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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1)       


손목시계로부터 떠오르는 생각




올해 중국동북의 겨울 추위는 과연 일찍도 찾아왔다. 겨우 시월 말인데 벌써 밖에 나서면 온몸에 한기가 들며 오돌오돌 떨린다.한국으로 돌아오자면 아직 반달은 더 있어야 할 터인데 계속 그렇게 떨 수는 없고 해서 나는 아내에게 변변한 겨울 옷이라도 한 벌 사 입으라고 급여통장에서 5백원을 꺼내 주었다.그런데 이마트에 갔다 돌아온 아내가 사 들고 온 것은 옷이 아니라 아들에게 줄 손목시계였다.지금 아들이 한국에서 회사에 출근하면서 차고 다니는 손목시계가 너무 낡았기에 꼭 새것으로 하나 사서 주고픈 마음이었다나.거기에다 내가 무슨 말을 더하랴?그래서 이튿날 또 5백원을 더 꺼내주며 이번만은 꼭 제 옷을 사 입으라고 신신당부 했다.그런데 왠걸,그 번에 이마트에 갔다 온 아내의 손에 든 옷은 별로 값진 것이 아니었다

.”아니,좀 좋은 것으로 사 입을 것이지.”나는 나무람 삼아 말했다.

아내는 자신의 옷을 사는 데는 항상 인색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내가 하는 대답이 어처구니 없었다

.”어제 산 손목시계가 마음에 안 들어 3백원을 더 주고 다른 거로 바꿨어.그래도 중국에서 선물로 사다 주는 건데 보기가 좋아야지,나야 아무거나 사 입으면 되는 거고”아내는 그러면서 자랑 삼아 시계를 꺼내어 나에게 보여주었다.

그런 아내를 보며 나는 할 말을 잃었다.아들을 사랑하는 그 마음을 어떻게 핀잔한단 말인가?아들에게 뿐이 아니라 아내는 전에 나에게도 제 보기에 마음에 드는 손목시계를 여러 번 사서 주었다.자기는 항상 낡은 시계를 차고 다니면서도 말이다. 그의 논리대로 한다면 남성들은 어디에 나설 때 수선 와이샤쯔,넥타이,손목시계,구두가 멋져야 한 인물 난다는 것이다.그래서 그는 나의 이 네 가지를 마련하는데 특별히 신경 쓰며 살아왔다.그 영향을 받아서인지 나는 지금도 손목시계를 별로 선호하며 늘 차고 다닌다.지금은 핸트폰 시대라 핸트폰만 켜면 시간이 알리기에 손목시계를 차는 사람이 거의 없다 싶이 드물다.내가 다니는 회사에도 직원이 30여 명 되지만 손목시계를 찬 사람은 단 한 명 ,나뿐이다. 나도 핸드폰이 있지만 손목시계를 차는 습관을 고치지 못한다.하루도 손목시계를 차지 않으면 뭘 잃은 듯 허전해서 견딜 수 없으며 알게 모르게 자꾸 나 모르게 손목을 들여다보게 된다.그런데 하는 직종이 늘 손목이 쇠붙이에 부닥치게 되는 일이라 벌써 손목시계를 몇 개나 망가 버렸지만 그래도 또 손목시계를 사서 차게 된다. 남자는 손목시계와 가죽구두가 신분증명이라는 세월이 흘러 간지 오래지만 나는 아직 손목시계를 찬 남자를 우러러보며 인격 있는 남자로 인정한다.

유감스럽게도 한국에서는 손목시계가 마사져도 수리하기가 힘들다.한국에 와서 얼마 안 되여 중국에서 차고 온 손목시계가 고장 나 온 시내를 쏘다니며 시계 수리 방을 찾았으나 결국 찾지 못해 그대로 시계를 버리고 말았다.중국에는 아직도 손목시계 수리 방이 수두룩하지만 한국에서는 손목시계 수리 방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 만큼 어렵다 그만큼 한국에서는 손목시계를 차다 망가지면 그대로 버리지 수리해서 차지 않는 것 같다.몇 해전만 해도 서울 명동 옛 코스모스백화점이 바뀐 ‘눈스퀘어’에서 중국대사관 쪽으로 가는 작은 뒷골목을 걷다 보면 손수레 좌판 형태로 생긴 시계 수리 점을 볼 수 있었다.간판은 없지만 이곳 이름은 ‘진영사’. 60대의 이곳 주인은 시계수리와 함께 40년 세월을 여기서 보내왔는데 수리 점에는 오래된 부품도 다 있어 시계를 오래 차는 사람들은 동네 시계 방에서 못 고치거나 부품이 없으면 이곳을 찾는단다.덕분에 단골이 많다는데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다. 전에는 시계가 없으면 남의 무시를 당했지만 지금은 손목시계를 차고 다니면 남의 비웃음을 당하는 세월일 만치 시계를 차고 다니는 것이 오히려 우습게 여기는 시대다.그러니 어느 누가 망가진 시계를 고쳐 차고 다니려 하겠느냐.시계를 고치는 사람이 없으니 시계수리점도 자연히 문닫기 마련이다

지난 70년대까지만도 중국의 농촌경제는 낙후하기 말이 아니었다.가정집에서는 재봉침,벽시계,자전거,라디오가 4대 가장집물이었다.그러니 손목시계란 정말 돈 있는 집사람만이 차고 다닐 수 있었다.당시 내가 있던 50호가 넘는 생산대(집단농장)에서 손목시계를 차고 다니는 사람이 고작 5~6명이었는데 나는 그 사람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일년 내내 뼈빠지게 일해야 연말에 가서 식량 값을 제하고 나면 고작 몇십원(인민페)밖에 탈수 없는 정황이라 손목시계 하나가 백 원을 넘는 당시 시계를 산다는 것은 일반가정에서는 실현할 수 없는 꿈에 불과하였다.당시 모내기 철과 가을철은 새벽 일찍 들로 나가고 저녁 늦게 집에 들어오는데 어떤 집에서는 시계가 없다 보니 새벽밥을 너무 일찍 지어 먹고는 들에 나가서 한잠 자다 일을 시작하는 게 늘 있는 일 ,한 노인은 사발만한 탁상 종을 허리궤춤에 차고 일터에 나가군 했는데 그것마저 남의 부러움을 자아내군 했다.

내가 처음 손목시계를 사서 차게 된 것은 장가를 갈 때의 일이다. 처가 집에 선보러 갈 때만 해도 남의 손목시계를 빌어서 차고 갔다..집의 벽시계도 장가가서 그 이듬해에야 샀다. 그러니 시계가 나에게 있어서는 가히 귀중한 믈품이라고도 할만 하다.남에게는 구차한 소리로 들리겠지만 한국에 온 첫해 어느 휴일 날 손목시계를 공짜로 얻으려고 우리 부부는 반나절품을 팔며 공짜공연을 구경한적도 있는데 그때 얻은 것이 비록 싸거리 손목시계지만 우리 부부는 그 시계들을 꽤나 오래 동안 차고 다녔다.중국에 처음 돌아갔을 때 제일 처음 찾은 곳이 백화점 손목시계 매대.50원을 주고 손목시계부터 사서 차고 다녔으니 내가 손목시계를 과연 얼마나 좋아했는지 알만 할 게다.

그러나 저러나 오늘은 바쁜 현대인에게 꼭 필요하고 소중한 존재는 아침을 열어주는 ‘알람앱’이다. 휴대폰이 기존 시계의 역할을 완전히 떠맡게 된 것 같이 오늘 날에는 자명종 시계의 역할도 휴대폰이 전적으로 담당하고 있다.그러니 손목시계를 차고 다니는 자부심이란 단 자아감각에 지나지 않는다.



수필(2) 


내 마음의 고백




매양 신혼부부들의 결혼식에 참석할 때마다 아내는 신부가 입은 웨딩드레스를 부러운 눈길로 쳐다보며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야,지금 신부들은 얼마나 행복해.저렇게 예쁜 것을 착 받쳐입으니 미운 신부가 없어.우린 결혼할 때 꽃 너울도 못 써봤는데.”

그때마다 나는 괜히 얼굴이 붉어 나며 일종 말 못할 괴로움이 가슴에 갈마든다.지난 세기 80년도에 결혼한 우리는 가정형편이 너무 어렵다 보니 겨우 새 옷 한 벌씩 해 입고 결혼한 처지라 언제 꽃 너울 같은 것을 마련 할 처지가 못 되었다. 그리고 웨딩레이스 같은 건 아예 꿈도 못 꿀 처지었다.게다가 결혼사진 한장 찍지 못했다.매양 아내가 이런 소리를 할 때마다 나는 아내에게 미안한 감이 들면서 언젠가 조건이 허락되면 아내에게 꼭 꽃 너울을 씌워보리라 다짐했다.언젠가 아내가 나보고“지금은 늙은 사람들도 첫날 옷차림을 하고 결혼사진을 찍던데 우리도 그래 볼까 ?우리는 결혼식 때도 사진 한 장 못 찍었잖아?”하고 나에게 농담 삼아 말한 적이 있는데 나는 그저 건성으로 “자기 마음대로.그렇게 하지 뭐”하고 대답하고는 그것을 더는 염두에 두지 않았다.하긴 내가 젊었을 때부터 사진을 찍기 싫어하는데 그것은 내가 워낙 인물이 그닥지 않은 데다 또 사진이 잘 안 되어 사진을 찍고 나서보면 왕청 형편없는 사나이로 변신되기 때문이다. 특히 나이가 많아지면서 사진에 박힌 모습이 점점 보기 난처에 조만해서는 사진을 찍으려 하지 않는다.남들은 사진을 쳐다보며 자신의 미를 흠상 한다는데 나는 사진을 보면서 나의 추함을 놓고 비감에 젖어야 되는 형편이다.하기에 아마 나처럼 사진을 찍기 싫어하는 사람도 드물 것이다.

그러다 보니 아내의 그런 소원을 번연히 알면서도 나는 언제 한번 주동적으로 아내에게 결혼식차림으로 사진 한 장을 찍자고 말한 적이 없었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나란 놈이 인정머리란 너무너무 모자랐고 아내의 마음을 너무너무 몰라준 것 같다.여자로서 평생에 한번밖에 없는 결혼식 때 웨딩드레스를 입기는커녕 꽃 너울도 못써본데다가 결혼기념사진까지 한 장 못 남겼으니 그 섭섭함과 서러움이야 오죽하랴!하지만 아내는 내가 혹시 이것 때문에 괴롭고 미안해 할 가봐 한번도 나에게 원망과 푸념을 늘어 놓은 적이 없었다. 행여나 하고 귀띔 삼아 나에게 둬 번 건성으로 말하기는 했으나 내가 그것을 염두에 두지 않자 더는 그것을 입밖에 꺼내지 않았다.그러다 나니 결혼 35년이 넘고 나이 환갑이 된 오늘에 이르기까지 나는 아내의 그 소원을 풀어주지 못했다.

기실 나도 아내의 소원을 머리 속에서 지워버린 것은 아니다. 언젠가 한번 꼭 아내의 소원을 풀어줄 것이라고 나는 몇 해 전부터 작심했다.아들이 올해 결혼해서부터 나는`나로서의 계획이 따로 있었다.그것인즉  아들의 결혼식을 임신한 며느리가 애를 내년에 낳은 후 올리기로 미루었는데 그때  우리 부부도 아들며느리처럼 신랑신부 옷차림을 하고 함께 결혼사진을 찍어 아내의 마음속 소원을 꼭 풀어주려는 것이다. 다만 이것을 내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을 뿐 여적 아내에게 알려주지 않았을 따름이다.아내에게 뜻밖의 기쁨을 주자는 것이다.

디지털 카메라 기술이 스마트폰과 만나는 요즘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였다. 바로 보고 다시 찍을 수도 있다 .그래서 이 십 몇 년 우리 부부가 함께 찍은 사진은 기실 수두룩하다.지금은 여행시대라 명산고적을 유람하면서 둘이 나란히 여러 가지 자세를 취하고 찍은 사진들로만 수십 장이다.그럼에도 결혼사진을 못 찍은 것은 시종 마음에 걸린다.그것은 그것이 우리 함께 이 세상 한끝까지 살아나갈 시작을 의미하는 가장 뜻 깊은 사진이기 때문이다.누군가는 혹시 이렇게 말할 것이다.이젠 환갑나이까지 되었는데 그 쪼글조글한 얼굴 모습을 함께 남긴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고 ?그러나 내 마음은 그렇지 않다.나도 요즘 “신중년”들과 마찬가지로 오승근의 노래 “내 나이가 어때서”를 특별히 부르기 좋아한다.

야~야~야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에 나이가 있나요 

마음은 하나요 느낌도 하나요

그대만이 정말 내 사랑인데

눈물이 나네요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인데

어느 날 우연히 거울 속에 비춰진

내 모습을 바라 보면서 

세월아 비켜라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인데

딱 내 마음을 토로한 것 같다.그렇다.나이는 환갑이어도 항상 젊음에 살고픈 마음,아직 사랑에 푹 빠지고 싶은 마음이다.


  • profile
    korean 2016.02.28 23:38
    잔잔한 감동이 묻어나는 좋은 수필입니다.
    열심히 정진하시면 좋은 결실을 반드시 걷을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늘 건필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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