철없이 굴었던 내가 죄송스러워 마음 한 구석이 저릿하다. 그 후로도 나는 두어 번의 이별을 겪었다처음 겪은 '어린 이별'보다는 조금은 성숙하게 맞이했지만, 여전히 슬프고 아팠다. 여전히 미숙하고 어렸다. 하지만 여태 겪은 이별보다는 앞으로 살아가며 겪을 이별들이 더욱 많겠지. 여러 번 겪으면, 익숙해져서 나중엔 아프지 않을까? 그냥 덤덤히 이별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아마 나는, 그러지 못할 것이다. 처음 겪은 이별처럼 계속 슬프고, 아프고, 저리겠지. 그래도 조금씩 더 유연하게 견뎌낼 것이다. ‘좋은 이별이라는 것은 없겠지만, 내가 잘 보내주어야 가는 사람도 잘 갈 수 있을 테니. 먼저 간 사람들이 슬퍼하지 않게, 나는 여기서 행복하게 잘 살 것이다. 그저 편안한 곳에 먼저 가서 쉬고 있는 것뿐이라고, 언젠가 머지않은 날에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고 그렇게 믿으며.








응모자 성명 : 김도은

이메일 주소 : ehdms57@naver.com

HP연락처 : 010-8821-3818



  • profile
    korean 2016.02.28 23:49
    잔잔한 감동이 묻어나는 좋은 수필입니다.
    열심히 정진하시면 좋은 결실을 반드시 걷을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늘 건필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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