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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4 13:49

수필 응모

조회 수 27 추천 수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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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문을 열기 시작한 나

장애인의 삶은 얇은 팔로 하늘을 붙잡고 사는 건조대와 같다. 조그만 턱, 사람의 시선, 설익은 동정, 조소, 그중 사람의 설익은 동정이 가장 아프다. 모르는 사람이 갑자기 건넨 “힘내세요.” 라며 슬프게 웃을 땐 희망이 아니라 어둠만 가득해진다. 남의 감정 따윈 생각지 않고 마음대로 말하는 건 자기만족밖엔 안 되어 "이러지 마세요.“하고 화내고 싶지만, 선행이라 믿어 말하는 것이기에 묵묵히 참는다.

이렇다 보니 사람을 경계하는 담이 쌓여서 가능하면 아는 사람만 만났다.

꼭 외출할라치면 자연스레 마음이 위축되었고 이런 내가 정말 싫었다. 평생 갈 것만 같은 나, 그러나 우연한 사건이 약간은 변하게 했다.

그 날도 변함없이 무료한 시간을 인터넷으로 보냈다. 그러다 복지관 홈페이지에 갔는데 요리 공부한다는 공지를 보았다. 독립한 나로선 배우고 싶었으나 사람의 눈이 겁이 나 망설였고, 마감 간만 째깍째깍 다가오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포기와 도전이라 두 마음이 격렬한 토론을 벌였다. 더는 상처 받지 말라 말하는 포기, 상처받더라도 신청하라는 도전. 며칠을 고민하다 머리를 식히려고 텔레비전을 보는데 한 장애인의 외침에서 결심했다. “세상으로 나가라.” 그분은 나보다 중증임에도 밝은 모습으로 사회 활동을 했다. 가슴에서 부끄러움이 올라왔다. 나보다 심한 동정을 받았음에도 사회 활동을 하는 그의 용기가 신청하라고 했다.

불쾌한 사람의 동정. 차라리 비웃고 무관심한 눈빛이 낮다. 개인주의인 젊은 사람들은 무관심하고 노인은 가엽단 시선을 보낸다. 특히 노인의 “자리에 앉아.“라는 친절은 몸과 정신을 무너트리는 괴수다.

그러니 관심 끄세요. 다리가 아프면 자리에 앉습니다,

난 맞은 편 노인의 시선을 피하려 일반 좌석으로 눈을 돌렸다. 내 눈에 사랑 꽃을 피우는 연인 만 보였다. 사람은 관심 있는 건 눈에 들어오지 않는가? 그렇지만 그럴 수 없다. 팔다리가 부러진 불량인형은 선택을 받지 못하듯 나를 선택할 사람은 없다. 어찌하겠는가. 전생의 업이라. 체념한 채 맑은 하늘만 보았다.

복지관 사랑방엔 친구들과 요리선생님이 있었다.

“어허! 선생님보다 늦게 오다니 안 되겠네.”

아줌마가 장난스러운 힐책을 했다.

“넌 삼 층에 가서 칼하고 도마 가져와.”

그리고 칠판에 떡볶이 요리법을 적었다.

칼과 도마를 가져온 나는 손을 씻고 앞치마를 둘렀다.

“먼저 재료를 다듬어라.”

‘끙끙’

“떡은 비스듬히 썰어야지!”

서투른 내게 선생님이 지적한다.

“대충 해먹어요.”

나는 한숨으로 대꾸했다.

“뭐야!”

선생님이 발끈하자 친구들이 웃었다.

하지만 편견 없는 선생님의 자연스러움이 좋았다.

똑딱, 똑딱 시간이 흘렀고 떡볶이가 완성되었다. 나는 김이 모락모락 풍기는 떡볶이를 게걸스레 먹었다.

“오늘 떡볶이 맛있었나?”

선생님의 힘찬 질문에 모두 “네.” 하고 큰 소리로 대답했다.

“다 먹었으면 청소하자.”

수업이 끝난 나와 친구들은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그리고 숨찬 호흡을 노약자석에 앉아 가다듬었다. 변함없는 노인들의 측은한 눈빛에 창피했다. 그러나 친구들은 밝은 모습으로 이야기 한다. 배우고 싶은 마음이고 버리지 못한 부끄러움이 고개를 숙이게 했다. 그렇지만 친구와 어울리다 보면 열리겠지. 희망으로 푸른 하늘을 보았다.



2 장마 내리는 밤에

자신의 슬픔 늦은 밤까지 줄 줄 줄! 풀어놓는 하늘에 지친 나, 하품으로 그만 가라는 메시지 보내지만 어려서 그런지 눈치 없이 외로운 노총각을 떠나지 않는다. 끝없이 풀어놓는 恨(한) 그러나 나 또한 만만치 않으나 철없는 하늘에 털어낼 수 없어 인내로서 받는다. 그러다 잠시 눈을 감았다.

“아저씨 자요?”하늘이 울먹이며 물었다.

“아니, 더욱 집중해서 들으려고.”

미소로 하늘을 안심시켰다.

세월의 흔적은 누구도 비껴갈 수 없나 보다. 어지간히 동안이라는 말을 들었던 나조차도 머리칼이 하나, 둘 허옇게 세고 그럴수록 실수와 잘못만 생각나 후회스럽다. 되돌아가 만회하고 싶은 마음 한가득하지만, 그중 가장 내 가슴을 콕, 콕 찌르는 죄스러움이 있다.

나는 태어난 지 3개월 만에 열병으로 뇌성마비 장애인이 되었다. 이 기막힌 일이 부모님을 눈물로 흠뻑 젖은 솜이불로 40년을 사셨다는 걸 어른이 되고서야 알았다. 계속 슬퍼할 수만 없는 일. 부모님은 아들의 병을 조금이라도 고쳐보려 좋다는 약과 병원은 모조리 다니셨고 노력에 보답하려는지 나의 신경은 안간힘을 써서 조금씩 걷게 해 주었다. 처음으로 스스로 한 발 떼는 아들을 보는 부모님의 기쁨을 누가 알까. 그 이후로 한발이 두 발, 세 발…, 이젠 가까운 거리는 혼자 산책까지 한다. 하지만 그 한발이 학창시절 내내 불행하게 한 씨앗인 줄 누가 알았겠는가. 조금씩 걷는 아들에게 욕심이 생긴 부모님은 비장애인 학교에 보내기로 했다. 처음엔 받아주려 하지 않았지만, 지속적인 어머니의 간곡함에 감동한 학교 관계자가 입학을 허락했다.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까진 친구들이 청소시간엔 청소도 빼주고 가방도 들어주고, 과자도 사주고 선생님도 잘해주어 내가 장애인인 줄도 모르고 햇살처럼 살았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점점 나를 멀리하고 따돌림 하였다.

“엄마, 나 특수학교에 보내줘.”

“와?”

“친구들이 못살게 해.”

“이겨내!”

심한 장난쯤으로 생각한 어머니의 대답이 따돌림보다 더 야속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친구들은 사춘기였었고 어머니는 그 사실을 몰랐다. 그렇다 보니 점점 말수가 없어졌고 성적도 내려갔다.

“넌 비장애인 보다 더 열심히 해야지.”

어머니의 그 말이 너무 아팠다.

그리 우여곡절 끝에 고등학교까지 졸업했지만, 학창시절 고통스러운 기억이 대학을 포기하게 했다.

“대학 가지 않을래.”

“대학 안 가면 뭐할래?”

“몰라!”

나는 종종 엄마와 말다툼을 했다. 친구들은 중학교에 시작한 사춘기를 고등학교 졸업하고 시작했나 보다. 종일 집안에서 책을 보고 텔레비전만 봤다. 그러다 우연히 텔레비전에 나보다 심한 장애인이 시를 적고 혼자 자립하는 모습을 보았다. 충격이었다. 그전만 해도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패배자의식이 삶을 지배했었지만, 선배 장애인의 활기찬 모습이 자유의식을 찾게 해주었다.

“나 독립시켜줘.”

“혼자 어찌 살려고, 안 돼!”

나와 부모님의 끝이 안 보일 것 같은 다툼, 내가 가출까지 하고서야 독립이 되었다. 그 과정에서 뽑은 부모님 눈물 생각하면 마음이 아리다.

“반찬 있나?”

“반찬 얻어왔어요.”

“없으면 전화해라.”

“네….”

난 늘 말끝을 흐린다.

사랑한다는 말이 왜 이리 어려운지. 나의 사랑 법은 연로하신 어머니가 고생하지 않으시도록 반찬 있다는 말로 무거운 반찬 아들 집에 가져오지 못하게 하는 것 뿐 이다. 그러고 보면 비장애인 학교도 날 사랑하셔서 보낸 게 아닌가. 빗방울의 소리가 점점 줄어든다. 하늘이 떠나려나 보다.

“폐 끼쳐 죄송해요.”

한결 밝아진 목소리다. 그래도 양심은 있나 보다.

“밝아지니 좋네.”

미소로 작별하고선 이젠 달님에게 나의 슬픔 풀어놓았다.


010-5544-8817

손성일

  • profile
    뻘건눈의토끼 2016.12.04 20:25
    진심이 참 좋았습니다. 열심히 하세요! 환영합니다. ^^
  • profile
    korean 2017.01.01 22:41
    감동적인글 잘 읽었습니다.
    화이팅을 외쳐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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