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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09 01:12

멀어지다 외 1편

조회 수 99 추천 수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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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어지다

 

  힘든 몸을 이끌고 버스정류장에 털썩 앉는다. 잠깐의 차가움이 나를 사로잡는다. 하염없이 기다린다. 어느 순간 버스는 내 눈앞에 빠르게 다가온다. 혹시나 놓칠까 급히 차가운 의자에서 일어나 버스를 타겠다는 손짓을 한다. 나를 환영하듯 부드럽게 문이 열리고, 나는 빈자리가 있는 앞자리에 주저앉는다.

  맨 앞자리. 유리창을 넘어선 유리광경 속에는 피로에 가득 찬 눈을 가진 직장인과 학생들, 번잡한 거리, 휘황찬란한 LED 간판들이 유리광경 속에서 아우성을 친다. 눈이 아파져 온다. 나는 이내 앉은 의자를 침대 삼아 기대어 그곳에 파묻힌다.

  버스는 이제 제 갈 길을 찾는다. 눈의 고통은 이제 익숙한 것이 되었다. 시내를 지나 긴 도로로 들어선다. 버스 주변이 나의 시야에 가득 차기 시작한다. 나는 고개를 왼쪽으로 돌린다. 나에게 비치는 광경은 어둡고 삭막하다. 산이라기보다 낮고 벌거벗은 들판이다. 낮은 들판은 겨울바람에 잔가지만이 황량하다. 어디선가 열린 창문으로 차가운 바람이 엄습하고, 얼른 고개를 돌려 버린다. 반대쪽에는 긴 강이 흐르고 있다. 건물들의 환한 빛들은 수면 위에서, 너무 밝지도 어둡지도 않게 잔잔하게 스며들어있다.

  조용하고 포근한 강을 배경으로 한 무의식 속에 잠기다, 문득 내릴 곳이 가까워져 오기 시작한다. 잔잔한 무의식 속에서 깨어 내릴 준비를 한다. 버스의 똑같은 일상이 내리는 나를 부러워하듯 굉음을 내며 문이 열린다. 부러움을 한 몸에 가득 받으며, 터벅터벅 버스정류장에 내린다. 마음은 한가지뿐이다. 얼른 여기서 벗어나야 한다는 강박감이 나를 휩싼다. 나는 빠르게 멀어진다. 오늘도 버스처럼 또 하루가 멀어진다



버스여행

   

  어느 겨울날의 이른 아침, 평소 타던 버스를 놓치고 조금 늦게 다른 버스를 탔다. 늘 타던 버스는 등교하는 학생들과 출근하는 아줌마로 가득 차 복잡했지만, 이 버스는 사람이 거의 없고 조용했다. 추위에 오들오들 떨면서도, 뒷자리의 엔진음과 진동은 싫어, 문득 익숙하지 않은 기사 아저씨의 옆으로 자리한다.

  탁 트인 유리창 밖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보인다. 아침잠 많은 여학생은 귀여운 하품을 하고 한 손에 서류가방을 든 직장인 아저씨는 씩씩하게 건널목을 걷고, 어떤 학생은 버스를 놓칠세라 열심히 뛰어오고 있다. 모두 밝아 보이고 즐거워 보인다. 부드럽게 스치는 바람은 기분 좋게 그들의 얼굴을 간질이며, 부드럽게 어루만져준다.

  포근한 바람을 즐기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본다. 저 멀리 하늘은 하얀색 도화지 위에 하늘색과 연한 회색이 섞인, 안개 같은 구름이 낯선 빛깔로 유영하듯 천천히 이동한다. 구름은 가볍게 이동하며, 점점 더 밝아진다. 하늘색과 회색이 섞인 옅은 무채색의 안개에서 하나의 색이 더해진다. 아직은 떠오르지 않은 누군가의 희망의 색이다. 건물 사이사이로 살짝 비치는 옅은 붉은색이 구름에 더해져 아직 영글지 못하고 성숙하지 못한 순수의 빛이 조금씩 밝기를 더한다. 어느덧, 하얗던 하늘이 맑은 아콰마린의 빛을 낸다. 그 아름다움의 넋을 잃고 깊게 빠져든다.

  이제 하늘은 맑은 에메랄드빛 바다가 되었고, 구름 한 점 없는 순수함만이 가득하다. 나는 맑게 정화되고 환희에 사로잡혔다. 이내 버스는 목적지에 도착한다. 나를 태워준 기사 아저씨에게 감사함을 느낀다. 이에 대답하듯 버스는 경적을 내며 빠르게 멀어진다. 오늘 하루는 부드러운 바람과 맑은 하늘로부터 시작된다. 나는 힘차게 한 발 한 발을 내디디며 유쾌하게 하루를 시작한다.





성명 : 김인재

이메일주소 : carismainjae@naver.com

HP연락처 : 010-2090-9125



 

 


  • profile
    은유시인 2015.12.20 18:08
    저도 버스에 올라 차창 밖으로 세상 풍경을 바라보는 것이 즐겁더라고요.
    사람들의 모습을 훔쳐보는 것도 즐겁고,
    계절마다 바뀌는 경치도 볼만하고...

    이왕 수필이란 것을 쓰시려면 보이는 것을 묘사하는 것에 더불어 속마음을 함께 피력하는 것도 좋을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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