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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잡이, 내 안에 들어오다!

버스만 타면 빈자리 찾아 두리번거리는 요즘의 , 이런 내가 정말 당혹스럽다. 버스 뿐만 아니라 메트로나 메트로뷰스1 때에도 시선은 빈자리를 찾아 헤맨다. 만원버스에서 어쩔 없이 서서 때에도 어디에선가 일어서는 청년이 없는가 두리번거리게 된다.

이렇게 집요한 자세로 빈자리를 탐색하게 되었는가? 이제부터 이야기를 하나하나 풀어보겠다.

레인코트를 좋아하는 나는 해마다 가을 기다리느라 목이 빠진다. 가을은 레인코트로 한껏 멋을 있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뼈를 시리게 하는 바람을 핑계로 레인코트 옷깃을 세우고 노천까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기 좋은 계절이기 때문이다. 쪽빛 하늘 아래에서 밑줄을 그으며 신문을 읽는 것도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나에겐 행복과 즐거움의 대명사인 가을, 이세상에 가을이 없었다면 나는 일찌감치 세상을 하직하였을 것이다. '가을'이란 계절은 내가 존재하는 이유다.

그렇게 좋아하는 가을에, 그러니까 2 전에 밝은 그레이 톤의 레인코트(한국의 우리 올케가 내게 선물한 레인코트) 입고 외출을 하였다. 버스를 번씩 갈아타고 가서 사람들을 만났고 지구 반바퀴 돌아 집으로 오는 길에 다시 메트로뷰스에 올랐다. 언제나 그렇듯이 사람들로 만원이었고 나는 구석에 자리를 잡고 섰다. 정류장을 지나칠 때마다 밀고 밀치는 아수라장이 연출되었으며 사람들은 내리거나 올라탔다. 그러나 메트로뷰스 안의 승객수에는 변함이 없었다. 누군가의 말처럼 37.5도짜리 사람들이 메트로뷰스 안을 채우고 있어서 콩나물 시루 방불케 하였으며 사람들이 내뿜는 열기로 하여 이마엔 어느덧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손으로는 가방을 들고 손으로는 땀을 닦으랴 손잡이를 잡으랴 정신이 없었다.

그때였다, 한쪽 다리의 근육이 팽팽해진 . 다리가 나무토막처럼 굳어지기 시작하였다. 발가락도 움직일 없을 만큼 뻣뻣해졌다. 아뿔사! 한쪽 다리에 나기 시작한 것이다. 내가 내릴 종점은 아직 반이나 남아있었으로 메트로뷰스에서 쓰러져선 된다는 생각에 채로 다리운동을 시작하였다. 다리를 조금씩조금씩 움직여 뻣뻣한 다리근육을 풀어줄 반대편 다리가 뻣뻣해졌다. 다리를 번갈아가면서 움직이고 발목을 빙글빙글 회전하고 나서야 상태가 호전되었다. 경직된 다리 근육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풀렸고 마음의 먹구름도 사라졌다. 다시 나는 '맑음' 되었다.

메트로뷰스에서 그렇게 전초전 치르고 나서 20분을 달려 정류장에 내렸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것처럼 나는 쇼핑센터 레알(Real)2 들렀고 가방을 뒤져 쇼핑목록을 찾아내었다. 계란 판과 우유를 사고 크로와상을 고르고 야채코너에서 고추와 호박을 챙기고 그리고 나서 목구멍이 반가워할 맥주를 샀다.

흐뭇한 마음으로 계산을 마치고 쇼핑센터를 나올 때엔 하늘이 거뭇거뭇해졌다. 에스컬레이터에서 매일 어김없이 재현되는 천상계의 질서인 밤을 완상하고 있을 즈음 멀쩡했던 다리에서 나기 시작하였다. 다리는 메트로뷰스에서보다 빨리 경직되었고 놀란 나는 재빨리 다리를 주물러 주었다. 그런데 이게 일인가? 상태는 쉽게 호전되지 않았다. 급기야는 다른 다리에 연이어서 쥐가 나기 시작하였다. 순식간에 다리의 근육이 뻣뻣하게 굳었고 극심한 통증에 나는 속수무책 되었으며 자리에서 쓰러졌다. 바닥에 가방이며 쇼핑백을 아무렇게나 내던지고 마침 지나가는 터키인에게 안전요원(Güvenlikçi)3 불러달라고 소리쳤다. 초가 지나지 않아 명의 안전요원 달려왔고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다리에 쥐가 났다고 움직일 수가 없다고...그리고 통증을 견딜 없는 나는 비명을 지르며 도와달라고 하였다. 전에 축구선수들이 경기를 하다가 다리에 쥐가 나서 외마디 비명 지르며 쓰러지는 것을 목격한 있지만, 나는 통증이란 얼마나 고통스러운 것인지를 전혀 알지 못하다가 다리에 쥐가 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너무 아파서 그만 눈물이 돌았고 여기서 죽을 수도 있겠구나 생각이 들면서 두려움과 공포에 몸을 떨었다. 이국에서의 비명횡사나 객사가 얼마나 참혹하고 통절한 것인지를 누구보다도 아는 까닭에...

말을 듣고 나서 레알(Real) 안전요원은 무전기로 연락을 취해 동료 안전요원 명을 불렀다. 쇼핑센터는 순식간에 비상사태 직면하였으며 남녀 안전요원 5~6명이 내게 급히 몰려왔고 여성 안전요원 명은 신발을 벗기고 곧바로 마사지 시작하였다. 발가락을 앞으로 젖히고 종아리의 뻣뻣한 근육을 주물러 주었다. 옆에 있던 안전요원은 내게 앰블런스를 불러주겠다고 하였고 다른 안전요원 사람은 바닥에 편히 누우라고 권하였다. 집이 여기서 가까우냐고 물었다. Real 안전요원들이 얼음마사지 하고 종아리를 주무르는 동안 떼의 사람들이 쇼핑백을 들고 걱정스런 표정을 던지며 총총히 사라졌다.

고작 10m 앞에 있는 쇼핑센터 응급실을 이용할 없을 정도로 상태는 급박하였고 나는 너무 아파 비명을 연신 질러대었다. 나를 에워싼 안전요원들은 매우 근심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고 어딘가에 수시로 무전기 연락 취하였다. 그들은 쇼핑센터의 안전요원들이었으므로 잠시도 자신들의 자리를 비울 없었기 때문이었다. 좀도둑과 강도, 테러리스트들의 위협이 항시 도사리고 있는 거대한 무방비도시 이스탄불에서 그들은 긴장하며 자신들의 자리를 지켜야 했다. 쇼핑센터에는 내게 발생한 돌발적인 상황으로 말미암아 '안전공백' 생겼던 것이고 그래서 무전기 연락을 수시로 취하였던 것이다.

그들의 침착하고도 체계적인 응급처치 덕분에 나는 잠시 다리로 있었다. 다리가 약간 후들거리긴 하였으나 몸을 지탱할 있을 만큼 호전되었고 나를 에워싼 안전요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들은 내게 집까지 있겠느냐고 물었고 택시가 필요하면 택시를 불러 주겠다고 하였다. 내가 우리집은 쇼핑센터 뒤에 위치하고 있으므로 택시는 필요없다고 설명해 주자 그들은 내게 휠체어 가져다 주었다. 나는 휠체어에 앉았고 명의 안전요원이 쇼핑백과 가방을 챙긴 집까지 데려다 주었다. 휠체어를 밀어주던 규나이(Günay)씨와 이스탄불의 불안한 치안과 괴물같다고 밖에 말할 없는 이스탄불 사람들의 인성, 거친 행동들을 이야기하였다. 괴물같은 도시를 나는 그렇게나 사랑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하자 규나이(Günay)씨는 세상살이가 아무리 팍팍하다 지라도 세상은 만한 이라고 말하였다. 그와 이런저런 이야기가 이어지는 사이에 우리집이 있는 R4동에 이르렀다. 휠체어에서 내려 아파트 문을 열고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레알(Real) 안전요원 규나이(Günay)씨가 서서 걱정스럽게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걱정말라고 여러번 이르고 나서야 그는 근무처로 되돌아갔고 나는 집에 돌아와 오래오래 온수욕을 하였다. 슬픔이 밀물처럼 밀려왔다.

다리에 쥐가 나서 쓰러진 일은 생에 처음 있는 일이다. 모르는 이가 밀어주는 휠체어를 타고 집에 돌아온 일도 처음이다. 그리고 총기를 소지한 고객들의 가방과 소지품을 검색하는 안전요원에 대하여 긍정적인 인상을 갖게 것도 처음이다.

돌발적인 위기상황을 모면할 있도록 도와준 총잡이 안전요원들 눈물겹게 고마워서 나는 다음날 레알(Real) 본부에 감사메일을 띄웠고 며칠 레알(Real) 근무하는 안전요원의 인원수만큼 바나나4 사서 안전요원 팀장에게 전달하였다. 후로 안전요원들과는 얼굴을 대할 때마다 건강여부를 묻는 사이가 되었다. 마음을 감동으로 전율케 그들 모두... 고마운 사람들이다.

1. 터키 대중교통수단의 하나로 메트로와 버스의 합성어다. 버스 두 대가 앞 뒤로 나란히 연결되어 있으며 버스전용차로로 달린다.

2. 독일 자본의 대형유통업체로 터키 전국에 체인점을 가지고 있다.

3. 이 안전요원들은 관공서나 백화점 등에 주로 배치되며 총기를 항상 소지하고 있다. 테러방지와 치안유지를 위해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엔 늘 배치된다.

4. 바나나는 터키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과일이다.

 

*응모자 김순열 010-3380-7690

경기도 의왕시 이미로17 포일숲속마을207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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