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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노의 눈물

 

아메리카노 한잔 주세요, 설탕은 빼고요.”

나는 오늘도 어쩔수 없이 내가 좋아하는 달콤한 모카 대신 쓰디쓴 아메리카노를 주문한다.  왜냐고 묻는다면 부끄럽게도 지금 비밀다이어트중이다. 친구들과 커피숍에 갈때면 나는 수많은 갈등을 한다. 달콤한 크림을 가득 얹은 모카를 주문하는 친구를 넋을 잃고 바라보기 일수이다. “ 아메리카노야? 쓴맛밖에 없는  커피가 뭐가 맛있다고…” 친구의 핀잔에도 그저 웃음으로 대답한다.사실 커피 한잔이 대수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어쩌면 커피 한잔에 목숨을 거는 사람들이 즐비한 세상이 되였다.매일 먹은 음식의 칼로리 계산을 하고 저녁 늦게라도 헬스장에 들러 운동을 하고 집으로 가는게 일상이 되여버린 사람들. 생긴대로 살면 된다고, 먹은만큼 운동하면 된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커피를 기다리다 잔뜩 쌓여있는 종이컵들을 보노라니 문뜩 오늘은또 얼마나 많은 아메리카노들이 눈물을 흘릴까하는생각이 들었다.

                  “다이어트를 왜해? 그냥 건강하면 되는거 아니야?” 2년전까지만 해도 나는 다이어트 부정론자였다. “너는 통통한거야, 뚱뚱한거 아니야.” 아빠가 입버릇처럼 하신 얘기도 마음속에 그대로 담고 있었다. 그래서였는지 나는 객관적인 숫자보다 거울에 비친 모습을 좀더 낙관적으로 바라봤을지도 모른다. “ 빅사이즈면 어때,  너무 예쁘기만 하구먼.” 빅사이즈의류매장에 가서도 기죽지 않고 이옷저옷 골라입던 내가 지금은 다이어트에 목매다는지 자신조차도 이해할수가 없다. 그저 머리가 시키는대로 행동하고 있을 뿐이다. 그건 아마도 마음속 깊이 어딘가에 알게모르게 받은 수많은 편견과 무시들이 자리잡고있는것일지도 모른다. 자신조차도 모르는 사이에…

                  어릴때부터 항상 뚱뚱한 아이였다. 복스럽게 생겼다고, 귀엽다고 하던 주위사람들이 언젠가부터 내게 이젠 살좀 빼”라는 얘기를 건네고 있었다. 갑자기 바뀐 그들의 태도에 나는 적지않게 당황했음에도 항상 지금의 모습이 좋아요.”라고 대꾸하고 다니곤 하였다. “ 어이고, 얼굴이 커졌네?” 동갑내기 동네 친구가 나를 보고 입버릇처럼 하는 얘기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척 웃어넘긴다. 그것이 상처가 되어 마음속에 비수로 꽃힌줄도 모른채말이다.

                  처음 아메리카노를 접했을때 나는 무한한 감동을 받았다. 아는 언니가 하는 커피숍에서 핸드드립커피를 마셔보고 아메리카노의 매력에 흠뻑 빠졌었다. 물론 달달한 크림을 잔뜩얹은 모카나 마끼야또보다는 손이 갔지만 그래도 가끔씩 고소한 커피향이 좋아 없는 시간을 내서라도 커피숍에 앉아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즐기던 내가 언젠간부터 아메리카노를 그저 다이어트식품으로만 생각하고있었다. 그리고 이젠 아메리카노를 즐기는것이 아니라  그저 카페인섭취를 위한 희생양으로 인지하고 있다.

                  “아메리카노 한잔 나왔습니다.”  손에 쥐고 있던 진동벨이 울리고 나는 힘없이 커피를 가지러 카운터로 향했다. 아메리카노를 처음 접했을때의 고소한 향과 알싸한 맛을 잊은지 이미 오래다. 그저 잠을 깨려고 몇모금 마시고는 쓰레기통에 버리는것이 일상이 되어버렸다. 괜찮은척 신경 안쓰는척 해봐도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에 상처받는것이 사람이다. 그들이 표현하지 않는 이유는 아프지 않아서가 아니라 너무 아파서 얘기를 꺼내기조차 힘든것일지도 모른다. 마치 한컵 가득 담긴채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아메리카노가 흘리는  소리없는 눈물과도 같은것일것이다. 


매니큐어

                  엄마가 운영하는 작으마한 네일샵에는 매일매일 매니큐어를 하러 오는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처음 미국에 왔을땐 그들이 참으로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언젠가부터 매니큐어를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은 알것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는 친구 메이건의 생일파티에 참석하게되었다. 치킨, 감자튀김, 각종 , 스프에 과일까지 풍성하게 차려진 식탁위에서 눈을 끄는것은 따로있었다. 바로 호일에 싸여진 파이였다. 테두리가 비뚤비뚤한걸보니 아마도 집에서 만든것같았다. 마침 메이건이 애플파이를 먹자면서 다른친구들을 불러모았다. 잔뜩 기대를 하고 한입 먹어보는순간 나는 당혹감을 감추지못하였다. 파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딱딱하게 굳어있었더것이다. 나는 메이건에게 억지로 웃어보였지만 끝내 속내를 들키고야 말았다. 친구가 직접 만든정성이 담긴 음식이니 그에게 맛있다고 선의의 거짓말을 했지만 친구는 내가 거짓말을 했다는것을 눈치채고말았다.어색하게 친구들과 눈조차 못마주친채 두리번 거리다가 우연히 그들의 손을 보게되었다. 모두들 알록달록한 색깔로 예쁜 매니큐어를 하고 있었다. 나만이 투명한 손톱사이로 속살이 훤히 들여다보이고 있었다. 어려서부터 감정표현이 솔직했던 나는 가끔은 표정관리를 못하여 종종 남들의 오해를 사곤 했다. 친구들과의 관계에서도 학교선생님과의 관계에서도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는 직장에서도 나의 티나는 표정때문에 의도치않게 남들에게 속내가 내비쳐지기 일수였다. 가끔은 손톱위의 예쁜 매니큐어마냥 나의 감정을 숨길수있는 매니큐어가 필요한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기도한다.

사람들이 매니큐어를 하는 이유는 아마도 투명한 손톱위에 매혹적인 색상의 네일젤을 바르고 위에 아름다운 그림을 덧칠함으로써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보이지 않으려는 마음을 대변하는것이 아닐까? 드러내놓고 살다보면 너무쉽게 베이고 상처받고 이용당하기에 조금은 감추기도 하고 가면을 쓰기도 하려한다. 그리고 어쩌면 그것은 자신을 보호하기위한것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투명한 속내를 상대방이 눈치채고 상처받을까  위에 선의의 가면을 씌우려는 것일수도 있다는 생각이들었다.


글쓴이: 김서연

E-mail: xuyanhelenjin@gmail.com

연락처:1-347-257-3645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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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유시인 2015.12.20 17:45

    조금만 먹어도 아니, 잘 먹지 않는데도 살이 찌는 체형은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사람이 그리도 부럽다지요.
    대개 살이 많이 찐 사람들의 공통점은 게을러서 그렇다는 군요.
    물론 본인들이 들으면 기가막힐 노릇이겠지만...
    저도 매일 몸무게를 재고 있습니다.
    얼마전 58킬로까지 뺐는데,

    아메리카노의 눈물 잘 읽었습니다.
    이게 요즘 슬그머니 올라가더라고요. 불과 한두달사이에 5킬로가 더 늘어 이젠 63킬로랍니다.
    죽을 맛이지요.

    저도 커피는 달착지근해야 먹을 수 있습니다.
    커피에 타는 설탕이 살을 얼마나 찌게 하는지는 별개로 생각하고...

    아메리카노의 눈물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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