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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대계

 

여덟시가 되자 아이들이 늦었다며 서둘러 가방을 메고 학교로 향한다.

 

오늘 내 아이들에게 학교는 무엇을 알려줄 것 인가?

 

얼마 전 모 학습지 회사에 다니는 동네 언니가 좋은 강의가 있다고 해서

학습지 회사 세미나에 다녀온 적이 있었다.

 

강의실을 빼곡이 채운 학부모들.

 

한시간 반 정도의 학습관련 강의가 끝나고 나는 지국으로 안내되어

계획에 없던 상담을 받게 되었다.

 

"아이 학원 어디어디 보내세요?"

 

"저는 예체능만 보내요"

 

"예체능 쪽으로 대학 보내실거예요?"

 

"아직 모르지요. 그건 아이가 결정할 문제라서요."

 

"예체능 전공할 것도 아닌데, 피아노를 시키고 운동을 시킨다구요?"

 

"아이가 즐거워해서요"

 

"심각하네요. 다른 아이들에 비해 너무 준비가 안되어 있어요."

 

"제 아이를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고 싶진 않아요.

학업 성적이 우수하면 좋겠지만 조금 못해도 괜찮아요.

일류대학 안간다고 아이 인생이 끝나는 건 아니잖아요"

 

"비교하지 않고 어떻게 아이를 키워요.

어머니께선 무척 위험한 생각을 하고 계셔요.

나중엔 후회해도 돌이킬 수 없어요."

 

"그래요. 돌이킬 수 없기 때문에 아이가 원하는 삶을 살게 하고 싶어요.

일류대학 나왔다고 원하는 직업을 가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모두 행복한 것도 아니잖아요."

 

"부모가 어릴 때 부터 스펙을 만들어 주는 아이들은 달라요.

끼리끼리 어울린다고...

요즘 어머님들은 친구도 형편 가려서 사귀게 하는데.. 참 느긋하시다"

 

"그런 친구가 어디 친군가요? 그리고 지식이 많아도 건강을 잃으면

건강해도 하기 싫은 일을해야 한다면  아이가 행복할까요?

지식은 많아도 어울려 소통하는 법을 모르면 사는 재미가 있을까요?"

 

그분은 내게 이상주의자라 했다.

 

아무래도 상관없다.

내 아들은 도형, 만들기, 운동을 좋아한다.

내 딸은 그리기, 유머감각, 사교성을 지녔다.

 

더이상 무엇을 바라겠는가..

십년 후 세상을 어떻게 장담하겠는가!

 

좋아하는 것을 하고 싶어하는

나보다 장점이 많은 아이들에게 무엇을 더 잘하라 다그치겠는가!

 

 

 

사람과 사람사이

 

며칠 전 친구가 아들 생일 이라며 저녁 초대를 해서 친구네 집 근처 오리고기 집으로

식사를 하러 갔다.

 

평일인데다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손님은 두 테이블 뿐 이다.

 

우리 가족이 도착하자 미리 도착해서 자리를 잡고 있던 친구가 우리 아이들 먹일 밥이랑

음료 등을 주문하려고 사장님께 필요한 것 들을 주문하고 있는데 사장님께서 갑자기

가게 입구쪽으로 나가신다.

 

그러더니 한쪽 테이블에서 막 식사를 마치고 나가는 부부를 배웅하고 마침 가게 안으로

들어서는 손님께 자리안내를 하신다.

 

우리는 뻘쭘히 앉아있다가 주문을 마저 하려고 사장님을 불렀다.

사장님께서는 주문하는 목소리가 안들리는지...

혹은 듣고도 모른 척 하시는지 이번엔 음식 셋팅을 하느라 분주하시다.

 

'무슨 주문을 이렇게 받는거야!"

다시 한번 사장님을 부르자 그제서야 돌아보시곤 어슬렁 다가오신다.

는 기분이 살짝 언짢았다.

 

그런데 맞은 편에 앉아있던 친구 남편이 사장님을 바라보고는 씽긋 웃더니

"바빠져서 다행이네요" 다정스레 말을 건네며 주문을 한다.

사장님도 겸연쩍으신지 머리를 긁적이신다.

 

순간... 뭔가 가슴을 뭉클인다.

언니네 치킨집 생각이 났다.

 

가게를 차리던 첫 해.

 

언니는 아직 젓먹이였던 셋째를 떼놓고 가게 일을 도울 처지가 못 되어

내가 몇달 동안 가게 일을 도왔었다.

 

몸으로 하는 일을 처음 해보는 데다가 새벽 서너시에 끝나서 아침 일곱시 반에 남편 출근시키고

여덟시 반에 아이들 유치원에 보내고 집안 일까지 겸해서 하다보니 늘상 잠을 자는둥 마는둥 했고

나는 모든 것이 힘에 부쳤었다.

 

가게일도 서빙, 요리, 설거지에 이르기가지 형부와 둘이서 해내야 했기에 정신없이 바빴는데

어느 땐 손님들이 서빙을 도와주기도 했다.

 

친구 남편의 모습 속에서

주문한 음식이 조금 더디나와도 매정히 굴지않고 기다려 주셨던 분들...

 

"젊은 사람들이 먹고 살려 애쓴다" "괜찮다"

말 한마디라도 다정히 건네주시던 분들... 문득 그때 그 사람들의 고마운 마음이 느껴진다.

 

사람과 사람 사이엔 '따뜻함' 이라는 다리가 필요하다.

 

그 다리를 타고 훈기가 가슴에 스며야 우리는 세상살이 라는 매서운 겨울을 견뎌낼 수 있는 것 이다.

 

나를 돌아본다.  나는 그 다리를 가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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