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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다 갔어






더워죽겠다고 입으로 떠들고 다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진심으로 얼어죽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 계절이 코앞까지


왔다 싶었는데 어느샌가 문턱에 발끝을 걸쳐놓은 상태다. 원래 문 앞이 간극을 통한 대기 순환 때문에 유독 더 추운 거다.


엊그제까지는 제법 선선한데 싶었다. 덥다고 떠들고 다니진 않았고, ​앉아서 컴퓨터 하다 보면 엉덩이가 땀으로 축축해진


것을 통해 미루어 보았을 때 슬슬 가을이 오는가 보다 싶었는데 이렇게 쌩 지나가버릴 줄은 몰랐지. 




우리나라에서 가을이라는 계절이 있었나. 여름이 지독히 더웠던 만큼 겨울은 또 지독하게 추울 거라고. 그럼 또 다가올


내년의 여름은 지난 해가 된 올해보다 더 더울 거고, 그 다음 다가올 겨울은 이제 곧 맞이할 올해 겨울보다 더 매섭겠지.


사는 낙이 없인 살맛 없는 환경이다. 딱히 경제가 침체됐다는 생각은 안 들지만 어쨌든 경제적으로 위태로운 상황인 듯


다들 떠들고 다니고 걷다가 폭탄 투하의 여파에 휩쓸릴 위기는 못느끼겠지만 국가 안보가 위험하다고들 떠들고 다니고


옆 건물 카운터 보는 훈훈한 직원과 어제도 서로 웃으며 잘만 대화하며 안부 인사 건넸건만 남녀 갈등은 점점 고조되니


문제라고 시끄럽고. 나만 눈감고 사는지라 나만 제대로 불반도 지옥맛을 못봤을테니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우리나라는


지금 살기 힘든 상태인 게 확실하다. 이렇게 무딘 나조차 날씨가 쓰레기 같다는 건 알잖아. 





좋은 시절은 다 갔다는 얘길 요즘 들어 자주 듣는다. 그렇지만 내가 보았을 때 가장 좋은 시기는 비록 이웃이 문을 걸어


잠그고 CCTV가 없이는 하루도 편히 못자고 사기꾼들이 거리를 당당히 활보하고 다녀도 지금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을.


왜냐하면 그들이 떠는 과거의 영광을 교과서 통해 접한 나로선 예나 지금이나 우리 삶의 형태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삶의 질이 비슷했어도 발전된 기술로 인한 편의성이나 만족도는 크게 증가했다고 보거든. 정감 있고 운치 있는 카세트


테이프보다는 음질 좋은 대용량의 스마트폰이 더 좋아. 한글자 한글자 정성어린 손글씨로 가득한 편지보다는 내 옆에


비록 같이 하지 않아도 너의 의중을 물어볼 수 있는 메신저가 좋은 걸. 그렇지만 불편하신 그분들 말마따나 좋은 시절


다 갔다는 말은 옳은 것 같다. 좋았던 가을은 눈치채고 나면 어느새 다 갔잖아.





내복을 꺼내고 월동 준비를 한다. 근데 우리나라는 여름의 임팩트가 커서 그렇지 사실은 겨울이 압도적으로 더 길고


긴 나라라서 월동에 넘을 월 자(越)가 아니라 견딜 내 자(耐)를 써서 내동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냉동 상태가 되고


말 거야. 올림픽 국가대표 멀리뛰기 선수를 모셔와도 이 겨울을 장대의 힘을 빌린다 한들 넘는단 건 어불성설이니깐.


하여 단어를 바꿔 내동하는 우리가 참으로 내동하려면 서로를 좀더 의지해야 한다. 서로를 의지하기 위해서는 좀 더


서로간의 마음의 벽을 허물 필요가 있단다. 무리를 벗어난 펭귄은 바다표범의 한끼 식사로 전락하고 만다는 진리를


다큐멘터리만 수십 시간도 넘게 봤을 법한 사람들이 왜 모를까? 요즘은 한끼 식사하는 류의 예능​이 인기라 그런가. 


마음뿐만 아니라 몸까지 꽁꽁 얼어붙는 겨울이 완전히 다가오기 전 오늘날 가을에 우리는 내동 준비를 해야 한다.



그렇지만 막상 이렇게 맞지도 않는 단어를 만들어서 사용해보니 월동을 쓰는 게 맞는 거 같군. 사회적 문제는 우리


모두 그저 끙끙 앓으면서 문제가 해결되길 바라기만 해선 절대 개선되지 않으니. 사회 구성원 가능한 전부가 손에


손 잡고 벽을 넘어서야 한다는 것. 그것은 이미 익숙한 어느 노랫말에도 명시되어 있으니. 이미 가을 다 갔다 다들


말하고 그게 틀린 말이라고 생각은 안 하지만 진짜 겨울이 오기 전 우리는 월동 준비를 해야 한다.



봄은커녕 여름조차 금시초문인 내가 지금 살고 있는 날이 가을인지 겨울인지는 몰라도 날씨만이 겨울에 가까워져


갈테니 싸울 겨를에 잠시나마 미운 감정 내려놓고 상대를 마주 봄에야 마침내 여름이 찾아오지 않을까. 어디쯤에


가을이 있는지 앞에 문장에서조차 못찾으니 어쩌면 우리나라가 힘든 게 맞아도, 좋은 시절 다 간 건 맞아도, 아직


가을이 안 갔을 수도 있잖아.



어쩌면 아직 가을.






신정빈

ravlitzen@naver.com

010-4519-7039

  • profile
    뻘건눈의토끼 2018.11.08 17:11
    접었다가 필수 있는 스마트폰마저 개발된 기계화사회가 옛날에 찰리채플린이 연기한 공장에서일하는 기계같은 노동자 영화 한편이 생각나네요!
  • profile
    korean 2018.12.31 22:04
    열심히 쓰셨습니다.
    보다 더 열심히 정진하신다면 좋은 작품을 쓰실 수 있을 겁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
    Ravlitzen 2019.01.17 20:46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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